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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시가 갈래로서의 사설시조는 그동안의 연구에서 적지않은 주목을 받아왔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연구도 적지 않게 축적되어 있지만, 갈래의 유래와 기원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다양한 이설이 존재할 뿐이다. 아울러 전체 작품의 수효나 그것을 판별하는 기준 역시 논자에 따라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인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 그런 와중에서 사설시조의 개별 작품들에 대한 연구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소재 혹은 주제의 차원에서 분류하고 검토하는 작업은 이미 풍부한 결과물로 제출되어 있다.
이 책은 사설시조를 소재 혹은 주제의 차원에서 분류하고, 저자가 내세운 소재의 이론적 기반의 서술과 함께 작품을 분류하고 나름의 의미를 짚어낸 일련의 논문들을 수록하고 있다. 일부 논문들에서는 연구 대상을 사설시조에서 확대하여 여타의 고전 시가 갈래들을 포괄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사설시조에서 포착한 소재들은 ‘아이’와 ‘여성’과 같은 범주는 물론 ‘권력’과 ‘풍류’ 그리고 ‘일상’ 등에 걸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희비극성’과 ‘장애’ 그리고 ‘혐오’ 등 그 범주에서부터 흥미로운 소재로 파악되는 부분들이 적지 않다.
전체적으로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저자는 사설시조의 개별 범주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검토하는 작업을 각 논문의 앞부분에 제시하고 있다. 문학 연구를 위해 이론적 작업을 수행하는 것에서 사설시조 연구자로서 저자의 성실성이 돋보인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론 작업을 토대로 그에 해당하는 소재의 작품들을 꼼꼼하게 분류하고, 그에 대한 설명을 붙이는 것도 잊지 않는다. 아울러 그러한 작품들이 지니는 의미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논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분류 작업을 통해 사실소조의 특징을 포착하기 위한 거시적 조망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같은 분류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개별 작품마다 다르게 파악할 수 있는 미시적 차원의 논의가 이뤄졌으면 하는 아쉬움을 굳이 적시하고자 한다.
문학 연구는 개별 작품의 세밀한 독해로부터 그것이 어떻게 분류되고 특징은 무엇인지를 살피는 작업으로 확장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책에서 보여준 사설시조를 바라보는 저자의 관심은 분명 그에 값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다만 다양한 작품들이 창작되거나 향유된 시기가 각기 다를 수 있기에, 최근의 연구에서는 갈래의 사적 흐름에 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저자는 사설시조를 통해서 ‘근대성’을 찾고자 하는 지향을 각 논문에서 뚜렷하게 제시하고 있는데, 조선시대의 문학 갈래에서 ‘근대성’을 논하는 것에 대한 회의적 견해가 대두되고 있다는 점도 주지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다룬 내용들은 시가 연구자들에게 흥미롭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차니) * 개인 독서 카페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