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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혼자 사는 생명체가 아니기에 사랑 할 대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향한 조건없는 애정을 쏟는다는 것은 무척 행복한 일이고 그 대상은 동식물을 막론하고 애정을 쏟은 상대에게 무한한 행복과 애정을 다시 돌려준다고 믿고 있다.
'고양이 모양을 한 행복'은 고양이라는 동물을 매개체로 한 부부의 사랑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부부로 맺어졌지만 여자, 남자는 이미 한번씩의 아픔을 경험했다. 서양보다 동양에서 아무래도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에 대한 집착이 강한데 여자는 몸의 상태로 인해 아이를 가질 수 없다. 남자는 이런 여자에 대해 이미 들었고 여자의 고백을 통해서 다시 확인하지만 전혀 문제를 삼지 않는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남편을 따라 여자는 결혼과 더불어 남자가 있는 미국에 정착하게 된다. 틈틈이 번역 일을 하는 그녀는 남편과의 깨가 쏟아지는 낭만적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지만 문득문득 행복속에서도 알 수 없는 기분이 휩싸이곤 한다. 남편 역시 아내에게 말하지 않았지만 마음속 빈자리를 느끼고 있다. 부부는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기로 한다. 처음에 생각했던 고양이가 아닌 그들의 눈에 들어와 식구가 되어버린 수컷 고양이 한마리로 인해서 부부는 이제서야 서로가 가지고 있는 채우지 못하는 마음속 빈자리가 채워지는 기분이 든다.
주위에 보면 자신이 동물에게 가족보다 더 깊은 애정을 느끼는 사람들을 흔히 본다. 가까운 예로 아직 미혼인 막내여동생은 커다란 진돗개를 10년째 키우고 있다. 작년 말까지는 생후 1개월이 채 안된 강아지 말라뮤트를 받아 9년 가까이 키우다가 안락사를 시켜 한동안 심한 우울증 비슷한 증세를 앓아 가족 모두 불안했던 적이 있었다. 막내여동생이 갑자기 몸이 안좋아지고 커다란 대수술을 두 번이나 받아야 하는 상황이였기에 나이가 있어 몸에 이상이 생기는 말라뮤트를 계속 키울 수 없어 내린 결정이였지만 연이은 수술과 사랑하던 개의 죽음은 동생에게 커다란 아픔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책속의 부부에게도 어쩔 수 없이 이별의 시간이 찾아온다. 자식처럼 생각해서 부부가 둘이 함께 떠난 여행이 딱 한번 밖에 없을 정도로 부부는 고양이에게 남다른 애정을 쏟는다. 고양이가 할퀸 상처들을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짓던 부부... 자식처럼 아끼는 고양이가 떠난 흔적을 바라보는 부부의 각기 다른 방식은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는 행위지만 슬픔이 너무나 커 쉽게 그만두지 못한다.
한 번의 아름다운 애니메이션 영화를 본 기분이 든다. 저자가 일본 최고의 연애소설 작가라는 글을 읽었는데 이 책은 고양이를 통해서 부부가 사랑과 행복을 만들어가 가는 모습이 너무나 따뜻하게 힐링을 주는 소설이라 느껴졌다.
서점가에 나가면 고양이나 개를 소재로 한 책들이 생각보다 많이 접하게 된다.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고양이나 개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곤 한다. 알레르기가 있는 가족들로 인해서 동물을 키운다는 생각은 아예 할 수 없지만 '고양이 모양을 한 행복'처럼 동물을 소재로 한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따스함이 느껴져 좋다.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힐링같은 책...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읽어보셔도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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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처럼 쓸쓸하면서도 낭만적인 소설을 만났다. 이 책과의 만남은 계획에 없었다. 나는 제목처럼 『고양이 모양을 한 행복』을 상상할 수 없다. 어린 시절 집에서 길렀던 고양이를 제외하면 내 삶에 고양이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설의 주인공 아야노와 미치오도 그랬을 것이다. 각자의 삶에 서로가 들어오고 고양이 한 마리를 사랑하는 삶이 계획된 건 아니었을 것이다.
