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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부터 연말이면 으레 하는 몇가지 일들이 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농협에 들러서 달력과 가계부를 챙기는것인데 늘 적자투성이인 가계부지만 몇년을 거르지않고 열심히 꼬박꼬박 적다보니 어느새 습관이 되어버렸다. 연말에 받아챙긴 가계부를 들고 연초부터 일년 계획을 적어 내려간다. 올해에는 적어도 얼마간의 돈은 모아야겠고 지출은 여기서 줄여야겠고 지출도 줄이고 줄어들 기미는 없이 나날이 늘어만가는 살들도 좀 줄이고 한해의 계획을 가계부앞머리에 큼지막하게 적어놓지만 연말이 되어 한해를 돌아보면 늘 그렇듯 제자리걸음이다. 계획을 세우는 일은 참 쉬운데 그 계획대로 실천하며 사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사랑도 인생도 건축처럼 치밀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그녀 주은행을 만났다. 그래 어디한번 주은행 당신의 계획대로 사랑이 설계가 되는지 한번 지켜보자구요.. 이책을 읽으면서는 자꾸만 노래 한소절이 생각났다. 바로 김성현이 주은행에게 던진 한마디 말때문이었는데, 누구 노래였는지도 생각안나고 앞뒤구절도 생각안나고 딱 그 한소절과 김성현이 말이 주거니받거니 대화를 이어나간다. "뽀뽀하고 싶소!", "뽀뽀하지 마요.." "뽀뽀하고 싶소!", "뽀뽀하지 마요.." 이게 뭔짓인지..
인생에는 늘 계획이 필요하다는것이 주은행의 인생지론이다.사랑에도 계획이 필요하고 어설픈 연애를 하는것보다는 제대로 이상형의 남자를 만나 제대로 된 전략하에 사랑을 시작하고 그 사랑이 결혼으로 맺어지는것이 가장 좋은 결혼이라는 확실한 인생관을 가진 주은행의 인생에 어느날 꿈에서나 그리던 그 확실한 이상형이 바로 눈앞에 나타났다. 친구들과 심심풀이로 수다를 떨던 중 이런 남자 스타일이 좋아에서 번져 아닌남자로 자리매김한 주은행의 상사 바로 김성현소장의 절친한 친구라는 것이 아주 쬐끔 문제가 되기는하지만 그정도야 얼굴에 철판깔고 작업들어가면 될것이라고 은행은 자신했다. 현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거칠때가 많고 작업에 있어서는 완벽을 추구하다보니 현장사람들과 마찰이 있을때가 있어 콩지랄이나 콩마녀라고 자기가 불린다는것을 알았어도 이전에는 괜찮았지만 잘보이고 싶은 상대가 있을때는 그런 말은 나오면 안되는것이다. 그래서 있는 설정 없는설정을 다잡아가며 이전과는 다른 조신한 모습을 보이며 현장사람들에게 콩지랄이나 콩마녀의 모습을 잊어달라고 하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는 김성현소장의 얼굴이 조금 가소롭다는듯한 표정이다..도와주지못할거면 초나 치지마셔요..
꽤나 긴 시간동안 주은행을 지켜보았지만 여태까지 성현에게 그녀 주은행은 여자의 느낌은 아니었다. 그저 일잘하고 책임감있는 부하직원이었던 걸까.. 그런데 그녀 은행이 자신의 친구인 서진우에게 잘보이기위해서 평소와는 다른 행동들을 하자 가슴한켠이 저릿한것이 기분이 별로 유쾌하지않게 다가온다.마음에 두고 있었던걸까. 친구가 호감을 표하는 여자, 그리고 그 여자도 친구에게 호감을 나타내며 서로에게 다가가려고 하고 있는 이 상황이 빌어먹게도 참 마음에 들지않는다. 얽히고 섥히는 삼각관계따위는 정말 체질에 맞지않는데...이전에 그 사고가 있기전까지 성현은 천상천하 유아독존 저리가라할만큼 자신만만하고 유쾌하고 당당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질투를 자극하려고 벌인 무책임한 상황에 휘말려 선배의 목숨을 잃는 사고가 벌어지자 그때부터는 자신을 탓하며 내면속으로 파고들어가 이전의 모습과는 아주 달라진것인데. 그런 그의 껍질을 은행이 자꾸 건드려온다..진우와 잘되어가고 있는듯한 분위기인데도 마치 처음부터 은행이 제 여자였던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것이다. 그래서 성현은 은행에게 기어이 한마디를 던지고 만다. "뽀뽀하지 마요.." 그말에 강력한 주술이라도 걸린것인지 결국 진우와의 입맞춤에서 은행은 뒤로 빼고마는데.. 귓가에 들리는듯한 성현의 목소리 '뽀뽀하지 마요..."
이이안님의 [주도면밀한 주은행]은 책소개글이 참 재미있을것같아서 눈독을 들이고 있던 책인데 사실 책소개글만 보고 기대한것보다는 덜 재미있었던것 같다. 책을 다 읽고 작가후기를 살펴보니 원래의 이름은 장해서였는데 필명을 바꿨단다. 그래서 혹시 장해서라는 필명으로 나온 책들중에 읽은 책들이 있나 살펴보니 단한권도 읽은적이 없는것 같다. 이책이 장해서님이든 아니면 이이안님이든 첫번째로 접한 책인 셈인데 무난한 출발인것 같다. 은행과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나왔듯이 객관적인 사실말고 주관적인 느낌으로 '아닌남자'시리즈중 이책이 첫번째인것 같으니 은행의 친구들의 사연들이 줄줄이 아닌남자시리즈로 나올것같은 인상을 팍팍 풍겨준다. 일단 은행이 말했던 아닌 남자는 바로 주은행의 상사인 김상현.. 상사랑 연애하는 그짓을 왜하는지 모르겠다던 주은행은 제 계획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가게되는데 인생이 계획대로만 된다면 참 무슨 고민이 있을까싶다.. 앙숙이었다던 태연과 주신노의 이야기가 다음번 아닌남자 시리즈였으면 좋을것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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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좀...유치뽕짝 스럽지만, 내용은 잔잔한 이야기입니다.. 이런 코미디를?? 했으니까요.. 작가도 마찬가지겠습니다만.. 너무 바뀌니까 적응이 안된달까요.... 묵직하기도 한 짙은 느낌이였다면, 여기 김성현씨는 참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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