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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삶은 어떻게 한 사람을 작가로 만드는가
"불확실한 삶은 어떻게 한 사람을 작가로 만드는가" 내용보기
작가는 어떻게 태어나는 것일까.나는 작가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작가임을 깨닫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엇이 될지 알 수 없고, 어디로 가게 될지도 확신할 수 없는 삶을 지나면서도 계속 무언가를 바라보고, 기억하고, 축적하는 사람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 책상 위의 천사』는 한 작가의 성공담이라기보다 한 인간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문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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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어떻게 태어나는 것일까.

나는 작가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작가임을 깨닫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엇이 될지 알 수 없고, 어디로 가게 될지도 확신할 수 없는 삶을 지나면서도 계속 무언가를 바라보고, 기억하고, 축적하는 사람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 책상 위의 천사』는 한 작가의 성공담이라기보다 한 인간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문학으로 바꾸어 가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재닛 프레임의 삶은 처음부터 문학을 향해 곧게 뻗어 있지 않다. 어린 시절의 기억과 가족, 가난과 외로움, 학교에서의 경험, 사랑과 상실, 병원에서 보낸 시간들이 한 사람의 삶을 이루며 흘러간다. 그 안에는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순간도 많다. 삶은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고, 때로는 자신이 원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런데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그 모든 시간이 작가의 안쪽에 남아 있다.

당시에는 그저 지나가 버린 사건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 그것은 기억이 되고, 기억은 언어가 되고, 언어는 결국 이야기가 된다. 재닛 프레임에게 문학은 어쩌면 그렇게 축적된 삶이 뒤늦게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작가’라는 사람을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작가는 특별한 경험만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평범하거나 고통스럽거나 이해할 수 없었던 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마음속 어딘가에 오래 보관해두었다가 훗날 그것들을 다시 꺼내 바라보는 사람. 그때 비로소 과거의 한 장면은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책을 읽다 보면 재닛에게 고향은 단순히 태어난 장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떠나고 싶었던 곳이면서도 결국에는 자신의 기억이 가장 깊이 남아 있는 곳. 벗어나고 싶었던 과거이면서 동시에 자신을 이루어버린 세계.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에 이르러 만나는 ‘거울 도시’는 더욱 오래 남는다.

사람은 결국 자신이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억 속에서 끊임없이 그곳을 다시 만들어가는지도 모른다. 원래의 고향이었던 곳이 어느 순간 자신의 내면에서 하나의 고향이 되어버리고, 다시 그곳을 바라보게 될 때 우리는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동시에 마주하게 된다. 어쩌면 ‘거울 도시’라는 이름도 그래서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것인지 모르겠다.

거울은 과거를 그대로 돌려주지 않는다. 지금의 나를 통해 과거를 보여준다.

『내 책상 위의 천사』를 읽으면서 나 역시 내 삶을 조금 돌아보게 되었다.

사람과 나눈 이야기, 한때 읽었던 책, 오래전에 본 영화, 잊었다고 생각했던 장면들. 평소에는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이는 것들이 어느 순간 하나의 기억 속에서 연결될 때가 있다. 그때 우리는 비로소 내가 살아온 시간이 결코 흩어져 있던 것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그렇게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무언가를 경험하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읽고, 잊고, 다시 떠올리면서 삶의 조각들을 조금씩 쌓아간다. 그리고 어느 날 그 조각들 가운데 하나가 문득 의미를 얻는다.

재닛 프레임에게 그것은 문학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한 작가의 자서전으로만 읽고 싶지 않다. 오히려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끝까지 살아낸 뒤, 그 삶을 다시 언어로 바라보는 과정으로 읽고 싶다.

불확실하지만 멈출 수 없는 삶.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계속 살아가야 하는 시간.

작가는 어쩌면 바로 그곳에서 태어나는 것이 아닐까.

완성된 삶에서가 아니라 아직 무엇이 될지 알 수 없는 삶에서. 지나간 시간을 버리지 않고 자신의 안에 오래 간직하면서, 언젠가 그것을 다시 바라볼 수 있을 때까지 살아가는 과정에서.

재닛은 그렇게 살아왔고, 그렇게 자신의 삶을 문학으로 만들어왔다.

그리고 마지막에 다시 거울 도시를 바라본다.

그곳은 이제 단순히 돌아갈 수 있는 고향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 전체가 겹쳐 있는 장소처럼 느껴진다.

떠났지만 사라지지 않았고, 지나왔지만 끝나지 않은 곳.

어쩌면 우리가 결국 돌아가는 곳도 그런 곳인지 모른다.

태어난 고향이 아니라, 살아온 시간이 고향이 되어버린 곳으로.

c*****9 2026.08.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