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10.0
리뷰 총점 종이책
해답은 '녹색'이 아니야
"해답은 '녹색'이 아니야" 내용보기
불과 2백여년 밖에 되지 않는 자본주의의 성장속도는 그 이전 인류사를 압도할 정도로 엄청났다. 기술문명에 의해 뒷받침된 시장의 매커니즘은 정치 사회의 우위에 서서 삶을 잠식했다. 성장의 속도는 눈부셨으나 부는 특정 계층에 집중됐고 세계는 굶주렸다. 무차별적인 환경 파괴는 생물계의 붕괴와 기후 재앙을 불러왔다. 자본주의식 성장은 파괴적이었다. 지구가 봉착한 생태적 한계,
"해답은 '녹색'이 아니야" 내용보기

불과 2백여년 밖에 되지 않는 자본주의의 성장속도는 그 이전 인류사를 압도할 정도로 엄청났다. 기술문명에 의해 뒷받침된 시장의 매커니즘은 정치 사회의 우위에 서서 삶을 잠식했다. 성장의 속도는 눈부셨으나 부는 특정 계층에 집중됐고 세계는 굶주렸다. 무차별적인 환경 파괴는 생물계의 붕괴와 기후 재앙을 불러왔다. 자본주의식 성장은 파괴적이었다. 지구가 봉착한 생태적 한계, 물리적으로 더 이상의 성장이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직시한다면 자본주의로부터의 '탈출'은 단호하고 즉각적이어야 한다. '파이가 영원히 커지리라는 신화가 환상으로 드러날 때가 머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기 의식이 확산될수록 '탈출의 시기'가 임박했다는 공감대도 넓어지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경고'가 아니라 '해결책'이다. 프랑스의 환경 전문기자 에르베 켐프는 <지구를 구하려면 자본주의로부터 탈출하라>에서 생태위기와 극단적 불평등이 맞물려 돌아가는 위기 상황에서 기존 질서를 고집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라고 지적한다. 기존 질서의 재검토 없이는 그 어떤 해결책도 없을 것. 그는 온갖 난관들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난관들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자본주의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말하는 탈출의 장애물이란 무엇일까.

 

환경 전문기자의 시각으로 오랜 취재 경험 끝에 쓴 글이어서 그런지 책의 주장은 상당히 직설적이면서도 간명하다. 특히 재생에너지 개발과 같은 녹색 성장 담론의 불편한 진실을 파헤침으로써, 문제는 '녹색'이 아니라 '성장'이라는 지배시스템에 있음을 밝힌다.

 

거대 에너지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재생에너지 개발에 뛰어들면서 설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친환경이랍시고 마구잡이로 발전소들을 늘리는 사이, 탄소 배출량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더구나 풍력, 수소, 태양열 같은 대체 에너지의 에너지 효율성은 여전히 화석연료에 턱없이 못 미칠 뿐만 아니라 기술이 이 간극을 메워줄 것이란 보장도 없다. 또한 식물성 연료 생산을 위해 파괴적으로 땅을 개간함로써 식량 생산에 필요한 농경지가 축소당하고 오히려 기후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영국에 위치한 구호 단체 옥스팜(Oxfam)은 '식물성 연료들은 이런식으로 1억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개탄했다.

 

저자가 보기에 미래 에너지 운운하며 재생 에너지 개발의 진실을 포장하는 것은 미래 세대의 삶을 저당잡는 지극히 반윤리적 행태다. 문제는 낭비와 과잉 성장의 관점에서 도입되는 재생에너지가 실제로 지구환경의 위기를 타개하는데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처럼 녹색 성장의 신기루는 기존의 성장 위주 정책에 '생태주의적 알리바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환경을 파괴하는 자본주의 탈출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자본주의는 재앙이 임박했음을 점점 더 분명하게 의식하는 대중의 관심을 돌려놓으려 한다. 기술이 우리 앞에 놓인 장애물을 뛰어넘게 해주리라는 믿음을 대중에게 심어주려고 한다. 그리하여 출구-그리고 기회-는 '녹색성장' 안에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그러한 생각 속에는 여전히 '성장'이라는 현행 지배 시스템의 영속만을 꾀하는 환상이 들어 있다. 우리는 그 환상을 깨부숴야 하리라. 미래는 기술에 바탕을 둔 경기 활성화가 아니라, 사회관계들을 새롭게 조직해나가는 것에 달려 있다. 당면한 도전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개인의 최대 이윤 논리로부터 벗어나 인간과 자연환경의 존중을 지향하는 협동경제를 만들어 내야만 한다. (p22)

 

성장, 특히 녹색 성장의 허구적 믿음에서 벗어나면 답은 오히려 간단해진다. 줄이는 것이다. 줄이자는 것은 산술적으로 성장의 수치를 낮추자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다. 무한 성장의 담론 위에 자본주의적 방식으로 연결된 정치, 사회, 경제적 관계의 전면적인 재조정이다. 일찌기 칼 폴라니가 지적했듯이 경제를 사회의 한 구성 부분으로 원위치 시키고, 시장에 부여된 무소불위의 권력을 사회로 환원시켜야 한다.

 

무한경쟁이 아닌 연대와 협동의 원리로 사회를 재조직하는 정치적 해결이 필요하다. 지구적 차원에서 파괴적 성장을 제어할 재분배 정책이 실행되지 않는다면 에너지 고갈도, 기후 대재앙도 극복하지 못할 것이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행복의 경제학>에서 '우리가 필요로하는 정책을 실행할 권한과 힘을 가진 글로벌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역설했던 것도 정치의 중요성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해답은 '녹색'이 아니라 '정치'에 있다.

 

우리는 자본주의 이외의 다른 법칙들을 따르는 사회에 살고 싶다. 이익보다는 공공복지를, 경쟁보다는 협동을, 경제학보다는 생태학을 원하는 사회에서 말이다. 앞으로 다가올 반세기 동안 생물계 붕괴 예방을 정치적 목표로 삼는 사회.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지만 물질적 소비 감소가 전제되어야 함을 분명하게 말하는 사회. 이는 사회 정의에 의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고 결론 내리는 사회. (p191)

 

각자가, 각각의 집단이 자신만의 구석에서 자신만의 유토피아 한 조각을 실현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도 즐거운 일이기는 할테지만 그것만으로 시스템 자체의 변화를 불러올 수는 없다. 행동주체들이 개인주의적으로 움직이는 한 현행 자본주의 시스템은 계속해서 힘을 발휘하게 된다. '녹색 소비'가 보편적 상품화의 논리를 변화시키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대안적 정원을 가꾼다'는 것으로는 자본주의에 어떠한 위협도 되지 못한다. 자본주의로서는 '행동 주체들이 나뉘어서 아무런 연계 없이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안주의자들이 오히려 자본주의 체제를 강화시킬 수 있다. 자본주의자들로 인해 국가가 보호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들이 자본주의를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기준들에 따라서 작동하고 있는 시스템 속에 따로따로 끼어들게 되면 소득의 전반적 재분배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중략) 따라서 이런 실험들이 의미를 가지려면 자본주의로부터 탈출하려는 정치적 움직임 속에 자리잡아야만 한다...공동의 인식이, 투쟁의 연대가, 정치의 중계가 필요하다. (p201~202)

 

 

YES마니아 : 플래티넘 x******0 2013.02.25. 신고 공감 1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