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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감성으로 포착한 인문학적 사유-일상의 인문학
"시인의 감성으로 포착한 인문학적 사유-일상의 인문학" 내용보기
시인, 에세이스트, 문장 노동자, 장석주는 표지 날개에 그렇게 소개돼 있었다. 문장노동자라는 말이 낯설긴했지만 '일상의 인문학'이란 제목과는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막상 책을 들여다보니, 일상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다루고 있지만 확실히 인문학자들과는 다른 차별성, 시인의 감성이 처음부터 끝까지 느껴져 마음에 들었다. 시인의 눈길로 포착된 주제도 그렇고,
"시인의 감성으로 포착한 인문학적 사유-일상의 인문학" 내용보기

시인, 에세이스트, 문장 노동자, 장석주는 표지 날개에 그렇게 소개돼 있었다. 문장노동자라는 말이 낯설긴했지만 '일상의 인문학'이란 제목과는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막상 책을 들여다보니, 일상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다루고 있지만 확실히 인문학자들과는 다른 차별성, 시인의 감성이 처음부터 끝까지 느껴져 마음에 들었다. 시인의 눈길로 포착된 주제도 그렇고, 주제접근 방식이나, 어휘구사력에서 시인의 감성이 물씬 풍겨 나왔다.  감각적인 언어와 일상 언어, 특히 우리 말을 현란하게 구사하는 시인다운 솜씨를 발휘함으로써 책 읽는 재미는 배가되었다.

 

 

 

'일상의 인문학'에서는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기다림, 망각,결혼, 사랑, 불륜, 외로움, 불면, 죽음, 웃음, 우연, 고백 등 우리의 가슴에 와닿으면서 우리의 감성을 건드리는 주제며, 탈현대, 생태주의, 정치같은 거대담론, 감정자본주의, 서평, 국제 공항, 군중, 쓰레기, 이타주의 ,속도, 흡연, 같은 구체적인 주제들까지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 다양한 문제들이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침착하게  짚어가고 있다.

 

장석주는 큰 덩어리의 담론보다는 구체화된 주제들을 포착함으로써 거창하게 논의를 끌지 않고, 우리의 일상과 이어진 부분들을 피부에 와닿게 사유하는 데 성공했다. 주제를 탐색하기위해 소개한 책들은 철학은 물론  소설에 최근 화제가 됐던 신성일씨 책까지 다양한데다 흥미로와 보여서 읽고 싶은 유혹에 빠져들게 한다.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은 볼만한 인문학교재가 될 만하다. 여기에다 함께 읽어보면 좋은 책까지 제시해주는 친절함까지 발휘하고 있어서, 이 역시 관심이 갔다. 장석주가 다독가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는 동시에 '넓게 읽고 깊이 생각하기'라는 부제에 걸맞는 구성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인문학책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일상'과 관련한 성찰이 부각되는 추세라는 게 느껴졌다. 왜 그럴까? 거대담론이 아닌 어떻게 보이면 사소해 보이는 소재들에 주목하는 이유, 아마도 그 사소해 보이는 주제야 말로 우리의 삶속에 스며들어 알게 모르게 개개인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 그것을 똑바로  인식하고, 일상에 대한 성찰을 하는 것이 메말라가는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데 필요하다는 의미인 것이다.

장석주는 사람 몸으로 치면 실핏줄에 해당할 일상이야 말로  가장 훌륭한 인문학적 사유의 대상이라는 것을 분명히  짚어주면서그 의미를  일러주고 있다. 그리고 일상 속에서 인문학적 사유를 하기 위해선 책을 읽을 것을 권하고 있고, 책을 통한 사유를 통해 일상에 가려진 본질을 깊이 들여다보는 통찰력과 더불어 소통방식과 창의력의 힘을 키울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일상의 인문학'은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시인의 따뜻한 감성과 인문학도의 이성적인 안목을 겸비한 전개는 설사 어렵게 느껴지는 내용이더라도 그 현란한 글 빨에 취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인문학 공부 이전에 글 자체에 빠지는 재미를 맛볼 수 있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유쾌했다. 

 

 

e****0 2012.11.03. 신고 공감 7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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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함께 한 책, 마무리하다.(7.29~9월)
"여름과 함께 한 책, 마무리하다.(7.29~9월)" 내용보기
자연의 흐름이란 어김이 없다.계절의 자리바꿈. 영 사그러들지 않을 것처럼 기세등등했던 여름도 가을에 자리를 내어주고 물러났다.   이 책은 지난 여름에, 첫장을 펼치며 "酷暑"라 적어두고 읽기 시작한 책이다. 사무실에 두고 혹독한 8월 한달동안 읽고도 남아 9월 초순까지 읽었다. 한낮의 열기를 식혀주기에는 미미하기 그지없던 사무실의 에어컨.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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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흐름이란 어김이 없다.

계절의 자리바꿈.

영 사그러들지 않을 것처럼 기세등등했던 여름도 가을에 자리를 내어주고 물러났다.

 

이 책은 지난 여름에,

첫장을 펼치며 "酷暑"라 적어두고 읽기 시작한 책이다.

사무실에 두고 혹독한 8월 한달동안 읽고도 남아 9월 초순까지 읽었다.


한낮의 열기를 식혀주기에는 미미하기 그지없던 사무실의 에어컨.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오면 후끈 더워지던 몸.

되도록 숨도 살살 쉬어주며 최대한 가만히 앉아있어야 참아지던 더위속에서

그나마 이 책을 펴놓고 앉아 여름 한철 삼십분 남짓의 시간들을 견뎠다.


이 책을 보면 2013년의 여름이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인문학이라는 단어를 듣거나 보게 되면 장석주라는 문장 노동자도 떠오를 것이다.


넓게 읽고 깊이 생각하기. 

저자가 내건 부제처럼 이 책에는 많은 책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저자는 그 책들속을 자유롭게 유영한다.

이 책에 내 나름대로 제목을 붙여보자면 <책들의 동거>가 될 것이다.

물론 책들의 동거를 주선하는 이는 당연 장석주라는 거간꾼이고.

관련된 분야의 몇가지 책들을 한 꼭지의 글속에 녹여낸 글솜씨가 멋지다.


9월의 밀린 글쓰기, 이 책으로 서둘러 마무리한다.


