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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에세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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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에세이가 좋습니다. 전문 작가도 아니고, 널리 알려진 공인도 아니지만 배경이나 학력과 무관하게 정말 평생을 한 분야에서 몸바쳐 온 사람들의 이야기들 말입니다. 조율이라는 세계에서 연주가와 관객과 피아노라는 세 가지의 대상을 위해, 그리고 그 세 가지가 가지는 연관성을 이해하고 그 어느것 에게도 최상의 결과를 선물하기 위해 이종열 님 같은 조율 장인들의 명맥이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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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에세이가 좋습니다.

전문 작가도 아니고, 널리 알려진 공인도 아니지만 배경이나 학력과 무관하게 정말 평생을 한 분야에서 몸바쳐 온 사람들의 이야기들 말입니다.

조율이라는 세계에서 연주가와 관객과 피아노라는 세 가지의 대상을 위해, 그리고 그 세 가지가 가지는 연관성을 이해하고 그 어느것 에게도 최상의 결과를 선물하기 위해 이종열 님 같은 조율 장인들의 명맥이 대한민국에서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m**a 2021.06.18.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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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을 만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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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타 아르헤리치의 평전을 다 읽고 나서도 뭔가 또 허전해 내친 김에 연달아 읽게 되었다.이 책은 내가 가입해 있는 바이올린 동호회에서 악보를 제공해 주시는 분의 추천으로 구입해 두었는데 이제야 읽었다.대한민국 조율 명장 1호 이종열 님의 자서전이다.전라북도 완주의 시골마을에서 한학에 조예가 깊으셨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깨너머 시조를 배우며 자랐던 소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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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타 아르헤리치의 평전을 다 읽고 나서도 뭔가 또 허전해 내친 김에 연달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내가 가입해 있는 바이올린 동호회에서 악보를 제공해 주시는 분의 추천으로 구입해 두었는데 이제야 읽었다.

대한민국 조율 명장 1호 이종열 님의 자서전이다.

전라북도 완주의 시골마을에서 한학에 조예가 깊으셨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깨너머 시조를 배우며 자랐던 소년이 특별한 계기로 조율사의 꿈을 품고 이루어내기까지의 여정을 도입부에 담고 있다.

 

그 이야기만 읽는데도 대단한 사람이라는 인상에 압도되었고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결코 평범한 노력과 어지간한 열정만 갖고서는 어림도 없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했다.

 

이종열 님은 현재 예술의 전당과 롯데 콘서트홀의 수석 조율사로 재직중이시라는데 책에 나와 있는 저자의 사진을 잘 봐뒀다가 언제고 지나다가라도 마주치게 되면 아는 체를 하고 싸인을 받을까 하는 헛된 기대를 품고 있다. ㅎㅎㅎ

 

조율이라는 게 일종의 기술이다보니 전문 용어도 제법 나오고 피아노를 이루고 있는 각 부품들의 생소한 명칭도 다수 언급되긴 하지만 피아노라는 악기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관심이 작용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조금만 넓혀 생각하면 당연한 사실인데 정말 놀라웠던 건 조율사도 연주자 못지 않게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함께 뛰어난 음감을 요한다는 것이었다.

 

책을 읽다보면 전자튜너에 갖는 사람들의 신뢰에 대해 명장으로서 회의적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여러 차례 확인할 수가 있었는데 음계와 소리에 대해 누구보다도 열성적으로 탐구하셨을 분이기에 저자의 그러한 반감은 지극히 이해될 수 밖에 없었다.

 

 

 

그간 쌓여왔던 분노가 느껴지는...ㅎㅎ

 

64년 경력답게 해외 유명 연주자들의 내한 때 조율을 맡아 하며 겪었던 일화들을 약 90페이지의 지면을 할애해 소개하는 부분이 정말 재밌다.

특히 크리스티안 지메르만과 조지 윈스턴으로부터 받은 찬사는 읽는 사람까지 으쓱하게 만들었다.

 

 

 

 

조지 윈스턴은 첫 내한을 앞두고 팩스를 통해 건반 번호까지 특정해주며 조율에 있어 꽤나 디테일한 요구를 해왔다고 한다. 

