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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에게 영혼이 주어진다면?
반쯤은 농담삼아서 국내 SF문학의 부진을 주입식 교육에서 찾곤 한다. 정답이 존재하고, 오답을 인정하지 않는 세상은 현존하지 않는 미래의 가장 큰 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체이서는 일탈이자 오류이며, 또한 도전이다. 아주 가깝거나 먼 미래, 기술은 극한으로 발달해서 인간과 구분하기 힘든 안드로이드들이 거리를 활보하는게 자연스러워진 세상이 배경이다. 주인공인 체이서는 글자그대로 불법과 합법의 경계가 모호한 일들을 처리하면서 망막을 고칠 돈을 모은다. 그러던 중 영혼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영혼이 없는 안드로이드에게 영혼을 찾아달라는 기묘한 의뢰는 곧 거대하고 모호한 음모로 이어진다. 어찌보면 하드보일드의 정석대로 흘러가지만 그것의 끝에는 알 수 없는, 혹은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다.
주인공이 별다른 이름 없이 그냥 체이서라고 불리는 것 역시 의미심장하다. 의뢰를 받아서 조사에 착수한 체이서는 브이시티라고 불리는 미래의 공간속에서 사건을 조사하면서 영혼이 사라진 인간, 영혼을 탐내는 안드로이드들과 만난다. 어찌보면 결론은 처음부터 유추할 수 있고, 예측가능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 도달한 순간 씁쓸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먼 미래,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소름돋는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배경이 미래이고 주인공이 안드로이드이긴 하지만 이 소설의 기본 플롯은 하드보일드와 유사하다. 알 수 없는 의뢰, 거대한 음모, 고독한 주인공, 모호한 주변인물들과 너무나 거대해서 실체조차 보이지 않는 이야기들은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영혼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인간은 그걸 가질 자격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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