***마음에 와 닿던 문장들

ㅇ 일요일, 무거운 삶에 내리는 보상

ㅇ 유동하는 세계에서 살아가기

ㅇ 고된 노동을 돌아보라

ㅇ 자본이 내 감정을 관리한다고?

ㅇ 채식주의자로 산다는 것

ㅇ 결혼을 꼭 해야 돼?

ㅇ 자유 죽음에 대해 숙고함

ㅇ 오래된 강을 바라보며

ㅇ 메멘토 모리

ㅇ 장소, 삶을 떠받치는 토대

ㅇ 웰다잉을 생각함

ㅇ 불면의 밤들

YES마니아 : 로얄 c*******7 2013.09.30. 신고 공감 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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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의 초대 - 일상의 인문학
"일상으로의 초대 - 일상의 인문학" 내용보기
일상은 빨래건조대에 걸린 세탁물들과 같다. 일상은 따사로운 봄날 지그시 눈을 감은 육체위로 흩날려 내리는 햇빛과 같다. 일상은 친한 친구, 연인 사이에 특별히 무언가 말할 필요 없이 교환하는 눈빛, 몸짓과도 같다.   이와 다르게 일상은 어느 순간 말할 수 없을 만큼의 무게감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기도 한다. 타인의 죽음, 관계의 파괴, 질병, 실업, 파산, 사업실패 등은 흔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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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은 빨래건조대에 걸린 세탁물들과 같다.

일상은 따사로운 봄날 지그시 눈을 감은 육체위로 흩날려 내리는 햇빛과 같다.

일상은 친한 친구, 연인 사이에 특별히 무언가 말할 필요 없이 교환하는 눈빛, 몸짓과도 같다.

 

이와 다르게 일상은 어느 순간 말할 수 없을 만큼의 무게감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기도 한다.

타인의 죽음, 관계의 파괴, 질병, 실업, 파산, 사업실패 등은 흔히 듣고 목격하게 되는 일들. 그러나 이러한 타인의 일상이 나에게 적용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일상이라 부를 수 없게 된다. 실존의 깊은 어둠속으로 그리고 그 어둠은 다시 우리의 일상으로 변해 버리는 것이다.

 

<일상의 인문학>은 저자가 일상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주제에 관한 책들을 소개하며 자신의 삶을 고찰해 낸다. 그 주제들은 연속성도 없고 관련성도 없으며 말 그대로 저자의 일상일 뿐인 것이다.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인생의 가치들, 또는 반(反)가치들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책의 서문 첫 문단에서 인문학에 대해 설명한다. ‘인문학은 라틴어 후마니타스에서 나온 말이며 이는 사람이 알아야 할 기초 소양. 문학, 역사, 철학을 하나로 아우르는 것.’이라고. 나와 세계를 총체적으로 보는 것. 그것이 인문학이라고-

한 개인이 자신의 삶과 세계를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무엇일까? 주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을 뛰어넘어 세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일까?

이어지는 책의 내용들을 살펴보면 알 수 있지만 꼭 그런 의미의 ‘총체적’은 아닌 듯 하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주관 안에서의 관망. (관망이라는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것과 같이 현대인은 너무 빠른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자신의 주변을 살피지 못할 정도로 정신없고 여유도 없다. 현대인들의 절망은 여기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인간 존재에 대한 고뇌, 성찰 없이 무엇을 위해 살아야하는지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일까? 책은 일상에서 만나는 다양한 주제들을 통해 이런 인간본연의 문제들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수년전만 해도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들이 오고 갔다. 혹자는 인문학의 필요성,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위기라는 개념을 사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기도 했다. 그것은 그가 일상을 모르기 때문에 갖게 된 시각이다. 일상 안에 인문학이 있고 인생이 있다. 우리 모두는 그 일상을 가로질러 살아간다. 시간도 공간도 그 어떤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개념들도 결국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고매한 자취를 남기고 떠나간 사상가, 정치가, 작가, 철학자, 배우 등의 책들, 그들이 남긴 말들을 인용하며 자신의 의견을, 또 인생에 대한 문제를 논한다. 지식의 습득보다는 삶의 확장을 위한 책. 저자가 언급하는 많은 사람들을 알고 그들에 대한 사전 정보가 탑재돼 있다면 더 없는 즐거움 또는 비판적 시각으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s********8 2012.11.20. 신고 공감 3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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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확장을 위한 인문학적 책 읽기
"삶의 확장을 위한 인문학적 책 읽기" 내용보기
지난 4월 17일 뉴스매체들은 유서 깊은 보스턴 마라톤의 결승선 부근에서 폭발물이 터져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다는 뉴스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보스턴 마라톤하면 1947년, 막 해방을 맞은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참석한 서윤복선수가 1위로 골인한 것을 시작으로 1950년에는 함기용, 송길윤, 최윤칠 세 선수가 1위부터 3위를 독식하면서 우리 국민들에게 친숙해진 경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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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7일 뉴스매체들은 유서 깊은 보스턴 마라톤의 결승선 부근에서 폭발물이 터져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다는 뉴스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보스턴 마라톤하면 1947년, 막 해방을 맞은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참석한 서윤복선수가 1위로 골인한 것을 시작으로 1950년에는 함기용, 송길윤, 최윤칠 세 선수가 1위부터 3위를 독식하면서 우리 국민들에게 친숙해진 경기이기도 합니다.

 

