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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 4]권은 정수(正手)란 부제가 붙어 있다. 바둑에서 정수란 정석에 따른 수, 즉 속임수나 홀림 수를 쓰지 아니하고 정당하게 두는 수를 말한다. 또한 정석이란 예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공격과 수비에 최선이라고 인정한 일정한 방식으로 돌을 놓는 것을 뜻한다. 그러기에 초반 포석에서 정석대로 돌을 놓는다는 것은 흑을 쥔 사람이나 백을 쥔 사람 모두에게 불만이 없음을 뜻하기도 한다. 반면에 정수의 반대말로 흔히 쓰이는 말은 꼼수이다. 꼼수란 뻔한 자리에 두면서 상대방이 보지 못하기를 바라거나, 혹은 상대방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려 이익을 얻는 것을 뜻한다. 말 그대로 쩨쩨한 수단이나 방법을 가리킨다. 그렇지만 꼼수에 걸려 지기라도 한다면 바둑은 그것으로 끝이다. 꼼수에 걸려 졌다고 해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꼼수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법은 정수이다. 4권에서 주를 이루는 내용은 직장생활의 정수에 관한 내용이다. 장그래가 속한 영업3팀은 새로운 아이템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새로운 아이템이 정해지고 인원을 보충 받는데 박과장이 영업3팀으로 온다. 한 부서에서 새로운 인원을 충원 받을 때, 흔히 신경전이 벌어진다. 보내는 부서에서는 부서 내 골치덩어리를 보내려 하고, 받는 부서에서는 그런 인원을 받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당사자의 의견은 마땅히 설 자리가 없다. 나 역시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서를 옮겨 보기도 했고, 공석이 된 자리에 맞는 사람을 데려오기 위해 충원요청을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내가 부서를 이동하였을 때는 불행하게도 그 일에 대한 적임자가 나 이었기에 보내는 쪽이나 받는 쪽에서 가타부타 말이 필요 없었다. 물론 내 의견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적임자가 여럿 있다면 어떻게 될까? 받는 쪽에서야 가장 우수한 사람을 요구하지만, 보내는 부서에서는 그렇지가 않다. 우선 그 사람을 보내고 나면 자신들이 피곤해지기 때문이다. 남아있는 사람들이 떠난 사람만큼 일을 해준다면 문제가 별로 안되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사사건건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흔히 회사에서의 일이란 한다, 안한다의 문제가 아니며, 누가 하느냐의 문제도 아니다. 언제 하느냐의 문제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내가 아니어도 회사에서 될 일은 때가 되면 되어야 하고, 내가 할지라도 때가 아니면 안되어야 한다. 다만 그 때를 위하여 미리 준비해야 할 일은 누가 그 일을 해도 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 직장생활의 정수가 아닐까 싶다. 영업3팀으로 온 박과장과 새로운 아이템에 대한 일을 하면서 영업3팀 사람들은 몇 가지 의심스러운 사태에 직면한다. 이에 그 상황을 조사하던 중 박과장의 비리를 발견하게 된다. 곧이어 회사 감사팀이 투입되어 조사하고, 그 결과 박과장이 그 동안 저지른 비리가 발견된다. 당연히 그 책임을 물어 박과장이 근무했던 부서의 임원부터 부장에 이르기까지 옷을 벗게 된다. 우리들 역시 일을 하다 보면 유혹에 빠질 때가 많다. 사소하게는 밥 한끼 같이 먹는 것에서부터 크게는 리베이트를 받는 것에 이르기까지.. 그것 역시 직장생활을 정수로 배우지 않았기에 생기는 일이 아닐까 싶다. 박과장 또한 처음부터 비리를 저지르려 했던 것은 아니다. 업무성과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하나 둘, 작은 것부터 편법을 쓰다 보니 나중에는 것 잡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하나의 수는 그 직전의 수가 원인이 된다. 지금 이 수가 왜 놓였는지 이해하려면 그 전의 수를 봐야 한다. 그렇게 직전에 둔 수를 계속해서 찾아가다 보면 초반 포석이 나오고, 포석을 할 때 정석대로 두었는지가 문제가 된다. 우리 또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처음부터 정수만을 배웠다면, 결코 꼼수를 부리지 않았을 것이고, 설사 꼼수를 만났다 할지라도 정수로 대응을 하였다면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나온 세월들을 돌아본다. 처음 신입시절, 좋은 선배들을 만나 정수를 배워왔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수많은 세월을 보내면서 꼭 정수만을 둔 것은 아니지만, 꼼수는 없었던 것 같다. 비록 악수(惡手)를 두기는 했지만 말이다. 악수야 정수 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나 하나로 끝나는 문제이었기에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아직도 두 집을 내어 완생하지 못하고 미생이다. 완생하는 그 때까지 어떤 수가 정수인지 계속 고민해야 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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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일을 하지 않지만 누구나 사회 초년생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시절이 있었다 누구나 처음엔 다 실수하고 몰라서 허우적거리고 혼나기도 한다 그때는 그런 일들때문에 힘들다고 고생길이 훤하다고 말을 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때 한 실수들 때문에 일을 좀더 꼼꼼하게 배우게 되었고 사회에서 해야 할 일들의 기초를 닦은 걸 깨닫게 된다 그때 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실수란걸 하게 되고 오히려 나중에 하는 실수는 개인과 회사 모두의 손해를 가져올 일들이니 신입때 완벽하게 한다고 안심할 일도 아닌듯하다.
