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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의 물신숭배 문명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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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엘리엇은 맑스의 [자본론]을 읽었을 것이다. [사일러스 마너]에서 이런 묘사들이 눈에 띈다.'20년 동안, 그에게는 그 신비한 돈(사용가치들을 매개하는 교환수단에 불과한 돈이 이제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 것을 의미하는 것이리라)이 지상의 선을 나타내는 존재이자 그가 노동을 하는 직접적인 목표였다. 모든 동전에 쓰일 용도가 있던 시절, 그는 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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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엘리엇은 맑스의 [자본론]을 읽었을 것이다. [사일러스 마너]에서 이런 묘사들이 눈에 띈다.

'20년 동안, 그에게는 그 신비한 돈(사용가치들을 매개하는 교환수단에 불과한 돈이 이제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 것을 의미하는 것이리라)이 지상의 선을 나타내는 존재이자 그가 노동을 하는 직접적인 목표였다. 모든 동전에 쓰일 용도가 있던 시절, 그는 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그 용도를 사랑했기 때문이다.(용도, 즉 '사용가치' 그 자체를 말한다. 화폐가 '용도'를 압도하며 맑스가 말한 것처럼 '거꾸로 서기' 시작하기 전의 모습이다) 그러나 모든 용도가 사라진 지금, 돈을 직접 바라보고 노력의 대가를 느끼며 돈을 움켜쥐는 습관은 욕망의 씨가 자라기에 알맞은 토양이 되었다. 사일러스는 해 저물 녘 들판을 가로질러 집으로 걸어오면서 돈을 꺼내 봤다. 어두컴컴해지니 돈이 더 밝아 보인다고 생각했다'

...

'돈을 모으기 시작한 처음부터 모은다는 것 이상 다른 목적을 상상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돈을 모으고 싶은 마음이 어떻게 맹목적 열정이 되었는지 이해하게 도와줄 것이다. 마너는 열이 백이 되기를 원했으며, 그다음에는 그 백이 다시 만이 되길 원했다. 그래서 하나하나 늘어가는 21실링짜리 금화는 그 자체로 만족스러웠고 그와 동시에 새로운 욕망을 낳았다'(가치법칙 G-W-G'을 묘사하는 것 같지 않은가?)

... 이런 마너가 어떤 모습으로 변해가는 지도 묘사했다.

'기이하게도 마너의 얼굴과 몸은  점차 쪼그라들고 굽어서, 그의 삶을 이루는 물건들과 영원히 기계적인 관계를 맺을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그는 따로 떨어져서는 아무 의미도 없는 베틀 손잡이나 구부러진 관 같은 인상을 주었다(맑스는 노동자가 기계 시스템 사이의  '의식적 연결고리'에 불과해지는 걸 예견한 바 있다).'

이 묘사는 '지식을만드는지식'의 번역본 31~33쪽에 나온다.

이렇게 신앙심 깊었던 사일러스 마너가 화폐에 의해 영혼이 털리는 과정을 조지 엘리엇이 꼼꼼히 묘사하고 난 후... 16년을 건너뛰어 258쪽엔 기막힌 역전을 배치했다.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돈을 한 방에 싹 도둑맞고 얼이 빠진 사일러스에게 어느 추운 겨울날 두 살짜리 아기가 찾아온다. 돈 대신 보살펴야 할 생생한 어린 생명이 온 것, 소설이 쓸 수 있는 선명한 대비와 극적 반전이다. 조지 엘리엇은 사일러스의 반전 넘치는 새로운 ‘물신숭배’를 묘사한다. 자기 품으로 날아온 생명의 천사 에피를 처음 만난 오두막집 벽돌난로가 그것이다. 사일러스는 쇠살대와 오븐을 더 장만하지 않고 벽돌난로를 애지중지한다. 사일러스에게 화로의 신은 존재한다. 자신의 뿌리를 망치지 않도록 새로운 신앙이 이런 물신숭배를 허용한 것이다.
YES마니아 : 로얄 d****o 2024.07.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