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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으로부터의 콜링, 그리고 힐링...
"공간으로부터의 콜링, 그리고 힐링..." 내용보기
골목을 사랑한다. 어릴 때 내가 살던 동네는 가지처럼 여러 갈래로 뻗어나간 골목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담쟁이 덩쿨마냥 엉켜 있었다. 그래서 술래잡기 하기엔 딱이었다. 골목에 있는 모든 집들의 대문들이 우리의 작은 몸을 숨겨 주었다. 때로는 담장 위로 송이 송이 얼굴을 내민 장미가 맞아주었고 때로는 석류나 무화과가 숨어서 고개를 조금 빼내고 술래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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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목을 사랑한다. 어릴 때 내가 살던 동네는 가지처럼 여러 갈래로 뻗어나간 골목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담쟁이 덩쿨마냥 엉켜 있었다. 그래서 술래잡기 하기엔 딱이었다. 골목에 있는 모든 집들의 대문들이 우리의 작은 몸을 숨겨 주었다. 때로는 담장 위로 송이 송이 얼굴을 내민 장미가 맞아주었고 때로는 석류나 무화과가 숨어서 고개를 조금 빼내고 술래가 오나 안오나 이리저리 살피는 날 흐뭇하게 굽어보기도 했다. 물론 다 환영받은 것은 아니다. 운이 좋지 못하면 시끄럽다는 할머니의 원성이나 떠들어서 잠을 못 자겠다는 아저씨의 박대를 들어야 했다. 그렇게 어릴 때 동네 골목엔 추억이 많다. 놀면서 담장 마다 내가 찍었던 손바닥이나 디뎠던 발자국 만큼이나 알알이 여물어 있다. 그랬던 나이기에 서울에 와서 가장 많이 아쉬웠던 것도 내가 사는 주변에 골목이 없다는 것이었다. 아파트엔 아파트와 아파트 사이가 있을 뿐 골목이 없다. 어릴 때 골목을 걸었던 추억을 떠올리면 아파트와 아파트 사이를 걷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깨닫게 된다. 어릴 때의 골목을 떠올려보면 가장 먼저 알게 되는 건 그 곳에 있던 집들이 하나같이 다 달랐다는 사실이다. 담장 위로 보이는 나무들도 그랬고 지붕의 모습도 그랬으며 층수도 마찬가지였다. 골목의 집들은 저마다 고유의 개성을 간직한 채 존재하고 있었다. 그래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 집은 저렇게 생겼구나, 흐음 이 집은 이런 나무를 키우네 혹은 왜 저 집은 빨래를 저렇게 널까 하는 식으로 도저히 풀 수 없는 호기심을 보는 집마다 품어가며 걸어가는 재미가 있었다. 더러 피아노 소리가 담장 밖으로 들려오면 기대어 듣기도 하고 어떤 집에서 풍겨오는 음식 냄새엔 우리 집도 오늘 저걸 먹었으면 좋겠다 하고 절로 침을 꼴깍 삼키기도 했다. 이런 저런 재미가 있었기 때문에 골목을 걷는 건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더 길었으면 할 정도로 즐김과 누림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아파트와 아파트 사이는 다르다. 아무리 걸어도 똑같은 모습. 더구나 그 어떤 사람의 소음이나 내음도 들려오지 않는다. 그저 회색의 담벼락은 죽 놓여진 거리를 걷는 것과 같다. 그래서 그 거리는 즐김과 누림의 거리가 아니라 그대로 될 수 있는 한 빨리 줄여야 할 거리가 된다. 소거말고는 다른 의미라고는 없는 거리가 된 것이다. 전국에서 가장 빨리 걷는 게 서울 사람이라고 하는데 서울 사람들이 그렇게 빨리 걷게 된 건 어쩌면 골목이 사라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골목이 사라졌던 대로 사실 우리 주변엔 많은 공간들이 사라진다. 내가 사는 동네만 보아도 자주 아침에 먹을 빵을 사러 갔던 단골 빵집이 사라졌고 만화책을 주로 빌려 보던 대여점도 사라졌다. 서점은 여기 살 때 부터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음반 가게 역시 마찬가지다. 학생 때 이후로 서점과 음반은 내 일상의 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 먹던 가게들이었는데 이제는 볼 수 조차 없게 되었다. 공간의 사라짐은 단순히 어제 있던 것이 오늘은 없다 그 정도만이 아니다. 골목이 사라지면 그 골목과 공존하던 나의 모든 추억과 경험들이 사라진다. 서점과 음반 가게가 사라지면 그 곳을 통해 만났던 책과의 인연, 음반과의 인연 역시 사라진다. 아마도 내가 이지혜의 '그 곳과 사귀다'를 선택했다면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사람이란 무엇보다 공간과 더불어 호흡하는 존재이며 하나의 공간이 삶의 자리에 차지한 의미 역시도 생각보다 결코 적지 않다는 걸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리라.

 

 

 

 '그 곳과 사귀다' 는 노래방, 놀이터 혹은 영화관과 같은 우리가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50개의 공간에 지은이가 느낀 감정을 가볍게 터치하듯 써내려간 책이다. 그녀는 말하는 공간과 결부된 추억을 말하고, 가지게 된 인연을 말하며, 받게 된 위로를 말한다. 책에 담겨진 건 그렇게 개인적인 이야기들이지만 그를 통해 우리는 하나의 공간이 사람과 얼마나 많은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지 보게 된다. 공간이라는 것이 단순히 용도를 넘어 인격적 존재가 될 수도 있음을 감지하는 것이다. 그렇게 이지혜의 이 책은 공간과 새로운 인연을 만들도록 한다. 요즘은 힐링이 대세다. 이지혜는 그 힐링을 공간으로부터도 얼마든지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공간과 사귐, 즉 인격적 교감을 하려는 열린 마음만 있으면 말이다. 이 책은 작고 가볍다. 그래서 가지고 다니면서 어디서든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을 가지고 지은이가 말하고 있는 공간에 가서 한 번 읽어보면 어떨까? 아마도 그러면 이 책이 좀 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어쩌면 저자와 대화하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랬듯이 말이다. 덕분에 공간에 대해 마음을 열고 새롭게 바라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 깨닫게 되었다.

