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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회장의 질문에 대한 조규만 주교의 답변
"이병철 회장의 질문에 대한 조규만 주교의 답변" 내용보기
이 책은 안흥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작년까지는 안흥 도서관에 매주 한 번 이상은 들렸는데, 요즘은 거의 가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에 코로나19로 인해 공공도서관 임시 휴관 정책에 의해 서너 달 이상 휴관을 하였기 때문이다. 5월에 문을 열었지만 열람과 대출만 허용하는 부분개관이었고, 6월부터 착석을 허용했지만 사회적거리 두기에 의해 좌석이 절반 이상 사라졌다. 이런
"이병철 회장의 질문에 대한 조규만 주교의 답변" 내용보기

 

 

이 책은 안흥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작년까지는 안흥 도서관에 매주 한 번 이상은 들렸는데, 요즘은 거의 가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에 코로나19로 인해 공공도서관 임시 휴관 정책에 의해 서너 달 이상 휴관을 하였기 때문이다. 5월에 문을 열었지만 열람과 대출만 허용하는 부분개관이었고, 6월부터 착석을 허용했지만 사회적거리 두기에 의해 좌석이 절반 이상 사라졌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한 달 만에 찾은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린 것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떠오른 생각을 몇 가지만 적겠다.

 

첫째, 이병철 회장의 질문을 처음으로 알고 민망함을 느꼈다. 이 책은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이 작고하기 한 달 전에 차동엽 신부에게 했다는 24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병철 회장의 질문에 답을 한 사람은 차동엽 신부 외에도 여러 명이 있고, 그것이 책으로 나온 것도 그만큼 된다고 한다. 이병철 회장은 신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고, 신이 우주 만물의 창조주라는 것은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지 등 주로 신앙의 본질에 대하여 24개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민망했던 것은, 이병철 회장이 그런 질문을 했다는 것 자체도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들었기 때문이다.

 

둘째, 질문은 흥미가 있었으나 답변은 어려웠다. 저자인 조규만 바실리오 주교가 글을 어렵게 썼거나 답변이 명확하지 않아서 어려운 것은 아니다. 정답을 말하는 것이 쉽지 않고, 그 정답이 모든 사람에게 인정을 받기는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어쩌면 정답이 없을 지도 모르겠다. 예를 들어서 열두 번째 질문인 ‘천주교를 믿지 않고는 천국에 갈 수 없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천주교 신자와 다른 종교 신자의 답변은 다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천주교 신자 입장에서 ‘그렇다. 천주교를 믿어야 천국에 갈 수 있다.’라고 답변을 했다면, 개신교 신자 입장에서는 ‘아니다. 개신교를 믿어야 천국에 갈 수 있다.’라고 답을 할 것이다. 그렇다고 답이 둘 중에 하나인 것도 아니다. 불교 신자나 이슬람교 신자는 둘 다 오답이며, 자신의 종교를 믿어야 천국에 갈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무신론자는 천국 자체를 부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이병철 회장이 이런 질문을 한 배경이 궁금했다. 이병철 회장은 1910년에 태어나서 1987년에 작고했다. 그에게 이 질문을 받았다는 차동엽 신부는 1958년에 태어나서 2019년에 작고했다. 이병철 회장은 생애 초기에는 유교를 믿다가 불교를 거쳐서 말년에는 원불교를 믿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사람이 자신보다 거의 반세기 정도 연하인 천주교 신부에게 이런 질문을 왜 주었을까? 이 책에는 2012년에 차동엽 신부가 이 질문을 공개했다는 것 외에는 다른 설명이 없다. 그렇다면 차동엽 신부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4반세기를 연구했다는 말일까? 차동엽 신부가 이 질문을 소개하고 답변을 했다는 저서 『내 가슴을 다시 뛰게 할 잊혀진 질문』을 읽고 싶은 마음이다.

 

넷째, 지구의 종말이 언제 오느냐는 문답을 통해 이 책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마지막인 스물네 번째 질문은 ‘지구의 종말이 언제 오느냐?’이다. 저자는 1992년 휴거설로 전국을 시끄럽게 했던 이장림 목사의 휴거설을 비롯하여 1999년 7월에 종말이 온다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등 지금까지 알려진 각종 종말론을 소개하면서 그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저자의 답변은 무엇인가? 저자는 이 책의 마지막 문장에서 이렇게 답했다.

 

“결론은 분명합니다. 종말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하느님만 아십니다(마르 13,32). 물론 스티븐 호킹이 말한 것처럼, 인간이 인류의 종말을 스스로 앞당길 수 있는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주님이 경고하신 것처럼, 늘 깨어 있어야 할 뿐입니다.(286쪽)”

 

천주교(어쩌면 개신교까지도) 입장에서는 당연한 답변일 것이다. 그러나 이 답변을 불교나 이슬람교, 또는 무신론자들은 인정할까? 저자의 답변은 정답인지 모르지만, 모든 독자가 공감하는 답변은 아닐 것이다. 마지막 문답에서 이 질문들과 책의 성격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이 답변을 하더라도 대부분의 독자가 공감하는 내용을 쓰기는 힘들 것이라고……. 이 책의 질문들은 모든이가 공감하는 정답이 나오기에는 한계가 있는 문제들이다. 저자의 답변 역시 독자 모두를 만족시키기 힘들 것이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저자는 천주교 고위 성직자(주교, 원주교구 교구장)이다. 즉, 가톨릭(천주교) 입장에서 답변을 했다. 그러므로 천주교 신자에게는 좋은 책이 되겠지만, 타종교 신자들에게는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개신교 신자가 생각하는 정답을 원하는 독자는 철학자 김용규 옹의 『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이 좋을 듯하다. 그 밖에도 최순열, 김상욱, 이우각, 강대석, 김왕기, 유영희 등 여러 저자들이 나름의 입장에서 답변을 한 책들이 있다. 저서로 발간하지는 않았지만 이어령 교수도 어떤 월간지에서 답변을 연재했다고 한다. 어차피 어느 책이건 모두가 인정하는 정답을 싣지는 못했을 것이다. 독자들은 저자의 면면을 보고 자신이 원하는 책을 읽으면 좋을 듯하다.

 

저자는 자신의 답변 중에서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천주교의 입장인 것은 그렇다고 확실히 밝혔고, 천주교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나 과학적인 주장도 소개하는 등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신학, 철학, 문학, 시사, 과학 등 다방면에 걸쳐서 질문과 관련 있는 많은 상식도 전하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천주교에 대하여 특별히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 독자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y******3 2020.07.31.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