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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선은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작가다. 작품이 어린이문학 평단의 주요 논쟁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작가가 직접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2008년 봄에는『창비어린이』를 통해「이런 옛이야기 그림책이 필요할까?」라는 신랄한 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 글은 일간지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는데 어린이문학에 관한 글 치고는 꽤 이례적인 경우였다. 어쨌거나 채인선 작가는 우리 어린이문학에서 예외적인 존재임에 분명하다. 발랄한 상상력과 왕성한 창작력은 알아줄 만하다. 그런 작가의 초기 동화집.
6편의 동화가 실려 있는 이 책에는 저학년 동화답게 동물들이 주인공이거나 주요 인물이며 사물이 주인공이기도 하다. 첫 작품이자 표제작 「그 도마뱀 친구가 뜨개질을 하게 된 사연」에는 도마뱀이 나온다. 공간 배경은 인도네시아. 아마도 작가의 해외여행이 계기가 되었을 터, 주인공 이름도 작가의 딸 이름과 똑같은 해수다. 해수가 섬에서 만난 도마뱀에게 뜨개질을 가르치면서 친구가 되는 사연을 그리고 있다. 나중에는 섬에 있는 모든 도마뱀들이 뜨개질을 하게 되는데 뜨개질을 하게 된 사연은 심심해서이다. 옷이 필요 없는 도마뱀이 실용성 때문에 뜨개질을 할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바다에 떨어진 모자」는 자유를 찾아 바다를 떠돌던 모자가 뜨개질을 배운 도마뱀의 친구가 되는 이야기이다.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를 찾아서」는 작다고 놀림만 받다가 자신의 조상이 큰 공룡 티라노사우루스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용감한 도마뱀이 나온다. 「구불구불 뱀과 깡총깡총 토끼, 그리고 떡갈나무」는 떡갈나무 아래에서 티격태격 싸우며 노는 뱀과 토끼 이야기를 역할극 대본 형식에 담았다. 「우리 방이 동물원이 되었어요」는 책을 읽다 알게 된 동물들이 모조리 아이가 있는 방으로 찾아와 벌이는 소동을 그리고 있다.
이와 같이 채인선 동화는 발랄한 상상력에 기대 있다. 아이랑 동물이 쉽게 친구가 되고, 시공간을 가로지르며, 사물이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거기에 작가가 하고 싶은 말도 슬쩍 들어가 있다. 현실과 따로 노는 듯한 상상력도 있지만 저학년 동화의 좋은 사례라 할 만하다. 특히 「거북이 아줌마와 토끼 아줌마」는 참 재미있다. 느려 터진 거북이네 집에 놀러간 성미 급한 토끼가 몇 번을 방문하고 난 뒤에야 거북이를 만나 함께 과자를 먹는 이야기는 ‘토끼와 거북이’의 좋은 패러디 동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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