 

 공간도 사람처럼 살고 죽는다. 이 책에 실린 50개의 공간을 보니 골목이나 음반점, 오락실등 내가 많은 추억을 보낸 낯익은 공간 몇몇이 빠져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공간들은 죽었다. 그리움으로 애타는 우리들의 손짓에도 불구하고 서부 영화의 주인공처럼 추억의 유물만을 남긴 채 석양 속으로 쓸쓸히 사라진 것이다. 사라진 공간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추억은 추억으로만 간직하고서 슬프지만 다가 온 변화에 적응해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 빈 자리를 메운 새로운 공간들과 또 새롭게 인연을 이어가면서 말이다. 이런 식으로 세월이 또 흐르다 보면 이 책에 실린 50개의 공간들 중 몇몇도 언젠가 분명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비워진 그 자리를 또 다른 새로운 공간들이 채워나갈 것이다.

 

 한 10년 뒤에 작가가 또 한 번 '그곳과 사귀다'를 써 주면 좋겠다. 그 때의 남은 공간과 사라진 공간들을 보면서 내게 찾아온 '변화'의 정도를 가늠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l****1 2013.01.30. 신고 공감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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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과 사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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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과 사귀다'란 책을 통해 누구에게나 친숙한 공간이지만 특별한 공간으로 느껴지는 여행길에 올랐다. 평범한 일상 속의 공간이 새로운 공간으로 느껴지고 매료 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새삼 알게 되었다. 그 순간 그 장소는 나와 아주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을 넘어 사귀고 있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그곳은 이미 나의 특별한 일부분으로 자리 잡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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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과 사귀다'란 책을 통해 누구에게나 친숙한 공간이지만 특별한 공간으로 느껴지는 여행길에 올랐다. 평범한 일상 속의 공간이 새로운 공간으로 느껴지고 매료 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새삼 알게 되었다. 그 순간 그 장소는 나와 아주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을 넘어 사귀고 있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그곳은 이미 나의 특별한 일부분으로 자리 잡게 된다. '그곳과 사귀다'의 저자 이지혜씨는 평범한 사람들이 매일 무심히 지나치는 공간들을 상대로 사귄다는 표현을 쓰면서 그곳에 얽힌 이야기를 예쁜 사진과 함께 풀어내고 있다. 대부분 내가 무심히 지나치던 곳들이여서 새삼 책 속에 나온 공간들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고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평소에는 사람이든 장소이든 환경이든 낯선 것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에 불편함과 더불어 어색함이 있어 쉽게 잘 관계를 맺지 못하는 면이 나에겐 있다. 그래서 커피 한 잔을 마시러 가도 내가 잘 알고 익숙한 커피숍을 주로 찾게 되고 음식점 역시 마찬가지다. 허나 의도하지 않은 공간에 가끔씩 갈 때가 있다. 낯선 곳에서 발견한 아기자기한 이쁜 커피숍이나 홀로 걷는 산책길, 사람이 적은 시간을 이용한 조조영화인데 때마침 보는 사람이 나를 비롯해 두 세명 밖에 안될때 느끼는 묘한 감정은 그 공간이 그냥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시간으로 느끼지기도 한다.

 

 

책에 소개된 50개의 이야기 중 내가 가지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 바로 산후조리원이다. 난 학교를 졸업하는 해 24살에 결혼을 해서 바로 그 해 말에 첫 아이를 낳았다. 우리때는 산후조리원이 없었기에 당연히 친정에 가서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아야하지만 일을 하고 계셔서 우리집에 오신 시어머님의 도움을 일주일 정도 받았다. 환갑을 막 넘긴 시어머님의 보살핌을 받는다는 것이 그 때는 왜 그리 송구스럽고 죄송했던지... 충분한 수면은 고사하고 아이조차 제대로 맡기지 못하는 서툰 초보엄마는 이제 막 직장에 취직해 자신의 일로 바쁜 옆지기에게 한 없는 서운함과 야속함을 느꼈던 시기이기도 했다. 헌데 저자는 아기를 출산한 분을 축하해주러 산후조리원을 찾았는데 아기를 출산한 여자분은 매일 같은 문장을 읽어주며 아기에게 나쁜 말, 슬픈 말이 전해질까봐 전화까지 조심히 받았던 이야기를 하며 자신이 한 남자에게 매일 시를 읽어주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신의 곁에 있는 그에게 따뜻하고 진실한 한 마디를 선물해 주고 싶다고 털어 놓았는데 난 살면서 서운함과 아쉬운 감정만을 옆지기에게 더 느끼고 산 것은 아닌지 나를 돌아보며 내 곁에 있는 아들의 아빠인 옆지기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전하고 싶어졌다.

