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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미학을 넘어선 독창적인 중국미학을 그리다
"실천미학을 넘어선 독창적인 중국미학을 그리다" 내용보기
<중국현대미학사>(성균관대,2013)는 중국 베이징대학 철학과 미학연구실 교수 장치췬(章啓群)의 '백년중국미학사략'(2005)을 옮긴 것이다. 중국 근현대 미학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11명의 사상가들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바로 왕궈웨이, 차이위안페이, 량치차오, 덩이저, 텅구, 쭝바이화, 위민于民, 쉬푸관, 차이이, 주광첸, 리쩌허우 등이다.   미는 주관적인가 객
"실천미학을 넘어선 독창적인 중국미학을 그리다" 내용보기

<중국현대미학사>(성균관대,2013)는 중국 베이징대학 철학과 미학연구실 교수 장치췬(章啓群)의 '백년중국미학사략'(2005)을 옮긴 것이다. 중국 근현대 미학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11명의 사상가들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바로 왕궈웨이, 차이위안페이, 량치차오, 덩이저, 텅구, 쭝바이화, 위민于民, 쉬푸관, 차이이, 주광첸, 리쩌허우 등이다.

 

미는 주관적인가 객관적인가? 장치췬은 심미의 주관/객관설에 따라 근현대 중국 미학사를 사대 유파로 분류한다. 첫째, 차이이 등의 객관 자연파다. 이들은 미를 객관적 자연의 속성이라고 본다. 둘째, 리쩌허우 등의 객관 사회파다. 이들은 미가 일종의 사회적 속성이고, 인류 집단이 창조한 결과라고 본다. 셋째, 가오얼타이 등의 주관파다. 이들은 미가 주관적 감각으로 객관적인 미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넷째, 주광첸 등의 주객관 통일파다. 이들은 미가 객관 사물의 속성이 주체의 요구에 부합한 것으로 본다.

 

"20세기 중국 미학의 이론 유산은, 첫째는 차이위안페이·주광첸 등으로 대표되는 서양 미학 사상과 미학 이론의 소개이고, 둘째는 왕궈웨이·쭝바이화·쉬푸관 등으로 대표되는 중국 사람의 심미적 독자성에 기반을 둔 미학 이론이며, 셋째는 차이이·리쩌허우·주광첸 등으로 대표되는 중국적 마르크스주의 미학 이론이다. 그 중 리쩌허우로 대표되는 ‘실천미학'이 성과가 가장 높았고 영향력도 가장 컸으며, 20세기 후반기 중국 미학계의 주류 이론이었다. 현재까지 중국 미학계에는 그 이외에 진정한 의미에서 아직까지 다른 이론 체계가 없다."(570쪽)

 

■주광첸의 미학사상

 

20세기 중국 미학의 대표자는 단연 주광첸과 리쩌허우다. 주광첸이 서양의 미학 사상과 이론을 정식으로 소개하고, 아울러 중국적 마르크스주의 미학 이론을 시작했다면, 리쩌허우는 '실천미학'이라는 중국식 마르크스주의 미학을 주도했다. 21세기 중국 미학의 방향은 주광첸과 리쩌허우의 노선을 계승하거나 극복하려는 작업일 수 밖에 없다.

 

"20세기에 중국 미학을 연구하는 과정에 나타나는 근본적인 문제 중의 하나는 바로 사유와 관념의 문제이다. 사실대로 말해서, 서양의 사유와 관념을 가지고 중국 미학을 보기 때문에 안개 속에서 꽃을 보듯이 분명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신을 신고 가려운 곳을 긁듯이 핵심을 비껴가는 결과를 드러내게 된다. 이러한 사유 방식과 관념은 주광첸의 영향과 떼어놓을 수 없다."(42쪽)

 

주광첸은 미는 마음에 있지 않고 사물에도 있지 않고 마음과 사물의 관계에 있다는 '주객통일설'을 견지한다.

 

"미는 사물에 있지 않고 마음에도 있지 않다. 그것은 사물과 마음의 관계에 달려 있다. 이러한 관계는 칸트와 보통 사람이 상상하듯이 사물이 자극하고 마음이 느끼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다. 그것은 마음이 사물의 형상을 빌려 정취를 표현하는 것이다. 나면서부터 스스로 존재하고 몸을 구부리면 여기저기에 구하듯이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미란 세상에 없다. 모든 미는 마음의 창조를 거쳐야 한다."(496쪽)

 

■리쩌허우의 실천미학

 

리쩌허우(1930-)의 실천미학은 중국적 마르크스주의에 기반한 사변적인 미학이론이다. 실천미학의 핵심명제는 바로 "미는 인간의 본질적 역량의 대상화" 라는 것이다. 미의 본질과 근원은 인류의 물질적 실천에 있고, 실천으로 말미암아 객관적 사물의 성능과 형식이 심미 속성을 갖게 되고 최종적으로 심미 대상이 된다. 심미는 정감과 이성이 뒤섞여 녹아들고 하나로 합쳐진 침적물이고, 이런 침적의 과정은 내용이 침적되어 형식이 되고, 상상과 관념이 침적되어 감상이 되는 과정이다. 이를 '적전설(積澱說)'이라고 부른다.

