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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이기적 동물이다.' 살면서 정말 많이 들어온 말이고 또한 반론을 감히 펼치지 못할만큼 진리로 여겨온 말이기도 하다. 여기엔 많은 이들의 영향이 있었다. 일단 토마스 홉스. 그는 '리바이어던'이라는 주저에서 인간이란 무엇보다 이기적 동물이므로 그대로 내버려 둘 경우 인류는 '만인에 대해 만인이 늑대가 되는 상태'가 될 것이라 여겼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계약을 맺어 사회와 국가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기적인 인간들이 언제 자신들에게 해꼬지할지 모르기 때문에 미연에 그것을 막기 위해서 말이다. 철학이 이런 입장을 취했듯이 생물학 또한 비슷한 입장을 취했다. 콘라드 로렌츠는 동물들에겐 기본적으로 공격 성향이 있으며 인류마저도 공격성은 중요한 본성이라는 말을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문명이라는 것을 만들어 그 공격성의 예봉을 무디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 또한 비슷한 입장이다. 그는 아예 모든 생명의 근본이 되는 유전자 자체가 이기적이라 말한다. 그렇게 그의 의해 이제 이기주의는 생물학의 대표적인 원리이자 생물학이 세상을 설명하는데 가장 근본적인 개념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다'라는 것은 철학과 생물학을 비롯한 문화 전반에서 진리가 되어갔다. 그래서 사람들 또한 자신의 양심을 무디게 만들 수 있었다. 자신이 이기적으로 행동해도 그건 본성에 따른 자연적인 모습으로 얼마든지 자기 합리화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경쟁, 전쟁은 인간 본성의 발현이었을 뿐, 그게 예외적 발현이라는 생각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일반적인 믿음에 강력한 의문을 가진 독일의 학자가 하나 있었다. 그의 이름은 베르너 지퍼. 그는 저명한 뇌과학자로 오래도록 인간의 뇌와 그와 관련된 문화와 생물학을 연구해 왔다. 그의 의문은 바로 그 오랜 연구 끝에 얻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단정할 수 있었다. 이기주의가 본성이 아니라 오히려 예외적인 것이라고. 지금 우리가 가진 인간의 본성에 대한 믿음은 잘못된 것이며 오히려 이타주의야 말로 진정한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이다.
이번에 나온 베르너 지퍼의 '우리 그리고 우리를 인간답게 해주는 것들'이라는 책은 인간과 생명의 본질은 바로 '이타주의' 에 있음을 말해주는 책이다. 책은 모두 여덟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머리말과도 같은 첫 장을 지나면 지퍼는 '피로 물든 이빨과 발톱'이라는 두 번째 장에 오자마자 지금까지 우리가 이기심을 인간의 본성으로 믿도록 하는데 큰 영향을 미쳐 온 다양한 방면의 학자들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맹공을 펼친다. 즉 이기심을 본성으로 바라본 대표적인 학설들을, 그러니까 홉스, 로렌츠 그리고 도킨스를, 하나하나 인용해 가면서 그것이 왜 불충분한 결론인지 아니면 잘못되었는지 상세히 논박하는 것이다. 그 뒤 세 번째 장 부터는 내내 왜 우리의, 더 나아가서는 생물의 본성을 이타주의로 바라볼 수 밖에 없는지 오랜 연구 끝에 알게 된 사실들을 논거로 제시하며 알려준다. 그래서 우리는 알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가 가져온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다'라는 믿음은 우리가 제대로 알지 못한 가운데 가졌던 오해에 지나지 않음을 말이다. 물론 이 또한 또 다른 반박으로 진리가 아닐 위험성은 얼마든지 있다. 지퍼도 그걸 인정한다. 아니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모든 논의는 언제나 오류의 가능성을 받아들여야 하고 그렇게 비판에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가 이 책을 쓴 진짜 이유도 거기에 있다. 그가 보기에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다'라는 믿음은 불충분한 검증과 얼마든지 오류가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연적 진리처럼 의문의 여지없이 우리에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잠정적 결론에 지나지 않는 것이 확고한 진리의 자리를 점유하고 있기에 합리적인 의심으로써 그 자리로 부터 끌어내릴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 책을 썼다. 진리란 어디까지나 유아독존식의 논리가 아니라 상호 존중 위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사유의 네트워크로 이루어지는 것임을 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서. 이러한 그의 의도는 무엇보다 후반으로 갈수록 다양해지는 유대와 공동체에 관한 설명에서 확인된다. 거기서 그는 우리의 프랑스의 철학자 루소가 인간의 본성으로 규정한 이타심을 자꾸만 빼앗고 그를 통해 상호 유대마저 가로막는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수많은 편견들 또한 아울러 공격하는데 바로 그것을 통해 그는 이 모든 문제를 야기하는 그 궁극에 있는 것이 바로 다른 목소리나 반론에 귀 기울이지 않는 '닫혀진 시각'임을 보여준다. 즉 자기와 다른 논리나 비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스스로 절대라고 외칠 때야말로 아무리 진리이더라도 위험해지는 것임을 말이다.
