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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바랜 책장을 넘기는 기분으로 시집을 읽었다 고요하고 쓸쓸하고 단단하다 땅 속에 무릎까지 묻힌 느낌이었다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지만 벗어날 수 없고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지만 벗어날 수 있는 그런-.
* 푸른 글씨 소금쟁이 가축의 정신 홍시 가 좋았다
* 시 쓴다고 껍죽거리다 입에 풀칠이나 하겠나 아버지는 오래 전에 죽었는데, 아버지는 가끔 밥상 뒤로 지나간다
* 결국 절망이 우리를 살릴 것이다 통곡이 나타나 구원할 것이다
* 나는 문짝을 더듬어 간신, 간신히 눈 뜨고 대청에 앉아 하루 종일 늙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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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끈질기게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지는 시집이었으나, 명쾌하게 들리지 않는다. 좀 더 힘을 빼고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 라일락전세 오래된 귀가 정도의 시가 좋았다 또는, '미개한 문명'에서 등장하는 결국 우리의 절망이 우리를 살릴 것이다 / 통곡이 나타나 구원할 것이다 라는 문장이나, '홍시'에 나타나는 우리가 발음하기 전에 이미 잠들어 있는 말 잠들었어도 / 어쩌자고 불씨처럼 안고 다니는 그 말 같은 말은 애틋하게 와서 붙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