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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잇&데이] 액션이 가미된 스크류볼 코미디!
"[나잇&데이] 액션이 가미된 스크류볼 코미디!" 내용보기
이 영화의 스토리는 사실 기시감이 듬뿍 느껴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조직으로부터 버림 받은 스파이가 악당들을 해치우고 임무를 완성한 뒤 누명을 벗는다는 얘기는 사실 여러 편의 영화에 나왔던 내용이지요. 진지하게 접근하면 엄청 진지하게 연출될 수 있는 스토리이지만 이 영화는 다릅니다. 곳곳에 웃음 지뢰를 숨겨 놓고는 관객이 심각해질라 싶을 때 쯤에 그 폭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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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스토리는 사실 기시감이 듬뿍 느껴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조직으로부터 버림 받은 스파이가 악당들을 해치우고 임무를 완성한 뒤 누명을 벗는다는 얘기는 사실 여러 편의 영화에 나왔던 내용이지요. 진지하게 접근하면 엄청 진지하게 연출될 수 있는 스토리이지만 이 영화는 다릅니다. 곳곳에 웃음 지뢰를 숨겨 놓고는 관객이 심각해질라 싶을 때 쯤에 그 폭탄을 펑펑 터뜨립니다. 왜 주인공만 안 다치고 어찌해서 주인공만 안 죽냐 싶은 장면도 엄청 많지요. 저게 말이 되냐 싶을 정도의 액션 장면도 나오구요. 한 마디로 말해서, 이 영화는 진지하게 볼 영화는 못 됩니다. 여주인공 준의 친구인 소방대원 훈남 총각에게 톰 크루즈가 총알 한 방 다리에 쏘고는 엄지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싱긋 웃는 장면이라든지 소떼 가득한 투우장을 거침없이 빠져나오는 장면 같은 경우는 진지하게 리얼리티를 생각하면서 보면 안될 대표적인 장면일 거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재미있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등으로 일찍부터 첩보 영화, 스파이 영화에 한쪽 발을 깊숙이 담궜던 톰 크루즈는 이번 영화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첩보원 캐릭터를 슬쩍 비틀어 봅니다. 연기 경력이 오래 되고 주인공 역도 많이 맡았고 출연 작품 수도 많은 톰 크루즈이기에 사실 새롭게 맡을 캐릭터 찾기도 힘들지요. 연기 변신 한답시고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범, 마약중독자 역을 맡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기도 하구요. 그런 고로 자신이 맡았던 영화 속 캐릭터를 변주해보거나 해당 장르의 클리세들을 모아서 또다른 영화를 만들어보기도 하는데 톰 크루즈 자신이 가진 스타 파워 때문인지 그런 영화들도 제법 괜찮은 흥행 성적을 거두곤 합니다.

 

톰 크루즈의 오랜 절친인 카메론 디아즈는 이 영화에서 자동차 부품 하나하나에 애정을 듬뿍 갖고 있는 빈티지 자동차 매니아 역할을 맡아서 톰 크루즈와 호흡을 맞췄습니다. 젊은 시절에 카메론 디아즈라는 이름을 크게 알렸던 마스크 때의 싱그러운 매력은 사라졌고 관객 눈에는 카메론 디아즈 얼굴의 주름과 피부의 트러블이 눈에 먼저 들어올지 모르겠지만, 오랜 친구 관계인 톰 크루즈와 연기 호흡을 맞추다보니 모처럼만에 시너지 효과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지요.

 

공항 그리고 비행기 안에서 만난 로이 밀러 (톰 크루즈)와 준 (카메론 디아즈), 어찌어찌 하다보니 같은 비행기를 탔는데 사실 그 비행기는 로이 밀러를 죽이기 위한 악당들로 가득 찬 비행기였답니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끝에 로이 밀러에게 호감을 가진 준은 화장실에 들어가 옷매무새를 다듬게 되는게 이때의 표정이 정말 재미있죠. 진도를 늦출까 당길까 혼잣말을 하며 옷을 정리하고 브래지어 위치를 다듬고 화장을 고치고 향수를 뿌리고 자리에 돌아온 준, 그런데 비행기 안의 상황이 요상하게 변해있습니다. 로이를 살해하기 위해 악당들이 덤벼들었고 격투 끝에 로이가 자신에게 덤벼드는 사람들을 모두 처치했던 것이죠. 문제는 비행기 기장마저 한 통속이었고 총격전 끝에 기장이 죽고 말았던 것이죠.

 

로이의 치열한 격투와 준의 수다스런 화장실 독백이 번갈아 보여지는 장면은 이 영화가 진지해야할 장면도 진지하지 않게 보여주려고 노력함을 보여줍니다. 화장실에서 나와 자기 좌석에 돌아온  준에게 로이가 조종사가 없음을 얘기해줍니다. 조종할 사람이 죽었으니 비행기가 흔들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매력적인 남자와의 낯설고도 달콤한 로맨스를 생각하다가 돌아온 준으로서는 이게 얼마나 황당한 시츄에이션이겠어요. 로이는 직접 조종간을 잡고 비행기를 동체 착륙시킵니다. 톰 크루즈가 주인공인 영화이니 착륙이 실패할 리는 없겠지요. 착륙에 성공하고 옥수수밭으로 나온 로이와 준. 로이는 준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 주의할 일을 설명해줍니다. 로이가 하는 말은 평벙함 삶을 살던 준으로서는 믿기 어려운 것들이었죠.