한국에 처음 오는 외국인 연주자들 대다수가 정도만 다를 뿐 조율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왔다가 결국에는 만족하며 돌아간 일화가 많지만 조율사를 배려한 경우는 조지 윈스턴이 유일하기에 한 번 짚고 넘어간다.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은 한 때 피아니스트의 꿈을 버리고 (20세기 위대한 피아노 연주자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그의 스승인 '아르투로 베니데티 미켈란젤리'의 전속조율사가 되려고 했을 만큼 조율에 관한 한 전문가 못지 않은 기술을 지닌 연주자라고 한다.  그런 만큼 피아노 상태에 대해 최고의 까다로움을 보이는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내한 때마다 자기가 연주할 피아노는 물론이고 조율사와 부품세트까지 준비해 다니는데 급기야 대구 공연에서는 동행한 조율사를 두고 본인이 직접 피아노를 손보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 피아니스트로부터 찬사를 받았으니  그 뿌듯함이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었을 것 같다.


 

그 밖에도 자신의 저서이기에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직업적 고충과 심심찮게 대면하는 문제들, 그리고 연주자를 비롯한 음악 관계자들에게 바라는 점을  기술하기도 했는데 그 중 몇가지만 소개해 볼까 한다.

 

 

 

 

 

피아노가 협연악기로 쓰이는 경우 피아노 조율에 대해 일부 독주 악기 연주자들이 간과하는 점을 설명하는 부분인데 이 역시 자연스레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지적이라고 생각된다.


 

 

 

'솜씨없는 목수가 연장탓 한다'는 속담은 어디에나 두루 통하는 말인가 보다. ㅎㅎ

(노태헌 칼럼니스트가 '견고한 구조주의자'라 칭했던 알프레드 브렌델의 내한을 저 역시 염원합니다.)

 *안타깝게도 2008년 12월에 연주무대에서 은퇴하심*

 

 

 

줄이 빨리 끊어지게 하는 레슨 방법에 대한 명장의 고찰.

이 페이지의 행간들을 읽자니 분노조절장애가 의심되던 나의 두번째 피아노 학원 선생님이 생각나네. ㅡ.ㅡ

(TMI지만 지난 날을 돌이켜보면 그 선생님은 전공여부도 좀 의심스럽다.)

 

 

이어지는 페이지인데 줄이 잘 끊어지는 위치와 작곡가들의 상관관계가 재밌다.

 

 

명장이 제안하는 솔루션.

간결하고 명쾌하다.

 

피아노 역시 수명이 다한 부속품은 교체해 가며 써야한다는 사실을 유념하자.

 

 

 

끝으로 명장 여부를 떠나연주회장을 책임지고 있는 전담 조율사로서 공연하러 오는 연주자들에게 바라는 상호간의 기본적 예의에 관한 언급이다.


이 밖에도 피아노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법이나 새 피아노 구입시 고려할 점과 같은 알아두면 쓸데있는 피아노에 관한 모든 지식이 망라되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가장 빛나는 요소는 그저 괜찮은 조율사가 되는 데서 만족하지 않고 80세를 훌쩍 넘긴 지금에 이르기까지도 계속해서 더 나은 조율 방법을 찾고자 애쓰는 저자의 식지 않는 열정이었다.


그러고보면 이종열 명장의 생애 역시 당대 최고라 불리우는 천재 피아니스트들의 그것과 상당 부분 닮아있다는 점에서 조율 또한 엄연한 예술임을 가히 인정할만 하다.


 


 #대한민국조율명장1호

#이종열조율사님

#조율의시간

 


YES마니아 : 로얄 u*******9 2020.02.10.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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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의 시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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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민음사에서 나온 조율의 시간 리뷰입니다. 유퀴즈 온더 블록에 나온 이종열 조율사님을 보고 책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구매했습니다. 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동안 매진하신 장인분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거 같아요. 나는 뭔가 저렇게 매진해본적이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이 극찬하는 실력을 가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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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민음사에서 나온 조율의 시간 리뷰입니다.

유퀴즈 온더 블록에 나온 이종열 조율사님을 보고 책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구매했습니다.

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동안 매진하신 장인분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거 같아요.

나는 뭔가 저렇게 매진해본적이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이 극찬하는 실력을 가지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셨을까 하는 생각이들었습니다.

 

저를 돌아볼 수 있게 된거 같아요.

YES마니아 : 플래티넘 r****a 2021.11.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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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생각하지 못한곳에서의 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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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IC3TLuM8EkA 유튜브에도 후기 올렸어요! 예술가의 뒤에서 또 다른 예술을 하는 거장을 만나는 시간이었습니다. 기술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피겨스케이팅 이후 이곳에서 또 만날 수 있었어요. 책을 읽으며 "업"에 대한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 스스로 많이 반성하고 고민하는 시간도 즐겼습니다.직업을 선택하기 전 고민이 많은 분들과 나의 직업을 어떻게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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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IC3TLuM8EkA 유튜브에도 후기 올렸어요! 

