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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삶 - 실비 제르맹 장편소설 /이창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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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제르맹의 소설들을 처음 만났을 땐 충격이었습니다. 마치 공기 중을 날아다니는 물고기를 만난 것 처럼. [호박색 밤]을 먼저 읽고 [밤의 책]을 다음으로 읽고 이제야 [숨겨진 삶]을 다 읽었습니다. 비로소...숲에서 걸어나와 언덕을 지나쳐 장례식이 치뤄지고 있는 묘지로 다가왔던 주목이, 붉은 열매를 달고 있던 그 나무가 조금은 이해 되기 시작했습니다. 마리의 이야기를 통해.
"숨겨진 삶 - 실비 제르맹 장편소설 /이창실 옮김" 내용보기
실비 제르맹의 소설들을 처음 만났을 땐 충격이었습니다. 마치 공기 중을 날아다니는 물고기를 만난 것 처럼. [호박색 밤]을 먼저 읽고 [밤의 책]을 다음으로 읽고 이제야 [숨겨진 삶]을 다 읽었습니다. 비로소...숲에서 걸어나와 언덕을 지나쳐 장례식이 치뤄지고 있는 묘지로 다가왔던 주목이, 붉은 열매를 달고 있던 그 나무가 조금은 이해 되기 시작했습니다. 마리의 이야기를 통해.

[숨겨진 삶]은 당첨 된 복권을 잃어버리고 화를 참지 못한 사빈의 남편이 자신의 차로 낸 사고로 죽고, 그 차안에 몰래 타고 있던 딸 마리가 한쪽 발을 잃고, 갑자기 아빠를 잃은 큰 아들 앙리와 쌍둥이 형제까지 네 아이를 키워야 하는 엄마의 이야기인 동시에 크리스마스이브에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백화점에서 일하던 피에르가 위태로운 행동을 하는 사빈을 발견하고 말을 걸어줬던 인연으로 남편이 남긴 상점에서 일해 줄 것을 부탁하며 십 년이나 가족처럼 지낸 어느날 홀연히 사라져 팔 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다시 그가 나타나게 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피에르가 가진 이름들의 서사와 피에르의 가족, 아버지 파콤과 그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그와 결혼을 해야했던 어머니 셀레스트, 태어난 아들에게 연인의 이름-에프렘-을 준 파콤이 전쟁에 참여하고 셀레스트는 독일 점령군이지만 유쾌한 요한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느끼고 그의 아이를 낳습니다. 피에르의 동생이며 어머니가 자신의 외할머니 이름을 물려준 젤리, 셀레스트는 그 아이가 적군의 아이라는 이유로 점령군으로부터 해방되자마자 사람들에 증오심에 의해 모든 것-심지어 머리카락 까지도-을 강탈당하고, 때로는 몸이 완전히 벌거벗겨져 군중 속에서 야유를 받으며 걸어야만 했습니다. 십삼 개월 된 여자아이 젤리도 함께.

피에르를 며느리인 사빈의 정부라고 생각하는 샤를람 베랭스, 사빈의 남편이자 조카인 조르주를 남자로 사랑했던 샤를람의 여동생 에디트, 멀리서 보면 이들에겐 평범한 일상들과 사고들과 더 보편적인 삶이 있을 뿐이지만 자세히 보면 이들은 모두 세상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는 존재입니다. 전쟁과 혁명, 강제징용과 상처입은 여성들과 아이들, 피에르의 어머니가 그러했고, 허공을 향해 나아간 젤리가 그러했고 상처받은 피에르와 이제야 자유로워진 사빈 역시 남들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작은 연결고리로만 이어진 이야기처럼 화자도 바뀌고 주인공도 바뀌는 [숨겨진 삶]에서 결국 우리 각자가,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피에르가 사빈을 만나는지 우리는 모르지만 그러길 바라는 마음처럼 '숨겨진 삶'에는 각자의 서사가 같은 방향으로, 때론 다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만난다면 우연이고 필연인 것을.

읽고, 느끼고, 함께 [숨겨진 삶]을 발견할 기회가 있기를 바래봅니다.
우리 모두. 처음이 오래걸릴 뿐 속도가 붙으면 그야말로 세상의 경계선을 너머 우주로, 다른 세상으로, 마법이 존재하는 차원으로 빠려가듯 순식간 입니다. 추천 합니다.