미생, 작년부터 많은 이들과 베스트셀러 사이에서 오르내리던 책인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바둑도 잘 알지 못하고 무슨 내용이랴 싶어 눈길도 주지 않았었는데 이웃분의 리뷰를 읽고 나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화책이니 읽는 것이 아니고 보는 것인가?
등장인물
장그래(한국기원에서 바둑을 배우다 입단에 실패하고 인턴으로 들어온 사회초년생) 오과장(늘 충혈된 눈으로 피곤에 절어있지만 일을 잘 하고 직관을 믿는 편, 장그래 부서의 팀장) 김대리 ( 장그래의 직속 상관,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사고를 하고 배려심 많음) 안영이(같이 인턴으로 들어온 사람으로 성취동기가 뚜렷하고 통찰력있음) 장백기(인턴 동기, 엘리트코스를 밟은 사람답게 모범적이고 일처리는 확실하고 안전하게 처리) 한석율(인턴 동기, 사무직보다 현장중요시하고 좋아함, 입사 P.T 파트너)
난 일반회사에서 일을 하다 그만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회사의 분위기나 일들은 대부분 드라마나 책들에서 본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얼마나 치열하고 힘들게 일을 하고 그러는지 잘 모른다
장그래는 어릴때 기원에 들어가 입단을 목표로 바둑을 배웠다. 어려서도 바둑을 잘 둬서 신동소리도 듣곤 했는데 자라면서 입단을 하지 못하고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기원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들어간 곳이 원 인터내셔널 영업팀 인턴이었는데 사회생활을 처음 하는거라 이리저리 눈치에 힘들어하지만 나름 잘 적응해나간다 책속 모든 흐름이 바둑의 수와 연결되어 있어서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바둑을 잘 모르기에 어떤 수가 있는지 어떤 식으로 돌이 죽는지를 잘 모르지만 바둑의 수와 인생의 수많은 일들이 같은 바둑판에서 연결지어질수 있다는게 신기하다
장그래는 영업팀으로 들어갔는데 영업이 어떤것인지 모르기에 상관들 따라다니며 기본적인 문서 정리같은 것을 도우면서 인턴 pt 작업을 한다 파트너를 정해서 해야 하기 때문에 안영이나 다른 인턴들이 서로 눈치작전을펴기도 한다 파트너보다 돋보이게 하는 방법이라든지 어디서 정보를 얻어야 하는지를 두고 서로서로 살펴본다
그러다 울산공장에 내려가있던 인턴 한석율이 올라오면서 둘은 파트너가 된다 파트너와 함께 제출하고 발표하는 PT와 개인이 하는 PT 두가지가 있는데 한석율은 기본적으로 현장을 모르는 사람과는 상사로도 안친다는 고집을 가지고 있고 장그래는 잘 모르니까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듣는 편이다.
미생의 대사들은 모두 심오한 뜻이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만화가 이렇게 진지해도 되는거야 소리가 절로 나온다 내가 좋아하는 식객을 보면서 요리책 저리가라 소리를 하곤 하는데 그처럼 미생도 그와 비슷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누구나 겪는 사회 초년생으로 일하며 느끼는 감정이나 일에 대한 생각,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는 시선 그리고 서로 경쟁을 해야하는 입장에서 무엇을 주고 무엇을 얻을 것인지 생각하는 모습들이 대사와 그림에 잘 나타나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미생을 보고 깊은 뜻이 담겨있다고 했나보다
바둑의 수와 연결해 그림을 그리고 대사를 넣을 생각은 어떻게 했을까 바둑을 두는 사람들은 진지한 표정과 함께 엄숙함도 같이 던져준다 아무리 봐도 모를 바둑, 장그래는 인턴으로 PT 과정을 잘 끝내고 계약직이 된다 얼마전 끝난 직장의 신이란 드라마때문에 계약직의 모습을 미생에서는 어떻게 그려낼까 궁금하기도 하고 안영이와 장백기는 엘리트들로 똑똑하고 일도 잘하지만 어딘가 어수룩해 보이는 장그래와 한석율은 잘 버티어낼지 걱정도 된다 누구나 자신만의 생각과 규칙을 지키며 살아가는데 과연 다른 사람의 삶에 훈수를 두는 것이 올바른것인지 생각해볼 대목도 있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 자신의 이득도 같이 챙길수 있는 방법들 또한 터득해야 살아남을수 있는 곳이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적도 살고 나도 사는 한수, 사회는 그냥 대충 해도 그냥 흘러가는 곳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도록 해준다 장그래는 사회란 틀안에서 살아남을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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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보기 시작한 게 어느새 <미생>의 골수팬이 되어버렸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이면 Daum 만화속세상을 기웃거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닥 섬세하지도 않는 웹툰에서 샐러리맨의 비애와 좌절, 도전과 희망을 엿본다. 내 자신의 회사 생활과 별로 다르지 않아 절로 감정이입이 된다. 특히나 조훈현과 녜웨이핑의 제1회 응창기배 결승국의 한수 한수에 대응되는 내용이 정말 압권이다. 웹툰의 내용은 반상(盤上, 바둑판)에 놓이는 한 수의 의미를 그대로 연결시키고 있다. 바둑을 모르는 분들은 이 묘미를 조금 놓치는 듯하다. 바둑의 오묘한 기리(棋理)와 직장인의 빡빡한 일상을 매치시켜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윤태호씨의 치밀함에 절로 박수를 보내게 된다. 그러고 보니 웹툰을 모아 낸 이 <미생>이 '2012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대통령상'과 '2012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우리 만화상'을 받았다고 한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다시 한 번 같이 축하하고 싶다...