반론을 수용하고 비판에 익숙해지는 것. 이와 같은 우리 귀의 상호 열림을 위해 그는 우리가 이미 길들여질대로 길들여진 일반적 믿음에 대해 딴지를 거근 것과 같은 이 책을 썼던 것이다. 보다 넓은 우리 시야이 확장을 위해서 말이다. 아무튼 이 책은 지금까지 우리가 굳건히 간직한 '이기주의적' 믿음에 대하여 강력한 한 방을 날린다. 그래서 읽다보면 어느새 나는 왜 인간의 본성이 이기적이라고 믿게 되었을까 스스로 의문을 가질 수 없다. 그렇게 닫혀진 우리의 귀를 열고 새로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해 준다. 그러므로 정말 귀 기울여 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철학과 사회 그리고 생물학 전반을 아우르지만 결코 어렵거나 무겁지 않다. 사실 인간의 본성이 이타주의라는 것은 우리에게 아직 희망이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 희망을 찾고 싶었던 이들에게는 더 없이 듣고 싶었던 목소리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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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이기적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우리 인간들에게 고함!
"과연 우리가 사는 지구는 이처럼 종말 직전에 처해 있는 것일까? 인간은 개선 가능성이 없는 악당, 비열한, 이기주의자, 탐욕덩어리, 폭군으로 오로지 자기 자신의 배만 채우려 하고 다른 사람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존재란 말인가?" (p.330)
독일의 저명한 뇌과학자 베르너 지퍼가 쓴 『우리, 그리고 우리를 인간답게 해주는 것들』은 궁극적으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생물학은 물론이고 철학, 심리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와 사례들을 통해 제시하고 있는 책입니다. 앞서 언급한 질문처럼 우리 인간은 그저 이기적인 유전자를 타고난 개인에 불과한 걸까요? 베르너 지퍼의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인간은 '우리'라는 공동체 안에서 '우리'를 위해 함께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분명 반박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자기만 잘 먹고 잘 살려고 하는 사람들, 지역 이기주의, 유럽연합의 활동도 모두 함께 잘 살기 위함이냐고 말입니다. 네, 맞습니다. '우리'의 규모만 다를 뿐, '우리'의 테두리는 한 가정이 될 수도 있고 한 마을 사람들이 될 수도 있으며, 인접해 있는 나라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 전세계가 '우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규모만 다를 뿐 저마다 자신이 속해 있는 '우리'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것이고 '나' 중심이 아닌 '우리'를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입니다. 이기심의 끝판대장이라 할 수 있는 전쟁은 어떤가요? 전쟁 또한 일 대 일로 맞붙는 싸움이 아닙니다. 전쟁을 할 때는 뜻을 같이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뜻을 이루기 위해 함께 싸우는 것입니다. 각종 기술이 발달하면서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사람들은 예전보다 훨씬 더 가깝고 쉽게 '우리'라는 테두리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전지구인이 함께 보며 응원하는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국제 스포츠 경기를 볼 때도 서로 응원하는 팀과 선수는 다를지 모르지만 결국 스포츠라는 것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혹은 지구촌 어딘가에서 자연재해로 힘들어 할 때, 전세계 사람들이 뉴스를 접하고 그들의 재해를 안타까워하며 성금을 모아주기도 합니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점점 더 다양한 갈등들이 생기는 것 같지만, 결국 그로 인해 우리 인간들은 '우리'라는 테두리를 더욱 단단하게 조이고 있는 것입니다.