 

 

 

 

간단히 축하할 일은 빠른 전화나 이메일, 문자로 해결하는게 요즘 세태다. 멀리 사는 친구에게 편지를 보내고 오래간만에 편지를 받아 본다는 친구의 말에 그 이후로는 편지를 꽤 자주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 오래된 책이 더 비싸고 소중한 이유로 자신이 쓴 일기장을 빗대어 한 이야기, 공연 중간에 잠시 쉬는 시간 '인터미션' 이 시간이 단순히 화장실을 다녀오고 잠시 쉬는 시간이 아니라 공연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이란 이야기, 소중한 사람이 타국으로 떠나 그와 자신과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사찰'이란 공간에 털어 놓는다. 템플스테이를 통해서 떨어져 있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는 예전 내가 연애할 때 느꼈던 감정들을 다시 불러 일으켜 한동안 추억의 시간속을 헤매게 했다. 자신의 파리 여행에서 묵은 민박집과 학창시절 미술 시간에 얽힌 이야기 등등 참으로 다양하고 소소한 이야기가 잔잔하지만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들이라 나도 모르게 추억 속에 빠져 들었으며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공감하게 된다.

 

사진과 글 모두 이쁘다. 공간들 속에 담겨진 이야기도 좋지만 공간들과 관련된 일반인들의 사연 또한 읽는 재미가 쏠쏠하고 유쾌하다. 빨리빨리가 생활화 되다시피한 우리네 일상과 다르게 조금 느리고 천천히 뒤를 돌아보아도 충분히 행복하고 여유로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일상의 공간들이 주는 아름다운 이야기에 귀 기우리며 추억에 빠져 느림의 미학이 무엇인지 평범한 일상이 주는 소박한 행복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였다. 

 



q******5 2013.01.25. 신고 공감 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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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그곳을 떠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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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특별한 공간이 있기 마련이다. 평범이 아닌 특별함으로 기억될 수 있는 건 어떤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많은 공간은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지만 누군가에겐 나만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그건 그곳과 그만의 비밀로 간직될 것이다. 이지혜의 『그곳과 사귀다』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얼굴로 다가오는 50개의 공간들에서 만날 수 있는 비밀을 들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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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특별한 공간이 있기 마련이다. 평범이 아닌 특별함으로 기억될 수 있는 건 어떤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많은 공간은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지만 누군가에겐 나만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그건 그곳과 그만의 비밀로 간직될 것이다. 이지혜의 『그곳과 사귀다』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얼굴로 다가오는 50개의 공간들에서 만날 수 있는 비밀을 들려주는 책이다.

 

 <가장 솔직한 ‘마음’을 주고받는 곳>, <웃기도 울기도 하는, 여러 감정을 만나는 곳>, <잊었지만 기억하기 위해, 한 번 더 돌아보는 곳>, <어제와 오늘을 다르게 만드는, 순간을 마주하는 곳> 네 가지 테마로 우리가 누군가와 함께 머물렀던 공간을 이야기한다. 테이크아웃 커피점을 시작으로 노래방, 영화관, 서점, 포창마차, 비디오 가게, 공원, 헌책방, 뷔페처럼 흔하게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은 익숙하게 다가온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눈을 마주하고 감정을 나눴던 공간이 사진첩으로 펼쳐진다.

 

 나와 당신의 추억을 묻어 둔 공간, 우리의 만남과 이별을 가만히 지켜봐준 공간을 생각한다. 날씨나 계절에 따라 듣고 싶은 음악이나 먹고 싶은 음식이 있듯 장소도 그러하다. 아팠던 기억보다는 좋았던 기억을 간직한 곳이다. 아니, 돌아보니 좋았던 기억이다. 학창시절의 모든 걸 알고 있는 옥탑방이나 힘겨웠던 직장생활을 견딜 수 있게 도와준 동료와의 아지트가 그렇다. 그곳만 벗어날 수 있다면 행복할 거라 믿었던 나의 모습은 이런 구절 앞에서 작아진다.

 

 ‘연습실에서만큼은 끝이 가장 멋져 보였다. 하나의 시점을 정해두고 그날에만 몰두하여 모든 이성과 감성을 뽑아내는 것, 끝이라는 단어를 가장 가까운 목표로 삼고 넘어지고 울더라도 끝까지 해보는 것, 바로 연습생 친구들이 보여준 모습이다. 끝이라는 것이 그들의 목표일 테고 그들은 그 누구보다 그날을 기다릴 것이고 결국 그들에게 그날은 열릴 것이다.’ (184쪽, 연습실 중에서)

 

 누군가의 간절함을 알고 있는 공간이 있을까. 도서관, 독서실을 떠올리다 책에서 만난 산후조리원, 응급실 앞, 막차, 새벽 시장을 생각한다. 정말 고마운 공간이 아닌가. 처음으로 아이를 만난 엄마의 감격스러운 마음을 아는, 무섭고 두려운 상황을 거둬줄 거라 믿고 달려가는 그곳이 참 고맙다.

 

 ‘우리에겐 시시때때 많은 일이 찾아온다. 기쁜 일도 슬픈 일도 화나는 일도 당황스러운 일도 모두. 갑자기 찾아오는 일의 색깔에 따라 갑자기 와서 고마울 수도, 원망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 응급이라는 공통점으로 본다면 똑같은 것이다. 다만, 응급으로 왔을 때 조금 더 바쁘지 않기 위한 마음을 만들어놓는 것이 중요하다.’ (226쪽, 응급실 앞 중에서)

 

 어떤 공간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분명 그럴 것이다. 그러나 기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곳이 어떤 곳이든 소중한 사람과 함께했던 곳이라면 말이다. 저마다의 그곳을 떠올리게 만드는 책이다.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아릿한 통증을 불러올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기억하는 그곳을 당신이 기억하면 좋겠다. 당신의 기억 속 어딘가에 내가 있다면 더 좋겠다.



r*********s 2013.08.23. 신고 공감 1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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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서 찾는 인생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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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눈은 마음에 있는가   시인은 마음에 눈이 있다고 했던가. 평범한 일상의 공간이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인 저자에 의해 새로이 살아난다. 50개의 장소, 공간에 의미를 담고 인생을 이야기한다. 그 속에서 그냥 흘려 버릴 것들에 대한 애정이 사색을 담아내어 글로 표현되었다. 예쁘다. 제목조차 시같다. "그곳과 사귀다"   가장 솔직한 '마음'을 주고받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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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눈은 마음에 있는가

 

시인은 마음에 눈이 있다고 했던가.