예술가의 뒤에서 또 다른 예술을 하는 거장을 만나는 시간이었습니다. 

기술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피겨스케이팅 이후 이곳에서 또 만날 수 있었어요. 

책을 읽으며 "업"에 대한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 스스로 많이 반성하고 고민하는 시간도 즐겼습니다.

직업을 선택하기 전 고민이 많은 분들과 나의 직업을 어떻게 잘 가꾸어 나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많은 분들이 읽어보면 조금이나마 길라잡이가 될 수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a******6 2019.11.1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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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의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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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조율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한적은 없다. 물론 좋은 피아노에 대한 터치나 소리의 차이는 이해했지만 조율에 따른 터치나 소리가 달라지는것까지 생각해본적은 없었다. 음악을 했다면서도 그만큼 무지했었다. 여름 어느날 학교 피아노연습실을 찾은날 땀을 뻘뻘흘리면서 피아노 연습실 피아노를 조율하던 분을 마주친적이 있었다. 그저 음계의 조율만 생각했지 그 깊이를 생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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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조율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한적은 없다. 물론 좋은 피아노에 대한 터치나 소리의 차이는 이해했지만 조율에 따른 터치나 소리가 달라지는것까지 생각해본적은 없었다. 음악을 했다면서도 그만큼 무지했었다. 여름 어느날 학교 피아노연습실을 찾은날 땀을 뻘뻘흘리면서 피아노 연습실 피아노를 조율하던 분을 마주친적이 있었다. 그저 음계의 조율만 생각했지 그 깊이를 생각하지 못한 나에게 탄식할수 밖에 없었다. 사실 짧게 짧게 이종열 조율사의 수많은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지만 어린시절 단소를 만들어 불었다거나 피아노를 치기위해 교회를 다니고 처음 조율을 혼자 공부했던 이야기가 훨씬 재미있었고 그시절 이야기가 좀더 자세히 쓰여졌으면 더 흥미롭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v********8 2021.02.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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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의 시간 / 이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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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집에서 피아노를 치다가 건반 한두 개 소리가 이상하다 싶으면 전화를 걸어 조율사의 방문을 청하곤 했다. 그때 내 눈에 비친 조율사의 모습은 예술가라기 보다는 엔지니어에 가까웠다. 조율사가 피아노를 열어 젖히고 공구상자 비스무리한 것에서 연장(?)을 꺼내 뚝딱이는 일련의 과정이 마치 기계를 해부하는 모습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조율사가 나무빛깔의 업라이트 피아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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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집에서 피아노를 치다가 건반 한두 개 소리가 이상하다 싶으면 전화를 걸어 조율사의 방문을 청하곤 했다. 그때 내 눈에 비친 조율사의 모습은 예술가라기 보다는 엔지니어에 가까웠다. 조율사가 피아노를 열어 젖히고 공구상자 비스무리한 것에서 연장(?)을 꺼내 뚝딱이는 일련의 과정이 마치 기계를 해부하는 모습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조율사가 나무빛깔의 업라이트 피아노를 해부하자 그 안에 촘촘한 해머들이 모습을 드러냈고 순간 나는 당혹스러웠다. 하얗고 까만 예쁜 건반들 뒤에 숨어 있는 현과 해머가 어쩐지 징그럽게 느껴졌다. 나는 거기서 어떤 아름다움이나 호기심을 느끼지 못하고 서둘러 피아노를 닫고 싶었는데, 조율사 이종열 선생은 달랐다. <조율의 시간>은 만83세의 이종열 조율사가 피아노를 조율하는 일에 입문했던 이야기, 조율사가 되어 여러 피아노와 피아니스트를 만난 일, 그리고 조율에 관해 쉽게 풀어쓴 내용으로 이루어진 자서전적 기록이다.

- 조율을 잘 모르는 사람이 나를 보면 피아노 고쳐 주는 아저씨에 불과할 테지만, 나는 조율은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조율이란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를 만들어 가는 일이다. 아무리 좋은 피아노라도 조율을 잘 못하면 결코 예쁜 피아노 소리가 나지 않는다. 아름다운 소리에 힘이 갖추어지면 조율사가 감동하고 다음으로 연주자가 감동하고 끝으로 청중이 감동한다. (p.5)