인류는 얼마든지 '우리' 중심의 사고를 갖고 행동할 수 있다. 이 지구 상에 인류가 맞서야 할 남이나 타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제레미 리프킨이 말한 것처럼 서로에 대한 공감을 통하여 '보편적 친밀감'이 생겨나고, '완전한 소속감'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 공감, 소속감은 이 지구 상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문화를 고수하는 수억 명의 사람들 사이에 긴밀한 관계와 친근감을 형성한다. 우리는 뼛속까지 사회적 존재여서 항상 소속감에 목말라 있으며, 다른 사람이 병들거나 외로움에 불행해하는 모습에 가슴 아파하는 존재다. (p.337)
『우리, 그리고 우리를 인간답게 해주는 것들』이 흥미로운 것은 '우리'로 대표되는 인간의 사회성을 대표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이론들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던바의 수'로 유명한 영국의 인류학자이자 옥스퍼드대학 교수인 로빈 던바가 있습니다. 그는 공동체의 크기와 뇌피질의 연관성을 입증했는데, 쉽게 말해서 원숭이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구성원 수가 많을수록 더 복잡하고 큰 신경세포 조직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자기와 관계를 형성하는 동족의 수가 많을수록 뇌가 더 컸다는 것입니다. 원숭이와 침팬지의 연구를 통해 그는 가장 이상적인 인간 공동체는 150명으로 구성된 공동체이며, 150을 던바의 수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최소한 500명쯤은 알고 지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던바의 수'처럼 생소하지만 흥미로운 이론들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서 또다른 재미를 제공합니다.
2013. 03. 07. by 뒷북소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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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 그리고 우리를 인간답게 해주는 것>의 표지에는 원숭이 한 마리가 쌓여있는 책 위에 앉아 골똘이 생각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여기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책은 과연 동물과 인간은 어떻게 구별되는가? 그리고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해주는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책을 읽기에 앞서 자문해 본 '과연 인간답다는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너무나 막연하게 느껴졌지 때문이다. 이 때문에 궁금증을 가지고 책장을 넘겨보았다. 사실 이런 류의 책을 거의 읽어본 적 없었기에 부분부분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인간에 대해 생물학, 인류학, 진화학 등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어서인지 다채롭고 흥미롭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인 베르너 지퍼는 독일의 저명한 뇌과학자이자 생물학자이다. 그가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자하는 핵심은 '인간은 우리라는 관계를 통해 태어나고 이로써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인간을 결정하는 것은 유전자가 아니라 사회성이라고 한다. 즉,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회성이라는 특성이다.
이 책에서 특히 흥미로웠던 대목은 인간의 지능 역시 사회성 때문에 크게 진화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가보다. 얼마전 한 건강 프로그램에서 장수하는 이들을 취재한 걸 보게 되었는데, 사람들과 어울리고 교류하는 것이 장수의 큰 비결이라고 한다. 이 또한 사회성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한 예가 아닐까 싶다. 이처럼 사회적 환경 역시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말해주고 있다. 주변 사람들의 기분이나 감정이 전염된다는 사실은 우리가 평소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생각해보게 한다.