평범한 일상의 공간이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인 저자에 의해 새로이 살아난다.

50개의 장소, 공간에 의미를 담고 인생을 이야기한다.

그 속에서 그냥 흘려 버릴 것들에 대한 애정이 사색을 담아내어 글로 표현되었다.

예쁘다. 제목조차 시같다. "그곳과 사귀다"

 

가장 솔직한 '마음'을 주고받는 공간 10곳,

여러 감정을 만나는 13곳,

잊었지만 기억하기 위해 한 번 더 돌아보는 곳 13곳,

어제와 오늘을 다르게 만드는, 순간을 마주하는 곳 14곳이

작가의 직감과 따뜻한 시선으로 소개되어 있다.

특별할 것도 없는 장소에 대해 의미가 부여된 해석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아마 시인이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범인은 보지 못한 마음으로 눈으로.

 

 

 

  

각 장소마다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어떤 깨달음이 주어질까.. 기대하며 펼친다. 

또한 저자의 이야기도 재밌지만,

각 공간에서 만난 이들의 인터뷰가 이어져 그 글을 읽다 보면

내가 그곳에 있는 듯 착각하게 한다. 생생하다.

 

 

 

 

인생의 의미둠에 대하여

 

젊음의 치기에 아프기도 했고 방황도 했다.

그런 감정의 소비가 싫었지만 지나오고 나니 청춘이었다.

인생의 절반쯤 살아오며 느낀 것은 그 때가 가장 아름다웠던 때였다고.

그 아픔도 인생의 하나였고 인생이란 그때마다의 색으로 입혀가는 것이라 깨닫는다.

 

책의 제목에서 말하는 공간과 사귀는 것이 무엇일까?

사귐이란 관계를 맺는 것이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닌가.

공간에서 느끼는 저자의 사색에는 그렇게 의미를 부여한 인생이 있다.

한 잔의 테이크아웃 커피에 따뜻한 마음을 담고,

때론 침묵이 더 큰 힘을 가진 위로였음을,

추억이란 이야기가 남아 그리워하는 것,

무대 뒤 배우들의 모습에서 깨닫는 감정의 추스림,

여행의 후유증은 현실에 적응해야 하는 마음의 고단함이며,

인생이란 잠시 쉬는 휴식이 필요하고,

산의 정상에서 내려오는 법을 배우며,

연습으로 내딛는 노력이 가장 열정적이라는 것,

영원하지 않은 인생을 소중히 생각하라는 지혜를 얻는다.

 

 

 

 

 

나는 지금 어느 곳에 있는가?

어느 곳에 있든 그곳과 사귀면 의미있는 공간으로 변해있으리라.

그 공간에 함께 하는 사람이 있어 좋은 것이겠지.

내가 거하는 이 공간에 누가 거하든, 누가 잠시 들르든

마음을 녹여내고 다독이고 힘을 얻어 갈 수 있도록 그 공간 안의 사람과 사귀며,

그래서 그 공간과 사귀어 보리라.

 


 

 

내가 사귀고 싶은 공간

 

나도 내 공간을 풀어내 볼까?

나도 내 공간과 사귀어 볼까?

나는 혼자 걷는 길을 좋아한다.

혼자서 걷는 그 길에서 나는 생각하는 즐거움을 누린다.

어제와 오늘, 내일을 잇는 그 오롯한 시간이 즐겁다.

모름지기 저자처럼 사색깊은 깨달음은 얻지 못하겠지만,

자연을 맛보고 생각을 펼치고 기도도 할 수 있는 혼자 걷는 그 길이 참 좋다.

내 고향, 산책하듯 거닐던 그곳이 문득 그리운 건

내 젊은 날의 추억이 있는 공간이라 더 그런 것이 아닐는지.

 

 

YES마니아 : 플래티넘 i*****7 2013.01.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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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잠재성에서 온기를 만나다.-그곳과 사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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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그곳과 사귀다(이지혜: 소담출판사, 2013) 공간이 말한다. 그리고 그 남자와 그 여자가 말한다.     "이 책은 그러한 공간의 잠재성에 대해 조금씩 온기를 보태고자 하는 자의 사소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던 기록이다."  - 김경주(시인)      시인들은 일반인들은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한다고 말합니다. 아마도 김경주 시인이 바라보는 <그곳과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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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그곳과 사귀다(이지혜: 소담출판사, 2013)

공간이 말한다. 그리고 그 남자와 그 여자가 말한다.