<미생 4>는 '정수(正手)'란 부제를 달고 있다. 바둑에는 정수와 꼼수(일종의 요행수)가 있다. 정수는 고수가 쓰는 것이고 꼼수는 하수가 쓰는 것이다. 변칙적인 꼼수는 한두 번은 통하지만 결국은 정수를 따를 수 없다. 꼼수를 두고나서 통했다고 자만하다가 결국은 지고 만다. 인간관계에서도 약삭빠른 처세로 다소 득을 보았다 하더라도, 결국은 진실 된 처세가 성공한다. 이번 4권(50수~67수)은 직장에서 정수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50수부터는 안 좋은 책임을 부하 직원에게 전가시키고 좋은 일은 자신의 공으로 돌리는 상사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 내가 모셔 본 상사 중에도 그런 분 있었다. 자신은 살지만 부하직원들은 줄줄이 죽어나간다. 암울한 나날이었지만 회사에서는 그 상사를 능력 있다고 평가한다. 외형적 성과에 가려진, 사실은 암적 존재임을 회사는 모르고 있다. 그 상사가 승진해 자리를 뜨면 그 조직은 그대로 와해되어 버린다. 이미 인재들이 의욕상실이거나 이직하였으므로... 정말 공감했다. 공들이던 일을 상무팀(안영이팀)에게 빼앗겨버리고 술을 마신다. '왜 취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 알게 된 하루'란 독백이 귓가를 스치고 시린 하늘로 사라진다...
그렇다고 미생의 부장은 그렇게 나쁜 편만은 아니었다. 멘붕된 오과장은 오르는 열을 주체하지 못하고 코피를 쏟는다. 이 장면 짜~안하다. 얍삽하기만 한 줄 알았던 부장이 "애비가 돼서 건강관리 안하는 건 인정 못한다."면서 말린 장어를 하사(下賜)하는 장면은 참 훈훈하다. 56수, 조훈현의 제비 같은 빠른 손놀림에 녜웨이핑은 정확하게 한걸음씩 나아간다. "자벌레가 몸을 움츠리는 것은 장차 몸을 펴기 위함이다." 흑은 엷고 백은 두터우니 초조함을 이겨내고 기다리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 장그래는 무역업계의 용어를 몰라 오과장에게 꾸지람을 듣고 눈물을 삼기면서 공부에 매진한다. 직장에는 밀월기간이란 게 있다. 처음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일을 가르치는 기간, 조금 실수를 해도 넘어가는 기간, 이 기간에 열심히 적응하는 사원은 정식사원으로 자리 잡지만 어영부영 넘어가다가 혼이 나고 그만두는 직원도 있다. 전문 용어를 써서 대화한다는 건 대화의 깊이를 더하고 속도를 높이는 일이다.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효율의 문제인 것이다. 작가는 장그래의 분투를 통해 기본이 뭔지를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직장생활에서 김대리 같은 분을 만난다면 복 중의 복이다. 김대리가 내어준 과제를 처리하고 기념으로 코팅하는 장그래의 자세가 참 좋다.
60수부터 이 책이 왜 '정수'란 부제를 달았는지 더욱 잘 알게 된다. 회사를 상대로 자신의 배만 불리는 후안무치의 박과장 같은 존재는 어디서나 존재한다. 어느 팀에서나 데려가고 싶지 않은 존재... 박과장이 리턴금(백마진) 받는 거 아닌지 의심하는 대목에서 잠시 멈춘다. 백마진(Back Margin)을 저자는 어디서 들었을까? 두어 가지 의미가 있는 용어지만 여기서는 일종의 리베이트로 이해하면 된다. 63수, 조훈현의 기세 넘치는 승부 호흡이다. 상대가 멈칫거리는 기색을 드러내자 감을 잡고 더욱 강하게 밀어붙인다. 박과장의 오만함 뒤에 구린 것을 찾아 감사팀에 연락을 넣고 거래처로 확인을 나선다. 64수, 뭐지…. 뭐지…. 확신은 안 서는데, 꼭 두고 싶은…. 한 수…. 뭐지…. 이기든 지든…. 두고 싶은 수는, 두어지게 마련이다. 65수, 상변 흑진의 위험이 해소되면서 후환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이 모든 사태는 백 60의 완착이 불러온 것이다. 박과장의 완착을 포착하여 백마진 정도로 따지려고 했던 일은... 사실 그 정도가 아니라는 것을 장그래의 반짝이는 순발력으로 잡아낸다. 바둑의 내용과 그림의 내용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67수는 멋진 말이 많다. "순간순간의 성실한 최선이 반집의 승리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순간을 놓친다는 건 전체를 잃고, 패배하는 걸 의미한다."거나, 조치훈 9단에게 왜 이렇게 처절하게, 치열하게 바둑을 두시냐고 물음에 대한 답 "그래봤자 바둑, 그래도 바둑."에 빗대어 "세상과 상관없이 그래도 나에겐 전부인 바둑. 그래도 바둑이니까. 내 바둑이니까. 내 일이니까. 내게 허락된 세상이니까……."라는 말이 와 닿는다. 조치훈 9단은 이 말은 평범한 사람들의 생애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하는 바둑이지만 그런 바둑에 생의 모든 의미를 걸 수밖에 없었던 승부사로서의 감회가 담긴 촌철살인의 명구로 꼽힌다. 내게 허락된 세상은 무얼까? 여기서 많은 샐러리맨의 마음이 찌리~ 했으리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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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고졸의 종합상사 신입사원. 사장님 백으로 들어온 낙하산. 그렇지만, 2년 계약직.
