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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방은 17일과 18일 새벽에 걸쳐 호우주의보 발령같은 비가 내렸다. 50 mm에 이르는 강우량은 봄에 맞는 비치고는 참으로 거했다. 그 거대한 비맞을 바람마냥, 그 날은 하루 종일 흐렸다. 바람이 이따금씩 세게 불었고 추웠고 황사가 몰려오는 날씨 같았고 얼마지나지 않아 굵은 빗방울들이 칼라 강판으로 후두둑거렸다. 그 날 엄마와 나는 마당에 널어놓은 개똥쑥을 다듬고 있었다. 잘 말린 개똥쑥에서는 향긋한 약초 냄새가 배어났다. 냄새만으로도 비염으로 꽉 막힌 코가 뚫리는 것 같았다. 개똥쑥은 잘 다듬어 차로 끓여 마실 참이었다. 밭둑 가에 지천으로 나는 개똥쑥이 천연 항암제라는 사실은 췌장암으로 항암치료 중인 친척 오빠 때문에 알게 되었다. 아버지들이 4촌간이었으나 왕래없이 살라면 살 수도 있겠지만, 때마다 아들없는 우리 부모님은 아들대신,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오빠들은 아버지나 부모님 대신 살뜰히 서로를 챙겨왔다. 틈만 나면 사는 일이 별 거 없다고, 미리부터 삶의 조로증에 빠진 나는 개똥쑥을 다듬다 물었다. 삶의 마지막 축제를 읽고 난 후 어쩌면 담담하게 애써 침착하게 기쁨의 축제처럼 맞이한 이들도 어쩌면 강렬한 마지막 희망같은 존재가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서. "엄마, 시한부 인생인 사람들은 정말 살고 싶겠지?" "그럼, 정말로 그렇게 살고 싶다고 그래, ㅇㅇ 오빠봐라, 살겠다고 개똥쑥 뜯어 가져가는 거 보고..정말.." 왜 그들이라고 당도하게 될 마지막이, 곧 들이닥쳐 현실이 되고 있는 마지막 순간 앞에 무릎꿇고 절망하고 고통스럽지 않겠는가만은, 마지막이라는 엄연한, 돌이켜지지 않는 순간 앞에 슬픔보다는 고통이나 아픔보다는 기쁨의 축제로 마지막을 맞이하는 게 떠나가는 사람, 남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결과로 돌아올 수 있기에 그렇게 하는 게 아닌가 싶다. 할아버지가 할머니 곁에서 꼭 옆을 지키고 다음날 거짓말처럼 할머니 곁으로 떠났던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눈물 나는 일, 마음 아픈 일이 왜 없었겠냐만 할아버지는 속으로 무던히 참으면서도 즐겁고 행복한 마지막이 되고 싶어 할머니 곁에서 시종일관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나의 마지막은 어떨까 생각해 봤다. 아무 것도 남기지 말고 다 태우라고 했다던 분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지상에 내가 왔다는 흔적을 남기기 싫어하는 나같은 사람도 있다. 언제든 죽을 준비가 되어 있어 마지막 순간이 당장 내일 당도하더라도 세상에 남겨둔 미련이 아무 것도 없도록... 물론 마음은 이렇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사는 일이 너무 괴로워서 나름대로 세워놓은 방어책인데. 이런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살아가기 시작하니까 사는 게 훨씬 더 편해졌다. 그 분처럼 새로 이사간 집에 자신을 아는 사람들 자신과 함께 식사를 할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삶의 마지막 축제를 치르는 그 분처럼 그런 마지막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슬프다. 죽음은 영원한 단절이어서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무너진다. 하지만 홀로 가는 이를 위해 조금만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참으면서 함께 웃고 지나간 시간을 추억한다. 살아가는 모습이 다양하듯 마지막 모습도 다양하다. 마지막순간까지 이제는 보지도 못할 금장 시계를 꼭 쥐는 모습도 한마디 말씀도 없이, 눈가에 흐르는 눈물 한 줄기로 마지막 이별을 대신하던 아버지의 모습도 삶의 마지막 모습은 참으로 다양하다. 삶의 마지막 축제는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해 지상에서 사라져 간 사람들의 말을 저자가 대신 전해주고 있는 책이다. 있는 순간 마음을 다해, 진심을 다해 사랑하고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라고. 이제는 제법 어른이 되었다고 목울대부터 눈동자까지 눈물이 가득찼지만 남들에게 울음을 들키지 않고 눈물 방울을 눈 안에 가둬두는 법을 터득했다. 그렇게 마지막장까지 잘 가둬두었다가, 문득 떠나간 이들의 나이를 확인하고서는 눈물방울이 덜컹하고 떨어지고 말았다. 내가 그렇게도 삶이 권태롭고 허허롭다고 투정부리는 나이에 그들은 정말로 살고 싶었던 세상과 손을 놓을 수밖에없었던 상황이 떠올라... 삶의 마지막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배운다. 진심을 다해,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말할 것. 진심은 늘 늦게 와서 후회는 언제나 가장 빨리 해도 늦다. 지금까지도 상처가 아물지 않아서, 그 말. 아버지가 어떻든 나는 아버지의 모습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고, 말했어야 했는데 점점 숨이 멈춰져 가는 아버지곁에서 손 잡을 생각도 못하고 아버지 콧가에 내 귀를 갖다대고 하릴 없는 희망만 바라던 그 날들이 아직도 떠올라서 언제고 마지막을 맞게 될 이들에게 삶의 마지막은 축제처럼 보내라고 미리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후회하지 않으면 인간이 아니다. 그러나 후회는 가장 적게 줄일 수도 있다. 여기, 후회를 줄이는 방법이 있다. 상처투성이, 후회뿐이었던 나에게도 그리고 남은 시간을 맞이해야할 당신에게도 "삶의 마지막 축제' "삶의 마지막은 축제'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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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삶읽기 125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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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룻 연주가로 유명했던 작가는 호스피스 병원에서 봉사를 나가면서 말기암 환자들과 조우를 하게되고 그들을 위해서 연주를 한다.
잘 먹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하여 요리를 배워 마지막 만찬을 준비해주기 시작한다. 말기암 환자들의 마지막을 용서와 이해로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녀는 환자들에게 용기와 기쁨을 전해조 그녀는 환자들로부터 지혜와 용서란 것을 배우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