 

  "이 책은 그러한 공간의 잠재성에 대해 조금씩 온기를 보태고자 하는 자의 사소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던 기록이다."  - 김경주(시인)

 

   시인들은 일반인들은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한다고 말합니다. 아마도 김경주 시인이 바라보는 <그곳과 사귀다>에 대한 평가가 바로 시인으로서의 평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먼 거리를 떠나기보다는 집 밖으로 잠시 외출하는 것에서도 여행의 소소함을 찾습니다. 언제나 방문하는 장소들을 또 방문하지만 그곳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을 사랑합니다. 아이와 함께 길을 거닐며 방문했던 장소를 반복해서 가는 이유. <그곳과 사귀다>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그곳에 있던 그 공간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다.>

 

  저자 이지혜는 *에세이스트이자 기획자이며 계간 시 전문지 <에지>에 2012년 등단한 시인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다양한 일상의 공간이 간직한 이야기를 공간과 사람을 통해서 전하고 있습니다. 테이크 아웃 커피점을 시작으로 새벽 시장까지 평소에 무심히 지나친 혹은 우리 곁에 있으면서도 가보지 못한 공간들에 관한 특별한 이야기는 일상의 여행기이기도 합니다.

 

  특별한 공간을 방문하기를 꿈꾸는 이들에게 일상의 공간들은 식상하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만나는 공간들의 이야기를 읽는다면 다음날 자신도 모르게 일상의 공간을 향한 발걸음을 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공간과 그 공간을 방문한 그 남자와 그 여자의 이야기들이 우리를 초대하기 때문입니다.

  <그곳과 사귀다>는 50여곳의 장소들을 방문하여 저자가 느끼는 공간에 대한 단상과 상념이 얽힌 이야기들과 공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미에 수록한 포토에세이입니다. 이야기들의 대상이 되는 공간이 일상의 공간이기에 친숙하면서도 너무나 친숙해져 그 의미를 지나치기 쉬운 공간들에 얽힌 이야기라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공간이 말한다. 그리고 그 남자와 그 여자가 말한다.> 

 

  매일 혹은 자주 방문하셔도 그 공간이 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잊고 지낼때가 많습니다. 무턱대고 길을 걸으며 반복되듯이 여러 공간들을 방문하는 동안 마음의 안정과 휴식을 취하는 필자에게 있어 이 책은 왜 그 공간을 그렇게 애틋하게 그리워하며 방문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되어준 책이기도 합니다. 아이와 함께 자주 들르는 장소들은 어쩌면 아이에게 전하고픈 안정감과 삶의 메시지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곳과 사귀다>는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마음'을 주고 받는 공간들을 소개하고, 2부에서는 여러 감정들이 살아 있는 혹은 영향을 미치는 공간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3부에서는 다시 방문하게되는 공간들이, 4부에서는 어제와 오늘을 다르게 만드는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소소한 공간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이라도 서로 다르게 다가오는 공간의 느낌과 그 느낌을 전하는 다양한 관점들을 통해 이 책은 단순하고 지루해질 수 도 있는 방문기가 아닌 특별한 책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말하는 공간들과 우리들만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이 책에서 나를 만나고 그리고 그와 그녀를 만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 에세이스트(an essayist): 수필가를 말합니다. 국내에는 동일한 명칭으로 격월간지가 있습니다.



s******a 2013.01.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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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과 사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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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과 사귀다 글·사진 이지혜 소담출판사    사진과 더불어 50개의 공간을 소개한 이 책에서는, 가장 솔직한 ‘마음’을 주고받는 곳으로 테이크아웃 커피점, 팬터마임 공연장, 노래방, 놀이터, 결혼식장, 동창회, 생일 파티장, 영화관, 강연장, 산후조리원을 소개하고 있다. 웃기도 울기도 하는, 여러 감정을 만나는 곳으로 서점, 공항, 무대 뒤편, 114 안내센터, 포장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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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과 사귀다

글·사진 이지혜

소담출판사

  

사진과 더불어 50개의 공간을 소개한 이 책에서는,

가장 솔직한 ‘마음’을 주고받는 곳으로 테이크아웃 커피점, 팬터마임 공연장, 노래방, 놀이터, 결혼식장, 동창회, 생일 파티장, 영화관, 강연장, 산후조리원을 소개하고 있다.

웃기도 울기도 하는, 여러 감정을 만나는 곳으로 서점, 공항, 무대 뒤편, 114 안내센터, 포장마차, 비디오 가게, 토론장, 여행사, 민박집, 전시회장, 소아 병동, 사찰을 열거해 놓기도 하고,
잊었지만 기억하기 위해, 한 번 더 돌아보는 곳으로는 우체국, 고속도로, 사주카페, 공원, 헌책방, 작명소, 옥상, 연습실, 지하철 환승역, 면접장, 산, 인쇄 골목, 재활센터를 등장시킨다.
Part. Four 어제와 오늘을 다르게 만드는, 순간을 마주하는 곳으로 꽃 가게, 분실물센터, 인터미션, 응급실 앞, 이벤트용품점, 재활용센터, 막차, 골동품 가게, 첫 버스, 벽화 거리, 뷔페, 입학식장, 새벽 시장을 꼽았다.

물론 모두 작가의 생각이고 작가의 느낌이기에, 때로는 공감이 안가는 부분도 있고, 격하게 공감하게 되서 그 공간을 꼭 다시 가보고 싶어지는 등, 각자의 성향에 따라 그 느낌이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글을 읽어보면서, 별다른 감흥없이 일상적으로 바라보고 생활하던 공간들이 새롭고 아름답게 연상된다는 점일 것이다.

참으로 우리는(아니, 나는) 무의미하게, 별다른 고민이나 고찰없이 무덤덤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너무나도 건조하게……. 때로는 심하게 갈등도 하고, 절절하게 애통해하기도 하면서, 보다더 치열하게, 보다더 격정적으로 사는 삶을 그저 이론적으로만 갈망하는 것은 아닐까?

