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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은총에서 풍기는 비극의 냄새..
"신의 은총에서 풍기는 비극의 냄새.." 내용보기
이 책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제대로 읽어보겠다는 생각에 마땅한 책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하여 읽기 시작한 책이다. 만약 처음 신화를 읽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에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나 아폴로도로스의 [원전으로 읽는 그리스신화]가 떠올랐다면 바로 그 책들부터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던 고심하다 선택하여 이 책을 읽게 되었지만, 지금은 그리스 로마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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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제대로 읽어보겠다는 생각에 마땅한 책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하여 읽기 시작한 책이다. 만약 처음 신화를 읽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에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나 아폴로도로스의 [원전으로 읽는 그리스신화]가 떠올랐다면 바로 그 책들부터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던 고심하다 선택하여 이 책을 읽게 되었지만, 지금은 그리스 로마신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안내서처럼 여겨진다. 나중에 읽게 될 [변신이야기]나 [원전으로 읽는 그리스신화]가 한결 이해하기 쉬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1권에서 신화의 상징체계를 이야기하고 2권에서는 사랑을 테마로 하여 신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도와주었던 저자는, 3권인 이 책에서 ‘신들의 마음을 여는 열쇠’라는 테마를 가지고 우리를 신화 속으로 안내하고 있다. 신들의 마음을 열었다는 것은 신들이 좋아하는 인간이 되었다는 뜻 일 게다. 신화에는 이처럼 신들에 대한 경건함을 한결같이 지켜 신들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신들의 은총에 힘입어 상승하지만, 정점에 이르러 오만해지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을 정점으로 날아오르게 한 그 날개 때문에 추락하기도 한다.

 

  자신이 만든 석상을 사랑할 수 있게 해달라며 기도했던 퓌그말리온이 여인이 된 석상과 결혼할 수 있었던 것은 진실과 정성을 가지고 신을 섬겼기 때문이다. 해신 네레우스의 딸인 테티스 여신을 아내로 맞이함으로써 인간으로 유일하게 신과 결혼한 펠레우스가 이복아우인 포코스를 죽이는 일에 가담한 죄로 방황해야 했지만, 그는 신들과 인간에게 저항하지 않고 오로지 유혹에만 저항했기에 영생불사를 얻을 수 있었다. 이들이 바로 신들이 좋아하는 인간이었다.

 

  그런가 하면 약속을 지키지 않아 신들이 싫어하는 인간이 된 경우도 있다. 재물이 탐나 헤르메스와의 약속을 저버려 돌이 된 바투스, 아프로디테의 황금사과 덕분에 아탈란타를 아내로 맞이했지만 이후 신들에게 재물을 바치지 않아 아프로디테의 수레를 끄는 사자로 변한 히포메네스, 그리고 시모니데스에게 자신의 위업을 찬양하는 시를 지어 낭독해 달라고 부탁하고서도 약속한 보수를 주지 않아 무너진 지붕에 깔려 죽은 테살리아의 왕 스코파스의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는 약속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돌아보게 만든다. 개인과 하는 약속은 그 개인이 속한 집단에 대한 약속이고, 신들과 하는 약속 역시 그 신들을 섬기는 집단과 하는 약속이다. 그 약속이 지켜질 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가 속한 집단을 보다 건강하게 유지시켜 나갈 수 있고, 신들은 그런 인간들의 모습을 좋아한다.

 