인류의 진화 등에 대한 여러 인문학적인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또한 인간이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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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인간 외의 동물과 다른 점은 생각을 하고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이 가장 기본일 것이다. 그러나 동물들도 생각을 하고 간단한 언어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며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수달이 조개를 배 위에 올려놓고 돌로 조개 껍데기를 깨는 장면은 많이 방송되었고, 군집 생활을 하는 동물들의 경우 특히 집단 내의 규칙에 대한 교육과 더불어 문화라고 불릴 만한 것들도 계승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그들과 인간은 어떤 점에서 다른 것일까? 다시 말해 '우리를 인간답게 해주는 것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 그리고 우리를 인간답게 해주는 것들> (2013, 베르너 지퍼 지음, 소담출판사 펴냄)은 독일의 저명한 뇌과학자이자 작가이자 기자인 저자가 과학과 심리학, 고고학, 사회학, 철학, 역사 등 다양한 학문을 통합하여 인간을 동물로부터 구분하도록 하는 특성을 이야기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게 '우리를 인간답게 해주는 특성'으로 저자가 든 것은 바로 '협동심'이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존재한다. 고로 나도 존재한다'라는 명제를 도출해 낸다. 이와 반대편에 있는 것이 다윈의 '적자생존'과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라고 거칠게 말할 수 있겠다. 우리는 자신의 이익과 생존을 최우선에 두고 행동하는 존재이고, 이타적으로 보이는 행동도 사실 이기적인 목적에서 나온다는 이론이 널리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공감할 수 있는 존재들이기 때문에, 공정성이 바탕이 된다면 공동체를 위해 서로 협력하고 돕는 것에서 기쁨을 느낀다. 호모 에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가 아니라 호모 레시프로칸(Homo Reciprocan)인 것이다. 공정하게 대우를 받고 공정하게 다른 이를 대하려는 존재 말이다.
이 책에는 아주 폭넓은 생물이 등장해서 인간과의 차이점을 드러낸다. 인간과 동물의 중간 과정으로 여겨지는 영장류 중에서도 침팬지와 보노보의 실험 결과도 많아서, 인간이 동물과 구분되는 그 미묘한 차이를 흥미롭게 전달한다. 물고기에서 새로, 보노보로, 인간으로 거침없이 넘나드는 것이 어지러울 법도 하지만, 아주 다양한 이야기를 매끄럽게 연결하고 있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힌다. 공정함과 정의에 기반해서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호모 레시프로칸이라는 사실을 배우는 것도 꼭 필요하겠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흥미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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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우리 그리고 우리를 인간답게 해주는 것들(베르너 지퍼: 소담, 2013) 인간은 본래부터 이기적인 존재인가?
"인간은 항상 자신의 이해를 다른 사람의 이해보다 중요하게 생각할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이해를 다른 모든 것보다 우선시한다." -p.13
상기의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화와 타협은 온데간데 없고 서로의 주장만 확인할 수 있을뿐인 '치킨게임'의 향연장을 매일 바라보는 뉴스를 바라볼때 상기의 명제는 참으로 옳은 명제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상기의 명제가 사실이라면 우리의 삶은 참으로 각박한 환경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로가 자신의 이해만을 내세우는 장에서 결론은 늘 '강자'에게로 귀속되죠. 인류의 역사에서 '힘의 논리'에 의해 결정된 수많은 결과물들이 있음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모든 결정이 '힘의 논리'에 의해서 결정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은 비록 작지만 우리에게는 미래의 희망이자 추구해 나가야할 모습들입니다. ![]()
<공감과 통섭의 장은 앞으로의 미래를 지배할 새로운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저자 베르너 지펴는 독일의 저명한 뇌과학자로서 생물학으로 디플롬 학위를 받은 작가이자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전문작가입니다. 그는 이 책에서'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라는 명제에 대하여 '인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합니다. 이 책은 뇌과학 이론과 생물학, 심리학, 사회학, 철학 이론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면서도 전문적인 용어가 남발되기 보다는 사례들을 통해 내용들을 하나 하나 짚어 나가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독자는 비록 전문적인 지식이 없을지라도 전문적인 내용들에 대한 보다 용이한 접근과 이해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개인주의와 집단적인 이기주의로 발전해나가는 상황에 당당히 거부하는 이 책은 독자에게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닌지를 질문합니다. 