보스턴 마라톤에는 직접 참여해보지 못했지만, 지난 해 마침 보스턴마라톤 결승점이 위치한 보일스톤 거리 근처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한 덕분에 역사적 현장에 서볼 수 있었습니다. 그 장소에 서서 그날의 함성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느낌이 남달랐고, 휴일 보일스톤거리를 달리는 마라톤 행렬을 지켜보면서 보스턴시민들의 뜨거운 마라톤 사랑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대중을 상대로 한 테러의 주체가 오리무중에 싸인 채 미해결사건으로 남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무렵 범인이 체포되었다는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전자시대를 맞아 수사정보의 원천이 다양해진 덕도 있었겠지만, 시민들의 적극적인 수사협조가 크게 기여했다는 것 같습니다. 범인은 러시아의 체첸에서 이주해온 형제인데 체포과정에서 형은 총상을 입고 사망했으며 동생 역시 총상을 입은 상태라 범행동기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과격단체가 개입한 흔적은 나타나지 않는 모양입니다만, 혹시 미국으로 이주하는 과정에서 쌓인 심리적인 불안감 등이 범행의 원인(遠因)이 아닐까 싶습니다. 부 국가에서 구성원들의 불확실한 삶으로 인하여 국제적인 인적 유동성이 증가한다는 지그문트 바우만의 주장을 생각합니다. (모두스 비벤디; http://blog.yes24.com/document/2770968). 바우만은 최근 들어 국가 간의 거리가 좁아지고, 구성원들의 유대가 빠른 속도로 해체되어 소멸되어 감에 따라 사회적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동체 안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뒤처지는 집단들이 더 나은 환경을 찾아 국경을 넘어서는 국제적 난민이 폭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새로운 사회에서도 적응하지 못하면 역시 사회적 불안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 소개하려는 <일상의 인문학>의 서문에서 장석주님은 이처럼 불안과 공포와 불확실성이 넘쳐나는 사회에서 구성원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서로가 서로를 향하여 총부리를 겨누는 상황이야말로 위험한 사회가 아니겠느냐 묻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이제 우리 모두는 사냥꾼이다. 또는 사냥꾼이 되라는 말을 들으며, 사냥꾼처럼 행동하도록 요구받거나 강요당한다.(모두스 비벤디, 160쪽)”는 구절을 인용하여, 이미 세상은 사냥꾼들의 정글이 되고 있기 때문에 사냥꾼의 무리에서 이탈해서 사냥을 그만두는 순간, 우리는 사냥감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짚었다면 해답도 찾았을 터. 장석주님이 제시하는 해답은 바로 책읽기입니다. ‘책은 생명보험이며, 불사(不死)를 위한 약간의 선금이다.(움베르토 에코 지음, 책으로 천년을 사는 법)’는 구절을 인용하여 “살기 위해서 책을 읽어야 하지만 그것보다는 죽지 않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일상의 인문학, 7쪽)”고 하였습니다. 자신 역시 책읽기와 더불어 사유의 싹이 트고 풍성하게 자하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삶이 팍팍해질수록 당장 밥이 나오는 것을 아니지만 본질적으로 삶을 살찌우고 풍요하게 만드는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를 깨닫게 해주려는 말씀입니다.

 

앞서 안상헌님의 <통찰력을 길러주는 인문학 공부법; http://blog.yes24.com/document/7106982>이 문학, 역사, 철학을 묶는 인문학 분야의 책을 어떻게 읽어 삶의 본질을 찾아들어갈 것인가를 안내하는 안내서였다고 한다면, 오늘 소개하는 장석주교수님의 <일상의 인문학>은 ‘넓게 읽고 깊게 생각하기’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주제의 중심이 되는 책과 함께 관련이 있는 몇 권의 책을 읽어 생각의 깊이를 더하는 인문학적 책읽기의 심화과정을 안내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일상’이란 일상범백사(日常凡百事)를 줄인 말입니다. 즉 그날이 그날 같은 평범한 하루가 쌓여가는 일상이기에, “흔하고 하찮은 것, 더러는 의미를 머금지 못한 채 날것의 덧없음으로 뒹구는 그 무엇이다.”라는 저자의 정의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그 속에서 남들과 다른 무엇을 길어 올리고 있습니다. “그 안을 깊이 들여다보면 생명의 기하학이 역동한다.(8쪽)” 하루하루의 의미가 달라져 보이지 않습니까? 삶의 기본단위가 되는 일상이 없다면 당연히 삶도 없을 것이며 존재의 의미도 구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일상에서 무언가 의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은 저절로 갖추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저자는 일상에서 쉽게 만나는 50개의 주제에 대한 생각을 책을 꼬투리로 펼치고 있습니다. 자연히 특정한 책의 리뷰가 아니라 특정 주제에 관련된 책에서 건져낸 화두를 중심으로 한 저자의 생각을 에세이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부끄럽게도 저자가 주제를 이끌어내는 쉰한 권이나 되는 책들 가운데 김훈의 <칼의 노래>,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만을 읽어보았을 뿐입니다. 작가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하여 관심이 가는 주제를 이끌어내고 있는 책을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마이클 폴란의 <잡식동물의 딜레마>를 주문했습니다.

 

첫 번째 화두 ‘기다린다는 것’은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가 주제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만, 대학시절 연극부 활동을 할 때 몇 차례 공연을 통해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저자는 “우리는 (…) 늘 오늘의 괴로움이 끝나는 내일을 기다린다.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다.(13쪽)”고 적어 기다림을 인간이 타고난 숙명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딱히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고도를 기다리느라 앙상한 나무 한 그루만 서있는 시골길 위를 떠나지 못하는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가 주고받는 의미없는 대사를 끌어왔을 것입니다.

 

저자와 겹치는 책읽기가 별로 없었던 탓에 정확한 비유가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만,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 http://blog.yes24.com/document/7199988>에서 저자가 추출해낸 사유는 같은 책을 읽고 제가 느낀 점과는 크게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도 있는 것처럼 고생을 사서하는 여행에서 환희를 느낀다는 보통의 설명과 함께 “우리는 사막에 있지 않을 때도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우리 자신의 결함을 보고 스스로 작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 굴욕은 인간 세계에서는 항상 마주칠 수 있는 위험이다. 우리의 의지가 도전받고 우리의 소망이 좌절되는 일은 드물지 않다. 따라서 숭고한 풍경은 우리를 우리의 못남으로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익숙한 못남을 새롭고 좀 더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생각하도록 해준다. 이것이야말로 숭고한 풍경이 가지는 매력의 핵심이다.(알랭 드 보통 지음, 여행의 기술)”이라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여행은 장소들의 숭고함을 들이키는 문화적 행위다.(140쪽)”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아직 책을 읽고 느낀 감동을 간단하게 적거나, 책내용을 요약하여 전하는 수준의 리뷰에 머물고 있는 저와는 차원이 다른 글쓰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느낌 때문에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인문학공부의 심화과정’이라는 이름으로 이 책을 소개하게 된 것입니다. 책읽기는 궁극적으로 글쓰기로 이어져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책읽기를 중심으로 한 저자의 에세이는 제가 가야할 글쓰기의 목표로 삼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테리 이글턴의 <반대자의 초상>을 인용한 서평쓰기에 대한 에세이에 주목하게 됩니다.

