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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덮고 나서 국민피디 나영석의 근황이 궁금해졌다. 검색해보니 회사에 사표를 내고 내년 1월부터 CJ E&M에서 새 출발 한다고 나와 있다. 만약 1박2일을 하고 있을 때라면 어이없다고 욕을 했을 텐데 사실 지금은 아무 관심이 없다. 나는 1박2일의 마니아였지 나영석 피디 개인의 팬은 아니었나보다. 이 책이 나왔다는 이야길 듣자마자 구입을 했다. 원래 책을 살 때면 되도록 내게 소장가치가 있는 걸 사는 편이라 이것저것 많이 따진다. 하지만 이 책은 그야말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샀는데 그 이유는 1박2일에 대한 고마움 때문이다. 나는 일요일 저녁의 외출을 극도로 꺼릴 만큼 본방사수를 고집하는 1박2일의 광팬이었다. 1박2일을 통해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재미를 느꼈고 배를 붙잡고 웃는 거며 데굴데굴 구르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조용한 성격인 내가 발을 구르고 손뼉을 치며 소리를 지르면서 티비를 본다는 것은 1박2일이 아니었더라면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내게 몇 년 동안 최상의 즐거움을 선물해준 피디가 책을 냈다고 하는데 이것저것 따지는 것은 의리 없는 행동이라는 게 내 생각이었다. 생각해보니 나 피디가 1박2일을 그만두고 나서 자연스럽게 티비와 멀어졌다. 1박2일을 그만둔 나 피디는 갑자기 늘어난 시간으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다가 문득 자신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그 목적지는 북유럽의 아이슬란드. 그곳을 택한 이유는 오로라를 보기 위해서다. 바이킹의 후예들이 산다는 아이슬란드를 나 피디의 시선을 통해 마음껏 들여다보는 일은 이 책의 최고의 장점이다. 책에 가득 실린 아이슬란드의 칼라사진은 이 책에 애정을 갖게 해준다. 열흘간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않는 아이슬란드에서 오로라를 찾아가는 여행을 하면서 5년 동안 자신을 국민피디로 만들어준 1박2일을 돌아보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의 기대감은 내가 사랑해마지 않았던 1박2일의 멤버들에 대한 뒷이야기를 마음껏 들을 수 있을 거라는 거였다. 그중에서도 엄친아 이승기의 방송에서 놓친 보다 인간적인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영석은 영리한 사람이었다. 독자들의 얕은 기대감을 배반하는 대신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으로 책을 채웠다. 하긴 1박2일 멤버들의 이야기야 인터넷에 널리고 널렸으니까 굳이 이 책을 사보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북유럽의 아이슬란드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쉽지 않다. 거기다 잘나가던 프로그램을 5년 동안 유지할 수 있었던 이야기보다는 그것을 이끌고 간 나 피디가 앞으로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갈 것인지가 더 궁금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누구나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을 멈추고 돌아볼 때가 있을 것이다.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 여기서 멈추고 다른 길로 갔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이지 주춤거리면서 생각해보는 시간. 이 이야기는 나 피디의 그런 모습을 열흘이라는 한정된 시간과 아이슬란드라는 낯선 공간을 빌려서 이야기하고 있다. 나 피디는 오로라를 봤을까. 봤다면 그렇게 먼 곳까지 가서 본 오로라가 나 피디 개인에게는 어떤 의미를 갖게 한 것일까. 일주일 중 하루는 온 국민의 방송을 보는 피로를 덜어주기 위해 아예 티비 방송을 내보내지 않는 아이슬란드라는 나라가 궁금하다면, 우리나라와 비슷한 국토면적을 가지고 있으면서 인구는 30만 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나라의 이상한 번잡함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무엇보다 천지를 녹색으로 물들인 오로라의 장관을 보며 내가 서있는 곳이 어딘지 생각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마지막 부분까지 1박2일 멤버들 사진 한 장 싣지 않아서 서운했는데 마지막에 이승기랑 둘이서 밥 먹은 이야기가 나와서 어쩔 수 없이 이 사람은 1박2일의 메인피디였음을 느꼈다. 나 피디가 책의 서문에서 말한 것처럼 이 책에는 커다란 교훈이나 감동은 없다. 그러나 오로라의 장관을 보며 자신의 오로라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보는 일도 괜찮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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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위로할 것』과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를 읽고 · · ·