이종열 선생께서 1938년생이신데 조율사가 될 인재셨는지 어릴 적부터 남달랐다. 선생의 할아버지께서 취미로 단소를 만드는 솜씨가 있으셨는데 이종열 선생도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단소를 직접 만들어 음계를 연구했다고 한다. 단소에서 서양 음계로 도레미파솔라시도가 다 나오게 만들어 보고, 반음계까지 부는 단소도 만들어 본 것이다. 그러다 고등학교 때 교회 예배당에서 들은 풍금 소리에 빠져 독학으로 오르간 교본을 떼고 성가대 반주자가 되었다. 유독 어떤 음의 화음이 거칠게 들리자 그는 풍금 뚜껑을 열어 리드를 빼내고 진동판의 안쪽이나 끝부분을 깎아 보며 음의 높낮이가 변하는 것을 알았다. 음을 서로 조화롭게 만드는 일에 매료되어 시내 서점으로 가 조율에 관한 책 두 권을 주문한 다음 일본어 판인 그 책들을 독해하기 위해 일본어까지 독학한다.

천재들의 어릴 적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너무 비범해서 괜히 거리감이 느껴진다. 단소를 예쁘게 소리내기도 어려운데 음계를 변형시킬 생각을 하고, 피아노 그냥 치기도 바쁜데 뜯어보고 이리저리 고쳐본다니요. 그런데 어떤 재능을 타고 났더라도 장인의 자리에 거저 오를 수는 없는 법이니, 공들인 노력과 열정을 그냥 ‘천재’라는 말 하나로 버무린다면 또 그것대로 실례일 것이다. 아무튼 선생께서는 어릴 적부터 조율에 미쳐 사신 듯하다. 만83세에 이른 지금 그는 아직도 배움에 끝이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선생께서 조율사의 길을 걷기 시작한지 올해로 58년차가 되었으니, 예술의 전당 소속 조율사라든가 대한민국 피아노조율부문 명장 1호라는 그의 화려한 이력을 떼어 놓고 보더라도 그 세월이 어마어마하다. 어느 인터뷰에서 말씀하시길 가장 완벽에 가까운 조율을 하기 위해 청각은 물론이고 시각과 촉각까지 관리해야 하므로 30대 중반 이후로는 술도 멀리하신다고 한다. 신입 조율사 시절부터 완벽함을 추구하는 꼼꼼함 때문에 고객을 몰고 다녔고, 조율의 완성이 훌륭한 연주에 있기에 수준급 연주 실력까지 갖추어 조율을 마친 후에는 항상 피아니스트의 마음으로 들어가 연주를 해 본다고 한다. 그의 말이나 글에서 느껴지는 자부심이 엄청나다. 그렇지만 1인자의 실력보다도 내가 정말 선생께 부러운 부분은 그가 평생에 걸쳐 자신의 일을 사랑했고 지금도 열렬히 사랑한다는 점이다.

- 나는 작업이 끝나면 테스트를 위해 피아노를 쳐 본다. 피아니스트는 연주를 하는데 조율사는 땡땡땡 한 손가락으로 때리거나 화음을 눌러 보기만 하면 제대로 테스트가 안 된다. 피아니스트처럼 쳐 봐야 한다. 피아니스트의 마음으로 들어가서 피아니스트가 잘할 수 있도록 해주려는 마음이 있어야 훌륭한 조율을 할 수 있는 것이다. (p.205)

아쉬케나지, 쉬프 등 여러 피아니스트와의 만남 가운데 지메르만(짐머만)과의 일화는 특히 유명하다. 지메르만은 원래 피아노 조율사를 전문으로 하려 했을 정도로 기술이 훌륭하고 그런만큼 조율에 엄청나게 깐깐하기로 유명하다. 2003년 지메르만은 첫 번째 내한 공연을 하며 “연주 때 특히 이 부분이 타건이 아무리 세더라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손을 잘 봐 달라.”고 부탁했고, 이종열 조율사는 “그것만은 자신 있다.”고 했다. 연주가 무사히 끝나고 앙코르를 위해 무대로 나간 지메르만은 “미스터 리(이종열)에게 감사한다. 완벽한 조율로 피아노를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 주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극찬했다. 2018년 지메르만은 두 번째 내한 공연에서도 이종열 조율사의 실력에 칭찬과 감사를 표하고 돌아갔다.

