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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는 함께 만들어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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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 책이 논문인줄 모르고 그냥 읽었다. 그만큼 술술 쉽게 읽혔다는 뜻이다.  질적 연구방법으로 쓰여진 논문에 완전 확 반했다. 이렇게 생생한 글이 있다니...   논문이라는건 설문지 만들고, 뿌리고, 수거해서, spss프로그램 돌려서 정확하게 수량화한 데이터로 나와야 하는 줄 았았다. 물론 국어관련 논문은 설문지가 필요없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논문 내지는 연구보고서의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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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 책이 논문인줄 모르고 그냥 읽었다. 그만큼 술술 쉽게 읽혔다는 뜻이다.  질적 연구방법으로 쓰여진 논문에 완전 확 반했다. 이렇게 생생한 글이 있다니...

  논문이라는건 설문지 만들고, 뿌리고, 수거해서, spss프로그램 돌려서 정확하게 수량화한 데이터로 나와야 하는 줄 았았다. 물론 국어관련 논문은 설문지가 필요없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논문 내지는 연구보고서의 잘썼다는 기준을 정확한 데이터와 수량화라고 생각했었다. 내 시야가 좁았다. 그런건 양적 연구방법이라면 위의 책은 '질적 연구방법'으로 쓴 논문이다.

 

  서근원,<공동체는 어디에 있을까> 는 경기도 산들초등학교(가칭)를 대상으로 참여관찰, 면담의 방법으로 3년간 함께 하면서 쓴 기록이다. 산들초등학교는 조금만 읽다보면 어느 학교인지 알 수 있는 잘 알려진 혁신학교이고, 텔리비젼에도 많이 보도되어 유명해진 학교이다. 언론에 알려지기로는 폐교 수준이던 산들초등학교를 살리기 위해 뛰어든 뜻있는 교사들과 학부모들에 의해 완전히 새로 거듭난 학교이며 지금은 들어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줄을 섰다는 성공한 혁신학교의 모델로 꼽히는 학교이다.

  

  이 책은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산들초등학교가 새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갈등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연구자가 처음에 '교육공동체란 한 집단의 사람들이 조화롭게 협력하는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서 그들 간의 갈등을 상생적으로 해결해가는 과정'이라고 나 름 정의내리고 그 상생의 과정을 기록하려고 하였지만, 산들초등학교는 교사들은 물론 학부모, 학생 모두 상생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혁신학교안에 나타나는 여러 문제점들이 날것으로 노출된다. 여기서 연구자는 연구관점을 수정하여 각 사람들이 생각하는 '공동체가 어떤 것이라 생각하는지를 들어보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질문하고 면담하면서 '공동체', 특히 '교육공동체'라는 개념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숱한 갈등의 해결과정을 통해 성장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유명한 혁신학교로 알려진 산들초등학교가 초기에 가졌던 문제점이 어떻게 수정되어가는지도 잘 나타난다. 산들초등학교가 기존 일반적인 학교 시스템을 비판하면서 구성한 시스템의 핵심은 '아이중심', '체험학습','다함께'였다. 이 책에는 새롭고 신선해보이는 이 세 가지 시스템이 왜 갈등을 가져왔는지가 잘 나타난다.

 '아이중심'의 가치를 혼돈한 아이들이 무질서와 방종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체험학습'을 취지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교과수업이 경시되기도 하고, 숲속학교, 계절학교, 토요체험학습 등 행사가 너무 많다보니 교사들은 과부하에 걸려 서로를 돌볼 여력이 없어지기도 한다. 또한 '다함께'한다는 가치가 모든 학부모에게 적용되다보니 맞벌이 가정 또는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서는 '참여'가 아닌 '동원'되는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하였다. 게다가 새로운 학교를 만들어보겠다는 신념이 투철한 교사집단이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신념만 내세우는 모습을 보여서 또다른 교사집단이 소외되고, 상처받으며 학교를 떠나기도 한다.

 연구자는 산들초등학교가 상생의 공동체를 만드는 순간까지 연구를 진행하다가는 연구가 끝나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거쳐서  그 학교의 구성원들은 공동체는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걸 깨닫고 조금씩 변화한다. 자기 신념만 옳다고 여기던 사람들이 서로를 배려하고, 관계를 맺고, 자기와 다른 가치를 인정하게 된다. 그 과정이 아주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산들초등학교의 이런 모습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9시 등교', '벌점폐지' 논란과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9시등교, 벌점폐지는 학생을 중심, 인권존중의 좋은 가치를 가진 착하고 좋은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이 오는 과정은 그다지 새롭고 신선하지 않고 매우 익숙한 상명하달식이었다. 교내 토론회 같은 과정을 거쳤지만 결국 90% 이상의 학교가 '9시 등교', '벌점폐지' 를 수용하였다. 답이 정해진 토론회...

이런 현실과 산들초등학교의 갈등과정은 아주 도플갱어처럼 똑같이 닮았다.

 

 혁신학교에 쏟아지는 찬사와 비판은 거의 흑백론에 가깝다. 옆에 제시한 <나는 혁신학교에 간다>라는 책을 보면 그 학교의 다채로운 행사와 다양한 프로그램 모습, 활짝 웃는 아이들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혁신학교에 대한 밝은 면을 마음껏 보여준다. 

  또 일부 신문, 방송에서는 혁신학교를 두고, 저하된 학력으로 수능은 도대체 어떻게 할것이며, 소중한 예산으로 매일 아이들이게 퍼 먹이기만 하고, 일부 이념적 교사들이 종북교육을 시키는 된 곳 등 무시무시하게 묘사하기도 한다.

 

 기자들이 잠깐식 들러서 취재하는 방식으로는 이런 흑백의 오류에 갖히기 쉽다.

 

 

 서근원,<공동체는 어디에 있을까>는  유명 혁신학교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날 것으로 보여주면서 그들이 변화하는지의 그리고 갈등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결국 좋은 가치와 신념 그 자체가 중요한게 아니라 느리게 가더라도 서로 다름은 인정하면서 그 학교 구성원이 가치를 공유해가는 과정이 '혁신'이 아닐까 한다. 좋은 모습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연구자에게 개방하여 이와 같은 책이 나오게 했다는 점에서 산들초등학교는 충분히 혁신적이다. 2014년. 지금이라고 해서 그 학교가 완전한 교육공동체가 되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리라는 점은 분명하다.

 

 

YES마니아 : 골드 r****n 2014.09.21.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