아이슬란드, Ice-land, 얼음으로 된 육지. 아이슬란드는 정말로 그 이름부터 지구와는 또 다른 "독자적인 행성"(『나만 위로할 것』)의 느낌을 갖게 했다. 한없이 펼쳐진 백색의 푸른 빛 속에 그 삶의 일부를 두고 온 사람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알고 싶었다. 무미건조한 나의 일상에 이국의 정경이 가져다 주는 낯섬과 새로움을 흘려넣고 싶었다. 두 작가가 아이슬란드로 떠난 동기는 비슷해보였다. 아무나 가는 곳이 아닌 흔하지 않은 여행지에서 관광지로 개발되어 상업적 자본주의에 변질되지 않은 여행을 떠났다. 그러나 여행의 과정은 조금 달랐다. 김동영 작가는 『나만 위로할 것』에서 고독과 만남의 여행을 보여주었고, 나영석 작가는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에서 도전과 성취의 여행을 보여주었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공항을 찾아가는 이유)는 다른 존재가 되고자 하는 욕망 때문일 것이라고 『여행할 권리』라는 책에서 김연수 작가가 말한 바 있다. 모든 것이 낯설고 나를 아는 이 없는 세계 속에서 김동영 작가는 다른 존재가 되는 경험을 한다. 낯선 여행자들에게 진실과 거짓을 섞어 자신을 소개하는 과정을 통해 모순적으로 진정한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자아는 끊임없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렇기에 전혀 알지 못하는 환경에 자신을 부딪히며 낯선 자아를 입어보는 것이야말로 진짜 나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인지도 모른다. 나라면 할 수 있을까? 물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조금씩 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했던 적은 있었지만 그것은 때로는 작가가 되었다가 때로는 또 다른 사람이 되는 것과는 다른 종류의 일이다. 일상이 아닌 서로의 존재가 스치기만 할 뿐인 여행지에서나 가능한 일인 만큼 꽤 매혹적으로 느껴졌다. 그렇지만 황량하기까지 한 너른 얼음 벌판에서 고독으로 무너져내리는 것은 아찔했다. 그 과정을 통해 영혼은 좀 더 단단하게 여물었겠지만 기존의 겉껍질을 모두 벗어버리는 데 든 고통은 오로지 자신이 감내할 몫이었다. 나도 그렇게 긴 시간을 나 홀로 견디며 내적인 힘의 고갈을 겪을 자신은 없었다. 그때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의 유쾌한 아이슬란드 여행기가 눈에 들어왔다. 많은 것을 이루어 낸 30대이지만 대부분의 일이 정리되고 여유 시간이 주어졌을 때 새로운 도전삼아 다시 재충전을 얻기 위한 여행이었다. 자연의 장관인 오로라도 보고 이국적인 사람들과 그들이 사는 모습을 배워오는 여행. 오로라를 보기 위해 아이슬란드로 간다는 결정이 멋져 보였다. 왠지 나도 그렇게 써먹어 보고 싶었다. -여행 가? "응." -어디로? "아이슬란드." -거긴 왜? "오로라 보려고." 캬...! 이러다 정말 비행기 표를 사버릴 지도! 나영석 작가님은 오로라를 보기 위해 렌트카로 하염없이 이동하셨지만 계속 오로라와 만나지 못하셨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여행이 끝나가는 중에 관광안내소 같은 곳에서 신청한 오로라 투어에서 센스 있는 버스 기사 아저씨가 오로라를 만나게 해주었다. 만약 내가 가게 된다면 작가님의 실패와 성공을 거울삼아 처음부터 오로라 여행을 신청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로라를 만나지 못하면 만날 수 있을 때까지 보여준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이 모든 여정이 유쾌한 작가님의 어투로 발랄하게 쓰여 있어서 정말 재미있었다. 우여곡절이 많고 힘든 여정이 고스란히 다가오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그 어려움을 와인 몇 잔과 잡탕으로 날려버리는 쿨한 모습도 매력적이었다. 게다가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프로그램 '1박 2일'을 만들어가는 여정과 작가님 본인의 삶의 이야기가 현재의 여행 이야기와 서로 번갈아가며 이어지는 구조로 배치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여행을 할 때 마주하는 돌발 상황과 그것을 극복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여행자처럼 삶은 자연스럽게 흐르며 연결되었다. 무덤덤하게 그러나 따뜻한 어조로 동료들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이 담겨 있었다. 그 분의 삶과 여행 이야기에 위로를 받고 공감을 얻으며 페이지는 빠르게 휙휙 넘어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슬란드에 가면 위스키 한 잔을 따라 새하얀 빙설을 넣어 마시고 싶다는 로망도 생겼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모히또에서 몰디브 한 잔'하는 것처럼, 내게 아이슬란드의 이미지는 투명한 얼음의 하얗고 뽀얀 표면과 그것을 타고 내려와 젖으며 흘러내리는 씁쓰름한 액체로 기억될 것 같다. 언젠가 그 호사를 누릴 수 있도록 조금 더 용기를 길러두어야지. 