작가가 구분하여 놓은 공간 네 가지를 되짚어 보면서, 잊었지만 기억하기 위해, 한 번 더 돌아보는 곳이 소소하지만, 가장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곳이라고 공감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아름다운 곳이라던가, 꼭 다시 가보고 싶어지는 곳이라고 절대 떠올리지 않지만, 글 속에서, 사진 속에서 접해보니, 많은 들리지 않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이렇게 소리없는 울림에 귀 기울이고, 소리없는 외침으로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울컥해져 본다.

2013.1.17. 사귀고 싶은 곳에 대한 생각에 빠진 두뽀사리~



i***2 2013.01.1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잘 지내려 노력하지 않는 이'가 찾아낸 공간의 감성 [그곳과 사귀다] 이지혜 지음
"'잘 지내려 노력하지 않는 이'가 찾아낸 공간의 감성 [그곳과 사귀다] 이지혜 지음" 내용보기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찬 만원 지하철 안에서 책을 펴 든다. 아담한 판형에 동글동글 맺힌 글과 사진이 아기자기한 책, <그곳과 사귀다> (2012, 이지혜 글 · 사진, 소담출판사 펴냄)를 만나기 위해서다. 모두 같은 방향으로 흔들리는 틈바구니에서, 상큼한 바람이 살며시 불어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책은.   저자는 작년에 등단한 시인이고, 에세이스트 및 기획자이다. 책 날개
"'잘 지내려 노력하지 않는 이'가 찾아낸 공간의 감성 [그곳과 사귀다] 이지혜 지음" 내용보기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찬 만원 지하철 안에서 책을 펴 든다. 아담한 판형에 동글동글 맺힌 글과 사진이 아기자기한 책, <그곳과 사귀다> (2012, 이지혜 글 · 사진, 소담출판사 펴냄)를 만나기 위해서다. 모두 같은 방향으로 흔들리는 틈바구니에서, 상큼한 바람이 살며시 불어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책은.

 

저자는 작년에 등단한 시인이고, 에세이스트 및 기획자이다. 책 날개의 '저자 소개'에서 '잘 지낸다는 말보다는 그럭저럭, 그냥 지낸다는 말을 좋아한다. 잘 지내는 사람보다는 그렇지 않은 사람의 눈빛과 마음이 궁금하다. 잘 지내려 노력하지 않는다.'라는 구절이 눈에 들어온다.

 

<그곳과 사귀다>에 실린 50꼭지는 네 파트로 나뉘어 있다. '가장 솔직한 마음을 주고받는 곳', '웃기도 울기도 하는, 여러 감정을 만나는 곳', '잊었지만 기억하기 위해, 한 번 더 돌아보는 곳', '어제와 오늘을 다르게 만드는, 순간을 마주하는 곳'이라는 제목부터 잔잔하지만 생각할 거리를 준다.

사주카페며 작명소, 팬터마임 공연장처럼 아직 가 보지 않았던 곳들은 그곳 나름대로, 결혼식장이며 영화관, 서점처럼 익숙한 곳들은 그곳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이곳들을 저자의 설명으로 바꿔 본다면 '사주카페'는 '가보지 않은 길을 상상해보는 곳'이고, '서점'은 '어떤 것을 찾든 그들의 취향이 존중받는 곳'이다.

그럼 여기서 퀴즈 하나. '가장 뜨거운 마음을 전하는 곳'은 어디를 가리키는 설명일까? 그건 바로 '테이크아웃 커피점'이었다.

각 꼭지마다 폴라로이드로 찍은 것 같은 사진이 맨 먼저 나오고, 그 아래에는 독자에게 말을 건네는 느낌의 글이 있다. 그런 다음 그곳과 관련된 그의 이야기를 조근조근 꺼내 놓는다. 어느 것 하나 튀지 않아서 어지럽지 않은 그런 차분함이 글들에 있다. 그곳에서 만난 여자와 남자의 이야기가 소개된 후, 그곳의 입장에서 쓴 '~는 말하다' 코너로 마무리된다. 각 꼭지의 시작과 끝이 시적이어서 부드럽고 따뜻하게 마음을 위로하고, 사진들마저 톤다운되어서 차분한 감성을 전한다.

 

지금껏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던 공간들에 새로운 눈길을 보내 본다. 항상 곁에 있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새롭게 보이듯, 이제 나는 내가 만나는 곳들과 사귈 준비를 한다.

y*****9 2013.02.0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우리의 일상을 찬란하게 해주는 공간 속으로! Go!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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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을 찬란하게 해주는 공간 속으로! Go! Go! 아무리 평범하고 일상적인 공간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들면 매일 오가는 지하철 환승역, 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는 분실물센터, 접시 한 가득 취향에 맞게 음식을 담아 먹는 뷔페, 내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 테이크아웃 커피점 등 지극히 일상적인 공간이 이 에세이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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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을 찬란하게 해주는 공간 속으로! Go! Go!

아무리 평범하고 일상적인 공간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들면 매일 오가는 지하철 환승역, 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는 분실물센터, 접시 한 가득 취향에 맞게 음식을 담아 먹는 뷔페, 내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 테이크아웃 커피점 등 지극히 일상적인 공간이 이 에세이의 주인공입니다. 이렇게 평범하고 일상적인 공간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들은 누구이며, 그들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요?

