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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놀이터를 떡하니 차지해 버린 검은 점. 신기해하며 놀이터로 몰려 나온 아이들은 이게 뭘까 서로 의견을 내놓으며 궁리한다.
정체 모를 이 검은 점이 무엇인지 알아내려 애쓰지만, 도무지 알 수가 없자 어떻게 없앨까를 고민한다. 하지만 뾰족한 방벚을 못 찾고 결국 포기하고는 이제 이걸 어떻게 이용할까 생각한다.
여러 의견이 나오지만 모두 마땅찮다. 그러다가 한 아이가 검은 점을 기둥 삼아 숨바꼭질을 하자고 제안한다. 아이들 모두 찬성하고 다시 즐겁게 논다. 하지만 마르완은 그게 해결책이 아니라고, 재미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혼자서라도 해결책을 찾겠다고 결심한다.
아홉 밤이 지나 우연찮게 부서뜨리는 게 해결책임을 발견한 마르완은 아이들에게 달려가서 말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미 상황에 익숙해졌고, 그 방법은 너무 어렵다며 다들 거절한다. 마르완은 포기하지 않고 혼자서 시작한다. 그렇게 두 달이 지난 뒤, 날마다 숨바꼭질만 하는 게 지겨워진 말리카가 마르완을 찾아오고, 이어서 다른 아이들도 돕겠다고 나선다. 그리하여 아이들은 장장 다섯 달 만에 검은 점을 모두 부스러기로 만들어 버린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해결의 기쁨이 내게도 전해 오고, 내 안에 뭔가 단단한 힘이 차오르는 게 느껴진다. 아이들에게도 이런 느낌이 솟아나면 참으로 좋겠다.
이 검은 점은 뭐였을까? 그 정체는 알 수 없지만, 분명히 그건 아이들의 행복을 앗아간 그 무엇이다. 살면서 만나게 되는 두려움이나 슬픔, 걱정일 수도 있고,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건 비단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살면서 겪게 되는 일이다. 그런 문제에 부닥쳤을 때, 우리는 이 책에서 아이들이 보인 반응들 중 한 가지를 선택한다. 문제가 뭔지를 알아내려 하고, 해결하려 노력하고. 그리고 노력하다 힘들면 포기하거나 끝까지 도전하거나.
이 책에는 순전히 아이들만 등장한다. 우왕좌왕하면서도 아이들 스스로 방법을 찾고 끝까지 노력하여 해결하고, 그 기쁨을 함께 나눈다. 뭔가에 도전하여 성취하는 기쁨이란 해 본 자만이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나와 나를 둘러싼 이들에게도 행복을 가져다 주는 일이란 얼마나 뿌듯하고 아름다운가. 어렸을 적의 이런 경험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생각하는 작은 씨앗이 될 거다.
검은 점, 너는 누구니? 읽는 이에 따라 대답이 다 다를 수 있는 질문이다.
이 책은 2010 에티살라트 아랍어린이문학상을 받은 이집트 그림책으로, 이야기 저변에서 아랍 세계가 놓인 현실이 느껴지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