그리고 '너'와 '나'라는 틀로부터 벗어나 인간을 '우리'라는 틀에서 볼것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새로운 관점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개인의 행복이 결코 집단의 행복과 공통된 의식으로부터 벗어나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고 '인간의 사회성'의 본질적인면의 긍정적 방향에서 새로운 미래로의 도약을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다윈의 진화론이 시간이 흐르면서 잘못된 명제의 시금석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모든 잘못이 정당화되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부조리한 상황에 대한 보다 분명한 판단을 내리기 위한 기초를 쌓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사회성'의 작은 개체는 바로 개인이 될 것이며 개인의 올바른 이해와 노력이 사회성을 형성해 나갈때 보다 나은 미래와 현재의 재구성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로서의 인간은 이타적이고 협조적이라는 저자의 생각은 이 책에서 왜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잘못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한 반성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가를 분명히 제시하여 주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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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인간답게 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을 보기 전에 우리를 인간답게 해주는 것이 사람들 간에 느껴지는 '정' 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정이 많이 사라졌지만, 사람들 간의 정 때문에 더 살아가는 맛이 나는 것이 아닐까? 재래시장에 가면 덤을 듬뿍 주고, 이웃집 간에 음식을 나눠먹는 것뿐만 아니라 비록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남을 배려하고 도와주는 것들이 바로 정 때문이고, 이런 것들이 인간답게 해주는 것들이 아닐까? 인간은 외부에서 가해지는 환경적 영향보다 사회적 공동체 내의 조건이 인간의 발달에 더 많이 기여한다. 이 책에서는 무리를 지어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발달한 인간의 인지능력과 감성 능력에 대해서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복제품을 자손 세대에 최대한 많이 퍼뜨리는 것이 유전자의 최종 목표이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하위 목표는 영양분을 확보하고,증식을 위한 에너지를 최대한 많이 모으는 것인데, 진화는 자원이 한정된 세상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경쟁과 싸움이 일어난다. 임신은 배 속 아기를 보호하려는 엄마와 자식을 위한 아름다운 공존이라고 생각했는데, 진화생물학자들은 엄마와 자식이 오히려 치열한 경쟁을 한다고 말하고 있다. 헤이그의 이론에 따르면 임신 중에 나타나는 수많은 합병증은 태아와 산모의 경쟁 때문에 발생하고, 정신분열증이나 자폐증 같은 질환 역시도 엄마와 아빠의 유전자 간의 경쟁과 줄다리기의 결과라고 한다. 전쟁은 생물학적 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과정으로 전쟁이 치러질 수 있는 조건만 갖춰지면 자동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럼 경쟁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일까? 미래를 위해서 더 좋은 것들이 많이 생기고 발전하긴 하지만, 경쟁으로 인해 세상이 자꾸만 삭막해져 가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인간의 경우 만 20세 정도가 되어야 뇌의 발달이 완성되는데, 이렇게 오랜시간에 걸쳐 발달하는 것은 공동체 내의 복잡한 관계 형성 방식을 습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가 사회적이라는 사실은 인간에게서만 나타나며 대개 사회성 결함이 증상으로 나타나는 정신 질환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럼 공동체 생활을 하는 동물들에게서는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지 궁금하다. 공동체의 크기와 뇌피질의 관계는 정비례한다고 하는데 침팬지의 경우 공동체의 구성원이 늘어나면 구성원들 간 친분 관계가 멀어지면서 경쟁이 커지고, 공동체는 작은 다수의 무리로 깨지게 된다. 이 이론이 맞다면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서로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지금 인간의 사회가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과 그와 관련된 사회성 결함이 정신 질환을 나타난다는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가 지금보다 인간답게 살던 시절에는 정신 질환이라는 병은 드물게 나타났지만, 지금은 정신 질환이 흔하게 나타나니 말이다.
우울증은 외로움의 한 질환이라고 생각하는데, 외로움은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며 면역 체계의 약화를 초래한다. 반면 사회적 교류가 활발해지면 암을 예방해주는 종양괴사인자 알파의 분비가 촉진된다. 친밀한 사람과의 접촉은 초콜릿을 먹거나 성관계를 갖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는데, 심지어 알코올이나 니코틴과 같은 중독성 물질을 흡입한 것과 같은 효과가 나기도 한다. 위험하지 않은 전기 자극을 가한 실험에서 모르는 사람이라도 옆에서 손을 잡아주기만 해도 안정감을 갖게 해주었고, 친밀도가 높을수록 그 효과는 높게 나타났다. 흔히,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줄어든다'는 말이 있는데, 이 실험은 고통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 걸 입증해 준 실험이었다.