그때까지는 이 유쾌한 작가가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꽃보다 청춘-아이슬란드편」)을 보면서 아이슬란드와 여행에 대한 생각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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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땡', '아닙니다' 실패한 것이 재미있다는 듯이 단호하게 외쳐대던 '땡!' 1박2일의 묘미는 어쩌면 pd 와 출연자의 기싸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이 말들. 예능 리얼버라이어티 1박 2일은 나영석 피디가 있었기에 시청율 대박을 쳤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시청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의 탄생은 <준비됐어요>의 시청율 저조의 탈출구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2%대의 낮은 시청율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새로운 것을 찾게 되고, 폐교에서의 공포체험을 하게 되는데, 이때 복불복이 처음 선보이게 된다. 처음 복불복은 할 때에 출연자들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더 벌칙이 기다리고 있기에 선택하는 순간 보다 더 위협적인 것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처음의 1박 2일은 복불복을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수단을 동원하다 보니, 식사 복불복, 야외 취침 복불복이 있게 되지만 그것이 이제는 1박 2일의 기본 설정이 되었다. 강호동, 지상열, 은지원, 김종민, 노홍철, 이수근의 여섯 남자들의 좌충우돌 여행기라는 콘셉트으로 시작되었던 1박 2일은 멤버들이 바뀌면서 이제는 시즌3로 넘어갔다. 그래도 지금까지 약 5년간의 1박2일을 이끌어 왔던 나영석 피디는 이 예능 작품으로 인하여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는 나영석 피디가 1박 2일을 끝내고 다른 방송국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틀기 직전에 자신의 삶을 중간 점검하는 의미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1박 2일의 탄생 비화, 5년간의 1박 2일의 기억과 비하인드 스토리, 나영석의 인생 이야기, 오로라를 보기 위해서 아이슬란드로 떠난 여행 이야기가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이 책을 구입한 지는 약 1년 정도가 되었지만 몇 장을 들춰 보다가 그냥 책장 속에 꽂아 놓은 책을 이제야 읽게 되었다. ![]()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 이 책에는 아무런 감동도 교훈도 없다. 혹시라도 그런 걸 기대한 독자들이 있다면 슬그머니 이 책을 내려 놓길 바란다. 정보라면 조금 있다." (책 속에서)라고 말했듯, 그리 큰 기대를 가지고 읽을 책은 아니다. 1박 2일과 나영석의 인생이야기가 아이슬란드 여행 이야기와 교차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슬란드 여행의 목적도 마흔 살이 되기 직전에 지난날의 삶을 반추해 보고 새로운 삶을 생각해 보아야 할 시점에서 오로라를 보기 위한 여행이다.
그가 아이슬란드를 여행한 때가 4월경이기에 여행 막바지에 어렵게 오로라를 보게 되는데, 그건 자연이 준 환상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 "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나의 감정 전체가 저 빛에 휩싸여 녹아 내리는 기분이 든다. 홀로 우주를 유영하는 느낌,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오로라에 휩싸여 나홀로 둥둥 떠다니는 느낌. 희한하게도 문득 외로워지기 까지 한다. 대자연의 신비 앞에서 나라는 인간은 얼마나 왜소한가 하는 사실을 새삼스레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 (p. 312)
이 책은 나영석 피디가 공영방송인 KBS PD에서 종편인 tv N의 자리를 옮기기 직전까지의 이야기를 쓴 책이다. 지금 그는 10년 동안 같이 일을 했던 이우정 작가와 함께 tv N 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방송작가인 이우정 작가는 <응답하라 1994>로 인하여 드라마 작가로서의 역량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나영석 피디 역시 <꽃보다 할배>와 <꽃보다 누나>로 좋은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꽃보다 누나>는 <꽃보다 할배>보다는 프로그램의 컨셉트이 좀 퇴색된 느낌이 있다. <꽃 보다 할배>는 할배들의 유럽 여행기라는 신선함이 있었지만, <꽃보다 누나>는 그런 신선함이 사라져 가고 있다. 중세 도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아름다운 도시와 함께 천혜의 비경을 보여주는 것은 여배우들의 여행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획이나, 일부 여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보여 줄 것들에 비해서 편 수가 너무 많다. 