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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은윤은 선사의 어록과 선시를 언어학적 시각에서, 특히 수사법적 측면에서 정리하고 있다. 사실 선에 대한 언어적 분석법은 선종 자체에선 금기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저자의 말대로 학문적 차원에서 선의 사유 논리를 가급적이면 논리정연한 언어로 설명하려는 노력이 그 자체로 필요하다고 본다. 선의 한마디를 언어로 푸는 과정이 비록 어렵지만 저자는 되도록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려고 애쓴 점이 돋보인다.
선禪이란 말과 생각의 길이 모두 끊어진 불립문자, 언어도단을 수행의 도구로 삼는다. 홀연히 깨닫는 순간에 튀어나오는 찰나의 깨침은 합리적인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선과 시는 공히 언어의 절제와 응축, 상징을 중시한다. 저자는 선담론과 선시의 논리를 아무 의미 없는 무의어無義語, 엉뚱하고 기괴하여 비상식적인 격외구格外句, 격외담, 초논리적인 출격사, 순서나 사리가 완전히 뒤집혀져 있는 전도어, 동문서답으로 점철된 반어反語, 속어, 은어, 차전, 현언 등을 동원해 말로써 설명할 수 없는 제일의를 밝히려고 노력한다. 격외구는 통상의 정리나 이성으로는 이해가 불가능하다. 현사사비 선사에 따르면, "출격의 언구는 생살의 기개를 호환하고 자유자재하며 어디든 뚫고 통과한다." 실재하지 않는 철구鐵狗, 니우泥牛, 목마木馬, 목조木鳥, 석녀石女 등도 불성론에 있어서 유정물과 무정물의 한계를 말살시키는 격외구다. 터무니 없는 억지 같이 들리지만 세속의 언어 논리를 뒤집는 격외구는 고전 수사법 가운데 하나인 '불가능 사물의 비유'와 비슷하다. "선사들의 격외구는 이성에 대한 반항이다. 달리 말하면 격외구란 인류의 경험과 이성이 구성해놓은 현상 세계를 파괴하려는 것이다. 파괴 목적은 차안 세계의 경험과 이성을 초월하는 절대자유의 실현이다.미혹의 구렁텅이를 헤매는 삶으로부터 탈출해 저 청정무구한 초월의 세계로 가고자 하는 열망과 소망을 담은 언구가 곧 격외구다."(17쪽) 운문문언 선사의 '간시궐(마른 똥막대기)'과 호주사명 선사의 '시리저아(똥 속의 구더기)'은 네 가지 의미를 갖는다. ●권위부정:부처의 신성성을 풍자한 가불매조(부처를 꾸짖고 조사를 매도함) ●절대평등: 심, 불, 중생 삼무차별 ●도무소부재론: 개체적 존재를 가능케 하는 도의 편재론 ●무정설법: 무정물도 불성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 불교경전 해석에는 긍정적 해석인 표전表詮과 부정적 해석인 차전遮詮이 있다. 표전은 직설적으로 설명하는 언설 방식이고 차전은 은유적으로 아리송하게 드러내거나 부정을 통해 긍정에 이르는 변증법적인 언설 방식이다. 규종봉밀은 차전은 당체의 부정적인 측면을 드러내고, 표전은 긍정적인 측면을 드러내 설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가령 구름을 설명할 때 '구름은 물이 아니다'라고 하면 차전이고, '구름은 물이다'라고 하면 표전이다. 경전 해석의 '불생불멸, 불구부정, 비범비성' 등은 모두 차전이다. 반면 '성성적적, 지견각조' 등은 표전이다. 차전의 방법으로는 사지선다 형식 부정, 부정적 반문, 이로불통理路不通의 동문서답, 영아의 의사소통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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