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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민들의 정치적 성향을 보수와 진보로 나누지 않습니다. 대신 '섬웨어'(somewhere)와 '애니웨어'(anywhere)로 구분합니다. 분석 대상은 영국 사회입니다. 이렇게 구분하는 가장 큰 기준은 바로, <이동성>입니다. 저자의 설명을 보면, 섬웨어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삶의 이동 반경이 수십 km가 되지 않습니다. 한 동네에서 태어나 그 동네에 있는 초중고교를 졸업해 옆옆동네에 있는 초등학교 동창과 결혼한 다음 바로 옆 동네에서 취업해 생활한다면 섬웨어일 가능성이 큽니다. 애니웨어는 섬웨어와 반대로 이동성이 매우 큽니다. 예를 들어 영국 중부 지방인 맨체스터에서 태어나 고3때까지 살다가 러셀 그룹 대학(영국 상위권 대학교) 진학을 위해 영국 남쪽에 있는 런던으로 이사해 졸업 뒤 고소득 전문직이 됐다면 애니웨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화적으로 보면 애니웨어는 고학력이고 주로, 자유주의적 사상을 갖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경쟁 사회의 혜택을 받고 자라왔기 때문에 경쟁 친화적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 친구들을 루저라고 폄하할 우려도 있죠. 섬웨어는 사무직이기 보다는 노동자일 가능성이 큰데, 주로 자신이 소속된 지역 공동체에서 자신의 가치를 찾기 원합니다. 그 공동체 안에서 연장자로서 대접 받길 원하고 또 자기 위의 연장자를 공경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죠. 저자는 브렉시트 찬성표가 더 많았던 결정적 이유가 애니웨어의 정책 독주에 대한 섬웨어의 반격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저자 분석에 따르면 영국 노동당의 주류는 에니웨어 정치가들입니다. 당초 창당 이념과 달리 더 이상 전통적인 의미의 노동자를 대변하지 않습니다. 섬웨어 노동자 대신, 지식 노동자나 사무직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애씁니다. 이러는 사이 섬웨어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영국으로 이주한 동유럽 국가 출신 노동자나 난민들의 차지가 되고 있습니다. 영국이 EU에 가입하게 되면서 영국보다 못사는 동유럽 국가 국민들의 이동이 자유로워졌는데, 여기에다 영국 노동당 주류가 된 애니웨어들이 인권, 인권 하면서 이주 노동자나 난민들의 영국행을 장려했기 때문이죠. 일자리는 이주노동자에 뺏기고, 노동당은 더 이상 자신들을 대변해주지 않는 현실...이 현실에서 섬웨어의 마음은 누가 위로해줄까요? 그 허함을 달래주는 게 주로, 극우 성향의 포퓰리즘 정당들이라고 저자는 분석합니다. 브렉시트가 가결된 이유 역시 화난 섬웨어의 무더기 찬성표 때문이라고 합니다. 노동당이 더 이상 노동자를 대표하지 못하는 현실, 노동당이 놓친 유권자의 마음을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 임시방편적으로 매워가는 상황...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나라 태극기 세력을 어떻게 봐야 할지, 이들의 마음을 읽기 위해 진보 세력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좋을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왜 광화문 어르신들이 말도 안되는 가짜뉴스를 팩트보다 더 신뢰하는 것인지, 가짜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우리 사회가 장기적으로 뭘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합니다. 어떻게 보면 가짜뉴스의 정치사회적 토대에 대해 설명한 책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가장 최근의 영국 사회가 궁금하신 분들은 물론, 영국 국민들이 결국 브렉시트에 찬성표를 던진 이유,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유가 궁금하신 분들에게 큰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책입니다. 저자가 친절하게도 중요한 이야기는 굉장히 다각도로 설명해주기 때문에 이해하기도 비교적 쉽습니다. 책 곳곳에 충격적인, 강력한 통계, 팩트들이 많고 우리나라에 대입해서 생각해볼 지점도 많은 좋은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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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영국의 가난한 노동자들이 보수정당을 지지하는지, 그리고 진보라고 하는 엘리트들이 얼마나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지를 보여주는 책. 저자는 영국의 유권자를 ‘섬웨어(Somewhere)’와 ‘애니웨어(Anywhere)’로 구분하는데, 섬웨어는 한 곳에 머물러 있는 사람, 애니웨어는 어디든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여행의 의미가 아니고, 돈을 버는 것이 한 곳에서만 가능한 사람과 어디에서든 원하는 곳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의 차이다. 영국의 정치 지도를 분석한 책이지만 우리 나라의 정치 지도도 참고할 수 있다. 최근 사람들의 투표 성향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면 한 번 읽어봐도 좋을듯. 뱀발. 이런 책은 이북으로 사서 보면 안 되겠다. 진도 안 나가서 힘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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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때 '정치사상' 어쩌고 하는 교양과목을 들으면서, '보수주의'라는 것이 가지는 기본적인 조건이라까? 혹은 본질적인 혹은 여러 인간의 본성적인 특성에 대한 설명을 들은 기억이 난다. 현실실정치 이념의 스펙트럼과는 또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그러나 대체로 그 스펙트럼과 현실적으로 곂쳐서 드러나는 특성. 그 이후 사회운동에 조금 관심을 가지면서, 소위 진보진영이라는 쪽에서의 여러 운동형태에서 이런 근본적인 보수성을 토대로 하는 부분도 많다는 생각이 들더라. 생태주의 운동의 '보호'라는 개념도 그렇고, 빈민/지역운동, 외국의 경우 원주민 운동이 가지는 '변화에 자체에 대한 거부', 거기에 제도화된 노동운동 일부세력의 행태등에서. Think globally Act Locally라는 슬로건이 내세워질 때, 이런 모호한 곂침을 발견했던 것도 같다. 그러면서 또 다시 나타나는 양상은, 진보운동의 지식인층이 계속 강조하고 지지하던 몇몇 테제들은, 그들의 기본적인 지지기반 계층과 괴리되는 현상들도 나타나더라. 환경이 그 하나이기도 하고, 민족간의 교류/국경 통제의 완화로 인한 노동시장의 변동 차원에서도 좀 그렇고. 이 책이 지적하는 지점도, 영국사회 이야기긴 하지만, 이런 맥락이 아닌가 싶다. 진보운동의 지도자들은 어떻게 자신들의 지지자들이 가지는 본질적인 보수성과 거리를 두고 있으며, 그들이 때에 따라 정치적인 보수세력과 연합을 하는 선택을 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마케팅차원일 수도 있지만, 책에서 직접 언급되는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 그리고 여러 국가/지역에서 저소득계층의 보수선택 투표에 대해 참고하라는 문구를 보고, 지난 몇년 한국사회에서의 조국사태, 이대남 효과 등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진보진영에서 중도보수정도로 전향했다는 저자가 여러 사회조사 결과를 해석하면서, 편향된 해석들이 여러 부분에서 발견되긴 하더라. 보수적인 답변이 3-40%일 경우와 진보적 답변이 3-40%일 경우 그에 대한 설명이 꽤나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자주있더란 말이다. 결국 이런 분석도 객관적인 연구인척 하지만, 사실 저자가 선택한 정치적 입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같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사람들이 투표에서 이길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으면서도 다소 극단적인 투표경향을 보이는지, 누군가/어떤 세력에 대한 얄밉다/서운하다고 느끼는 감정이 현실적으로 정치지형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례를 나름 합리적으로 분석하고 제시한 책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한국 사회에선... 정의당이 이런 책의 비판대상이 되어야 하는데, 얼척없게 민주당이 현실적인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어쩔 수 없이 깝깝하게 느껴지기도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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