궁금증을 자아내는 듯한 화면들이 몇 회에 걸쳐서 연속적으로 보여진다는 것도 식상함을 느끼게 한다. 또한 편집도 어수선한 감이 있으니, 시청율도 첫 회에 비해서 조금씩 하락하고 있다. 아마도 이런 부분들은 나영석 피디에게는 새로운 곳에서 자신의 입지를 굳히기에는 부담감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떻게 책 이야기로 시작한 리뷰가 TV 시청 소감이 되고 말았는데, 이 책의 제목처럼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지금이 아닌 '앞으로 30년을 어떻게 달려갈 것인가' 하는 고민에서 출발한 새로운 직장, 그리고 여행이었기에 이 책을 쓸 당시의 저자의 마음이 이 책을 통해 느껴진다. 저자는 '마흔에는 콧수염을 기르고 술집을 열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고 하니, 그의 모습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지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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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이라는 타이틀은 그대로이지만 강호동을 중심으로 뭉친 여섯 남자가 벌이던 그 좌충우돌의 이야기와 비교하면 아무래도 맥빠지고 기운없는, 여행의 자리에 게임이 들어서서 런닝맨과 같은 프로그램이 되어버린 바로 그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 한 때 방송했다 하면 시청률 3, 40%는 우습게 넘겨주던, 하지만 웃음보다 여운이 더 길게남던 그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나영석 PD의 회고록이자 여행기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이다.
평범한 사람이 늘 해오던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무언가를 받아들이기는 참 어려운 듯하다. 앞서 말했듯 타이틀은 그대로이지만 이 프로그램을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예전과 같은 재미가 덜하다고들 얘기하니 말이다. 그 관성을 넘어서기 위해 제작진도, 출연진도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겠지만. 이 책을 읽게 된 것도 표지도, 제목도 아닌 '나영석 PD의 1박 2일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더 많이 들었을 수도 있겠다.
1박 2일을 끝낸 나영석 PD의 회고록을 읽는 것은 어렵던 시절의 내 삶에 중요한 버팀목이 되어주던 그 프로그램, 아니 기억 속에 큼지막하게 자리잡은 그 추억-그 프로그램을 넋놓고 보던 내 모습까지도 - 을 낡아 부스러질 먼지로 사라지지 않도록 잘 갈무리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더구나 이 연말연시에 커피향을 맡으면서 읽는 호사까지 곁들여져 나는 지금 참으로 기분이 좋다.
이 책에는 프로그램의 탄생부터 끝까지의 과정 및 비화와 함께 '다른 채널에 이래저래 등장하는 출연자들과 달리 프로그램이 끝난 PD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해결해주려는 듯도 하게 생면부지의 아이슬란드로 휴가를 떠나 보고 겪는 여정이 교차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하나의 여행을 끝내고 떠난 또다른 여행이 마치 인생은 결국 끝없는 여행길이라는 것을 다시금 말해주는 듯이 말이다.
저자의 시선을 통해 본 아이슬란드라는 나라는 여러모로 재미있다기 보다는, 꽤나 심심해서 조금만 독특하더라도 그것이 '신기한' 것이 되는 무척이나 텁텁한 나라인가 보다.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하자면, 이 나라 사람들이 자기 나라의 정치 현실에 대해 개탄하는 데모를 열었을 때 각자 가지고 나온 도구가 화염병도 막대기도 아닌 주방기구였단다. 일반적으로 데모나 시위에 사용되는 도구들이 그 후에는 용도가 바뀌거나 버려진다는 것을 염두에 둔 실용적인 선택이었을까. 심플하기 그지없는 이케아의 디자인마냥 말이다.
어찌되었든, 책 속에 자세히 소개된 프로그램의 비화와 아이슬란드의 이국적인 풍광에 대해 자세히 얘기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공영방송의 초특급 스타 피디가 정확한 맞춤법도 그리 신경쓰지 않고 문어체의 어투도 버리는 대신 여행 프로그램 연출자의 시선으로서 보고 느끼는 것들과 그에 대한 단상, 그리고 그것에 관련된 과거의 개인적인 기록을 회상하는 정도라 부담없이 쉽게 쉽게 페이지를 넘겨갈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꽤 큰 정서적 울림을 주었던 '외국인 노동자 특집'에 관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제작진이 새롭게 시도한 형식이나 장치는 아무것도 없었다. 강백호가 말하듯, 왼손은 거들 뿐이다. 우린 그저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해준 것뿐이다. 그러나 이처럼, 가장 심플한 방식으로 던진 직구가 가장 큰 울림을 만들어낼 때, 제작진은 뿌듯하고 감격한다. 방송을 보고 나간 그날, 방송을 보고 누군가 고향의 어머니에게 오랜만에 안부 전화를 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의 고생을 충분히 보상을 받은 것이다."