 

다양한 방식의 서평쓰기가 있습니다. 서평을 저널리즘의 한 형태로 보는 경향도 있는데, 독자들에게 책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만 해도 과거에는 일부러 시간을 내서 서점을 찾아 진열되어 있는 책들을 살펴 책을 고르곤 했습니다만, 요즈음은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소개되는 서평이나 인터넷 리뷰어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서평을 읽고 책을 고르게 되면서 누군가의 서평을 참고하여 책을 고르게 됩니다.

 

저자는 월터 카우프만의 책에서 “서평은 정치다.”라는 문장에 꽂혔다고 합니다. 이유는 “서평은 어떤 책이 그 책값에 합당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봐주고, 그 책을 어떤 사람들이 읽어야 할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108쪽)”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대개의 서평들은 우리가 그것에 대해 갖는 문화적 신뢰성에 비해 그 내용이 부실하다. 그런데도 그 부실함이 들춰지지 않거나 추문이 되지 않는 까닭은 많은 사람들이 서평만 읽고 정작 그 책은 잘 읽지 않기 때문이다.(109쪽)”고 잘라 말할 정도로 일반적인 서평에 대한 저자의 인식은 가혹하다 싶습니다.

 

그런가 하면 칭찬의 관용구를 남발하는 서평가 보다는 까칠한 태도로 저자를 신랄하게 꼬집고 괴롭히는 서평가의 글을 읽을 때가 훨씬 더 즐겁다는 고백도 서슴치 않는 것을 보면 작가로서 저자는 열린 마음의 소유자임이 분명합니다. 저의 책에 대한 비판적인 서평을 읽으면서 작가의 본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왜곡된 리뷰를 적었다고 생각한 저와는 분명 다른 차원에 사는 분 같습니다. 저 역시 제가 판단하기에 오류투성이의 내용을 담은 책이란 생각에 정치적(?)으로 톤을 상당히 낮춘 서평을 쓴 적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 서평에 대하여 해당출판사가 서평을 내려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한 경우도 있었고, 작가 자신이 서평을 올린 저의 블로그에 스토커 수준으로 덧글을 달면서 비난하던 경험도 있으니 역지사지(易地思之)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전복적 사유의 글쓰기’라는 제목으로 살피고 있는 발터 벤야민의 삶에 대한 작가의 단상에서 제가 살아온 삶의 궤적의 일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열광적인 독서광이었던 발터 벤야민은 문학․정치․영화․미술․철학 어느 하나에 고착하지 않고 그것들 사이를 종횡으로 누비면서 중심에서 현대성의 의미를 건져 올렸는데, 예를 들면 철학과 시를 뒤섞고, 정치와 형이상학, 신학과 유물론이라는 재료를 비벼 독자적인 사유세계를 펼쳐냈다는 것입니다.(238쪽) 하지만 그의 글들은 ‘단 한 줄도 이해할 수 없다.“는 극단적인 평가를 받는 가운데 1940년 불과 48세의 나이에 당시로서는 획기적이라 할 철학적 사유들을 제대로 펼쳐보이지도 못하고 스러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에 대해 저자는 ”때이른 죽음으로 파리에 대한, 파리를 위한 철학적 대기획은 미완으로 그치고, 남은 것은 지식 유목민의, 변화하는 20세기 사회와 문화 지형에 대한 사유의 균열과 협로, 포식의 흔적들뿐이다.(239쪽)“고 적어 아쉬움을 나타내었습니다.

 

그리고 보니 의과대학시절 면역학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출발했던, 의학에 대한 저의 꿈은 지극히 한국적인 장애를 만나 병원병리학으로 궤도수정을 하고, 신경병리학, 특히 퇴행성 뇌질환으로 좁혔던 관심은 너무 일렀던 탓에 기획을 펼칠 곳을 찾지 못하고 접어야 했으며, 대안으로 시작했던 독성병리학 역시 아직 뿌리내리기에는 척박한 우리나라의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니 지금까지의 제 삶은 의학의 노마드로 살아온 셈이라고 자위해야 할까요?

 

노마드(nomad)는 ‘유목민’ 혹은 ‘유랑자’로 번역되는데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가 <차이와 반복>에서 노마드의 세계를 ‘시각이 돌아다니는 세계’로 묘사하면서 철학적 개념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어 위키백과에는 ‘노마디즘는 특정한 방식이나 삶의 가치관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것’을 뜻한다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장석주님의 <일상의 인문학>은 ‘넓게 읽고 깊이 생각하기’라는 부제처럼 인문학공부를 심화학습하는 과정의 책으로 안성맞춤이란 생각이 들어 소개합니다.



y*****2 2013.04.29.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일상의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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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장르가 두 개 있다. 문학과 인문학... 책을 좋아한다고하지만 아직까지는 재미를 위주로 해서 책을 읽고 있는 편이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소설류에 손이 많이 가고 읽고 있다. 허나 인문학 서적을 자주 접하고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인문학에 빠져 들었고 이제는 인문학 서적을 찾아서 읽을 정도로 인문학이란 장르에 매료되어 있는 독자다.   인문학을 좋아한다고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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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장르가 두 개 있다. 문학과 인문학... 책을 좋아한다고하지만 아직까지는 재미를 위주로 해서 책을 읽고 있는 편이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소설류에 손이 많이 가고 읽고 있다. 허나 인문학 서적을 자주 접하고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인문학에 빠져 들었고 이제는 인문학 서적을 찾아서 읽을 정도로 인문학이란 장르에 매료되어 있는 독자다.

 

인문학을 좋아한다고하지만 아직은 초보수준에 머물러 있는 나의 독서습관... 가끔씩 책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글을 보면서 나는 한참 멀었구나 싶은 생각을 할 때가 많았다. 어떻게 저렇게까지 책을 사랑하고 책과 함께 지낼 수 있을까 싶다가도 그런 모습이 부럽기도하고 배우고 싶기도 하다.

 

'일상의 인문학'은 진정한 책 읽기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 전체가 저자 장석주님의 서평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엇보다 장석주님은 시인, 소설가, 문학비평가 등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계신 분이신데 방대한 독서량에 우선 놀랐다. 더군다나 해마다 1,000여 권의 책을 구입하고 매일매일 읽을 정도로 다독하시고 계신다는 것에 놀라움도 잠시 평범한 나 같은 사람은 책을 읽다보면 생각은 하지만 깊이 있는 생각까지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 저자는 책을 많이 읽는 것을 넘어 사유에 이르러야 진정한 독서인이 되는 것이란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뜨끔해지기도 했다.