  신들의 은총을 받았지만 자신의 오만 때문에 파국으로 이른 사람들도 있다. 천마 페가소스를 얻어 신이 되겠다며 올륌포스에 오르다 추락한 벨레로폰의 이야기는 태양신의 아들 파에톤이 태양마차를 몰다 제우스가 던진 벼락에 맞아 추락한 것이나, 아버지가 만들어준 날개로 태양까지 날아오르다 밀랍이 녹아 추락한 다이달로스의 아들 아카로스와 이야기와 더불어 인간에게 신들은 믿음의 대상이지, 경쟁의 대상이 아님을 보여준다. 아폴론과 자신을 비교하며 피리불기 내기를 하다 살가죽이 벗겨진 마르쉬아스를 보고, 심판관이었던 미다스가 항변하자 아폴론은 이렇게 말한다. ‘신들이 자비로운 것은 인간이 무릎 꿇을 때만이고, 신들이 정의로운 것은 다른 신들이 정의롭지 못할 때만이다. 인간이 신과 겨루려 들 때는 그 대가를 받아야 한다.’ 인간은 자신이 잘나간다고 생각할 때 조심해야 한다. 그것이 신의 은총이라는 것을 잊어버릴 때면 오만이라는 병이 찾아오고, 신화 속의 신들은 결코 그 오만을 그냥 두고 보지 않는다. 그래서 신화 속에서 신의 은총으로 주어진 물건이나 능력을 볼 때면 비극의 냄새가 나는 것 일 게다.

 

  어쩌면 신화읽기는 우리 자신을 읽는 것 일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고대신화는 이제 종교가 아니다. 신전은 더 이상 그들의 사원이 아니다. (…) 하지만 그 신전 역시 그 시대 사람들의 꿈과 진실이 서려있던 곳이다.’ (14쪽)

‘올륌포스 신들이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현대의 그리스인들도 잘 알고 있다. 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신들은 당대를 살던 사람들의 보편적인 꿈과 진실이었다.’ (15쪽)

 ‘신화의 신들에 대한 믿음은 곧 그 신들을 창조했을 터인 인간에 대한 믿음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신화의 신들에 대한 경건함은 곧 그 신들을 창조했을 터인 인간에 대한 경건함이라고 생각한다.’ (17쪽)

 

  신화 속을 살아가던 인간들은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킬 때 신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이를 어길 때는 신의 분노를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인간인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한 믿음과 경건함을 가지라고 주문하는 것은, 우리가 본질적으로 지켜야 할 도리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신화 속 그들이 신을 통해 찾고자 했던 것은 바로 인간의 정체성과 존엄성, 그 자체였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편에서는 또 어떤 신화 속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해진다.

k*****1 2018.03.27. 신고 공감 5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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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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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야기의 화두는 신들이 사랑하고 미워했던 인간들이다.  이야기를 곧이 곧대로 들이대면 그야말로 인간들에 대한 신들의 폭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신화가 은유라는 것을 이해하고 인류가 꾸는 꿈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신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곧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신들의 마음을 여는 것은 곧 인간의 마음을 여는 것이라고. 인간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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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야기의 화두는 신들이 사랑하고 미워했던 인간들이다.

 

이야기를 곧이 곧대로 들이대면 그야말로 인간들에 대한 신들의 폭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신화가 은유라는 것을 이해하고 인류가 꾸는 꿈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신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곧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신들의 마음을 여는 것은 곧 인간의 마음을 여는 것이라고. 인간의 마음을 열기 위해 우리는 신화로 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k*****3 2018.11.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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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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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서 5권까지 이어서 리뷰를 씁니다.)   그래서 그 이후 이윤기 님의 책은 의도적으로 피해왔다. 하지만 워낙 추천하는 분들이 많아 다시 한 번 이 분의 책을 읽어보기로 도전했다. 이번엔 역자가 아닌 저자로서 쓰신 책이었다. 걱정하며 읽기 시작한 책이었지만 이번에는 다행히 글이 술술 읽혔다. 오히려 다른 책들보다 편안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4권에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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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서 5권까지 이어서 리뷰를 씁니다.)

 

그래서 그 이후 이윤기 님의 책은 의도적으로 피해왔다. 하지만 워낙 추천하는 분들이 많아 다시 한 번 이 분의 책을 읽어보기로 도전했다. 이번엔 역자가 아닌 저자로서 쓰신 책이었다. 걱정하며 읽기 시작한 책이었지만 이번에는 다행히 글이 술술 읽혔다. 오히려 다른 책들보다 편안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4권에서 이어짐)

b*********y 2017.11.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