아야노와 미치오는 두 번째 결혼으로 서로를 만났다. 미치오는 일본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 후 미국에서 자랐다. 아야노가 일본을 떠나 미치오가 사는 미국에서 결혼 생활을 시작한다. 아야노가 아이를 갖을 수 없는 몸이라 둘은 고양이를 입양한다. 몇 번의 방문 끝에 선택된 고양이에게 맥시모란 이름을 지어주며 함께 생활한다. 뜨겁게 사랑하고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아야노와 미치오의 일상은 평범하면서도 평온했다.
‘우리는 사랑했다. 매일매일 늘어가는 발톱자국을. 오래된 것도, 새로 생긴 것도. 깊은 상처도, 얕은 상처도.’ 59쪽
둘 사이에는 큰 문제는 없었다. 아니, 고양이가 낸 상처처럼 작은 것들은 존재했다. 이혼 한 전처에게 큰 돈을 보내는 미치오를 이해할 수 없었고 문화적 차이를 조금씩 느꼈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했다. 화자인 아야노가 미치오에게 더 다가가려 했는지도 모른다. 미치오에게 맥시모의 존재는 일반적인 그것과는 달랐다. 미치오는 맥시모를 통해 자신이 버린 받았다는 상처를 치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가족으로 사랑했고 그만큼의 책임을 갖고 있었다. 아야노와 미치오가 어디를 가든 맥시모가 최우선이었다. 그러니 맥시모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 그들이 불안한 건 당연했다. 길들여진 가장 아름다운 관계, 가족이었으니까.
‘15년 하고 10개월 7일, 고양이는 거기에 있었다. ‘즐겁다, 기쁘다, 너무 행복하다.’ 라고 말로 해서 확인하고, 행복을 창조하고, 발전시킬 필요도 없을 정도로 절대적인 우리들의 행복으로서 고양이는 거기에 있었다. 있어주었다. 머물러주었다. 일기장 안에도, 밖에도.’ 220쪽
누군가에게 한 마리의 고양이는 그저 평범한 고양이가 되지만, 누군가에게 고양이는 특별한 존재가 된다. 어쩌면 아야노와 미치오를 이어질 수 있게 만든 건 맥시모 때문인지도 모른다. 계절이 바뀌고 해가 바뀌는 결혼 생활에 찾아오는 보이지 않는 위기마저도 말이다.
맥시모가 떠나야 할 시간이 왔을 때 아야노와 미치오가 느꼈을 슬픔의 크기를 누가 알 수 있을까. 커다란 파장은 존재하지 않는 듯 보이는 삶이다. 재혼 부부의 삶을 고양이의 행동과 기질로 표현하다니, 놀랍다. 아마도 작가의 고유한 힘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알고 있다. 각자의 가슴속에 뚫린, 메어지지 않는 두 개의 구멍. 그것들은 똑같은 크기와 색깔,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구멍은 결코 메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아니, 메우고 싶지 않다. 아무리 슬퍼도. 이 구멍을 안고 있는 한, 우리는 헤어질 수 없다. 떠날 수 없다. 함께 갈 수 있다. 서로의 장점을 사랑하고, 단점을 끌어안으면서 걸어갈 수 있다. 고양이의 모양을 한 두 개의 구멍이 있는 한…‥.’ 285쪽
이별한 후에도 삶은 이어지고 상처는 사라지지 않겠지만 사랑은 남아 있다. 서로 사랑하는 사랑, 그것이면 충분하다. 요란하지 않아도 잔잔하게 흐르는 사랑 말이다. 앞으로 고양이를 마주할 때마다 나지막이 맥시모, 하고 부르게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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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눈으로 본 부부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처음 시선을 끈 소설이었다. 아이가 없는 부부. 고양이 한마리를 심사숙고하여 데려온다. 그냥 골라오는게 아니라 몇 주에 걸쳐 삘이 올 때까지 보호센터를 들락날락한다. 그리하여 한마리 작은 고양이를 데려오고 그 이후 고양이는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고양이를 혼자 남겨두고, 비록 캣시터를 섭외해놓고 둘이 여행을 갔긴 했으나 막상 별로 유쾌하지 못한 그들. 그 뒤로 다시는 둘이 같이 여행가지 않고 번갈아 갔다온다. ㅋ 나에게는 딸내미가 그런 존재인데 그 부부에게는 고양이가 그런 존재였고 그들의 모든 결정에 고양이는 항상 제 일순위 고려 대상이 된다. 고양이가 아침마다 경쾌하게 그들의 침대로 다가오는 장면, 그들이 말다툼을 할 때 꼬리를 흔들며 쳐다보는 장면 등은 정겹기 그지 없다. 키우는 만큼 더 큰 행복이 그들을 감싸주는 것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뭉클함을 느꼈다. 오랫만에 소설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감정이다. 요즘은 책이 워낙 많고 영상물도 많고 하다 보니 책을 읽으면서 뭉클하기가 쉽지 않다. 영상매체에 길들여져서 인지 더 그러하다. 