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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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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좋은일이 생길 것 같은 제목과 달리, 표지 디자인은 그저 음울하다. 회색의 벽과 회색에 가까운, 톤이 죽은 베이지색 차량, 선팅이 짙게 처리된 운전석 창문, 그리고 노랑과 옅은 갈색의 따뜻해 보이는 실내를 채 들어가지 못하고 선 한 여인의 뒷모습. 마치 손에 잡힐 듯한 거리의 아늑하고 평화로운 안식처를 앞에두고, 보이지 않는 벽에 막혀 영원토록 바라보아야만 하는 고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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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좋은일이 생길 것 같은 제목과 달리, 표지 디자인은 그저 음울하다.

회색의 벽과 회색에 가까운, 톤이 죽은 베이지색 차량, 선팅이 짙게 처리된 운전석 창문, 그리고 노랑과 옅은 갈색의 따뜻해 보이는 실내를 채 들어가지 못하고 선 한 여인의 뒷모습.

마치 손에 잡힐 듯한 거리의 아늑하고 평화로운 안식처를 앞에두고, 보이지 않는 벽에 막혀 영원토록 바라보아야만 하는 고달픈 숙명을 그려낸 듯...

 

표지에서의 첫인상과 같이 소설의 내용은 음울함으로 차 있다.

등장인물 중 그 누구도 딱히 행복한 생활을 묘사하는 이가 없다.

 

누구나 살면서 희노애락의 복합적 감정은 모두 가지고 산다. 다만, -불행의 어느쪽 비율이 더 많은가에 따라 삶의 질이 나누어질 뿐이다.

이 소설의 이야기는 후자쪽 이야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 읽는 이들 삶속의 노-애의 감정을 끌어내어 먹먹함에 젖게 한다.

 

무책임한 가장의 모습은, 기술문명의 발전과 시대상의 변화와 무관하게 고유함을 유지하며 마치 사회구성의 당연한 지분인양 일정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인간 종족 DNA의 특수성일까, 신의 무관심 또는 무책임일까 

 

이야기는 '두이' 남편이 그가 일하는 부동산 사무실에서 강도에게 살해되는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어릴적 두이는 장터를 떠돌며 일년에 몇차례 집에 들를뿐인 무책임한 아버지를 두고 있었고, 그러던 어느날 일곱 살 터울의 남동생 두오가 태어난다.

 

불량하게 성장하던 두오는 고등학교 졸업식날 살인사건에 휘말려 같이 껄렁거리던 친구 오식과 남호의 죄를 혼자 떠안고 감옥에 가게 된다.

치기어린 객기와 소영웅심은 그야말로 치기였을 뿐, 그들에게 우정이니 의리란건 애초에 허울 좋은 구호일뿐이었다.

정상과 크게 어긋난 삶은 순탄할 수 없었으니, 결혼생활도 끝이 나고 10여년전 어느 날 부산에서 택시만 발견된 채 실종되고 만다.

 

두오의 이혼과 함께 그의 딸이자 소설의 주인공 호재는 고모인 두이의 보살핌아래 두이의 집에서 독립하기 전까지 10여년을 지내고, 현재 바둑전문 케이블방송의 비정규직 작가로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

실종되기 전까지 두오는 1년에 2번 명절때만 누나집에 들려 하루를 묵고 갈 뿐이었다.

 

10여년전 독립하여 고모와도 서먹하게 지내온 어느날, 고모 두이로부터 고모부의 사망소식을 전해 들은 그날은 호재에게는 공교롭게 최고로 재수없는 날 이었다.

장례를 치르고 유골함을 들고 두이의 집에서 하루를 묵고 출근하는 아침길에 눈이 펑펑 내린다.

 

이 소설에서 눈은 부정적이다. 두오가 태어나는 날이 그랬고, 두이가 태어나는 날도 눈이 내렸다. 눈오는 날 손님은 반갑지 않다는 고모부의 장래가 끝나자마자 함박눈이 내린다.

 

작가는 이야기의 결말을 내려주지 않지만, 독자들은 무언가 반전을 추측하게 된다.

남편을 살해한 범인으로 추정되는 CCTV 인물을 보며 낯익은 얼굴임을 느끼는 두이.

어려서부터 두오가 저지른 악행을 두오의 불행으로 오인하여 무고함을 확신해왔던 자신을 깨닫고, 두오에 대한 잘못된 판단이 두오를 바로 볼수 없게 만들었음을, 결국 그것이 그토록 아끼던 동생 두오의 삶을 망쳤음을 자각한다.