 

나를 비롯해서 평범한 독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의 책에만 유달리 집착하고 읽는 경향이 있다. '일상의 인문학' 책을 읽다보면 저자 장석주님은 참으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책과 관련된 일을 하시고 글을 쓰시는 분이시라 그럴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책 사랑이 무엇이고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자꾸만 느끼게 해주어 나의 독서습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저자가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점에 이슈가 되고 있는 것과 생각해 보아야 할 것, 문제들에 대한 이야기를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다. 하나의 책에 대한 서평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고 더불어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까지 알려주고 있어 마음에 드는 책에 대한 정보는 물론이고 더 깊이 있게 들어가 알고 싶다면 찾아서 읽을 수 있게 도와주고 있어 아무래도 관련 도서를 찾는데 늘 헤매는 나같은 경우는 많은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갈수록 독서 인구가 줄어들고 있어 걱정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공부하는 머리는 세계 최고라는 평을 듣고 있지만 정작 삶을 풍요롭게 하고 생활을 윤택하게 해 주는데 필요한 독서는 일 년에 0.8권으로 165위?인가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들에게 독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독서량이 많은 나라들은 공부보다는 우선 책을 먼저 읽는 습관부터 제대로 들이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하는데 우리의 현실은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모든 것을 걸로 매달리는 경향이 너무나 짙다. 독서 인구의 증가를 위해서는 우선 책과 친해지고 책을 즐겁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일상의 인문학' 저자가 알려주는 책을 깊이 있게 읽고 사유하는 방법을 통해 인문학이 주는 재미를 한층 더 알게 되었으며 삶을 윤택하게 만들 수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인문학이 딱딱하다고 느꼈던 독자나 인문학에 대해 알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q******5 2012.11.26. 신고 공감 2 댓글 6
리뷰 총점 종이책
일상과 인문, 그 머무름과 떠남의 관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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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지그문트 바우만의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을 읽을 때였다.  책 맨 앞 부분에 나와있는 '추천의 글'에서 반가운 이름 하나를 만났다.  그 이름이 바로 '장석주'였다. 학창시절에 만났다가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다시 보는 이름이라 일단 반가웠지만 조금 의아하기도 했다. 내가 기억하는 장석주는 시인에다가 에세이스트로만 알고 있어서 실례가 되는 말이지만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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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지그문트 바우만의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을 읽을 때였다.

 책 맨 앞 부분에 나와있는 '추천의 글'에서 반가운 이름 하나를 만났다.

 그 이름이 바로 '장석주'였다. 학창시절에 만났다가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다시 보는 이름이라 일단 반가웠지만 조금 의아하기도 했다. 내가 기억하는 장석주는 시인에다가 에세이스트로만 알고 있어서 실례가 되는 말이지만 바우만에 대한 글을 쓸 정도가 되나 하는 의구심이 생겼던 것이다. 하긴 그가 운영했던 출판사 '청하'가 펴냈던 책들을 보면 장석주가 어느정도로 인문에 대해 관심이 있었는지는 곧 드러나지만(그 중엔 한국 최초의 '권력에의 의지'번역을 비롯한 니체 저작들의 번역 출간도 있다.) 그래도 이렇게 전문가 뺨 칠 정도로 꽤나 상세하게 현재 가장 주목받는 철학자중의 한 사람을 분석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상세했을뿐만 아니라 제대로 그 맥을 짚어낸다고 할까 아무튼 그래서 더 놀랐다. 그러던 차 그가 새로이 펴낸 '일상의 인문학'이란 책의 존재를 알았다.

 

 

 아마도 지그문트 바우만의 '추천의 글'을 읽지 않았다면 그냥 가벼운 에세이적 접근의 인문 정도려니 하고 무심히 지나쳤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글을 읽고 난 뒤엔 그럴 수 없었다. 그 추천의 글에서 보았던 깊이라면 그의 인문학 이야기는 분명 들을만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이 책을 잡게 되는 덴 별 다른 망설임이 있지 않았다.

 

 '일상의 인문학'은 일단 한 권의 책을 주제로 삼아 이야기 한다. 그렇게 여기엔 무려 50권의 책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그렇다고 전적으로 그 책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서평집이 아니라는 의미다. 여기서 책은 그저 하나의 길잡이 역할에 머무른다. 그러니까 강가의 나룻배와도 같이 하나의 상념이 타고 보다 너른 사유의 바다로 나아갈 매개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장석주의 인문 스타일은 이른바 풀뿌리라고 할 수 있다. 자양분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쭉쭉 뻗어나가는 풀뿌리 처럼 그렇게 보다 깊은 사유를 이끄는 무언가가 있으면 사양 않고 촉수를 뻗어나간다. 그래서 처음에 시작했던 상념이 이런 저런 관계된 메타 텍스트를 거치고 돌아오면 이전의 상념들 보다 그 맛은 깊어지고 속은 더욱 알찬 장맛이 되어 돌아온다. 문제는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이 왜 일상의 인문학일까 생각해 보았다. 우리들은 흔히 일상과 인문을 별개로 생각한다. 그렇게 인문이란 일상에서 빠져나와 상아탑 같은 곳에서 머무르면서 펼치는 고담준론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장석주는 그러한 고정관념을 공격한다. 그리고 말한다. 일상이야 말로 인문이 시작되는 곳이라고. 그는 책의 처음부터 인문학을 뜻하는 라틴어 후머니타스를 풀이하며 인문이라 다름아니라 인간의 모든 삶에서 필요한 통찰을 찾아내는 학문이라 말한다. 일상과 별개이거나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일상을 제대로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말이다. 그렇게 인문은 일상적 삶과 결부되어 있지만 제목의 의미는 단지 거기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정작 문제는 그 통찰이 어디로부터 올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인문은 어떻게 일상의 굳건한 벽을 허물고 틈을 내어 우리로 하여금 감춰진 진실을 보게 하는 것일까? 그 대답을 장석주는 이 책에서 일관되게 고수하고 있는 스타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까 앞서도 말했듯이 어디로든 자유롭게 막힘없이 흐르는 사유의 물길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머무르지 않는 것이다. 행여나 그 끝에 도달했다 하더라도 훌쩍 떠날 수 있는 사유의 여유로움이 진정한 인문 정신임을 그는 책에 새긴 스타일 자체를 통해 보여준다. 생각해보면 우리의 일상이란 하나의 틀로 정형화되어 있다. 우리는 일상의 삶을 산다고 여기지만 사실은 이미 근대 초기 부터 생성된 일상적 삶의 형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음에 불과한 것이다. 조르주 아감벤 같은 이는 바로 이와 같은 사실  때문에 현대인들은 진정한 의미의 경험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철학에서 경험이란 어떤 정형화된 틀이 매개되지 않는 순수한 감각을 가리키므로 지금 현대인의 삶은 무엇보다 이미 굳건히 형성되어 있는 일상 생활 양식이라는 틀에 의해 단순히 매개되어 그것을 반복하는 것에 불과함으로 경험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감벤에 따르면 우리의 삶이란 그저 컴퓨터가 그렇듯이 단순히 프로그래밍대로 움직이는 것 뿐이다.

