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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몸 하나가 온갖 감정과 영혼을 담고 있는 악기라는 뒤늦게 깨달았다는 김종해 시인. 등단한지 57년째의 원로 시인은 몸속의 모든 악기를 끄집어 내어 연주하고 싶다고 한다. 그의 연주는 글로서 노래되어 시로 연주 된다. 그런 마음은 황혼의 시인의 몸과 마음에 녹아 의미도 걸맞는 제목의 시로 태어났다. 늦저녁의 버스킹은 인생 후반의 시인의 노래들이다. 시집의 첫 시와 첫 묶음들은 황혼을 넘어 망자가 된 시인 자신을 유추하여 인생이 끝난후 과거를 돌아보는 관조의 시다. 인생의 끝자락 인간의 욕심인지 치열함에 대한것인지 시인은 회한으로 탄식한다. 지나고 나면 부질없을 삶을 우리는 왜 그리들 아둥바둥 살아갈까. 연륜이 깊을대로 깊어진 사람만이 할수 있는 언어들로 시집은 채워져 있다. 아내에 대한 사랑과 인생을 돌아보는 시들. 마지막 5장은 시인이 다니며 보고 느낀곳을 노래 했다. 마지막 시는 서대문 형무소로 분노와 함께 뜻밖의 감동이 전해 온다. 유관순 열사를 시작으로 8명의? 여성독립투사들을 호명하며 시인의 버스킹은 끝이 난다. 석양을 바라보듯 잔잔하며 애잔한 느낌으로 가득한 시집이다. 시가 주는 여운들은 언제나 길고도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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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떨어지는 저녁이 와서 내 몸속에 악기가 있음을 비로소 깨닫는다 그간 소리내지 않았던 몇 개의 악기 현악기의 줄을 고르는 동안 길은 더 저물고 등불은 깊어진다 나 오랫동안 먼 길 걸어왔음으로 깊은 등 뒤에서 고단한 몸을 눕힌다 삶의 길이 서로 저마다 달라서 네거리는 저 혼자 신호등 불빛을 바꾼다 오늘밤 이곳이면 적당하다 이 거리에 자리를 펴리라 나뭇잎 떨어지고 해지는 저녁 내 몸속의 악기를 모두 꺼내어 연주하리라 어둠 속의 비애여 아픔과 절망의 한 시절이여 나를 위해 내가 부르고 싶은 나의 노래 바람처럼 멀리 띄워 보내리라 사랑과 안식과 희망의 할 때 나그네의 한철 시름도 담아보리라 저녁이 와서 길은 빨리 저물어 가는데 그 동안 이생에서 뛰놀았던 생의 환희 내 마음속에 내린 낙엽 한 장도 오늘밤 악기 위에 얹어서 노래하리라 - 늦저녁의 버스킹, 김종해 ? ‘늦저녁의 버스킹’은 내게 오랫동안 쉬임 없이 달려온 시인이(‘나 오랫동안 먼 길 걸어왔음으로’) 잠시 그 걸음을 멈춰서고 자신의 속에 담아두었던 감정 또는 갈망들을 꺼내어 풀어내려 하는 (내 몸속의 악기를 모두 꺼내어 연주하리라) 이야기로 느껴진다. ‘나뭇잎 떨어지는 저녁’은 강렬한 태양 아래 빛났던 젊은 시절이 가고 찾아온 황혼을 의미하는 것 같다. 열심히 달려왔는데 그간 밖으로 꺼내 보이지 못했던 것들 (그간 소리내지 않았던 몇 개의 악기)를 꺼내려 한다. 그리고 그것을 ‘바람처럼 멀리 띄워 보내’려 한다. 어느 순간에서부터인가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그리고 나의 감정을 숨기고 참아야하는 일이 많아졌다. 현실에 쫓겨 나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던 꿈들도 점점 희미해져가는 것 같다. 하지만 ‘늦저녁의 버스킹’ 시 에서 처럼 문득 ‘내 몸속에 악기가 있음을 비로소 깨닫’는 것처럼 나도 내가 꿈, 그리고 나의 감정들이 생생히 되살아나 내게 성큼 다가올 때가 있다. 그 때면 그 것들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꺼내어 그것들에 대해 말하고 싶어진다. 꿈 꾸어 왔던 것들을 모두 이뤄내고 마음속에 묻어두며 지내왔던 감정들을 다 표현하지는 못하더라도 그것을 노래함으로써 흘려 보내고 또 다시 담담히 살아갈 수도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을 시인은 ‘늦저녁의 버스킹’에 빗대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어느 것이든 사라져가는 것을 탓하지 마라 아침이 오고 저녁 또한 사라져가더라도 흘러가는 냇물에 그러하듯 기꺼이 전별하라 잠시 머물다 돌아가는 사람들 네 마음속에 영원을 네 것인 양 붙들지 마라 - 외로운 별은 너의 것이 아니다 中 ? 「늦저녁의 버스킹」에 담긴 김종해 시인의 시들은 대부분 일상에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들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조언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부담없이 읽으며 공감이 가는 감정들이 시로 읊어질 때 위로를 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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