#숨겨진삶 #실비제르맹 #장편소설 #이창실_옮김 #문학동네
#프랑스소설 #책추천 #책스타그램 #완독챌린지 #독파






YES마니아 : 골드 i******u 2022.06.1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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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삶 - 실비 제리맹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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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마리가 그에게 말했다. "난 오래전부터 요다음에 크면 나무가 되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책이 되고 싶어요. 한 장 한 장을 바람과 벌레, 햇빛과 비, 새와 달빛으로 쓴 나무책이요. 봄이면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져 여름에 빛을 발했다가 가을이면 잎이 떨어지고 겨울이면 사라지겠죠. 그렇게 끝없이 다시 시작될 거예요." (100쪽)당첨 된 복권이 없어져 화가 난
"숨겨진 삶 - 실비 제리맹 장편소설" 내용보기
어느 날 마리가 그에게 말했다.
"난 오래전부터 요다음에 크면 나무가 되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책이 되고 싶어요. 한 장 한 장을 바람과 벌레, 햇빛과 비, 새와 달빛으로 쓴 나무책이요. 봄이면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져 여름에 빛을 발했다가 가을이면 잎이 떨어지고 겨울이면 사라지겠죠. 그렇게 끝없이 다시 시작될 거예요." (100쪽)

당첨 된 복권이 없어져 화가 난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한심한 듯 보는 어머니, 화가난 아버지가 모는 차 뒷자석에 남들은 볼 수 없는 친구와 단둘이 숨어 이야기를 하던 마리, 그리고 멀미를 하는 마리를 발견한 아버지...사고...사라진 마리의 한쪽 발...

-역시 실비 제르맹...입니다.

#숨겨진삶 #실비제르맹 #장편소설 #이창실_옮김 #문학동네
#오늘읽은책



YES마니아 : 골드 i******u 2022.06.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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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등장인물들의 여운에 깊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책을 읽고 나서 등장인물들의 여운에 깊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내용보기
실비제르맹의 소설을 3권 째 읽는 것 같다. 내가 읽은 실비제르맹 책은 1, 2차 세계대전의 역린과 68프랑스 혁명들이 병풍처럼 스쳐지나간다. 전쟁과 이념의 소용돌이 속에서 인간들의 잔인함과 이로 인해 고통 받은 사람들의 아픔을 잔잔하고 역동적으로 적어나간다. ‘숨겨진 삶’도 마찬가지다. 여러 등장인물들이 솔로로 춤을 추지만 레고 맞추듯 엮어지면서 등장인물의 다양한 삶이
"책을 읽고 나서 등장인물들의 여운에 깊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내용보기

실비제르맹의 소설을 3권 째 읽는 것 같다. 내가 읽은 실비제르맹 책은 1, 2차 세계대전의 역린과 68프랑스 혁명들이 병풍처럼 스쳐지나간다. 전쟁과 이념의 소용돌이 속에서 인간들의 잔인함과 이로 인해 고통 받은 사람들의 아픔을 잔잔하고 역동적으로 적어나간다. ‘숨겨진 삶도 마찬가지다. 여러 등장인물들이 솔로로 춤을 추지만 레고 맞추듯 엮어지면서 등장인물의 다양한 삶이 표출된다.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빈은 열일곱 살에 네 살 연상 조르주와 결혼하여 가족을 꾸린다. 서른네 살의 조르주는 거액의 돈이 당첨된 복권의 분실로 막내 딸 마리가 차에 탄지도 모르고 분노의 질주 끝에 4명의 자식들을 남기고 사망한다. 30대 초반의 미망인 사빈은 가족사업의 경영을 맡아 졸지에 가장이 된다. 조르주의 유품을 정리하던 사빈은 복권을 발견하고, 당첨금을 아무도 모르는 새로운 계좌에 보관해둔다. 비밀로 붙인 이 돈은 사빈에게 가장으로 자신감을 갖게된다. 사빈의 시아버지 샤를람은 베랭스 가의 가문을 중시하는 보수적이며 완고한 가장으로 모든 가족들을 통제 하에 두려고 한다.

17살의 조카 조르주를 사랑했던 금지된 욕망의 고모 에디트’. 엄마를 이해하는 장남 앙리 베랭스’, 끊임없이 자신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세뇌시키려는 할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 중심을 잡아나간다. 교통사고로 아빠의 죽음과 발목을 절단해야 했던 막내 딸 마리 베랭스’. 아빠의 죽음으로 불안한 삶을 지탱하고 있는 베랭스 가에 한 사람이 등장한다. 크리스마스 시즌, 백화점 산타클로스로 분장한 피에르는 마리와 오빠들의 사진을 찍어준 인연으로 베랭스 가에 합류한다.

