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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세계와 이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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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곳에서는 강이 보이지 않는다. 도랑도 보이지 않는다. 지금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있었던 것 같은데. 깨끗한 물은 아니었지만 물이 흐르는 곳이 있었다. 지금은 모두 콘크리트 속으로. 그런 식으로 강과 같은 물이 흐르는 곳을 메워도 괜찮을까. 물이 깨끗하지 않아서거나 땅을 넓히려고 물길을 메우는 거겠지. 그래도 빗물은 어떻게든 흘러서 바다로 가겠지. 서울에서는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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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곳에서는 강이 보이지 않는다. 도랑도 보이지 않는다. 지금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있었던 것 같은데. 깨끗한 물은 아니었지만 물이 흐르는 곳이 있었다. 지금은 모두 콘크리트 속으로. 그런 식으로 강과 같은 물이 흐르는 곳을 메워도 괜찮을까. 물이 깨끗하지 않아서거나 땅을 넓히려고 물길을 메우는 거겠지. 그래도 빗물은 어떻게든 흘러서 바다로 가겠지. 서울에서는 많은 돈을 들여 메웠던 청계천을 되살렸다. 그것은 좋다고 해야 하는 걸까. 멋대로 메웠다 다시 드러내다니. 사람은 정말 멋대로다. 강을 막아 댐을 만든 곳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마을과 숲은 물속에 잠겼겠지. 그것 때문에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강은 흘러야 한다. 사람이 억지로 메우고 막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우리는 왜 자연을 자연 그대로 놔두지 않는 걸까. 결국 사람 스스로 재앙을 몰고 오는 것은 아닐까. 나도 이런 생각만 할 뿐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구나.

예전에 일본드라마 진(仁)이 시작할 때 나온 것은 강이다. 그것을 강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옛날 모습과 지금 모습이 함께 보였던 것 같다.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 강도 흐른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 같은 느낌이다(이제 생각해보니 그렇다는 것이다). 여기 나온 곳은 도쿄다. 다마 강 · 노강 · 사쿠라 강이 이어져있다. 아이들이 사는 곳과 가까운 곳은 사쿠라 강이려나. 초등학교 5학년인 기쿠노 슈, 가메마루 다쿠야(고무마루), 가와무라 히로오(갓파) 나중에 친해지는 데지마, 이렇게 네 아이들이 모험을 하기도 한다. 슈는 사쿠라 강북 초등학교에서 첫 여름방학을 맞았다. 아버지가 사진작가여서 슈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서 세계 곳곳을 다니고 학교도 여기저기 옮겨다녔다. 하지만 이번 여름방학은 이곳에서 보내기로 했다. 어린데도 자신이 어디에 있어야 하나같은 생각을 했다. 자신이 있을 곳을 찾고 싶어했다고 할 수 있다. 나머지 세 아이들한테도 사정이 있다. 그런 게 없는 사람은 없겠구나. 고무마루한테는 발달장애 여동생이 있는데, 고무마루는 여동생을 잘 돌본다. 갓파는 강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데 자신 없어한다. 데지마는 공부 운동 모두 잘하는 아이지만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살아간다. 슈를 부러워하기도 했다.

여름방학 때 아이들한테 어떤 일이 생길까. 아이들은 여름방학 자유연구 과제로 다마 강 · 노강 · 사쿠라 강을 거슬러 봉황 연못에 찾아온 펭귄 부부를 관찰하게 된다. 펭귄이 추운 곳이 아닌 더운 곳에 사는 것도 있다는 것을 내가 알고 있었을까. 확실히 모르겠다. 알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모르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재미있는 것은 사쿠라 강이 펭귄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런 곳에 펭귄이 찾아오다니. 하지만 일본은 펭귄이 사는 곳이 아니다. 펭귄이 살아가면 생태계가 무너질 수도 있었다. 그래도 아이들은 순수하다. 그저 펭귄 식구(나중에 새끼 두 마리가 알에서 깨어난다)가 잘 살아가기를 바랐다. 하지만 어른들은 펭귄을 텔레비전 방송에 내보냈다. 도쿄에 펭귄이 나타났으니 신기하기도 할 테지만. 자연을 그저 지켜보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사람이 상관하면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다. 아이들은 그런 것을 알고 있었는데. 펭귄과 만난 여름 아이들은 한층 더 자라난다.

실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인 것 같다. 사람은 멋대로 동물을 다른 나라에서 가지고 오기도 하니 말이다. 본래 살던 곳이 아닌 낯선 곳에서 살아가려면 훨씬 더 힘들 것이다. 그런데도 적응하고 새끼를 돌보며 살아가는 펭귄이 대단해 보였다. 아이들도 그것을 느꼈다. 갓파는 자신이 사쿠라 강을 떠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펭귄 때문에 사쿠라 강을 타고 나왔다. 아이들은 펭귄을 구하기 위해 강을 타고 하구로 내려가는 모험을 한다. 그리 길지는 않아도 멋진 일이다.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옛날에는 아이들이 강에서 놀았을 것이다. 아마 지금은 거의 없겠지. 자연과 함께 살아간다면 마음이 훨씬 넉넉해질 텐데. 콘크리트 숲에서 사는 아이들이 조금 불쌍하구나. 슈는 자신이 있을 곳을 찾았다. 지금 있는 그곳. 고무마루는 의지할 수 있는 오빠가 되었다. 갓파는 자신이 어디에 있든 다르지 않다고 여겼다. 그리고 전보다 자신을 갖게 되었다. 데지마는 엄마한테 자신의 꿈을 제대로 말했다. 여름방학이 지나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더 즐겁게 지냈다. 강에서 놀고 펭귄과 만났기 때문이 아닐까. 강은 어디로든 이어져있다는 말도 멋지다. 실제 그렇기도 하다.




희선




☆―

“(……) 강은 참 재미있어. 지금 저기서 흘러가는 물은 한시간 뒤에는 훨씬 더 밑으로 내려갈 거고 하루나 이틀 정도 뒤에는 틀림없이 바다에 도착할 거야. 그런데 강은 저기에 있어. 보고만 있어도 이곳이 머나먼 세계와 이어진 기분이 들어. 그거 알아? 이 앞은 도쿄 만이지만 그보다 더 앞에는 아메리카나 유럽도 있다는 거.” (164쪽)


“강 이름, 생각나지? 난 봉황 연못에서 살면서 강 이름으로 온 세계와 이어지는 거야. 인터넷에 연결하면 온 세계가 바로 내 앞에 있잖아? 강 이름도 마찬가지 아닐까?” (323쪽)


n***8 2013.09.05.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