2. 사형수처럼 모든 것을 포기하고 감내하는 신입사원. 매서운 안목과 세심한 전달력, 그리고 예리한 통찰력. 이 남자 왠지 그냥 무시하기엔 뭔가 있다.
3. 그는 프로바둑기사 입단이 좌절된, 한 때는 총망받는 바둑영재였던, 꽤 긴 세월을 바둑과 함께 보낸, 승부사. 조용해보이지만 판세를 읽으며,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말 할 줄 안다.
4. DAUM 만화속세상은 물론, <월간 바둑>의 표지인물로도 실린 남자. 장 그 래.
5. <미생>은 장그래, 그의 이야기이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월급쟁이들의 이야기. 눈송이처럼 멀리서 보면 하나하나 다 똑같이 생겼지만, 가까이 보면 개별적으로 완전히 다르게 생긴 사람들.
6. <미생> 때문에, 화요일과 금요일이 기다려진다. 언제였던가, <미생>을 처음 보고나서 정주행(웹툰 용어로 처음부터 연재분까지 한번에 다 읽는 것을 뜻한다)을 했다. 그리고 나서 화요일과 금요일이 오면 10시 반 쯤 DAUM에 들어가 미생을 보기 시작했다. 다른 책보다 유독 만화책에는 소장욕이 남다른 본인인지라. 1,2권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자마다 바로 구매했다. 사은품은 텀블러. 비록 한번 떨어뜨려서 깨졌찌만 여전히 소중한 소품.
7. 미생이 좋은 이유는 잊고 있던 열정을 되살려 주기 때문이다. 열심한 장그래와 그의 동료들이 보여주는 일에 대한 열정과 인간미. 저런 회사였다면 저절로 일하고 싶겠다는 댓글이 수두룩하다. (참, <미생>은 댓글들 수준도 매우 높다. 진지하고 내실있는 댓글이 대부분이다.) 그러면서 일 처리에 중요한 것들을 놓치지 않는다. 디테일의 중요함. 큰 일은 끝내고도 마음이 헤이해지지 않고 일을 추진하는 의지. 매우 좋은 것들이 많아서 직장인으로서는 필독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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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을 전혀 모르기에 <미생1>이 출간되었을 때에 읽으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미생3>을 우연히 읽게 되면서 <미생>에 푹 빠지게 되었다.
'미생'은 바둑에서 두 집을 만들어야 '완생'이되는데, 그 이전을 '미생'이라고 한단다. 이 바둑의 용어 설명만으로는 나같은 바둑 문외한은 그 의미를 미루어 짐작할 뿐이지, '완생', '미생' 도 구분할 줄 모른다. 그래도 <미생>을 즐겨 읽게 된 것은 아직 완전하지 못한 미생처럼 직장인이 직장에서 자신의 생각을 펼치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간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만화를 통해서 알려주기 때문이다. 미생에는 중국의 '녜웨이핑'과 한국의 '조훈현'의 대국이 만화와 함께 실려 있다. <미생 4>에서는 50수~ 67수까지가 실려 있는데, 각 이야기가 전개되기 이전에 각 수를 읽어 내면서 그 수를 장그래의 직장생활을 빗대어서 엮어 가는 것이다.
정수 (正手) - 바둑에서 속임수나 홀림수를 쓰지 않고 정당하게두는 기술 <미생 4>에서는 정수를 읽을 수 있다. ![]()
인턴 사원에서 신입사원이 된 4명의 인물들.
장그래, 안영이, 장백기, 한석율. 4인 4색의 인물들이다. 그들은 첫 월급을 받는다. 첫 월급~~ 생각만 해도 신나고 뿌듯한 첫 월급. 첫 월급의 추억이 있는 독자들은 그 때의 그 마음을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영업 3팀의 새사업 아이템은 추진되어야 하는데, 처음 추진 할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이 아이템을 내 놓았던 부장은 슬그머니 발을 빼고 싶어하고... 그러나 또 상황이 바뀌어서 그 아이템이 성공할 듯하다면 그 성과를 하늘을 나는 독수리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높은 곳에서 채가는 것이 직장생활의 생리가 아니던가. 그 와중에 자신의 실속을 챙기는 실속파, 아니 실속파라기보다는 비리를 저지르는 인물들이 있게 마련이니. 직장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가기는 했지만, 장그래는 한국 기원 연구생 출신이니, 비전공자인 것이다. 직장 생활에서 꼭 알아야 할 전문 용어도, 약어도 숙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장그래는 직장생활의 위기를 맞게 된다. 기가 팍 죽은 그래씨.