 

그 뒤로도 숱하게 사용되는 방법이긴 하지만 여기에서 로이는 준에게 마취제를 먹입니다. 마취에서 깨어나보니 자기 집이었고 이게 모두 꿈인가 싶었더니 로이가 붙여놓은 메모지가 침대 옆에 붙어져 있네요. TV에서는 비행기 추락 사건이 보도되지만 준이 알고 있는 사건과는 다르게 보도가 되지요. 놀란 준에게 준의 친구인 소방대원 로드니가 찾아오는데, 제법 훈남인 로드니는 준을 짝사랑하고 있는듯한 모습을 보이죠. 아무 일 없듯 시치미를 떼고는 여동생의 결혼식장에 찾아간 준. 하지만 준은 그 결혼식장에서 FBI 요원들에게 붙잡혀 가게 됩니다. 로이의 정체는 이러이러하다고 얘기하는 요원들, 하지만 로이가 미리 해줬던 얘기가 있으니 준 입장에서는 어떤 것이 진실인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로이는 요원이라고 다가와서 안전하다고 얘기하는 이들을 주의하라고 했거든요. 그들의 차에 타는 것도 조심하라고 했었구요.

 

요원도 의심스럽고 로이도 의심스러운 상황에 사건이 일어납니다. 총격에 맞아 준이 타고 있는 차량 속 요원들이 죽어가지요. 더 황당한 것은 갑자기 나타난 로이랍니다. 준이 타고 있는 차량 본넷 위에 올라탄 로이는 뒤를 쫒는 악당들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합니다. 총알이 날리고 피가 튀는 심각한 상황인데도 로이는 준의 옷을 칭찬하죠. 이런 류의 표현은 영화 후반부에도 이어지는데 이 영화가 심각하게 봐선 안될 영화라는 것을 상징하는 장면들 중 하나랍니다.

 

로이와 그를 둘러싼 사건사고 때문에 불안해진 준은, 친구인 소방대원 로드니에게 찾아갑니다. 그리고 자신이 겪은 일들을 얘기하기 시작합니다. 로드니 입장에선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죠. 그런데 그 상황에 이야기 속 주인공인 로이 (톰 크루즈)가 나타납니다. 준과 로드니의 대화에 끼여든 로이는 준을 데리고 그 장소를 떠나는데 우직스러운 로드니는 준과 로이를 쫒아 밖으로 나오고 로이는 로드니의 허벅지 두툼한 살에 총알 한 발을 쏩니다. 총에 맞은 로드니는 멍하니 쓰러지는데 그런 로드니를 향해 로이는 뼈에도 이상 없고 승진할 것이라며 얘기해주죠.

 

 

 

 

여기까지만 보면 누가 정의의 편인지 모르겠다 싶을 정도지요. 로이의 정체에 대해 확신이 들지 않는 준은 로드니에게 총을 쏜 것 때문에 화가 나서 로이에게 따지기 시작합니다. 차에서 내려달라고 준이 로이에게 따지기 시작하죠. 따질 것은 하나둘이 아닙니다. 따따부따 따지는 준에게 로이는 자신과 함께 하면 이만큼 자신 없이는 요만큼 안전하다고 팔을 뻗어가며 얘기합니다. 이 남자 정말 믿어도 될까요?

 

준은 로이의 일행인 것처럼 오해를 받더니 끝내는 로이의 일행이 되고 맙니다. 미국의 비행기에서 시작된 인연은 유럽의 투우장과 무인도를 함께 가는 인연이 되고 말지요. 두 사람은 함께 도망치고 함께 싸우게 됩니다. 로이가 갖고 있는 것은 재퍼라는 발명품인데, 사실 영화를 끝까지 본 분들은 이 재퍼에 대해서 실망하실 수 있습니다. 뛰어난 첩보원과 수많은 악당과 그들을 쫒는 FBI까지 등장했던 이 영화의 말미에서 재퍼란 발명품은 사실 그렇게까지 목숨을 걸 필요가 없을, 몹쓸 완성도의 발명품이었던 것이 드러나죠.

 

이 영화에서 첩보원이란 존재, 그리고 그를 둘러싼 상황은 두 남녀의 연애 감정이 어떻게 발전하느냐를 보여주는 배경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사실 이 영화는 로이와 준의 스크류볼 코미디로서의 성격이 더 강하지요. 죽고 죽이는 심각한 상황, 지구의 미래가 걸린 진지한 목적 같은 것은 두 사람의 로맨스를 이어주는 계기가 될 뿐입니다. 누군들 연애를 할 때 상대방을 완전히 알고 사랑에 빠지지는 않죠. 사랑에 빠졌다 싶다가도 남자의 마음이 진짜인지 의심이 들기도 하구요. 남자의 언행 하나하나가 의심스럽고 불만족스러울 때가 있을 것입니다. 이 영화는 그런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는 과정을 그리고 있죠. 우연한 만남이 사랑으로 바뀌는 과정 말입니다.

 

마이클 더글라스와 캐서린 터너가 함께 했던 로맨싱스톤이나 해리슨 포드와 앤 해처가 출연했던 식스 데이 세븐 나잇 재미있게 보신 분들이라면 이 영화에서 그 영화들에서 느낄 수 있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진지한 첩보물로 생각하고 보셨던 분들에게는 기시감으로 가득 찬, 리얼리티 부족한 영화겠지만 스크류볼 코미디를 가미한 로맨스물로 생각해본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답니다. 무인도에서 비키니 차림으로, 어떻게 비키니로 갈아입혔냐며 로이에게 화를 내는 괄괄한 준의 모습은 딱 그런 캐릭터의 모습이죠. 이 영화의 진짜 정체는, 첩보물, 스파이물이 아니라 의심하고 따지고 싸우고 그러다가 정이 들면서 사랑에 빠지게 되는 영화인 셈입니다. 그리고 이런 류의 영화가 그러하듯 결말은 달콤한 해피엔딩, 로맨스의 완성입니다.

 

 

 

 


j*********n 2013.05.27. 신고 공감 1 댓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