10년을 같이 살았지만 베랭스가 사람들은 피에르의 과거를 알지 못했다. 피에르가 자신의 그림자를 지워나갔고, 불행한 자신의 추억을 베랭스가 형제들과 사빈에게 사랑으로 울타리를 쳤다. 피에르가 자신의 며느리 사빈의 정부라 오해한 샤를람은 피에르의 얼굴에 침을 뱉는다. 과거 악몽이 표출된 피에르는 가족 파티를 마치고 조용히 사라진다.

 

피에르의 증발은 베랭스가 사람들에게 수수께끼로 남는다. 앙리가 피에르를 잃으면서 가지고 싶었던 형도 함께 잃어버렸다. 사빈도 냉정한 인연을 상실한 작은 충격을 경험했고, 장애인으로 격정적인 마리는 자상한 친구를 잃은 것이다. 피에르의 증발은 베랭스가의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충격으로 표출된다.

 

예쁜 드레스를 입은 셀레스트는 결혼식 날 동성애자인 남편 파콤 제브뢰즈로 부터 사랑하지 않아요.’라는 소리를 듣는다. 파콤에게 충격적인 말을 들은 순간 셀레스트는 마음의 병을 얻고 비극의 삶을 시작한다. 질곡의 삶 속에서 피에르가 태어났다.

2세계대전이 시작되고, 파콤은 독일로 징집되었고, 아내 셀레스트는 황홀한 사랑과 육체적 환희를 안겨 준 적국인 독일군을 만난다. 그리고 독일군 사이에 딸 젤리를 낳지만 부끄러움이 없다. 사랑을 배신한 남편에게 느끼지 못한 환희에 감사할 따름이다.

전쟁이 끝나자 독일군 떠났고 셀레스트는 화냥년이라고 동네 사람들에게 화풀이 대상이 되었다. 셀레스트는 사람들에게 벌거벗겨지고 어린 딸 젤리와 처절한 모욕을 당해야 했다. 어린 피에르는 길모퉁이에서 울부짖는 엄마와 동생의 참혹한 광경을 지켜봐야 했다.

 

8년이 지난 후 새로운 장면이 나타난다. 격정의 마리는 피에르의 잔잔함을 기억하며, 승화된 삶을 살면서 유명한 동화작가가 된다. 실질적인 가장 사빈은 삶의 무게를 벗고 해변가에 작은 집에서 유유자적한 삶을 산다. 앙리는 르포르타주 사진기자가 되어 인간의 어둠과 기쁨을 증명해주고 있다. 사빈의 남편을 사랑했던 에디트는 금단의 사랑을 혼자만 간직한 체 파란 하늘에서 날개를 펴고 자살한다.

 

피에르 아버지는 전쟁포로로 고문에 시달려 올바른 삶을 살지 못했으며, 셀레스트도 황폐한 삶은 마감했고, 독일 피가 흐른 여동생 젤리는 정신병원에서 투신자살을 한다. 엄마 셀레스트의 참혹한 집단테러를 지켜봤던 피에르는 샤를람이 침을 뱉는 모욕에 큰 충격을 받고 떠난 것이다.

 

베랭스가를 떠난 지 8년이 지난 어느 날, 상처를 극복하고 삶을 소중히 여기게 된 피에르는 베랭스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우르푀빌에 나타난다. 그 곳에는 샤를렘과 또 다른 인연들이 둥지를 틀고 있었고, 사빈의 자식들은 자신의 삶을 위해 다른 도시로 떠난 뒤였다. 현실을 들킬까봐 샤를렘 사람들에게 냉대를 받은 피에르는 우르푀빌을 떠나지만 웃음을 잃지 않는다. 커다란 바위 피에르가 인상적이다.

 

이 책은 전쟁과 혁명 그리고 교통사고 등이 겹치면서 등장인물들의 변화과정을 세밀하고 묘사하고 있다. 번역가 이창실님의 생생하고 사실적인 표현이 실비 제르맹이 아니라 한국 작가가 쓴 책이라는 환영을 보았다. 책을 읽고 나서 등장인물들의 여운에 깊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YES마니아 : 로얄 k******9 2021.03.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