- 2018년 두 번째 내한 소식을 들은 순간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굳이 오려면 조율사까지 함께 왔으면 했다. 그러나 피아노 조율사는 오지 않는다고 한다. 지메르만 음반을 구입해서 피아노 소리를 연구했다. 나름대로 판단하여 고른 피아노를 좀 더 손질하고 조율을 신경 썼다. 연주 당일 오전 8시 지메르만은 네 대의 피아노 중에서 미리 내가 골라 지정한 피아노를 골랐다. (p.78)

개인적으로 조율에 관련된 자세한 내용보다는 조율사가 자신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이야기를 할 때가 더 흥미진진하다. 여러 이야기들 가운데 가장 인상 깊은 말은 선생께서 ‘조율’에 대해 내린 철학적 정의였다. 그에게 ‘조율은 곧 타협’이다. 이는 음정을 어떤 위치에 세우고 싶을 때 위아래 4도, 5도에게 먼저 묻고 허락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계(전자 조율기)가 음정을 잡는 방식에서 타협은 없다. 전자 조율기는 음 하나하나와 일대일로 맞추어 나가기 때문이다. 그는 어떤 전자 조율기도 결코 청각 조율의 ‘아름다움’을 따라올 수 없다고 본다. 아마도 그가 말하는 아름다움이 소리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타협하는 과정의 아름다움까지 모두 일컫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선생께서는 타협을 통해 위치를 세우는 조율의 원리가 세상사에도 적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 전자 조율기가 피아노 음 하나하나와 일대일로 맞추어 나간다면, 청각 조율은 음 하나를 결정할 때 상하 옥타브, 상하 4도 5도 , 상하 장3도 장6도 등에게 허락을 받는 가장 민주적인 방법이다. (p.283)



j********t 2021.02.2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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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조율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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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구입했는데 이제서야 읽었다.피아노의 명장이라니. 그런 분을 책으로 뵙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격스럽다.일기처럼 메모처럼 적어나간 형식이기에 내용들이 다 길지는 않다.하지만 그렇게라도 피아노와 조율의 세계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너무 멋진 분이신 것 같다.지금 연세가 꽤 많으신 것 같은데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대한민국의 피아노 조율사로 활동해 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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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구입했는데 이제서야 읽었다.

피아노의 명장이라니. 그런 분을 책으로 뵙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격스럽다.

일기처럼 메모처럼 적어나간 형식이기에 내용들이 다 길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피아노와 조율의 세계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너무 멋진 분이신 것 같다.

지금 연세가 꽤 많으신 것 같은데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대한민국의 피아노 조율사로

활동해 주셨으면 좋겠다.

나도 열심히 피아노를 쳐서 피아니스트가 될 걸 그랬다.

그랬다면 이종열 선생님을 한번이라도 뵐 수 있었을텐데. 너무 아쉽다.

s****e 2020.07.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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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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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블로그에서 해당 책 소개글을 읽고 꼭 읽고 싶어져서 위시리스트에 넣어두었다. 여러 악기를 취미삼아 거치면서 연주에 있어서 조율이 얼마나 중요한지 익히 알고 있어왔고, 최근 조성진의 국내 공연에 이종열 조율사님의 인터뷰와 취재가 된 기사를 읽고 난 뒤 호기심은 더욱 커졌다. 조율이란 하나의 악기가, 본연의 고유한 소리를 최대치로 끌어올려 연주자와 청중 모두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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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블로그에서 해당 책 소개글을 읽고 꼭 읽고 싶어져서 위시리스트에 넣어두었다. 여러 악기를 취미삼아 거치면서 연주에 있어서 조율이 얼마나 중요한지 익히 알고 있어왔고, 최근 조성진의 국내 공연에 이종열 조율사님의 인터뷰와 취재가 된 기사를 읽고 난 뒤 호기심은 더욱 커졌다.

조율이란 하나의 악기가, 본연의 고유한 소리를 최대치로 끌어올려 연주자와 청중 모두가 아름다운 연주를 즐기는 것이 기본으로 내가 알고 있던 내용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발견한건 꿈을 향한 한 사람의 노력과 열정, 사랑 그리고 그 꿈을 끊임없이 다듬어 나가는 여정,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또 하나의 예술이었다.

할아버지의 노래로부터 시작된 음악은 직접 만든 단소, 하모니카, 교회의 풍금을 지나 피아노까지 다다랐다. 보통 사람들은 그냥 넘겼을 소리의 미세한 알아채고 그걸 위해 일본에서 책을 주문하고 책이 오는 3개월 동안 일본어를 독학해서 책을 받고 나자마자 바로 읽기 시작했다는 일화는 그냥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아 이분은, 조율을 위해서 태어나신 분이구나-

나의 삶에 모티베이션을 주고, 그것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나를 다듬는 삶. 그 삶이 아름다웠고, 그 열정이 부러웠다. 명장님이 추구하시는 그 예술을 응원한다.

YES마니아 : 로얄 g*******1 2019.12.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