오랫만에 나의 감수성을 자극한 예쁜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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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읽고 싶은 연애소설의 작가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고데마리 루이의 장편소설 ‘고양이 모양을 한 행복’은 고양이에 대한 깊은 애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사랑이야기이다. 미치오와 아야노는 첫 눈에 상대가 운명임을 알아본 것일까? 그들은 이미 한 번의 결혼에 실패하고 마음에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였지만 일사천리로 결혼은 진행되었다. 그리고 우연히 만난 고양이의 존재로 결합된 사람들처럼 고양이는 이야기 전체에서 두 사람에게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한다. 만약 고양이가 없었더라면 그들의 사랑이 마지막까지 지속될 수 있었을까? 라는 의문이 생길만큼... 어느 날 만난 고양이는 두 사람의 연결고리가 되었고 없어서는 안 될 가족 같은 존재가 되었다. 지나칠만큼 당당하고 자신만만했던 미치오의 카리스마에 아야노는 거부할 수 없는 끌림을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 서둘러 결혼을 결심하고 낯선 타지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우연처럼 만난 고양이 맥시모는 그들에게 사랑과 기쁨과 행복을 가르쳐주는 존재로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주었다. 맥시모와 함께 하는 모습은 평화롭고 행복한 나날이었다. 고양이를 배려한 마음 씀씀이는 집 안과 밖을 모두 고양이의 눈높이에 맞추게 된다. 집착처럼 느껴지는 고양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처음에는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것이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한 배려하는 마음이라는 생각이 중반부터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날 때 쯤 내가 먼저가 아닌 곁에 있는 타인이 먼저라는 배려가 곧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래서 고양이 맥시모는 마지막까지 행복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책을 읽은 후 여러 가지 생각이 복합적으로 들었다. 이제는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이라 말한다. 그래서 함께 사는 가족으로 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세상은 혼자 살 수 없기 때문에 함께하는 존재가 필요하다. 동물이 사람에게 주는 위안이 커다랗다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사랑은 참 다양한 모습과 색깔을 가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를 빗대어 표현했지만 고양이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바로 진실 된 사랑의 모습처럼 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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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설 특유의 잔잔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햇고 큰 감동은 없을 줄 알았다. 역시 그렇게 잔잔한 소설이었고 큰 감동은 없었다. 하지만, 가끔 일상의 사소한 어떤 것이 아름답게 느껴질 때가 있고, 이 책을 읽으며 내 일상을 두리번대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주인공이 이야기하는 고양이 모양의 행복을 나도 내 주변에서 찾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꼭 고양이 모양을하고 있지는 않더라도 따스하고 몽글몽글한 그런 행복이 내 주변 어딘가에도 숨겨져 있을 것 같아서였다. 여자ㅘ 남자는 각각 과거가 있고 거기서 얻은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서로에게 지치지 않는 방법, 더 애틋해질 수 있는 방법을 너무 잘 알고 있다. 다양한 연애 경험이 앞으로의 더 발전된 형태의 사랑을 위한 연습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마음이 성숙한 두 사람의 사랑을 보고 있으니 그 말에 공감이 된다. 질투는 마음을 갉아먹는 부정적인 감정이고, 호르몬의 분비가 저하되면 감정은 쉽게 식어버린다는 사실을 잘 아는 두 사람은 고양이를 매개로 그들의 사랑과 행복을 지속시켜 간다. 