그래도 은연중에 도움의 말을 한 마디씩 남기고 먼저 퇴근하는 동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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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직장생활은 팍팍하지만, 보람도 있는 것이 아닐까.
여기에 바둑의 수 읽기는 직장생활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우리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직장이라는 바둑판, 인생이란 바둑판에서 두 집을 지어 완생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마치 우리 자신의 이야기인듯한 착각을 가져 오기에 바둑을 전혀 모르는 독자들도 <미생>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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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도 2권만큼 좋았다.
주옥같은 어귀가 많이 나온다.
첫 페이지에서 바둑의 수를 의미하는 함축적인 설명도 나오지만, 이 책은 만화에 대한 편견을 여지없이 깨어준다.
꼭 신입사원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꼼수를 부려서라도 호의호식하고 승진하며 영광을 누릴 것인가, 아님 바르게 정석으로 살 것인가의 커다란 화두를 다루고 있다.
그렇다고 살벌하고 삭막한 세상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상무나 오과장도 결국 자신들이 손해볼 것을 알면서도 정도(正道)를 가는 방법을 택한다.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게 되면 승부 따윈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지..
고졸에 전공자가 아니면 당연히 더 노력해야지. 상사들을 비서로 쓰면 안 되지. (본문 중에서)
능력이 안 될 때 능력없음을 핑계로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
체력때문에 승부에 대한 의욕조차 못 갖게 될 수 있다는 이야기. 즉, 체력은 실력.
승부를 위해 잘못된 길을 가는 사람들이 주위에 얼마나 많은가. 그들에게 전하는 4권의 메세지..정도(正道)로 승부하자.
4권도 2권만큼 좋았다.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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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성장하던 시절엔 아이들이 정말 만화를 많이 읽었다. 나도 그랬다. 손에 쥐어지는 대로 다 읽었고, 찾아가면서 읽었다. 아마 흥미가 가장 중심이 되었을 듯하고, 그 속에서 언어와 그림에 대한 것들도 얻을 수가 있었기 때문인 듯하다. 그 후 성장해서 만화에 대해서는 차츰 거리가 멀어져 갔다. 그것은 만화가 더 이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삶의 안내하는 구실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끔씩 만나게 되는 책들에 식상한 기억도 있다. 그런 것들이 만화에 대한 유년의 꿈들을 접게 한 것이 아닐까 생각되어 진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만화의 존재 이유를 알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을 새롭게 만난 듯하다. 영상물보단 많은 상상력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일반적인 글보단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해 주는 만화, 그 가치를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드는 작품이다. 하나의 테마를 바둑의 수와 연결시켜 그려내는 솜씨도 솜씨이거니와 직장인의 애환이 단편적으로, 시리즈로 너무 사실적으로 다가오는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 아마 직장을 가지고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읽으면서 공감하지 않을까 여겨진다. 그것이 이 책이 가지는 힘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 그것은 그들의 애환을 대신해 주기에 공감을 넘어 대리만족을 주는 상황까지 나아가게 한다. 정말 수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4편까지 나왔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나오리라 생각된다. 그것은 무궁무진한 소재가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고, 이야기의 단초를 제공하는 바둑판이 있기 때문이다. 글은 제 1회 응씨배 결승 5번기 제 5국 네웨이핑 9단과 조훈현 9단의 바둑을 재료로 하고 있다. 백이 네웨이핑이고 흑이 조훈현이다. 조훈현은 이 바둑에서 공격적으로 기선을 제압하면서 두어 나갔고, 네웨이핑은 인내에 인내를 하면서 꾸준히 간격을 유지해나가는 대국으로 이루어진다. 조훈현이 앞선 듯하지만 결국은 그리 앞서지 못하는 내용으로 판이 짜여져 간다. 부분 부분에서 백이 찬스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는데, 그것도 네웨이핑은 참고 넘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그 참음이 결국 때를 놓치는 결과로 다가온다. 결국 응씨배 1회는 한국이 가져온다. 당시에 상금이 너무 큰 기전이었고,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기전으로 출발했기에 바둑 올림픽으로 불린 기전이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선지 몰라도 그 후 한국 기사들이 응씨배에서 인연이 깊은 모습을 보였다. 바둑 한 판에 인생이 녹아 들어있다. 그것을 작가는 잘 포착하고 있다. 한 수 한 수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내고 그것을 그림으로 그려나갔다. 샐러리맨의 한 가지 삶이 그려지고 나면 바둑판의 한 수가 그 주제를 명시해 준다. 상대의 기를 꺾는 수, 상대가 강하게 나올 때 유하게 나가는 것, 정곡을 찔러 들어가는 수, 아프지만 참고 때를 기다리는 것, 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수, 반격의 기틀을 마련해 나가는 자리 등 한 수 한 수에 의미를 담고 있다. 그 의미가 그림으로 형상화된다고 보면 되겠다. 정말 바둑과 샐러리맨의 삶이 잘 조화를 이룬 그림책이다. 우리 인생은 획일성과 다양성으로 이루어진다. 획일성은 조직력이 되고, 다양성은 창의력이 될 것이다. 어떤 집단에서는 두 가지가 다 필요할 것이다. 이 두 가지는 자전거의 두 바퀴와 같다. 어느 한 부분만 강조를 하면 마찰이 생기고 제대로 가지 않는다. 이 두 가지가 잘 조화를 이루어야 발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인생이다. 