 

 인문이 힘을 잃은 이유도 아마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장석주가 보여주는 대로 인문이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으며 아무리 절대적으로 주어진 것도 상대화시키고 그로 인해 보다 더 현명한 대안을 찾아 나가는 것이라고 한다면 미리 주입된 프로그래밍에 따라 그저 움직이는 일상은 오히려 반복된 답습으로서 그저 강하게 머무르기만 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 머무름의 관성에 너무도 길들여져서 우리는 어느새 새롭게 바라보는 것 자체마저 피로를 느끼게 되어 늘 부단한 새로움 속으로 내모는 인문에 대해 거리감을 가지게 되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달이 차면 기울듯이 제아무리 굳건한 일상의 틀이라 하더라도 항구히 머무를 수는 없다. 무엇보다 사람은 주어진 상황을 스스로 되새길 수 있는 이성적 동물이므로 과연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가 하고 되묻기 때문이다. 슬라보예 지젝도 말했지만 인간 자체가 원래 해답이 하나 주어지면 얼른 그것이 해답이 아닐 가능성을 생각하는 존재다. 그렇게 인간은 끊임없이 되묻는 존재이다. 언제나 그 너머를 생각하고 움직이는 존재. 그것이 바로 인간이다. 인간이 가진 위대함은 동물과는 달리 주어진 것을 절대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물길이 막히면 그 앞에서 주저앉지 않고 둘러서 흐르도록 물길을 내는 것이 인간이다. 인간의 본연 자체가 어디서든 머무를 수 없는 존재이므로 일상은 결국 창살이 부수어진 우리가 되기 쉬운 것이다. 흔히들 지금 우리나라가 인문 열풍에 휩싸여 있다고 생각한다. IMF가 가져온 돈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세상에 염증을 느끼고 이제 물질적 만족 보다는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그러한 열풍이 오게되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거기서 삶의 질이란 무엇인가? 그건 보다 가치있는 삶을 말하는 것일 게다. 하지만 어떤 삶이 진정으로 가치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게 있다. 그건 지금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모든 생각과 가치관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그러한 것들을 모조리 지운 텅 빈 마음으로 바라볼 때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인문을 필요로 한다. 자신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그 인문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깊은 지식이나 높은 깨달음 같은 것이 아니다. 이전까지의 전혀 다른, 그렇게 다시금 새로운 시각으로 모든 것을 헤아리게 해주기 때문에 인문은 중요하고 사람들은 그것을 찾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장석주의 '일상의 인문학'은 그런 시야를 가져다 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책이다.

 

 

 

 

 

 

 

 



l****1 2012.11.03. 신고 공감 2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일상의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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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인문학   제목에도 나와있듯이 '인문학'은 몇 년전부터 지금까지 그 인기가 식지 않고 있는 이슈인듯 합니다. 학생은 학생대로,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인문학 열풍이 불면서 너도나도 인문학을 해야한다는 당위성에 빠져버린 분위기에 반해서 실제로 인문학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과 함께, 실제로 접근하지 못하고 생각에만 머물거나 '인문학'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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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인문학

 

제목에도 나와있듯이 '인문학'은 몇 년전부터 지금까지

그 인기가 식지 않고 있는 이슈인듯 합니다.

학생은 학생대로,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인문학 열풍이 불면서

너도나도 인문학을 해야한다는 당위성에 빠져버린 분위기에 반해서

실제로 인문학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과 함께, 실제로 접근하지 못하고 생각에만 머물거나

'인문학'이라는 글자가 제목에 들어간 몇 권의 쉽고 재미있는

책을 보면서 나름대로 인문학 공부 좀 했다는 자기만족에

빠지기 쉽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처음 이 책을 봤을 때는

이 책의 제목 중 앞부분의 '일상'이라는 표현이 맘에 들었습니다.

인문학의 따분함과 어려움을 익히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문학을 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도 있었기 때문에

조금 쉬운 책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책을 펼쳐들고 읽다보니 기존의 인문학 서적들과

약간 다른 내용이라서 잠깐 멈칫했습니다

그러나,

책 그리고 독서라는 관심있는 주제에 대한 내용이었기에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책을 읽고난 경험을 정리한, 일종의 서평 모음집입니다.

어떻게 보면 서평을 읽고나서 이렇게 서평을 기록한다는 것이

상당히 재미있는 상황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읽으면서 약간은 익숙한 느낌이 들었는데요

얼마전에 저자의 다른 작품을 읽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마흔의 서재'라고 하는 역시 독후감 모음집이었는데요

기회가 된다면 그 책도 이 책 못지 않게 재미있고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게 해줄듯 합니다.


여기 나와있는 책 중에는 읽어본 것보다 읽어보지 못한 책이 더 많았습니다.