마치 평범한 부부가 아이들을 기르며 가족을 유지시켜 가는 것처럼... 고양이는 아이처럼 때로는 그들에게 기쁨도 주지만, 병을 앓아 걱정을 끼치기도하고, 부부싸움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리고 고양이와 놀면서 주변을 되돌아보게하는 여유도 선물한다. 아름다운 연못과 정원이 있는 집에서 여자는 수많은 단풍의 종류에 대해 알게되고, 철마다 바뀌는 연못의 주인들을 보며 즐거워한다. 이런 모양의 행복을 가진 그들은 그래서 행복한 모양이다. 이렇게 행복한 이야기로만 끝났다면 자칫 애완동물 기르기 장려 서적 같은 인상을 받았겠지만, 사실 이 책은 모든 이야기를 다 들려주고 있다. 바로 생명의 유한함에서 오는 슬픔에 관한 이야기를... 반려동물은 인간보다 수명이 짧아서 주인들에게 아픈 상실의 고통과 공허감을 안겨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들의 고양이 역시 시간이 지나자 자연스럽게 하늘나라로 갔다.그리고 그들은 슬프고 허전해한다. 그 모습을 과장하지 않고 여과없이 보여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고양이모양의 행복은 사실 슬픔과 공허였다는 부정적인 결말은 아니다. 건강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든 어떤 모양의 행복을 찾을 준비가 되어있다. 이 책의 주인공들도 그럴 준비가 된 사람들이라고... 그래서계속 그렇게 잘 살아갈 것이라고, 그런 믿음을 독자에게 심어준 채 이 이야기는 끝난다. 재미있는 스릴러물 같은 것을 읽다가 한 숨 돌리며 삶을 그리고 주변을 되돌아보고 싶을 때 보물처럼 다가오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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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알람시계가 필요없을 정도로 고양이의 존재는 시계처럼 소중하고 필수적인 존재가 되어버렸나보다. 두 사라의 사랑과 고양이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이쓴 책이다. 연애 소설을 읽으며 참 오랜만에 설레는 느낌을 갖고 행복해했다. 고양이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고 삶의 물결 속에서 나의 삶도 성찰하게 되었다. 마음 속에 깊은 구멍을 지닌 채 두 번째 결혼을 하게 된 중년의 이야기, 자신만의 사랑과 행복을 이야기하는 과정을 보면서 나도 참 행복해하고 슬프기도 하였다. 고양이가 뛰어다니고 놀고 뒹굴 수 있도록 집 안의 문이라는 문을 다 열어놓는 대목이 마음에 와 닿았다. 나는 누군가를 배려하면서 얼마나 의식하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늘 나는 받기만 좋아했고 누군가를 의식하지 않고 집에서 편안하게 살아오다가 결혼해서는 남편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이 참 어색하기도 하고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 일임을 느끼게 된 적이 있었다. 사랑하면 방법이 생각나고 사랑하면 행동이 바뀌어진다는 말을 새삼 느낀 적이 생각난다. 사랑과 결혼에 대하여 생각해보며 참 소중하고 소중하다는 생각을 한다. 사랑한다는 것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정말 기적같은 일이다. 헤러지지 않고 떠날 수 없고 서로의 단점까지 끌어안으면서 함께 가는 사랑을 나도 하고싶다. 같이 살고 같이 먹고 같이 노는 삶을 이야기하면서 마무리되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참 행복의 이유를 찾아보고 소중함을 느꼈다. 나의 행복은 고양이 모양을 하고 있을까 생각하면서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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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이해할 수 없는 동물에게 더 말을 걸고 싶고 어떤 말을 듣는다는 느낌이 든다. 그 느낌을 가장 선명하게 알려주는 동물은 누가 뭐라해도 나는 고양이라고 생각한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을 집사라고 하는데 그 집사들은 이 소설을 읽고는 이 소설 속 두 인물처럼 같은 구멍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소설은 각자 구멍을 가진 남녀가 결혼 후 함께 미국으로 떠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입양이 되었다는 구멍을 가지고 동양적이면서 서양적인 인생을 살게 된 남편 미치오와 한번의 결혼 실패와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구멍을 가진 아야노. 