사회적 환경은 한 개인의 습관이나 기호뿐 아니라 행복감이나 안정감 같은 보이지 않는 감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가까이 사는 이웃도 심리와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의외로 직장 동료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더 놀라운 것은 감정이나 기분이 전염되는데 먼 곳에 사는 친구의 즐거운 기분이 그대로 전달되기도 한다. 사실 나도 이 부분을 느껴보기는 했었다. 다른 사람이 기쁘면 괜히 기분 좋고, 다른 사람이 슬프면 나도 괜히 기분이 다운되기도 했었다. 인간답게 해주는 것들이 사회속에서 공존하면서 이렇게 느끼는 작은 부분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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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간은 인간인가?”이라는 질문은 인기 있는 질문일 수 밖에 없다. 어찌 그러지 않을 수 있으랴. 우리가 인간인 한. 도대체 우리는 왜 이 자리에 서 있으며, 왜 이렇게 다른 존재인가? 어쩌면 스스로에 대한 자화자찬이기도 한 이 질문은 철학에서 비롯되었지만, 지금은 당연히 과학의 질문으로 바뀌었다. 그 과학에서의 질문은 최근 마이클 가자니가의 『왜 인간인가』(http://blog.yes24.com/document/7048110)와 같은 것인데, 사실 여기서 베르너 지퍼의 질문도 다르지 않고, 그 해답이라는 것도 마틴 노왁의 『초협력자』(http://blog.yes24.com/document/7024279)에서와 그닥 다르지 않아 별반 새롭지 않다. 그런데 뭔가 기분이 개운치 않다.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 아마도 베르너 지퍼의 해답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그런데, 그 해답을 얻기 위해서 희생시킨 것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두 가지인데, 하나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이고, 또 하나는 라촐리티와 라마찬드란의 ‘거울 신경’이다. 거기서 파생되어 피를 흘리는 것들도 적지 않은데, 다윈마저 그 대상이 되고 있다(물론 저자가 진화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기적 유전자’라는 가설에 허점을 가리키는 증거들이 종종 제시되고, 그 철학적 관점에 대해서도 지적하는 글들이 적은 것도 아니다. 그리고 ‘거울 신경’에 대해서도 아직 연구하고 입증해야할 것이 많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들이 완전히 그릇된 관점이라고 몰아가는 이 책의 방향은 선뜻 이해하기가 힘들다. 여기서 제시하고 있는 증거라는 것도 상당히 제한적인 것이고, 또 결정적인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또한 다윈의 주장과 다윈 이후의 연구자들의 주장을 섞어서 쓰고 있는 것도 (원래 그런 것이었는지, 번역자의 잘못인지 모르겠지만) 과연 이 책에 얼마나 공을 들였다 싶은, 하고 싶지 않은 의심도 하게 한다. (예를 들면 이런 것, “다윈이 주장한 유전자의 이기주의” (91쪽), 다윈이 유전자의 이기주의를 주장했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본다.) 당연히 여기서 ‘인간을 인간답게 해주는 것’이라 제시하고 있는 이타적이고, 협력적인 본성에 기초한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에 대한 증거를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런데 사실은 이것마저도 ‘이기적 유전자’에서 비롯되어 지금까지 연구되어온 ‘사회생물학’ 계열의 진화 이론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있는 바이고, ‘거울 신경’을 비롯한 신경심리학에서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런 협력적 인간, 이타적 인간을 얘기할 때 가장 강력한 근거, 혹은 이론적 바탕이 되는 게임 이론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는 점은 좀 의아하다. 그리고 칼뱅주의와 사회생물학을 연결시키고 있는데(80쪽), 이것은 처음 접하는 것이다. 얼마나 근거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정자와 난자의 기원이라든가, 동성애의 기원, 암수이형에 대한 기존에 많이 접했던 이론 말고 다른 이론들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적지 않은 소득이라고 생각한다(역시 ‘가능성’만을 얘기하고 있을 뿐일지라도). 그러나 그것마저도 참고문헌이 생략된 채, 내용 속에도 언제 어떤 논문이나 책을 통해 주장했는지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는 채 제시되고 있어서 정말 아쉽다. 어떻게 확인하라는 것인지... 원래 저자가 그것들을 포함시키지 않았는지, 번역과정에서 빠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느 쪽이든 점수를 줄 순 없다. 명백한 번역 잘못도 종종 눈에 띈다. 35쪽의 '1000억 년 전' - 되새류(핀치새)가 이 시기에 갈라파고스섬으로 이동해 갔다는 것인데, 지구의 역사는 45억 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38쪽의 "소비에트농업대학의 학장이 된 스탈린" - 스탈린이 아니라 리센코일 것이다. 