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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게는 건물 내 흡연, 층간 소음부터 시작하여, '황도광'을 통해 보여주는 이기심과 이중성, 명팀장과 우과장 간의 미묘한 알력, 고급 술집에서 행해지는 적나라한 성희롱과 이에 대처하는 자세, 로메리고 손해사정 주식회사 화재특종부 손해배상 1팀에서 미생으로 존재하는 사람들까지, 현시대의 어긋나는 부분을 속속히 보여준다. 권력의 부재가 악순환이 되어 약자의 입장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경리 직원과 그녀의 가족은 현실을 집요하게 꼬집는다. 2. 나는 신림동에 있을 때 현실로부터 집행유예된 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높은 언덕 위에서 청춘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언젠가는 이 꿈에서 깨겠지. 그리고 꿈에 대해 결론을 내겠지. 용꿈 또는 개꿈이라고. 결국 나는 개꿈을 꿨다.(234p) .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정말 다양한 불안감을 느낀다. 탈락, 주변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신만 멈춰있다는 생각에서 오는 불안감. The winner takes it all까지. 이러한 불안감을 '현실로부터 집행유예'으로 표현한 것이 인상 깊었다. 3. 사람도 냄새를 맡는다. 그리고 상대가 갑인지 을인지 무의식적으로 분석해낸다. 황도광은 나에게서 을의 냄새를 맡았다. 반면에 우 과장에게서는 다른 냄새가 났던 거다. 우과장이 다루었던 무수한 사고 당사자들의 냄새가 수화기를 타고 황도광에게 전해졌고 그 복잡한 냄새를 맡은 황도광은 짖을 수 없었다.(75p) . 사람 간의 미묘한 줄다리기는 '기'라고 하는 감각적이지 않은 무언가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너는 기가 쌔다, 약하다, 기에 눌렸다 등 다양한 표현이 존재한다. '기'는 감각적이지 않기에 더욱 편하게, 자주 사용된다. 그 무감각의 영역을 후각의 영역으로 묘사한 부분이라 굉장히 문학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4. 씁쓸함을 느꼈다. 주인공은 자신과 맞지 않는 일을 하면서도 대부분의 현대인이 그럴 것이라 생각하며 현실에 굴복한다. 황도광은 금감원 민원 언급과 욕설을 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화를 표현할 수 없다. 부사장은 직원의 성기를 움켜 잡아야지만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윤기풍은 '장풍'이라는 초능력을 가지지 않고서는 공원의 사소한 문제부터 가족의 복수까지 행할 수 없다. 반대로 김실장은 초능력을 가진 존재가 없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인물이다. 5. 계급화 된 사회와, 이에 굴복하는 사람들, 그리고 책을 읽으며 어쩔 수 없지 않나 라고 생각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책의 등장인물보다, 이에 반응하는 독자인 나를 보며 씁쓸함을 느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