인생이 머물고 있는 사회다. 예전의 획일적 사회에서는 전자가 우선시 되었다. 그리고 절서가 최상의 덕목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오늘의 사회는 후자에 강하게 집착하는 있는 듯하다. 그렇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이란 착각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새로운 것, 창의적인 것을 최우선시하여 사회가 무질서와 혼란으로, 질서와 연륜의 파괴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문제가 된다. 질서와 창의가 적정선에서 조화가 이루어지는 사회 그것이 바림직하다. 이 글은 그 샐러리맨 사회의 창의와 질서가 작가의 마음 안에서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렇기에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여겨진다. 재미도 있고 생각해볼 것도 많다. 바둑을 잘 알고 있는 나의 입장에서 바둑 한 수의 의미를 읽어볼 수도 있게 만드는 글이다. 정말 그 한 수의 의미를 적절하게 잘 풀어낸 듯하다. 아마 앞으로 나올 책들도 많은 호응을 받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작가의 상상력과 창작에 경의를 보낸다. 그림보다는 의미가 더욱 마음에 다가오는 만화, 그 그림 사이에 숨어있는 의미를 찾아가면서 다가가는 시간이 무척 즐겁다. 만화를 읽고 다시 책장을 넘겨보는 것도 처음이다. 그만큼 나에게 의미가 있었다는 뜻이리라. 나뿐 아니라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줄 듯하다. 좋은 책을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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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케이블 채널에서 미생이 드라마로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직 드라마를 보진 못했지만, 만화 속 인물들이 실재 인물로 표현된다는 것이 무척 기대되고, 한편으로는 궁금하며 설레기도 했다. 그리고 장그래의 안부가 문득 궁금했다. 그는 신입사원으로서 얼마나 고군분투하고 있을까? 안영이, 장백기, 한 석율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게으름, 나태, 권태, 짜증, 우울, 분노. 모두 체력이 버티지 못해, 정신이 몸의 지배를 받아 나타나는 증상 이야. 네가 후반에 종종 무너지는 이유, 데미지를 입은 후 회복이 더딘 이유, 실수한 후 복귀가 더딘 이유, 모두 체력의 한계 때문이다.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인내심이 떨어지 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게 되면... 승부 따윈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 76p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겪고 있는 신체적 증상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유를 어느 정도 알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지 체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신체적 증상들과 체력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미처 깨닫지 못했다. 체력이 떨어지니 몸이 빨리 피곤해지고 그렇다 보니 편안함을 자주 찾게 되었다. 그리고 모든 일에 있어서 마무리하는 뒷심이 부족했다. 체력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가 무 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떠오르는 것은 수면부족과 생활습관의 문제인 것 같았다. 체력이 떨어지지 않 도록 주의하고 문제점을 고치도록 노력해야겠다.
인상印象으로만 파악하고 있었다. 인상적으로만 난 함께 일한다고 생각했고, 인상적으로만 난 열심히 한 다고 생각했고, 인상적으로만 난 일원이 됐다고 생각했다. 내가 감당해야 할 일은 뒤로 미룬 채, 작은 연 민을 들고, 팀과 함께하고 있다며 만족했다. 난 일을 하지 않았다. 아직까지는...111p
나도 인상으로만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상印象으로만 가게에서 일하고, 인상으로만 성당에 서 봉사하고, 인상으로만 아들로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닐까? 장그래가 느꼈던 감 정이 나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만큼 난 공감할 수 있었고, 나 또한 그랬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의 모든 것이 단지 인상이 아니라 실제가 되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
후회하고 자괴감에 빠져 또 다른 후회를 만들지 말자. 넘어졌을 때 상처를 보며 속상해하거나 울고 있는 것은 어떤 해결도 될 수 없다. 약을 찾든지 견디고 벌떡 일어서든지 할 일이다. 모르면 물어보고! 123p
'물을 길어 오다가 넘어져서 쏟았을 때, 쏟아진 물을 아까워할 게 아니라 빨리 다시 물을 길으러 가야 합 니다.' 법륜스님의 [인생수업]에 나오는 말이다. 실수나 잘못도 할 수 있고 실패도 할 수 있다. 후회도 할 수 있고 좌절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다시 일어서는 것이고 다시 노력하는 것이다. 잘 안 되더 라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포기로 또 다른 후회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더 나아가 같은 실수, 같은 잘못,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그 시간은 진정 소중한 배움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일은 일정한 인과의 흐름을 갖고 있다. 그 인과성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기억의 지도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126p
난 바둑판 위의 수많은 돌들을 보면서 항상 의문을 품었었다. 어떻게 복기復基가 가능한 것일까? 그것의 답은 바로 인과성이었다. 기억의 지도를 확보하는 방법은 인과성을 활용하는 방법이었다. 그러고 보니 한 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 시리즈가 유행했던 기억이 났다. 이 책도 아마 인과성을 이용한 것이 아닐 까? 한 단어를 공부할 때도 그 단어의 어원을 알면 훨씬 기억하기 쉬운 것 같다. 대부분의 일도 일정한 원 인과 결과의 흐름이 있다. 그것을 제대로 이해할 수만 있다면 기억의 지도뿐만 아니라 앞일을 충분히 내 다볼 수 있는 지혜도 생기지 않을까?