이 두 사람이 가진 구멍을 그곳에서 불어나기 시작하는 오해와 갈등을 고양이만의 유연함으로 헤아려 한 가족으로 싸안아 주는 고양이 '맥시모'가 중심이 된다. 맥시모 또한 이 남녀와 같은 구멍이 있는 아이다. 2주간의 시간이 지나면 안락사를 받아야하는 동물보호소에서 4개월 남짓도 되지 않은 새끼고양이였던 맥시모의 과거는 얼마나 고되고 힘든 날들이었을까? 이들이 가족으로 이어져 행복을 지켜가는 그 과정의 끈끈한 접착제 역할은 단연 맥시모였다. 작가의 말처럼 "이 고양이가 없었다면, 만약 우리 부부에게 이 작은 생명체가 없었다면.." (p9) 작가의 소설 시작점에서 이 글을 나는 마지막까지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우리 집에 있는 이 녀석을 보면 너무나 당연히 알게 되는 말이다. 고양이와 가족이 되면서 바뀌는 모습들을 작가는 경쾌하게 알려준다. 예를 들면 문. (p33) 예를 들면 감상(p34) 예를 들면 여행. 일상생활 속에서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집을 떠나고 일상을 떠나기만 하면 재워질 거라 믿으며 쓸쓸함이란 입자를 가방에 꽉꽉 채우고 미련을 떨쳐버리지 못하면서도 여행길에 나서는 아침.(p35) 역시 여성 일본 작가는 정말 세련되고 섬세하다. 부부의 첫 여행지 멕시코에서도 오히려 집에 있는 맥시모 걱정과 맥시모 이야기 맥시모 환영이 따라다니니 몸은 멕시코에 영혼은 이미 맥시모에게 온전히 빼앗긴 정말 순수한 고양이 집사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후반부로 가면서 예견했었던 맥시모의 슬픈 결말들이 나온다. 아, 맥시모 아프면 안되라고 몇 번을 생각하면서 이겨낼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하며 읽어내려갔다. 맥시모는 노쇠로 인해 모든 내장기능이 떨어져 있다는 진단을 받게 되고 그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순간을 겪고 있는 아야노 곁엔 미치오가 없었다. 미치오는 유람선여행 중이었다. 안락사를 권하는 수의사의 말에 절망한 아야노에게 미치오는 용서를 구한다. "울고 있다, 미치오가. 울부짖고 있다. 강하고 씩씩하고 의지가 되는 내 남편이.(p235)" 아야노는 미치오에게 오히려 위로의 말을 건낸다. 서로의 구멍을 이렇게 채워가는 정말 부부의 모습이었다. "괜찮아. 걱정하지 마. 안심해. 모든 것의 밝은 면만 보자. 희망을 갖고 빛을 비추자."(p237) 위기를 넘긴 맥시모를 집에서 마지막 생을 살게 해주자고 이야기하는 이 부부의 대화를 보며, 정말 가장 고양이가 바라는 것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든 마지막 순간이 있을 것이고 그 마지막 순간을 가장 행복한 곳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싶어할테니깐. 맥시모는 이젠 고양이의 어떤 행동도 하지 못하고 하지 않는다. 그런 고양이 맥시모에세 오히려 행복감을 느낀다. "그래도 우리는 고양이가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창가의 대리석 위에서 조용히 낮잠을 자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p247) 맥시모가 하늘의 다리는 건너고 남겨진 둘. 슬픔은 나누면 더 깊어진다는 이유로 둘은 서로 대화를 거의 나누지 않았다. 행복이었던 맥시모가 떠나고 그 슬픔을 더욱 간절히 알려주는 모든 소소한 생활들을 담담하게 말해주는 작가의 말. "예를 들면 욕실. (p267) 예를 들면 말(p268) 하지만 맥시모와 함께 해서 나눌 수 있었던 두 개의 구멍, 맥시모 모양을 한 구멍,을 아야노와 미치오가 함께 가지고 있기에 서로에게 의지하고 서로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각자의 가슴속에 뚫린, 메워지지 않는 두 개의 구멍. 그것들은 똑같은 크기와 색깔,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구멍은 결코 메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아니, 메우고 싶지가 않다. 아무리 슬퍼도. 이 구멍을 안고 있는 한, 우리는 헤어질 수 없다. 떠날 수없다. 함께 갈 수 있다. 서로 사랑할 수 있다."(p285) 가장 이 소설이 이 자리에 있게된 이유가 이 부분이 아닐까? 나도 사랑하는 그 사람과 이렇게 같은 모양의 구멍을 만들며 따뜻하게 때론 부딫히기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같은 구멍을 가지고 서로 바라본다면 아무리 슬퍼도 이 구멍을 안고 있는 한 우리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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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 쓰인 ‘고양이’라는 단어에 이끌려 선택하게 된 이 책을 통해 내가 꽤 오랫동안 소설책과 담을 쌓고 살았음을 깨달았다. 