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마늘밭에 눈은 쌓이리.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추녀 밑 달빛은 쌓이리. 발목을 벗고 물을 건너는 먼 마을. 고향집 마당귀 바람은 잠을 자리. _ 겨울밤 박용래 시인을 만나봅니다. '눈물의 시인', '정한의 시인'이라 불리웁니다. 두만강 철교를 지날 때 내리던 눈을 회상하며 아침 9시 반부터 그날 밤 잠들기 전까지 종일을 쉬지 않고 울었다는 일화가 전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인의 시(詩)에선 강한 서정성이 눈물보다 먼저입니다.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느낌입니다. 담담한 애틋함이 담겨 있습니다.
살아 무엇하리 / 살아서 무엇하리 죽어 / 죽어 또한 무엇하리 겨울 꽝꽝나무 / 꽝꽝나무 열매 울타리 밑의 / 인연 진한 허망일랑 / 자욱자욱 묻고 '小寒에서 / 大寒사이' 家出하고 싶어라 / 싶어라. _ 自畵像 3 * 꽝꽝나무 : 감탕나뭇과의 상록 활엽 관목.
소리가 잘 조합되어 예술적 효과를 거둔 것이 음악입니다. 시에서도 특히 음악적인 요소, 리듬감은 詩를 詩답게 만들지요. 박용래 시인은 그런 음악적 리듬감을 그의 詩에 잘 녹여내고 있습니다.
눈발 사근사근
눈발 새록새록
구구샌 양 구구새 모양
창호지 안에서
호두는 오릿고개
- '미닫이에 얼비쳐'
맑은 하늘에 갑자기 구름이 몰려오며 습한 바람과 함께 소나기가 내립니다.
누웠는 사람보다 앉았는 사람 앉았는 사람보다 섰는 사람
- '소나기'
이제 곧 산들은 새 옷을 갈아입을 것입니다.
산은
- '둘레'
'가차운' 이라는 표현이 정겹습니다. 당신과 나의 거리는 가차운가요?
건들장마 해거름 갈잎 버들붕어 꾸러미 들고
- 건들장마
이 시집에는 80편의 詩가 실려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