정말 안타깝고 아쉽게도, 반집으로 바둑을 지게 되면, 이 많은 수들이 다 뭐였나 싶었다. 작은 사활 다툼 에서 이겨봤자, 기어이 패싸움을 이겨봤자, 결국 지게 된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하지만 반집 으로라도 이겨보면, 다른 세상이 보인다. 이 반집의 승부가 가능하게 상대의 집에 대항해 살아준 돌들이 고맙고, 조금씩이라도 삭감해 들어간 한 수 한 수가 귀하기만 하다. 순간순간의 성실한 최선이, 반집의 승 리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283p
나에게 주어진 삶과 그 삶을 이루고 있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가끔 잊어버리곤 한다. 바둑에서의 승리는 결국 귀한 한 수 한 수가 만들어내듯이, 어쩌면 누구나 바라는 삶의 행복도 그 삶을 이루는 귀한 하루하루가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그렇기에 나에게 매일 주어지는 소중한 시간을 허투루 쓰지 말고,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보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영업 3팀 아이템은 자원팀으로 넘어가면서 오 과장은 마음에 상처를 입고 건강도 나빠진다. 장그래는 신 입사원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곧 벽에 부딪혀 후회와 자괴감에 빠진다. 영업 3팀은 새로운 인물 박 과장의 등장으로 휘청거리며 흔들린다. 하지만 오 과장도 장그래도 영업 3팀도 모두 다시 제자리 를 찾는다. 그리고 어려움을 계기로 한 단계 더 성장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책을 단숨에 읽어버렸다. 재미있어서 멈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꼭 한두 가지는 깨달음을 얻곤 한다. 장그래라는 인물에 몰입되는 것은 그만큼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아서일까? 다음 이야기에서는 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또 어떤 깨달음을 얻을지 무척 기대되고 설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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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 1쇄 발행 2012년 12월 24일
50수 이익은 싸워 이기는 데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만으로도 이익을 얻어낼 수 있다.
스승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평생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되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게으름, 나태, 권태, 짜증, 우울, 분노, 모두 체력이 버티지 못해, 정신이 몸의 지배를 받아 나타나는 증상이야. ~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게 되면 승부 따윈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 이기고 싶다면 충분한 고민을 버텨줄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은 '체력'이란 외피의 보호 없이는 구호밖에 안 돼."
부장(오과장 몸이 위태함을 알고 난 후) "당신 뭐야? 예전 종합검진에서 재검 받으란 거 왜 안 받아? 이런 큰 조직의 일이라는 게 ~ 언제 하느냐의 문제가 더 많아. 왜 자꾸 혼자 떠 안으려고 해? ~솔직히 우리 업무 특성상 가정에 더 시간 할애하란 소린 못 하겠어. 그런데 애비가 돼서 건강관리 안 하는 건 인정 못 해. 열심히 일한다는 거엔 당신 자신도 포함돼야 한다고. 당신 잠깐 실수해도 회사에선 다른 사람이 보완해주지. 가정에선 그때부터 금 가기 시작하는 거야."
56수 초조함을 이겨내고 기다리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
오과장 "전문적인 용어를 써서 대화한다는 건, 대화의 깊이를 더하고 속도를 높이는 일이야."
62수 승부를 피하는 것과 기다림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기다림과 인내의 승부사 이창호 9단은 이런 말을 했다. "승부는 당일의 기세다."
김대리(박과장이 리턴금(백마진)을 받는다는 정황) "잘못을 추궁할 때 조심해야 할 게 있어. 사람을 미워하면 안 돼. 잘못이 가려지니까. 잘못을 보려면 인간을 치워버려. 그래야 추궁하고 솔직한 답을 얻을 수 있어."
장그래(박과장의 소리침에) '하나의 수는 그 직전의 수가 원인이 된다. 지금 이 수가 왜 놓여졌는지 이해하려면 그 전의 수를 봐야 한다. 상대가 반발하는 것을 이해하려면 지금까지 수 중에서 무엇이 아팠는지 알아야 한다.'
'순간을 놓친다는 건 전체를 잃고, 패배하는 걸 의미한다. 당신은 언제부터 순간을 잃게 된 겁니까.'
왜 이렇게 처절하게, 치열하게 바둑을 두십니까? 바둑일 뿐인데. 내 바둑이니까... 내 일이니까... 내게 허락된 세상이니까...
