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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의 ≪괴도 20 가면 시리즈≫ 2권은 『괴도 20가면과 소년 탐정단』이란 제목이다. 2권에서는 ‘소년 탐정단’이 본격적으로 구성되어 활동하게 된다.
사건은 도쿄 전체에 퍼져나가는 ‘검은 괴물’에 대한 소문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녀석은 마치 그림자와 같은 녀석인데, 실제 그림자가 아닌 악령이 깃든 그림자처럼 느껴지는 괴물이다. 사람들 앞에 나타나 놀라게 하고, 공포에 빠뜨리기도 하는 ‘검은 괴물’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아무도 그 정체를 모르는 가운데 ‘검은 괴물’에 대한 괴담은 도쿄 전역에 퍼져만 간다.
‘소년 탐정단’ 단원인 쇼이치는 어느 날 집에 돌아가다 소문 무성한 ‘검은 괴물’을 만나게 되어 뒤를 쫓기 시작한다. 겁도 없다고? 이 정도는 되어야 ‘소년 탐정단’ 단원이라 부를만하다. 게다가 쇼이치는 학생 대표 스모 선수니 믿는 구석도 있다. 그런데, 검은 괴물이 눈앞에서 사라져버렸다. 마치 귀신처럼. 정말 검은 괴물은 귀신인 걸까?
그 뒤 다시 나타난 검은 그림자는 어린 아이를 납치했다 돌려보낸다. 그것도 두 번이나. 마치 실수하여 다른 아이를 납치했다는 분위기를 풍기며. 전후 사정을 보니, 검은 그림자는 또 다른 소년탐정단원인 하지메의 어린 여동생을 노리는 것 같다. 과연 왜 그럴까? 우연의 일치인지 하지메네 집엔 저주받은 보석이라는 귀한 보물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정말 우연일까? 아님, 저주받은 보석이란 말처럼 정말 저주가 내려져 악령이 출몰하는 걸까? 검은 괴물, 검은 그림자의 모습으로 말이다.
이번 이야기는 왠지 으스스한 분위기로 시작된다. 뭔가 초자연적 존재가 저주를 내리는 것 같은 분위기. 범죄자라기보다는 마법사와 같은 존재들이 자꾸 사건을 일으키는 분위기. 하지만, 그 이면에는 바로 엄청난 범죄자가 도사리고 있다. 바로 20면상이 말이다. 20면상은 변장의 귀재 아닌가? 그런 그가 귀신으로 변장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실제 귀신처럼 사라지는 장치를 만드는 것도. 여기서 잠깐. 1편을 마치며 분명 20면상은 경찰에 붙잡혔는데. 그리고 여전히 감옥에 20면상이 수감 중인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 간단하다. 처음부터 붙잡힌 20면상은 진짜 20면상이 아닌 20면상의 부하였던 것. 변장의 귀재가 타인을 변장시키는 것 역시 어렵지 않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 엄청난 범죄자 20면상으로부터 보물을 지켜낼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바로 아케치 코고로란 명탐정이다. 물론, 명탐정의 조수인 꼬마 탐정 고바야시 역시 한 몫 단단히 한다. 게다가 고바야시가 단장으로 하여 구성된 ‘소년 탐정단’의 활약도 대단하고. 과연 이들 명탐정과 그 제자들인 소년 탐정단은 검은 그림자 노릇을 하는 20면상과 겨뤄 이길 수 있을까? 20면상의 음모를 모두 무력화시킬 수 있을까? 다 함께 지켜보자.
역시 이번 이야기에서도 20면상의 뛰어난 변장술과 함께 모든 이들을 따돌리는 트릭이 돋보인다. 특히, 검은 그림자인 20면상이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지는 트릭이 대단하다. 기구를 타고 도망치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고. 게다가 이 탈출 장면에는 대반전이 감춰져 있다. 사실, 이 반전이 압권이다. 역시 뛰어난 범죄자 20면상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준다. 물론 이런 엄청난 도둑 20면상과 다투는 명탐정 아케치의 추리력도 돋보인다. 아울러 20면상의 특기인 변장을 역이용하여 소년탐정단원들을 변장하여 20면상을 위기로 몰아넣는 명탐정의 작전은 통쾌하기까지 하다.
≪괴도 20 가면 시리즈≫ 1권과 상당히 다른 분위기로 시작되는 2권, 역시 재미있다. 솔직히 추리력은 조금 의심스럽긴 하지만 말이다. 어느 누구의 모습으로도 변할 수 있는 20면상이 있기에 이 모든 스토리는 유지가 된다. 어쩌면 명탐정 아케치가 없다 한들 스토리는 허물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20면상이라는 캐릭터가 없다면 이야기는 단숨에 허물어져 버리고 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0면상은 스토리 전체에서 붙잡아야만 할 못된 도둑이며 주인공의 대적자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비중이 가장 큰 인물임에는 분명하다. 이런 구성이 상당히 묘한 느낌을 주는 ≪괴도 20 가면 시리즈≫, 조금은 빤한 느낌이 없지 않음에도 매력적이다.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 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