앞뒤가 바뀌었다. 104쪽의 "도킨스나 메어너드 스미스처럼 별 관심을 받지 못한 현장 연구가들" - '처럼'이 아니라 '에게'가 맞을 것이다. 언뜻 보이는 명백한 것들, 몇 개만 추린 것이다. 어쨌든 참 물음표도 많이 표시하고, 나의 메모도 많이 들어간 책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2013.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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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 라는 말이 있다. 과연 인간이 정말로 만물의 영장일까? 최근 나온 여러 연구들을 본다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대표적인 예로 사람과 비슷한 지능을 가진 오랑우탄 같은 유인원들의 뛰어난 기억력을 들 수 있는데,인간과의 대결에도 승리를 거두었다는 기록을 본 기억이 난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은 동물과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또 정말로 동물보다 뛰어날까? <우리 그리고 우리를 인간답게 해주는 것>은 바로 이러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줄 수 있는 책이다.
사실,개인적으로 이러한 종류의 책은 잘 읽지 않게 된다. 왜냐하면 어려운 용어가 기본적으로 나오고,여기에 책 밑 부분에 달리는 각주들을 포함하여 때로는 영어표현도 서슴치 않고 나오기 때문에 한 장을 읽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고 다 읽어도 이해가 크게 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부담에서 어느 정도는 벗어나고 있는데,한가지 학문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진화를 포함하여 생물,인류학에다 현대 사회,심지어 철학까지 공유하는 비교적 많은 학문과 연계시켜가면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이 강조하는 것은 인간은 동물보다 우위에 있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100% 우위에 있는 것은 아니며,어느 부분에서는 동물들의 능력에 대한 부분도 인정하고 있는 것과 우리가 더 인간답게 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공감과 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하는 거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가 이기적 유전자가 틀렸다고 확실하게 강조하면서 유전자보다는 공감과 통섭,관계를 가지는 사회성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뇌과학자답게 저자가 인간의 뇌가 다른 동물들에 비해 월등하게 커진 이유도 바로 사회성과 사회적 환경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서 인간과 동물의 큰 차이가 나타나는데,동물이 먹이가 어디에 있는 지에만 집중하는 데 비해 인간은 서로가 어떻게 보이는 지,서로를 동료라 생각하는 지 아닌 지에 관심을 가지는 존재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인간은 동물보다 더 많은 종류의 공감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사회성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이 책 후반부터 나오는 여러 종류의 예를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가볍게는 개인으로부터 크게는 국가간의 일까지,사회성은 한 인간 뿐 아니라 지구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정도의 영향력은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에 충분하다. 그러면서 말미에는 이기적인 것에 대한 합리화를 버리라고 말하고 있다. 그것이야 말로 우리 인간이 행복하고 우리라는 결속체 안에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인간과 동물의 다른 점이 이것이다. 공동체적인 삶과 서로에 대한 공감,그리고 사회성을 가지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인간으로서 더 인간다워지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2013/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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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자가 살아남는 적자생존의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인간의 유전자는 진화를 거듭하여 오늘의 우리가 되었다는 다윈의 진화론.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로 우리 유전자의 이기성을 강조했고, 진화인류학의 대세는 고품질의 자손을 번식하기 위해 훌륭한 짝을 필수적으로 선택한다는 성 선택에 기초한 이론들이었다. 