피토하듯 만들어 '올바른 결과물'을 만들어내려던 이 남자의 말처럼 가장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가는 길은 '내가 왜 여기에 있고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응답, 즉 본질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된다. 비록 투박하고 거칠게 쓴 글이지만 그가 만든 프로그램이라는 결과물들로 증명된 그 우직함이 나의 삶에도 분명한 의미를 주고 있었음을 다시금 느낀다. 어디선가 또 시청률이라는 당근을 향해 양쪽 눈을 가린채 앞만 보고 달리고 있을 그이지만, 그 목표지점은 올바른 결과물일 것처럼 나로서도 열심히 읽고, 보고, 생각하고 쓰며 스스로에게 던지는 물음에 충실히 대답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할것이다. 제목처럼 우리는 1박 2일을 사는 것이 아니라 길고 긴 레이스를 달려가고 있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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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을 정말 좋아한다면 볼만하다 5년 동안 연출을 맡았던 나PD는 휴가를 내어 아이슬란드를 여행을 떠나고 책은 그 이야기 중간중간에 1박 2일 뒷이야기를 채워넣었다
아이슬란드는 북유럽답게 소득이 높고 오래 일하지 않으며 정체된 것 같으면서도 행복한 나라이다 한국 같은 역동성으로 포장된 획일화된 전체주의 국가가 아니다 30킬로미터 안에 식당이 두 갠데 호텔 식당은 겨울이라 안해서 할 수 없이 주유소에서 햄버거를 먹어야 하는 나라이다 구비구비 돌아 오로라를 보고 만다
1박2일은 나PD라는 스타PD가 있지만 기실 그 뒤에는 조연출 작가들의 강행군과 음향팀 조명팀 촬영팀이 숨겨져 있다 금요일 토요일에 촬영하면 밤새 편집해서 일요일에 송출하고, 일요일부터 다시 회의 답사를 하는 시스템이라 수요일에 출근하면 일요일에 퇴근하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말한다 밤에 여의도에서 술먹는 직장인들을 부러워하며 대충 끼니를 떼우고 방송국으로 돌아왔다고 말이다 그래서 출근할 때 자기를 바라보는 아들의 무표정한 눈빛이 서글펐다고 한다
책에 여백이 많아 좋이가 아까운 책이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싸지가 않다 독서의 소득이 있다면 나PD의 고민이다 시청률 1위가 무슨 소용이 있냐는 것이다 가족을 버리고 후배들을 몰아치면서 달려왔지만 오히려 아들은 아버지를 낯설어한다 이러한 고민이 나PD를 아이슬란드로 이끌었을 것이다 6시만 되면 도심은 텅 비고 가장들이 모두 집으로 들어가버리는 사회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달려가고 있는가 이런 얘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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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고 나영석 피디의 나이를 처음 알게 되었다. 마흔은 넘었겠거니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젊다. 띠용. 그런 그가, 누구보다 일찍 성공의 정점에 도달한 것 같았던 그가 '어차피 레이스는 길단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 왜 그가 이런 말을 하지 궁금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티비에서 언뜻언뜻 보였던 그가 진짜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그는 어딘지 모르게, 속내를 궁금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쑥스러운듯 순박한 미소가 그렇고, 그러면서도 단호한듯한 말투와 가끔씩 정색하는 표정이 그렇다. 부조화스러우면서도 어딘지 어울리는 단편적인 인상이 그랬다.
어찌됐든 이 책을 읽고나니 나는 나영석 피디의 더 열렬한 팬이 되었다. 그가 <1박 2일>을 이끌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개인적으로는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 그는 어쩌다 피디가 되었는지, 그를 둘러싼 많은 가십들의 진실은 무엇인지. 그리고 최근의 방송사 이적 문제까지. 그가 왜 그렇게 결정하고 생각했는지 나는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나이 마흔을 앞두고 누구나라도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을 거라 생각한다.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되는지, 나는 잘하고 있는 건지, 원래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이 이런 거였는지.... 점검은 필요하니까.