 

'이제야'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인 저자 이지혜는 너무 일상적인 공간이라 한번도 눈여겨 보거나 의미를 두지 않았던 50곳의 공간을 4가지 '감정'을 기준으로 분류하고 숨어있는 의미를 발견해 알려 줍니다. 특히, 각 공간에서 마주친 사람들의 짧은 인터뷰까지 함께 실려 있어서 그 공간들에 숨은 사연까지 엿볼 수 있습니다. 그들의 인터뷰를 볼 때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의미를 찾았는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올 때가 다 되었다는 그의 연락을 받고 카페 밖으로 나갔다. 정류장에서 그를 기다리는데 문득 테이크아웃 커피점이 눈에 보였다. 내가 조금 전 느꼈던 뜨거운 라떼의 맛, 따뜻했던 순간을 그에게 선물해주고 싶었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참 뜨겁고 따뜻했다고. 테이크아웃 커피점에서 커피 한 잔을 주문해 정류장으로 오자 그가 환하게 나를 반겼다. 다행히 내가 마신 라떼보다 그 커피가 훨씬 더 뜨거웠다. (p.17)

 

『그곳과 사귀다』라는 제목의 첫인상은 흔하고 흔한 여행 에세이 같습니다. 여행은 좋아하지만, 이렇게 흔하고 흔한 여행 에세이와는 이제 그만 작별을 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무심코 이 책의 목차를 보게 되었고 특별한 사연이 숨어 있는 50곳에 대해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리스트들은 매력적입니다.

 

<가장 솔직한 '마음'을 주고받는 곳>, <웃기도 울기도 하는, 여러 감정을 만나는 곳>, <잊었지만 기억하기 위해, 한번 더 돌아보는 곳>, <어제와 오늘을 다르게 만드는, 순간을 마주하는 곳>. 당신이라면 이 카테고리에 어떤 특별한 장소를 넣고 싶으신가요? 만약 일상이 지겹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에 실린 리스트를 한번 살펴보세요. 당신이 매일 생활하는 공간을 주의깊게 살펴보게 되고, 다시 한번 가보고 싶어질 것입니다.

 

정상은 물론 좋다. 누구나 한 번쯤은 도전, 아니 얻고 싶은 단어다. 그런데 정상에서 맛본 희열 때문에 내려오기가 쉽지 않다. 살짝만 내려와도 우르르 무너진 것처럼 느껴지니까. 정상에 올랐다면 거기서 내려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또 다른 정상에 초대받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내려오는 법을 익혀야 한다. 내려가는 풍경이 낯설어 헤맬 수는 있지만 올라갔던 길과 다르지 않은 길이고 단지 내가 몸을 반대로 돌리고 시선을 달리하기만 하면 된다. (p.195)

 

 

 

 

2013. 01. 31. by 뒷북소녀.

h*******0 2013.01.3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그곳과 사귀다.- 도시유목민이 마법에 걸리는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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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과 사귀다.- 도시유목민이 마법에 걸리는 주문! 올해는 마음이 소란스러워 많은 목표를 마음에 담았더니만 에세이란 장르는 저만치 내것이 아닌듯 했어요. 그래서인지 버선발로 뛰쳐나가버린 나는 정신나간 여자처럼, 숱한 책들중에서 헤매다가 1월끝자락에서야 나를 쉬게하는 책 <그곳과 사귀다>를 만났네요. 그래서 더욱 기대하고 조심스럽고 고마웠을지도^^이제야 시인은 본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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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과 사귀다.- 도시유목민이 마법에 걸리는 주문! 

올해는 마음이 소란스러워 많은 목표를 마음에 담았더니만 에세이란 장르는 저만치 내것이 아닌듯 했어요. 그래서인지 버선발로 뛰쳐나가버린 나는 정신나간 여자처럼, 숱한 책들중에서 헤매다가 1월끝자락에서야 나를 쉬게하는 책 <그곳과 사귀다>를 만났네요. 그래서 더욱 기대하고 조심스럽고 고마웠을지도^^

이제야 시인은 본명이 이지혜이신가보네요. 시집에는 이제야,로 쓰실 듯 한데 왜 이 에세이집에는 본명으로 냈을까 궁금했어요. 시인이 아닌 본연의 인간다운 실체로 이 책과 마주하고 있나보구나 하는 생각으로 귀결되더군요. 그래서 더욱 이 책<그곳과 사귀다>가 솔직담백하고 조용하고 나즈막하게 말을 거는 느낌이랄까.

커피집, 놀이터, 결혼식장,동창회, 영화관, 소아병동,우체국, 산후조리원, 작명소, 옥상등등 저같은 도시유목민이 어디서나 만날수 있는 이런 공간을 이쁘게 찍고 하나의 챕터씩 묶어서, 게다가 그공간에서 만난 낯선 사람과의 짤막한 대화까지 곁들인 쉼표같은 책이었어요. 그동안 이런 곳을 바삐 지나치며 나는 일상의 기계적인 마주침이 피로이자 번잡함, 소란과 실존의 현장으로 느껴졌는데 이 황폐한 도시에서 난 아프지않다고, 외롭지 않다고, 쓰러지지않는다고 고독한 러너처럼 무심히 스쳐지나가던 내 모습이 상처받은 도시유목민처럼 비교되는 게 부끄럽기도 해고요. 마치 생존의 아우성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나에게 도시란 그저 모순과 욕망의 랜드마크일뿐. 그 단선적인 생각이 더욱 우리의 쓸쓸함을 무성하게 만들 뿐이라는 반성.

그래서 이 책을 들고 퇴근하는 길에는 하루를 다 소모한 그로기상태일지라도  내 주변의 간판들과 공간들을 아무 편견없는 미학의 공간으로 상상할 수 있어서 고마웠어요. 건물만으로 배경만으로 바라보던 피사체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일상과 풍경을 낯설게 보는 법을 살짝 배웠다고 할까요? 그러면서 챕터 한장한장을 넘길때마다 그곳에 얽힌 나만의 추억과 냄새를 떠올리곤 했습니다. 마음의 근육이 풀리면서 느슨해지더라고요. 어느덧 내 자신이 포르말린처럼 자유로워지는 상상은 묘한 마법이었죠. 항상 지나치던 꽃집과 환승주차장도 마치 동유럽으로 여행하던 그 날처럼 설레이게 느껴지더라고요.