그러나 저자의 글을 따라가면서, 저로서는 도저히 생각해내기 어려운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보면서, 단순한 서평이 아닌

저자의 고민과 생각의 깊이를 통해 저의 사유도 함께 넓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인문학에 대한 접근에 어려움을 느끼는 저 같은 분들에게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m*********u 2012.11.28. 신고 공감 2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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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수필가, 다독가로 알려진 (본인은 스스로를 '문장노동자'라고 부른다) 장석주의 <일상의 인문학>은 생각의 '근육'들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인문학을 구체적인 삶 속으로 끌어와야 한다는 전제로부터 출발한 이 책의 사유 대상은 정말 일상적인 주제들이다. 저자는 '기다림, 망각, 타인,결혼, 사랑, 불륜, 외로움, 불면, 미국, 죽음, 소비, 통섭, 축구, 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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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수필가, 다독가로 알려진 (본인은 스스로를 '문장노동자'라고 부른다) 장석주의 <일상의 인문학>은 생각의 '근육'들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인문학을 구체적인 삶 속으로 끌어와야 한다는 전제로부터 출발한 이 책의 사유 대상은 정말 일상적인 주제들이다. 저자는 '기다림, 망각, 타인,결혼, 사랑, 불륜, 외로움, 불면, 미국, 죽음, 소비, 통섭, 축구, 채식주의, 흡연, 여행, 좌파, 일, 먹는다는 것, 돈, 시간, 일요일, 웃음, 노마디즘, 리좀, 서평, 고백, 감정자본주의, 국제공항, 군중, 탈현대, 생태주의, 정치, 피로, 쓰레기, 문학, 자유, 죽음, 장소, 이타주의, 우연들, 속도' 등을 사유의 대상으로 삼았다. 삶과 세계 속에서 이것들이 존재하는 방식에 대해 사유하고, 이것들이 어떻게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드높이며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궁리했다(p7)고 한다.

 

인문학. 먹고 사는 것에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삶이 각박해질수록 구원의 손길을 내밀 수 밖에 없는 학문. 인문학은 주체와 세계에 대한 통찰력과 소통의 힘을 키워준다.

 

당신은 안녕한가? 당신의 안녕함이 누군가의 안녕하지 못함을 담보로 얻어진 것이라면 그것은 진정한 안녕함이 아니다. 그것은 처벌이나 단죄가 없더라도 실효된 악이다. 그런 까닭에 삶이 드난살이라 할지라도 맑고 순정한 눈빛을 잃어서는 안된다. (서문, p6)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철학적 사유들이 모이는 단 하나의 질문은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는 물음이다. 어쩌면 인문학은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끝없는 여정이다. 인문학은 세계속에서 '나'의 근본과 존재방식에 대해 성찰하는 학문이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나의 '안녕함'에 대한 의심이고 누군가의 '안녕하지 못함'에 대한 관심이다. 다시 말해 끊임없는 '각성'이다.

 

이 책에서 장석주가 인문학을 일상으로 끌어오는 매개체는 책이다. 저자는 "내 사유는 책과 더불어 싹이 텄고 풍성해졌다"고 했는데, 책을 통해 펼쳐진 그만의 사유세계는 엄청난 독서량의 범상치 않은 내공을 드러낸다.

 

세상에 넘쳐나는 책들 중에서 '좋은 책'이란 어떤 걸까. '좋은 책'의 기준이야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그 책을 통해 독자를 다른 책으로 안내해주는 책이야말로 좋은 책이 아닐까 한다. <일상의 인문학>은 50여가지 주제에 대해 300여권의 책을 안내해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나중에 읽어야 할 책, 읽고 싶은 책들의 목록이 만들어진다. 큰 수확이다.

 

살기 위해서 책을 읽어야 하지만 그것보다 죽지 않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서문, p7)

 

 

YES마니아 : 플래티넘 x******0 2012.11.28.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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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2010년 3월부터 모일간지에 연재했던 '장석주 시인의 인문학 산책'을 모아 엮은 것으로 처음에는 '과속방지턱'이란 제목을 염두에 두고 속도의 관성과 강박에 빠진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속도를 스스로 통제하면서 천천히 숨쉬고 자신과 세계를 돌아보며 사유하기를 바랐다고 서문에 밝히고 있다. 결국 타이틀과 알맹이가 상호 조응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일상의 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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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2010년 3월부터 모일간지에 연재했던 '장석주 시인의 인문학 산책'을 모아 엮은 것으로 처음에는 '과속방지턱'이란 제목을 염두에 두고 속도의 관성과 강박에 빠진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속도를 스스로 통제하면서 천천히 숨쉬고 자신과 세계를 돌아보며 사유하기를 바랐다고 서문에 밝히고 있다. 결국 타이틀과 알맹이가 상호 조응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일상의 인문학>이 정해졌다지만 개인적으론 앞서의 '과속방지턱'이 가진 의미도 심장하다. 또 저자는 일상이 가장 훌륭한 인문학적 사유의 대상이며 일상을 떠나서는 삶도 없고 실존의 의미도 구할 수 없다고 했다. 그리하여 이 책이 의미를 향한 존재로 살기를 갈망하는 독자들에게 유용한 벗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저자에 대해선 오래전부터 책을 통해 알았던 독자였다. '청하'라는 이름이 눈에 익었다, 알콜의 그것말고.^^;  한동안 잘 읽진 못했으나 오랫만에 만난 이 책을 통해 새삼 느낀 바는 저자의 일생이 오랫토록 어마어마한 분량(물론 내면적 깊이를 포함해서)의 다양한 책들과 함께하는 삶이었겠구나 하는 감탄이었다.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저자의 해박한 인문학적 지식들과 풍부한 인문적 감성은 하루 아침에 이뤄질 수 없는 오랜 세월 축적된 방대한 독서량을 가늠하게 하는 것들이었다.  프로필에서도 유독 눈에 띈 것은 '문장 노동자'라는 생경한 말이었다. 쉽게 허투로 와닿지 않는 만큼 아무나 함부로 쓸 수 없는 말로 인식되었다. 어떤 무시무시한(?) 결기가 느껴졌다. 평생의 천칙이면서 노동으로써의 글쓰기,,,. 겸허한 마음으로 숙연해 졌다. 

인문학(Humanities)은 라틴어 '후마니타스(humanitas)'에서 나온 말로 기초 소양의 보고인 '文,史,哲'(문학,역사,철학)을  하나로 아우른다고 했다. 저자는 개별자에서 벗어나, 나와 세계를 총체적으로 보는 것, 즉 사람과 문화, 그것을 둘러싼 우주와 생명의 세계, 그 현상과 본질을 깊이 보게 하는 것으로 '인문학'을 설파했다. 가까운 '필요와 욕망'을 넘어선 머나먼 근원을 탐색하는 의미로 인문학의 미덕을 꼽았다. 창의성, 통찰력, 소통의 힘을 키워 준다는 것이다. 이 책의 에세이들은 일간지에 연재된 만큼 요사이 시류에 화두가 되었던 테제들이 특히 눈에 띄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명저들를 테제로 해서 일상에서 흔히 생각하거나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화두(?)들을 저자의 해박한 인문적 소양의 보고를 활짝 열어서 풀어 나가고 있다. 특히나 다양한 인문학적 개념에 대한 독특하고도 다분히 감성충만한 해석들은 이 가을을 풍요롭게 한다. 그리고 챕터의 마지막에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을 소개하는데 소위 '화두'와 연관된 다양한 저서들이 새로운 독서의 길로 안내하는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책은 분명, 전통있는 민음의 볼만한 책중 하나다. 이 가을, 넓게 읽고 깊이 생각하기에도 좋은 계절이 아닌가.

