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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까지 보여주는 마법의 봉다리
"엄마까지 보여주는 마법의 봉다리" 내용보기
인생에서 찬란한 시기가 여럿 있지만 딸아이가 한창 재잘거릴 때가 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일하러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에 들어오는 아빠에게 달려와 와락 안기는 딸아이! 손도 작고 발도 작고 얼굴도 작은 아이가 달려들어 볼을 부비부비 비비면 세상의 빛이 내게 쏟아지는 듯했다. 그날 있었던 일을 재잘재잘 떠들어대는 작은 입을 보면 세상의 어떤 근심 걱정도 흔적 없이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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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찬란한 시기가 여럿 있지만 딸아이가 한창 재잘거릴 때가 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일하러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에 들어오는 아빠에게 달려와 와락 안기는 딸아이! 손도 작고 발도 작고 얼굴도 작은 아이가 달려들어 볼을 부비부비 비비면 세상의 빛이 내게 쏟아지는 듯했다. 그날 있었던 일을 재잘재잘 떠들어대는 작은 입을 보면 세상의 어떤 근심 걱정도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다. 세상에서 누가 나를 이렇게 온몸으로 반기었던가. 내가 태어날 때 우리 부모가 온몸으로 환대했겠지만 그때를 기억할 수 없다. 따라서 내게 온몸으로 반가워한 최초의 사람이 바로 딸아이다. 아빠와 딸은 그렇게 각별한 관계가 아닐 수 없다.

 

여기, 세상에서 아빠를 가장 좋아하는 딸아이가 있다. 곰 인형을 질끈 허리에 매고 집에 있는 아이다. 아직 학교에 가기 전이고 동무를 사귀기 전이라서 곰 인형과 함께 논다. 하루 종일 집에서 놀다 맞이하는 아빠는 퇴근할 때면 짜잔! 봉다리 선물을 갖고 온다.

 

오늘은 보름달 빵이다. 아이는 자기 얼굴처럼 동그란 보름달 빵이라며 맛있게 먹는다. 그리고 하루 종일 같이 지내는 동무 곰돌이와 보름달 빵을 나눠먹는다. 맛있게 보름달 빵을 먹고 나니 아빠가 빨래를 하고 있다. 아이는 아빠에게 묻는다. “아빠 발은 왜 냄새가 나?” 아빠는 보름달 빵을 구해오려고 야구장 높은 곳에서 일하느라 그렇게 되었다고 말하려고 한다. 그러나 아이는 아빠가 용감하게 사다리 타고 올라가 거기서 보름달 빵을 따온 것이라고 여긴다. 아이는 다시 묻는다. 저번 날 무지개 젤리는 어떻게 구해왔는지. 아빠는 한강에 가서 쓰레기를 건져 올리느라 땀을 뻘뻘 흘렸다고 말하려고 한다. 그러나 아이는 금붕어 그물로 반짝반짝 젤리를 건져왔다고 여긴다. 아이는 또 다시 묻는다. 저저번 날 보석 반지는 어떻게 구해왔는지. 아빠가 말하려고 하자 아이는 아빠의 말을 가로채며 말한다. 아빠가 일하는 터널 공사장 안으로 갔을 때 동굴 속에 아빠 말고 누가 또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 엄마야!

처음 봤지만 난 금방 알았어.

 

아빠 잘 돌봐줘서 착하다고

보석 반지 줬어. 엄마가!

그래서 난 이 반지가 진짜 좋아.

 

처음 봤지만 금방 알아볼 수 있는 엄마. 왜 아니겠는가. 곰돌이랑 놀며 쓸쓸하게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는 수천 번 수만 번 엄마를 그리워했을 테다. 가슴 먹먹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으리라. 그러니 처음 보지만 단박에 엄마를 알아볼 수 있다. 아빠가 퇴근할 때마다 갖고 오는 봉다리 사랑 덕분에 만난 엄마. 엄마는 아빠를 잘 돌봐준다고 보석 반지를 주기까지 한다. 아빠가 아이를 돌봐주는 게 아니라 아이가 아빠를 돌봐준다고 선물을 주는 엄마. 처음 만나지만 아이를 잘 알아주고 보석 반지까지 선물하는 엄마가 준 보석 반지가 너무 좋다. 그렇지만 엄마의 보석 반지가 아빠가 퇴근할 때마다 갖고 오는 마법 같은 봉다리에서 나왔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여전히 아빠 봉다리가 세상에서 제일 좋을 수밖에.

YES마니아 : 골드 g*******g 2019.11.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