신호등과 인파를 따라 어꺠를 움츠리며 흘러흘러가던 내가 어느덧 방향도 맘대로 자유롭게 유영하는 기분은 길이 없어도 좋아라.내가 아는 사람의 방향은 내것일텐니! 뭐 그런 자신만마저 들더라고요. 오지않는 주인을 기다리는 분실물센터도 슬처보이지않았어요. 이런게 바로 공간이, 풍경이 바로 진실이 되는 순간이 아닐까요.

신비하지 않나요? 떄로는 가장 익숙한 것이 또한 가장 낯설게 날을 세우며 다가올 수 있다니 말이죠. 
익숙한 것들의 전복은 공간을 배경이 아닌 풍경으로 만듭니다. 앞으로도 삶이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해질때면 이 소중한 도시유목민의 공간들을 조근조근 잘근잘근 관찰해야겠어요. 이 책이 알려준 마법의 주문대로요.^^


토론장 : 결국 우리 모두가 옳다는 것을 알게 되는 곳



서점 : 내 서점에서의 포즈와 비슷한 사진을 보고 있자니 내 등짝도 저렇겠구나 하는 상상

팬터마임공연장 : 말하지 않아도 아는 곳.

그리고 또 한가지! 질투나게 낯선 사람에게 말도 잘거는 저자, 이지혜님을 떠올립니다. 
어느덧 머리가 굳어서 낯선 사람이 살짝 어깨쭉지만 닿아도 소스라치게 놀라는 저에게 
이 책에서처럼 온화하게, 이쁘고 대견하게, 살짝 언 홍시처럼 말거는 비결 좀 알려주세요!! 


m******e 2013.01.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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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그곳과 사귀다 _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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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살아가며 접하게 되는 장소는 몇 곳이나 될까? 우리가 하루에 만나는 사람은, 하루에 나누는 대화의 양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이런 물음은 생각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매일 마주치고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사소하기도 하고, 당연스럽기도 하다. '그곳과 사귀다'는 이렇게 흔히 지나칠 수도 있는 우리 옆의 많은 공간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50곳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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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살아가며 접하게 되는 장소는 몇 곳이나 될까? 우리가 하루에 만나는 사람은, 하루에 나누는 대화의 양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이런 물음은 생각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매일 마주치고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사소하기도 하고, 당연스럽기도 하다.

'그곳과 사귀다'는 이렇게 흔히 지나칠 수도 있는 우리 옆의 많은 공간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50곳의 장소와 그와 관련된 이야기, 그곳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작가가 직접 찍은 감성적인 사진들이 함께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나 또한 여행을 좋아한다. 시간과 여건만 된다면 언제든, 어디로든 항상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아이가 둘이 되고 뜸했던 여행이었기에 겨울이 지나고 날이 좀 풀리면 어디부터 가야할지 생각하느라 요즘 셀레는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또 오랜만에 친구들과 해외로 여행을 가기로 해서 가족을 두고 가뿐한 마음으로 시간을 즐기려하는 계획도 있었다. 이렇게 여행은 생각하고 계획하는 것 만으로도 많은 즐거움을 준다. 그런데 꼭 어디론가 떠나야만 하는 걸까? '그곳과 사귀다'를 읽는 내내 그런 물음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나도 현실의 벽에 막힐땐 여행 에세이를 읽거나 하면서 마음을 달래곤 하는데, 가까운 곳에서도 충분히 내 마음이 달래질 수 있고 치유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고 싶거나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면 하는 것들이 있다. 동네 커피전문점에서 테이크 아웃 커피를 한잔 사고 그 향을 맡으며 천천히 걷는다. 그리곤 좋아하는 라디오를 틀어 놓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커피를 마신다. 가끔은 혼자 아껴보고 싶은 영화를 마음껏 감상하기 위해 조조 영화를 보기도 하고, 일행은 없지만 가고 나면 모두가 친구인 것 같은 서점에 들러 좋아하는 책을 살피기도 한다. 물론 이런 중에 친구들과 떠들썩한 수다 시간을 갖기도 하고 함께 맛집을 찾기도 한다. 지금 생각하니 이 모든 시간들이 오로지 나를 위해서, 나의 즐거움을 위해서, 나의 영혼을 위해서 가졌던 시간이었다. 그로 인해 치유되고 충전되고 난 또 다른 활력을 얻어 매일을 즐겁게 살 수 있었다. 그러기에 떠나지 않아도 되었음을, 매일 겪은 사소한 일들과 사소한 것 같았던 많은 장소들에게 감사해야함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서점, 극장, 공연장, 우체국, 포장마차, 커피숍, 공원, 옥상 등... 작가는 너무나 사소한 곳 같은 장소에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그 글을 읽고 사진을 보고 있는 나도 추억에 잠기고 그 곳에 대한 나만의 이야기를 생각하게 하는 마법을 부린다. 그로 인해 책을 읽는 짧은 시간 동안 참 많은 것을 생각하고 많은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매일 반복되는 것만 같은 삶에 대한 감사, 흔하게 지나치던 수 많은 장소와 많은 사람들에 대한 감사, 그리고 이렇게 무사히 매일을 사소하게만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이변없이 보내고 있는 삶에 대한 감사.. '이보다 더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이 있을까?'하는 물음까지...

 

h****0 2013.01.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