하지만 대학 때 수업을 통해 들을 때에든 관련 책을 통해 접할 때에든, 이러한 이론들을 접하면 인간이 동물의 한 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했고, 매번 답답함을 느껴야만 했다. 특히 남성들의 외도를 본능으로 봐야 한다는 것과 우월한 유전자를 갖지 못한 자는 선택받지 못한다는 것을 용납하기가 어려웠다. 성 선택에 대한 나의 감정적 분노 뒤에는, 논리적으로 이해될 수 없는 것이 또 있었는데, 그것은 동성 간의 성관계였다. 동성 간의 관계는 다른 동물들에게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혀져 있고, 인간의 역사를 볼 때에도 그리 드문 일은 아니었다. 만약 유전자의 생존이 개체 존재의 유일한 이유라면, 동성 간의 관계처럼 비효율적인 행위는 왜 행해지는 것일까. 이 책에서는 러프가든이라는 학자의 이론을 중점적으로 소개하여 반론을 제시한다. 러프가든에 따르면 개체들은 성 선택이 아닌, 사회 선택이라는 본능적 원리에 따라 행동한다. 사회 선택을 하는 개체는 협동하여 공동체의 생존을 이롭게 한다. 아름답기 그지 없는 이론이다. 문제는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인데,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갈등은 공정심의 부족과 이로 인한 이기심의 발현으로부터 발생한다. 내가 남보다 불공정한 대우를 받거나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될 때 인간의 이기심이 표출되게 된다. 누군가의 이기심은 다른 이의 이기심을 자극하고, 사회의 갈등으로 번지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인간에게 발달되어 온 '감정'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감정 중에서도 타인의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는 공감의 능력은 타인과의 갈등을 완화하는 기능을 한다. 눈치 빠르고 예민한 촉을 가진 사람이 사회 생활을 원만하게 할 수 있는 것도 같은 논리다. 저자도 언급한 제레미 리프킨의 '공감의 시대'를 비롯해, 공감을 인류의 미래를 위해 지켜야 할 특성임을 강조한 서적은 적지 않다. 이런 야무진 논리를 사회 지도자들이 인식하고, 시대의 공감을 부추겨주면 좋을 텐데. 각자의 이기심이 사회에 더 퍼지기 전에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주면 좋을 텐데. 안타깝게도 이미 이기심을 한창 작동중인 사람들에게 다수의 공감은 그들의 자리를 위협하는 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된 바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SNS라지만 그래도 우리 시대가 공감의 능력을 잃지 않은 것은 그 덕이 클 테니, 앞으로도 인류의 생존에 유익한 본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진화는 안정적인 전략의 탄생을 의미하며, 진화의 메커니즘은 자연 속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도 일어난다. (54쪽) 다윈이 말한 성 선택에 따르면 두 개체가 한 쌍을 이루는 것은 각자의 이익을 위한 일시적인 행동으로, 어쩔 수 없는 행위이다. 반면 러프가든이 말한 사회 선택에 따르면 이는 두 개체가 공동의 이해, 동일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동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03쪽) 협조는 이기심을 극복하기 위한 특별한 노력을 전제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노력은 어차피 대개 실패로 끝나고 만다. 협조는 매우 자연스럽고 기본적인 것이다. 다시 말해 동물이 가장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협조이고, 협조와 공존이 깨졌을 때 비로소 경쟁과 갈등이 일어나는 것이다. 대립은 사회적 관계의 출발점이 아니라, 협조의 실패라는 잘못된 결과로부터 초래되는 현상이다. (109쪽) 현대인은 직립보행을 한다는 특징이나 언어와 문화를 발전시켰다는 특징 때문이 아니라 감성을 가졌다는 특징 때문에 현대인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감성이 현대인의 모든 다른 특징을 가능케 해주었기 때문이다. (163쪽) 공감도 신뢰와 마찬가지다. 공정함이 전제되어야만 공감이 가능해지고, 공평하고 공정한 상호작용 속에서만 공감이 발생할 수 있다. 상대를 공정하게 대해주는 사람만이 상대에게 공감을 살 수 있게 된다. 공정하게 협조하는 사람만이 '우리'라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진다. 공정함과 평등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가장 중요한 사회적 감정의 기본이다. (338쪽) 결국 이기주의에 대한 합리화에 빠지지 않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우리 인간들은 '우리'라는 관계 속에서 태어났고, 그러한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결국 우리의 지속적인 행복은 '우리' 안에서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344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