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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속에서 확률과 통계를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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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은 분명 왓슨 박사가 기술하고 있는, 셜록 홈스가 등장하는 단편소설집이지만, 이 책의 소속은 분명 과학 쪽이다. 그러데 그런 구분이 무색하게, 열두 편의 이야기는 거의 원래 코난 도일이 쓴 셜록 홈스 소설의 내용에서 가져왔고, 거기에 확률과 통계에 관한 이야기를 녹여 냈다. 그래서 이 이야기들이 소설에 수학을 가져온 것인지, 수학을 이야기하기 위해 소설의 형식을 취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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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은 분명 왓슨 박사가 기술하고 있는, 셜록 홈스가 등장하는 단편소설집이지만, 이 책의 소속은 분명 과학 쪽이다. 그러데 그런 구분이 무색하게, 열두 편의 이야기는 거의 원래 코난 도일이 쓴 셜록 홈스 소설의 내용에서 가져왔고, 거기에 확률과 통계에 관한 이야기를 녹여 냈다. 그래서 이 이야기들이 소설에 수학을 가져온 것인지, 수학을 이야기하기 위해 소설의 형식을 취한 것인지 구분이 쉽지 않다(물론 후자다. 그건 저자가 얘기하고 있으니).

 

열두 편의 이야기에 녹여내고 있는 확률과 통계에 관한 내용은 대체로 알고 있는 것들이다. 물론 알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피상적인 것이긴 하다. 내용들을 여기저기서 읽었을 뿐 구체적으로 연필이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가지고 풀어본 것이 없어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도 있지만, 내가 실제 이런 상황에 부딪혔을 때 셜록 홈스만큼 냉정하게 확률과 통계에 기반해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자신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1900년 정도가 배경이 이 이야기들에 등장시키고 있듯이 여기의 확률과 통계는 그때 이미 정립된 것이었지만, 21세기에도 여전히 이렇게 자세히 알려줘야 할 정도라는 것은 이 내용들이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물론 알고 나면 너무 어이 없이 간단한 것도 있지만, 그걸 듣기 전까지는 어이 없을 정도로 잘못 판단하는 경우도 많다).

 

여기에서 설명하고 있는 확률과 통계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마부의 오류, 우선 투자의 오류, 절대적인 것과 상대적인 것을 혼동하는 오류.

도박에서의 확률(절대 도박해서 돈을 딸 수는 없다!) ? 확률이 도박에서부터 시작되었으니.

생일 역설도 빠질 수 없다. 우연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실제로는 상당히 흔한 것일 수 있다.

정규분포곡선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할 줄이야!

웨이슨 테스트(Wason test)도 나온다. 조금만 생각하면 풀 수 있는 문제인데(이제는 여러 차례 읽어서 무엇이 정답인 줄 알지만), 처음에는 대부분 실수하는 문제다.

성경에서 무슨 계시 같은 것을 찾아내는 이야기도 여러 차례 소개되었다. 역시 착각 내지는 무지다.

가위-바위-보와 같은 절대적인 위계질서가 없는 상황.

확률과 통계를 얘기하면서 베이즈를 빼놓을 수는 없다. 다른 책에서는 유방암 검진에서 위-양성의 확률을 주로 얘기하고, 연속으로 요람사한 아기의 부모에 대한 유죄 여부를 얘기하는데, 여기서는 당시 시대 상황에 맞게 인도에 파병되었던 군인 얘기와 왓슨(그는 의사다!)의 진단 얘기로 그 내용을 다룬다.

역시 죄수의 딜레마가 나오지 않을 수 없고, 통계로 거짓말하는 이에 대한 얘기도 하지 않을 수 없다. 통계를 임의로 사용하고 해석함으로써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경우는 지금도 흔하다(아니, 더 흔해졌다).

여기에 나오는 얘기 중 가장 최근에 알게 된 것 중의 하나인 벤포드의 법칙도 나온다. 으쓱해지는 기분!

버스는 정시에, 정기적으로 출발하는데 왜 나는 항상 오래 기다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지, 왜 내가 선 줄만 빨리 빠지지 않는 건지. 셜록 홈스의 설명은 명쾌하다. 상당히 당연할 수 있는 일다. (알면서도 짜증이 안 날 순 없다!)

마지막은 이중맹검법이다. 이 이중맹검법이 이 당시에는 사용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지만, 현대 의학 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통계학적 장치가 바로 이중맹검법이니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넣은 것 같다.

 

이러한 확률과 통계에 대한 재미 있으면서도 냉정한 내용과 함께 사회에 대한 풍자, 내지는 비판도 곁들이고 있다. 이를테면 마지막 얘기에서 사회개혁의 미명 아래 범죄인들을 대상으로, 독이 든 사탕을 가지고 도박을 한 검찰총장의 이야기는 이상적인 사회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이야기한다.

 

이 책의 셜록 홈스의 경우를 보더라도 확률과 통계 자체가 거짓말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확률과 통계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약간의 노력, 경각심은 많은 착각과 속임수로부터 우리를 구해줄 수 있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n*****m 2020.02.02. 신고 공감 5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