 

리쩌허우는 마르크스주의 철학이 유물론적 역사관('밥 먹는 철학'), 개체 발전론, 심리 건설론('자연의 인간화')이라는 세 가지 점에서 여전히 가치가 있다고 본다. 리쩌허우는 중국 예술사에서 천인합일의 현대판 해석인 '자연의 인간화'와 '인간의 자연화'라는 역사과정의 두 측면을 제시한다. 자연의 인간화와 인간의 자연화는 유가와 도가가 상호보완하는 중국 미학의 정신이기도 하다. 리쩌허우는 자신의 이론을 주체적 실천철학, 인류학 본체론, 역사 본체론으로 개괄한다.

 

리쩌허우는 실용이성, 낙감(樂感)문화, 하나의 세계, ‘도(度)의 예술' 이라는 중국 사상사의 네 가지 관념을 강조한다. 유가의 문화심리구조의 기본적 특징이 낙감문화와 실용이성이다. 실용이성은 중국인이 실제의 효용을 중시하고 사변과 감정적 광신을 경시하는 이른바 '밥 먹는 철학'의 성향을 강조한 개념이고, 낙감문화는 초월적 세계가 없고 현실생활을 본체로 삼는 문화를 가리킨다. '하나의 세계’는 '지금 여기의 인생'을 목표로 삼고 내세의 행복을 애써 추구하지 않으며 영혼의 구원을 바라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도의 예술'은  심미적 인격을 완성하는 것을 인생의 최고 경지로 간주하는 것을 강조한다.

 

■쭝바이화의 독창적 미학체계

 

한국에서 중국미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쭝바이화의 담론에 주목해야 한다. 서양의 미학담론과는 다른 체계적인 중국적 미학관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쭝바이화(1897-1986)는 20세기 중국에서 중국의 철학·미학·예술을 총체적으로 탐구해 자신만의 사상체계를 갖춘 독보적인 사상가다. 쭝바이화는 중국 전통 문화에 대해 깊은 애정과 자부심을 가졌다. 중국 예술은 작은 것에서 큰 것을 보고 유에서 무를 보고 허를 실로 변화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쭝은 위진남북조 시대를 독립된 자아를 표방한 중국 예술의 자각시대로 규정한다.

 

"위진과 육조 시대는 전환의 중요한 포인트로 시대를 두 단계로 나누었다. 이 시대부터 중국인의 미감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갔고 새로운 미의 이상을 표현했다. 그것은 바로 '처음 피어난 연꽃'이 '색채를 여러 차례 덧칠하고 금박으로 아로새기는 것'보다 더욱 높은 미의 경지라고 여기게 된 것이다.(316-7쪽)

 

쭝바이화는 <형이상> 에서 주역의 미학 개념을 뽑아내고 있는데 함, 간, 환, 관, 건, 소축, 대축, 비, 리 등 10여 가지 괘상을 다룬다. 가령 쭝바이화는 리괘에서 장식미를 발견한다. 리는 붙다(附麗)와 아름답다(美麗)의 통일이다. 리괘 단사에는 "리는 붙다 또는 걸린다는 뜻이다"라고 풀이했다. 리는 서로 만나다와 서로 떨어진다는 뜻이 있는데 이를 일종의 장식미로 해석했다. 려(麗)는 '나란히 늘어놓다'(幷列)로 해석될 수 있다. 려 자에 사람 인 변을 더하면 '짝 려'(儷)가 된다. 이처럼 리쾌에는 짝, 대칭, 대비 등 대립적 요소가 미감을 일으킨다는 사상을 포함하고 있다. 육조시대의 변려문, 윈림 건축 내부의 대련, 경극 무대의 형상 대비와 색채 대칭 등이 모두 짝의 아름다움이다. 시경의 창작미학은 부(직설적 묘사), 비(비유), 흥(본론을 유도하기 위한 두서) 세 가지다.

 

중국 예술은 작품 속의 독창적인 의경을 중시한다. 의경이란 시와 그림, 정감과 경물의 유기적인 결합이면서 생명의 투영, 정신과 심령의 현현이다. 쭝바이화가 말하는 의경은 이렇다.

 

"예술가는 심령으로 만상을 빗대어 말하고 산천을 대신해서 주장을 세운다. 그가 표현하는 것은 주관적인 생명 정취와 객관적인 자연 경물이 서로 융합하고 스며들어 솔개가 날고 물고기가 뛰놀며, 활발하고 영롱하며, 잠잠하고도 깊은 신령한 경계(靈境)를 이룬다. 이 영경이야말로 예술이 예술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의경'을 이룬다."(343-4쪽)

 

쭝바이화의 학생인 위민(1930-)은 동서양 사유 방식의 차이를 탐구했다. 서양 사유는 외부와 분석을 중시하고, 동양 사유는 내부와 종합을 중시한다고 여겼다.

 

"내부와 종합의 중시는 사람을 본위로 여기고 전체적 체계를 중시한다. 또 덕을 숭상하고 정적인 것을 좋아하며 이성이 내부로 뻗는다. 이른바 구상적 추상이 있고 무정형성·변증법성·직관성·창화·변질성 등 하나로 이어지는 특성이 있다. 외부와 분석의 중시는 자연을 본위로 하고 개체적 분해를 좋아한다. 또 지혜를 숭상하고 동적인 것을 좋아하며 이성이 밖으로 뻗어 나간다. 이른바 논리적 추상이 있고 유형성·기계성·사변성·조합성 등 하나로 이어지는 특성이 있다."(385-6쪽)

 

z***a 2013.08.18. 신고 공감 1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