 

 

*사족- 저자는 분명 지금 이 시간에도 그곳 어딘가 인문학의 보고(寶庫)(?)에서 고요히 읽거나 혹은 쓰고 있을 것

          만 같은 느낌이다. 만일 그게 아니라면 읽으면서 쓰고 있을지도...^^;

 

 

 

 

 

 

      

j***5 2013.10.1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일상의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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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의 삶의 속도가 제규정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삶의 속도를 지키기는 커녕 과속을 하고 있기에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목표점에 도달하기 전에 무슨 사고라고 날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바쁘고 각박하게 돌아가는 삶 속에서 삶의 과속방지턱을 세워 놓고 좀 더 느긋하게 온갖 사람들과 사물,풍경을 관조해 나간다면 각박한 삶은 어느덧 풍요롭고 안정된 속도로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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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의 삶의 속도가 제규정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삶의 속도를 지키기는 커녕 과속을 하고 있기에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목표점에 도달하기 전에 무슨 사고라고 날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바쁘고 각박하게 돌아가는 삶 속에서 삶의 과속방지턱을 세워 놓고 좀 더 느긋하게 온갖 사람들과 사물,풍경을 관조해 나간다면 각박한 삶은 어느덧 풍요롭고 안정된 속도로 제균형을 찾아 가지 않을까 한다.

 

 반복되고 지루하며 재미없는 일상에서 재미거리를 찾아 나서는 정신적 교양 쌓기는 삶의 질을 높여주고 보이지 않던 세상의 구석도 보이며 세태가 돈과 물질이라는 경박스러운 세태에서 나와 너를 제대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미덕을 찾을 수가 있는 것이 폭넓은 독서의 힘이 아닐까 한다.다만 본래 갖고 있는 성품과 기질은 좀처럼 바뀔 수가 없겠지만 급하게 나아가기만 하는 삶의 속도를 줄여,내 안의 잠재력을 찾고 인문학적 소양을 넓혀 간다면 지루하고 재미없었던 삶을 재미있게 누리는데 기여하지 않을까 한다.

 

 다양한 독서이력과 깊이 있는 사유로 독자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일깨워 주고 있는 장석주저자는 말그대로 독서광이다.다양하게 섭렵하는 독서 속에서 마중물과도 같은 정수를 뽑아 그만의 삶의 해석법으로 경박한 사람들에게 진리와 교훈이 되는 멋진 글들을 소개하고 있다.

 

 일상에는 수많은 것들이 자신 앞에 존재하고 떠나고 부침을 거듭해 나간다.육체적으로 나약하기만 한 인간에게는 다른 동식물들이 갖지 못한 깊은 사유와 철학,삶의 지혜가 차곡차곡 쌓여져 가고 이를 현실에서 잘 적용해 문화와 문명의 족적을 새롭게 써 나가고 있는 점에서,앞서 간 지식인들이 남기고 있는 모든 일상의 존재물들이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환치하여 생각하면 그 속에서 자신만의 지혜와 가치관을 체득해 나갈 수가 있다고 보여진다.

 

 "혼돈과 불규칙성이 가득한 세계에서 터미널은 우아함과 논리가 지배하는 훌륭하고 흥미로운 피난처로 보인다.이곳은 현대 문화의 상상력이 넘쳐 나는 중심이다..." - 알랭드 보통,공항에서 일주일을 -

 

 사람이나 사물을 놓고 개개인의 관점에 따라 해석의 차이가 생긴다.나 또한 공항을 몇 번씩이나 들랑달랑했지만 공항에선 티켓팅,환전,남는 시간에 대합실에서 기다리는 것으로 공항의 이미지가 뇌리에 남아 있기만 한데,알랭드 보통은 공항의 이모 저모를 문명을 관통하는 주제를 삼아 잘 해석해 내고 있다.

 

 또한 월터 카우프만의 "서평은 정치다"라는 말도 인상적이다.서평은 저자와 독서 사이에서 움직이는 중개인의 역할이라고 본다.전문적으로 서평을 쓰는 사람들은 평론가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인데 그들은 저널리즘의 한 형태로 서평을 단다.어느 정도의 식견을 갖추고 순발력을 글쓰기를 잘하는 기자 및 관록이 있는 교수,학자,비평가들이 보다 예리한 비판력과 식견으로 독자들에게 해당 도서에 대한 길라잡이를 해주고 있는 셈이다.블로그를 운영하는 다양한 블로거들도 식견과 순발력,경륜을 갖춰 서평을 올린다면 보다 전문적이고 서평가다운 대우를 받지 않을까 한다.

 

 나날의 삶이 이어져 한 사람의 생을 이루는데,스콧 니어링은 그날마다 삶을 꾸리는 원칙으로 열한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어떤 일이 일어나도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하라,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라,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집.식사.옷차림을 간소하게 하고 번잡스러움을 피하라,날마다 자연과 만나고 발밑에 땅을 느껴라,농장 일 또는 산책과 힘든 일을 하면서 몸을 움직여라,근심을 떨치고,하루하루씩 살아라,날마다 다른 사람과 무엇인가를 나누라,삶과 세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라,모든 것에 내재해 있는 하나의 생명을 관찰하라,모든 피조물에 애정을 가져라 등이다.나와 타인,사물과 나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교유하며 아름다운 삶,사랑,마무리로 승화해 나갈 것을 암시하고 있다.

 

 삶의 방법은 개인의 취향과 관점,체질에 따라 모두가 다르다.삶 자체를 즐기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며,타인과의 관계를 오래도록 아름답고 멋지게 유지하며 자신의 육신이 썩어 없어져도 자신의 흔적과 기억을 보듬어 줄 수 있도록 살아가는 삶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 멋진 삶이 아닐까 한다.

 



j******6 2012.11.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