두오는 스스로 사람을 죽였다고 인정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살인자로 살아가는게 무섭지 않다면 사람을 죽이는 일도 무섭지 않을 것이다.

 

한 인간을 이해하는데 있어, 무지함 또는 무심함은 죄가 되는것인가 

그게 죄가 된다고 두이는 자책한다.

 

두이 남편은 매주 로또복권을 맞춰보며 행운을 꿈꿔왔다.

장례가 끝나고, 공료롭게도 두오는 로또에 당첨되서 돌아왔다.

 

마지막

자신만의 9층 비밀공간에서 호재는 2곳으로부터 동시에 연락을 받는다.

11층에서 조연출의 업무적 호출과, 고모 두이로부터 아버지가 돌아와 당첨된 로또를 주겠다고 빨리 오라는 연락.

 

 

9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호재는 답장을 보낸다.

가는 중입니다.”

 

호재는 어디로 가는 중일까?

그저그런 삶을 살아가는 비정규직 케이블 티비 작가로서의 현실로?

아니면 그 이름에 걸맞는 예상치 못한 행운을 찾아 두오에게로?

 

저자는 각자의 인생관에 따른 길을 가라고 선택지를 던져주며 이 소설의 결말을 열어 놓았다.

현실의 엘리베이터 버튼 앞에서 당신은 고단한 현실을 계속 살아갈 11층으로 갈것인가?, 이 고단함을 던져 버리고 표지에서의 밝은 실내로 들어갈 것인가?

 

'작가의 말'에서 저자는 알리바이 단어에 대한 혐오와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었음을 추측케 한다.  이 단어가 작가에게 어떤 죄를 저질렀을까?

 

알리바이 라는 단어가 추구하는 무죄에 대한 염원. 한 인간에 대한 무지와 무심함이 세월이 흐르고 나서야 큰 죄임을 자각한 두이와 같이,

우리 삶 자체가 유,무죄의 씨앗을 동시에 품고 있는데, 알리바이를 통해 삶을 분리해 내려는 비루한 인간 속성을 질타하는 것일까?

아무리 혐의를 부인하고 해명해도 근원적으로 떨어낼 수 없는 숙명적인 원죄를 사랑해야만 한다는 것일까?

 

마지막 엘레베이터에서 호재가 위, 아래 어느 방향을 정했던지 행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어떤 결정도 알리바이가 될 수 없기에...

그것은 독자의 선택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s*****1 2021.12.16.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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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 - 오늘의 젊은 작가 23
"호재 - 오늘의 젊은 작가 23" 내용보기
황현진 작가님이 쓰신 민음사 출판사 출간의 호재 - 오늘의 젊은 작가 23 리뷰입니다. 매년 젊은 작가전 사는 가족 덕에 저도 매년 읽고 있는데요 이런 추리물을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좋네요 그리고 직계가족이 아니라 고모와 고모부 이야기라서 흔한 설정도 아니고 더 구미를 당겼어요 흐름을 쫓아가면서 전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습니다 다른분들꼐도 추천해요
"호재 - 오늘의 젊은 작가 23" 내용보기

황현진 작가님이 쓰신 민음사 출판사 출간의 호재 - 오늘의 젊은 작가 23 리뷰입니다.

매년 젊은 작가전 사는 가족 덕에 저도 매년 읽고 있는데요 이런 추리물을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좋네요 그리고 직계가족이 아니라 고모와 고모부 이야기라서 흔한 설정도 아니고 더 구미를 당겼어요 흐름을 쫓아가면서 전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습니다 다른분들꼐도 추천해요

j*****a 2024.02.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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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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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과 다르게, 호재 하나 없을 거 같은 주인공 호재. 그런 호재를 지켜보는 고모둘은 비슷한 삶을 살지만, 대하는 방식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고모는 낮은 자세로 담담하고 호재는 강한 자세로 담담하다. 두 인물이 주는 이야기는 지금우리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아 편안했다. 우리는 불행과 슬픔 하나쯤을 가지고 사니깐... 두인물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면서 소설이 지루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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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과 다르게, 호재 하나 없을 거 같은 주인공 호재.
그런 호재를 지켜보는 고모
둘은 비슷한 삶을 살지만, 대하는 방식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고모는 낮은 자세로 담담하고 호재는 강한 자세로 담담하다. 두 인물이 주는 이야기는 지금우리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아 편안했다. 우리는 불행과 슬픔 하나쯤을 가지고 사니깐... 두인물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면서 소설이 지루하거나 밀리는 느낌이 없어서 재밌게 읽었다. 호재의 마지막이 정말좋았다. 나 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박수쳤다.
j******3 2020.02.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