*역시나 최고다. 바둑이라는 것으로 보는 세상이 이렇게 촘촘할 수 있다는 것은 작가의 시선이 그 만큼 폭넓다는 것이거나 엄청난 사전 조사의 힘이리라 생각되어진다. 백마진을 받은 나쁜 박과장이 아니라 왜 그런 박과장이 되었는지 박과장의 시선으로 짧지만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이 보여준다. 사람이라 그럴 수 있고 사람이기에 그럴 수 있고 사람이기에 찾아내야 하고 사람이기에 모든 일이 연결되어 이루어지는 행위들을 너무나 인간적으로 묘사해서 여기 나오는 캐릭터 중에 미워할 수 있는 캐릭터가 현재까지는 없는 것 같다.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조금 어눌한듯한 장그래는 사람속에서 사람과 어울리며 무채색에서 점차 자신의 색을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되어진다. 앞으로 나타낼 장그래의 색이 궁금해진다. 앞으로 보여줄 오과장의 일에 대한 열정과 팀원을 대하는 모습들이 기대된다. 온전한 집이 아닌 미생. 반집의 미생이 인생의 미완성을 보여주는 듯하여 더욱 기대된다. 정말 내가 이달에 읽은 책 중 최고의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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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흥 도서관에서 책을 빌린 뒤에 바람막이 버스 승강장에서 이책을 완독했다.
안흥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사실 이 책은 6년 전에 읽은 책이다. 웹툰에 연재될 때 전편을 즐독했고, 종이책으로는 4편까지 완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빌린 이유는 그 무렵에 좋은 인상을 받았고, 직장을 떠난 지금의 처지에서 그 시절이 그리운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인연으로 펼친 책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퇴고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았다. 내가 국어교사였기 때문일까. 장그래가 공문의 용어를 지적받고 퇴고를 통해 글을 다듬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장그래가 고친 공문은 다음과 같다.
나로서는 이 문장에서 큰 문제점이 보이지 않았다. 장그래는 검색과 연구와 퇴고를 거듭하면서 이렇게 수정하였다.
업체 용어를 잘 모르는 나로서는 앞의 것이 더 이해가 된다. 그러나 종합상사의 사원이라면 아래처럼 써야 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다른 기관의 공문서에도 적용이 될 것이다.
둘째, 가장 무서운 적은 아군일 수도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4편에서는 장그래가 일하는 영업3팀에 박종식 과장이 투입된다. 부장은 과로로 코피를 흘리면서 졸도를 한 오 과장을 배려하기 위해 충원해 준 것이지만, 그는 그야말로 백해무익한 존재였다. 너나없이 과로에 시달리면서도 자원팀의 정 과장이 미련 없이 오 과장을 보낸 것은 쓰레기를 치우는 수순이었고, 그것을 알면서도 오 과장을 그를 박종식을 받아야 했다. 결국 박종식의 비리가 밝혀지면서 원인터내셔널 역사에 남을 큰 충격을 안겨준다.
가장 무서운 적은 배신한 적이고, 더 무서운 적은 이적행위라는 말을 실감했다. 배신한 적은 아군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으니 적과 함께 급소를 예리하게 공격할 수 있고, 이적행위자는 홀로 아군의 모든 것을 무너뜨릴 수 있다. 박종식으로 인해 직계 상사인 과장, 부장을 비롯하여 상무까지 사표를 써야 했는데……. 어찌 기업만 그럴 것인가? 역대 정권이 무너진 것은 야당의 공격이라기보다는 정권 내부의 부패 때문이었다.
셋째, 감회가 새로우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는 6년 전에 웹툰을 통해 열독을 하면서도 종이책으로는 4권까지 구입하고 구입을 포기했다. 이 책이 몇 권까지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무한정 구입하기에는 부담이 되었던 것이다. 이 작품은 현재 시즌2 1부가 끝난 상황에서 2부 연재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시즌 1은 9권에서 마친다. 나는 절반까지 구입한 상태에서 포기를 했으니 그야말로 아니함만 못한 독서가 되고 말았다. 5권부터 9권까지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나머지도 구입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넷째, 대사 중에 삶의 교훈이 되는 금언이 감동적이었다. 특히 건강에 대한 금언이 인상적이었다.
네가 이루고 싶은 것이 있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평생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되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게으름, 나태, 권태, 짜증, 우울, 분노, 모두 체력이 버티지 못해 정신이 모미의 지배를 받아 나타나는 증상이야. 네가 후반에 종종 무너지는 이유, 데미지를 입은 후 회복이 더딘 이유, 실수한 후 복귀가 더딘 이유, 모두 체력의 한계 때문이다. (75~76쪽)
장그래가 프로기사를 꿈꾸던 시절 사범이 들려주던 말이다. 어찌 바둑에서만 체력이 필요할 것인가? 백수가 된 나도 견디기 위해서는 체력이 필요하다. 하물며 다양한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춘들이야 말해 무엇 할까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1권에서 썼던 리뷰를 그대로 옮긴다.
남녀노소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장그래 같은 처지의 초임 사원은 자신의 생활과 비교해 볼 것이며, 좀 더 나이가 든 사람들은 자신의 지난날을 돌아보며 추억에 잠길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어린 세대는 부모들의 애환을 느끼며, 효심을 자극할 수 있는 책이 될 수도 있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