아, 그리고 나는 아이슬란드 여행기 부분을 읽을 때는 정말 배꼽을 잡고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이 사람 왜 이렇게 웃기는가...!!! 이렇게 웃기는 사람인지 몰랐다.
이 책을 권해줄 만한 많은 이들이 떠오른다. 일단 나이 마흔을 바라보는 친오빠에게 먼저 한 권 선물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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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가 즐겨보는 꽃보다청춘 아프리카편 덕분에 생긴 새로운 관심.
나영석 피디님^^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2012년 초판인데 오~~ 이책이 벌써 5쇄를 찍었네요.
국민적 히트를 쳤던 1박2일과 꽃보다할배. 누나.청춘 시리즈. 삼시세끼등 제대로 본 작품이 없었더라구요 ㅎㅎㅎ 이번에 꽃보다청춘 아프리카편을 보기에 앞서 꽃보다청춘 페루와 라오스편을 조금 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네요. 흠.. 나피디님 들으면 섭섭하실라..
홀로 여행하면서 벌어진 이야기와 함께 그동안 1박2일을 지휘 하면서 벌어진 이야기등등 참 글을 재미있게 쓰셨더라구요. 사실 유명인의 에세이는 대필의 티가 나는 글이 많은데
알고보니 피디님이 원래 방송 작가쪽을 먼저 지원하셨던 분인지라 글도 술술 재미있게 읽혔고 책속의 사진들도 직접 찍은 사진들을 넣어서
더 생생한 여행 이야기가 되었네요. 얼마전 방영한 꽃보다청춘 아이슬란드편에 앞서 미리 답사?를 가게된것처럼 이 환상적인 오로라를 보고 담기까지 험난한 여정이 있었더라구요.
책의 마무리에 이우정 작가가 응답하라 시리즈를 계획하면서 나피디님과 이야기를 나눈 장면이 있는데 말리고 싶다는 피디님..ㅋㅋㅋ 근데 대박이 났고 시리즈 3편까지 초초대박. 게다가 1994의 청춘과 1998의 청춘을 또 자신의 프로그램에 데려가서 대박을 치시다니 ㅋㅋㅋㅋ 이 책을 마무리 할때까지만 해도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 하기전인데 그의 소처럼 일하는 열정이 참 고맙게 느껴지더라구요. 연예인이기에 한 인간에 대한 따스한 시선으로 본 연예인들 이야기와 본인의 영광을 드러내기보단 함께 작업했던 작가님들과 조연출님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리는 이 털털해 보이는 아저씨^^ 앞으론 더 관심있게 지켜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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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로 유명해진 일명 나피디의 글이다. 프로그램을 잘 만든다는 것은 1박2일 이후에 제작한 꽃보다 할배를 보면서도 느꼈지만 그렇다고 글을 잘 쓴다는 보장은 없지 않은가. 그래서 읽어보는 것이 조금은 망설여졌다. 그런데 꽃보다 할배 첫회를 보고난 후 절묘하게 편집되고 마음에 확 와닿는 자막들이 자꾸만 마음을 움찔거리게 하고 있다. 물론 작가와 편집자의 뛰어난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담당 책임 피디의 시선과 생각의 흐름이 담겨있을 터이니 나피디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을 조금은 믿어도 되지 않을까 싶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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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에 리뷰를 처음 써본다. 우연히 버스 광고에서 이 책 광고를 보게 됐다. 1박2일의 애청자로서, 나영석 피디님을 응원하는 한 사람으로서 책이 어떤가 궁금하긴 했다. 살까 말까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대충 훑어보고나서는 구입.
다 읽고 나서의 느낌은 책 잘 샀다, 이 책 읽기를 잘했다.
킥킥 웃음도 나고, 감동도 있었다. 나영석 피디의 여행과 1박2일의 상황을 연결하고 대조하면서 쓰게 된 짜임새가 역시 최고. 이 최고의 영광은 문학동네 출판사에게~
읽다가 덮은 다음 내용이 어떻게 될지 무척 궁금해서 퇴근 후에 집에 와서 빨리 봤다. 어쩌면 이렇게 책을 잘 쓰셨는지. 나피디님. 이렇게 잘 쓸 줄은 몰랐습니다요. 재미와 익살, 그냥 그대로 그 느낌 전달.
후반부로 갈수록 1박2일의 감동과 아이슬란드 오로라의 감동으로 가슴이 먹먹할 지경. 이 책을 잘 읽었다 감사하고 고마웠다.
올해 나도 혼자만의 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참 좋은 경험이 되었다.
"나영석 피디님 고마워요. 문학동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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