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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내가 진정으로 열렬하게 사랑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내가 일생 을 골몰하여 얻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 사이 하나 둘 빠져나가 고 초헌만 목상처럼 앉아 있는 병실을 힘없이 둘러본 고죽은 다시 짙은 비애 와도 흡사한 회상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물론 그것은 서화였다. 이미 보아 온 것처럼 그에게는 애초부터 가족이나 생활의 개념이 없었다. 소유며 축적 이란 말도 그에게는 익숙한 것이 아니었고, 권력욕이나 명예욕 같은 것에 몸 달아 본 적도 없었다. 언뜻 보기에는 분방스럽고 다양해도 사실 그가 취해 온 삶의 방식은 지극히 단순했다. 자기를 사로잡는 여러 개의 충동 중에서 가장 강한 것에 사회적인 통념이나 도덕적 비난에 구애됨이 없이 충실하는 것, 말 하자면 그것이 그를 이해하는 실마리이기도 한 그의 행동양식이었다. 그런데 가장 세차면서도 일생을 되풀이된 충동이 바로 미적(美的) 충동이었고, 거기 에 충실하는 것이 그의 서화였던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것이 내게 무엇을 줄 수 있었단 말인가. 고죽은 다시 자조적 인 기분이 되면서 스스로에게 물었다. 아직도 그것이 내게 무엇을 줄 수 있다 는 것인가……. |
| 현대중단편소설 382page <이문열의 금시조> |
내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와 가보지 않은 길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소설의 허구성을 감안하더라도 작가의 체험이 작품에 녹아나지 않을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현대중단편소설을 통해 기회주의자 이인국을 만나고 서화가로 생을 불태운 고죽 선생을 만나고 오빠를 죽게 한 죄책감에 자전거를 훔치는 서미혜란 여자를 만났다. 시대 배경과 인물들의 상황이 가볍지만은 않지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 수능이나 문학 공부에도 도움이 되고 인생 공부도 되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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