한 가지 더해서 언젠가부터 내 스스로도 유행처럼, 습관처럼 자기계발서와 에세이 서적들만 관심을 두고 읽어왔다는 걸 깨닫게 됐다. 그래서였을까 처음의 마음과는 다르게 책의 초반부부터는 잘 읽혀지질 않았다. 문체도 어색했고, 이 대사의 주인공이 남자주인공인지, 여자주인공인지조차 헷갈리는 수준이었다. 그러다보니 책을 읽기 시작한지 10분이 채 되지 않아 나는 책을 덮어버렸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고서 문득 이 책이 다시 생각난 계기가 있었다. 사소한 의견차이라고 지나칠 수 있었던 남편과 트러블로 마음이 복잡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였는지 나는 ‘고양이’라는 단어가 아닌 ‘행복’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맞췄다. 과연 이 책에는 어떤 행복이 담겨 있을까? 그것을 알고 싶었다. 그 순간은 내가 행복에 목말랐던 것 같다. 미치오와 아야노. 그들은 두 번째 결혼을 했다. 이들은 만남부터 결혼까지 초고속 진행이었다. 그래서 결혼식도, 피로연도, 반지 교환도 하지 않았다. 고작 3주일 동안 법률적인 절차까지 일사천리로 끝냈고, 그들은 그렇게 부부가 되었다. 사랑보다도, 연모보다도, 결혼이 우선인 그런 성급한 커플이었다. 만약 ‘고양이’의 존재가 없었다면 우.리.는. 여.기.에. 없.었.다. 라고 아야노는 말했다. 말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고양이지만, 그 말의 근원에 있는 사람의 감정을, 마음의 동요를, 마음에 뚫려 있는 구멍을, 그곳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을, 헤아리는 능력을 갖고 있다. 아야노의 고백처럼 그들에게 있어서 고양이란 없어선 안 되는 가족 같은 존재였다. 첫 만남 이후 두 번째 만남에서 그들은 관계를 갖고 서로의 의지를 확인한다. 그리고서 새끼손가락을 걸고 결혼을 약속했다. 성급한 결정으로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아야노의 걱정에도 미치오는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대개는 말이야 시간을 두고 천천히 생각하고 나서 결정한 것들이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 시간을 두고 생각한다는 것은 그것에 미심쩍은 부분이 있기 때문이고,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는 것은 십중팔구 노(No)라는 거지. 인생에 있어서든 일에 있어서든 중요한 결단은 모름지기 바로 그 순간에 결정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그런 결심이 아니라면 난 거짓이라고 봐. 아아, 좋다. 순간적으로 그렇게 생각하면 그것이 정답.” 책의 내용은 이쯤까지로 해두고 약간의 감상을 적어본다. 최근 마음이 복잡해서인지 생각이 많아져서 인지 책을 전혀 읽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연히 발견한 이 소설책을 읽고 난 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시간동안이 내게 ‘힐링타임’이었던 것 같다. 특히 여자 주인공 아야노가 나와 비슷한 성격이라서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감정이입이 되었다. 그러면서 나도 결혼할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생각해보게 됐다. 그것은 아야노가 미치오와의 결혼을 결심하며 느꼈던 그 마음과도 같은 것이었다. 과거의 아픔으로 생긴 마음의 구멍을 메워주고 싶다는, 그것은 어쩌면 ‘이 사람을 지켜주고 싶다는 바람’과도 같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어쩌면 당연하게 여겨지는 소통의 부재, 일상 속에 담긴 작은 행복들을 모른 체 하며 지내온 건 아닌지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준 책 ‘고양이 모양을 한 행복.’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면,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행복해지고 싶다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산다는 것과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금 일깨워준 책이었다. 글을 마치며 미치오의 말버릇 중 하나를 살짝 덧붙인다.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 인생은 즐거운 거야. 인생은 정말 즐거워. 즐겁지 않은 인생은 인생이 라고 할 수 없어. 인생은 즐기기 위해 있고, 집은 살기 위해 있고, 당신은 사랑하기 위해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