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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문학 못지 않은 탄탄한 문장력, 현실감 넘치는 생생한 묘사 그리고 탄탄한 구성력으로 한국 장르 소설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B컷'의 작가 최혁곤의 두 번째 장편이 나왔다. 그게 바로 'B 파일' 이다. 'B컷'이 2006년에 나왔으니 햇수로만 따지자면 7년만에 나온 셈이다. 제목에 꾸준히 B'를 쓰는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여기에 어떤 작가적 신념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작품을 읽어보니 역시나 그렇다. 'B 컷'이 남에게 대놓고 공개하기가 꺼려지는 사진을 뜻하는 제목 그대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떠밀려 'B급' 인생을 살게 된 은퇴한 남자 형사와 여성 킬러를 중심으로 평소에는 사람들의 시선이 잘 닿지 못하는 부조리한 사회를 살아가는 밑바닥의 삶을 조명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B 파일' 역시도, 이번엔 모두 네 명으로, 더욱 사람 수를 불려 'A 급'들만을 위한 룰이 지배하는 오늘의 한국 사회에서 생존과 진실을 위해 고군분투 하는 'B 급'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그렇게 최혁곤에게 'B'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떠밀린 혹은 내몰린 삶을 뜻하는 말이며 그래서 단적으로 말해 '피해자'를 상징하는 글자이다. 그러므로 그 'B'가 내내 쓰인다는 것은 자신의 작품을 가해자들에게 억울하게 피해를 당하면서도 목소리마저 빼앗겨 변론과 호소의 말을 할 수 없는 그들에게 다시금 목소리를 돌려주어 자기 변론과 호소의 장으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리라. 때문에 두 작품 모두 그러한 인생들의 시점으로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B 파일'은 여러모로 'B 컷'과 연속선상에 있다 그래서 사람 수가 늘어난 것처럼 일종의 확장판 느낌도 난다.(무엇보다 이전 작품에서 깜짝 조연이었던 성전환자가 이번엔 주요 인물 네 명중 하나로 전면으로 나섰다는 것에서 단적으로 느껴진다.) 그렇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부풀려진 것일까? 그건 관찰자 시점의 개입이다. 이전의 작품엔 오로지 참여자들만 있었다. 생존에 급급했던 그들은 도대체 자기들이 왜 이런 아귀다툼에 말려든 것인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B 파일'엔 참여자들만 있지 않다. 그들 중 두 명은 냉정히 판이 돌아가는 상황을 바라보는 관찰자들인 것이다. 바로 이 시점의 필요 때문에 두 명이 네 명으로 확장된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읽다보면 이 네 명, 그러니까 스포일러 상 밝히지 못하는 누군가에 의해 'B 파일'로 분류된 조선족 출신이지만 한국에와서 성공한 은행원 리영민, 고참 기자 윤, 성전환을 바라는 킬려 미호 그리고 윤과 같은 신문사 신참 기자인 에스더, 또한 그 관계에 있어 미묘하게 둘로 나뉘는 것을 알 수 있다. '리영민 과 윤' 그리고 '미호 와 에스더' 이렇게 말이다. 이건 그들의 독백을 듣다보면 어쩔 수 없이 공통점이 보이게 되기 때문이다. 일단 리영민과 윤은 성공한 은행원과 고참 기자라는 것에서 드러나듯 킬러와 신참 기자인 미호와 에스더 보다는 위에 있다. 하지만 그렇게 상위에 있는데도, 아니면 그 상위에 있기 때문인지, 보여주는 모습은 미호와 에스더보다 지극히 소극적이다. 자신들의 처지 역시 'B 파일' 즉 사회 약자임에도 불구하고(리영민은 차별받는 조선족이고 고참기자 윤은 과거의 어떤 사건 때문에 신문사의 핵심에서 밀려나 문화부에서 일한다.) 그들의 처지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다.(리영민은 같은 조선족 출신의 한국 사회 차별에 대한 불만을 귀찮게 여기고, 고참기자 윤은 여자 신참 기자가 상사에게 무참히 깨지는 광경을 보아도 시집이나 잘 갈 것이지 왜 사서 저런 꼴을 당하나 하고 생각할 뿐이다.) 한 마디로 그들은 변화를 싫어한다. 이대로 내 것만 잘 챙기며 평온하게 끝까지 가고 싶다는 '무사안일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이는 리영민과 고참기자 윤의 다음과 같은 말에서 선명하게 부각된다.
먼저 리영민,
누가 뭐래도 한국이 좋았다. 주위에서 악덕 고용주 욕을 해대지만 냉정히 따져보면 그건 시장의 수요, 공급과 관련된 문제다. 어느 체제든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지 않은가. 그건 민족과는 무관한, 전적으로 개인 능력과 결부시켜 봐야 한다. (P.22)
그리고 고참기자 윤.
내키지 않았다. 귀찮기도 하거니와 속내를 모르니 당연히 거부감이 앞섰다. 편집국장이 윤의 능력을 신뢰해서 이런 일을 맡길리는 없다. 그렇다면 한가해 보여서? 그 쪽이 맞을 것이다. 저 인간 잣대로 보면 공연 담당 기자는 인터넷에서 긁은 정보와 보도 자료로 짜집기 하고 월급 축내는 종자로 보일 테니(P. 26)
이랬던 그들이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아픔 따위 '개인의 능력 차이니까 어쩔 수 없지 뭐' 혹은' 어차피 밀려난 처지에 귀찮게 뭐하러'라는 말로 눈감았던 그들이었다. 그들이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물론 그들의 처지가 안정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지위와 상황이 보호 장벽이 되어준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착각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게 든든해 보였던 안전망이 한 순간에 무너져 밑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은 물론 생명의 위협까지 받게 되었으니까. 그렇게 리영민과 윤은 한 쌍이다. 리영민은 실제 참여자로서 이 모든 걸 온전히 겪고 윤은 그 직업이 기자인 것에서도 드러나듯이 그것을 관찰한다.(어쩌면 윤 보다 훨씬 높고 안전해 보였던 편집국장이 갑작스런 의문의 죽음을 맞게 된 것은 그가 사실은 리영민과 완전히 같은 존재라는 걸 더욱 강조하기 위해서인지도 모른다.)
반면, 그 반대편에 있는 미호와 에스더의 관계는 적극적이다. 미호는 진짜 여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이루기 위하여 청부 살인을 하고 그러다 뜻하지 않게 생명의 위협을 당하게되자 오히려 그 대상을 찾아내 복수하려 한다. 아마도 최혁곤 작가는 이 미호라는 이름을 프랭크 밀러의 그래픽 노블 '신 시티'에 나오는 냉혹한 살인 기계 여자 킬러 '미호'의 이름을 따온 것 같다. 그 미호 그대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집요하게 쫓아가는 인물이 바로 그(혹은 그녀)이다. 그건 신참기자 에스더도 마찬가지다. 그녀가 재수를 불사하고 기자가 된 것은 자신과 같이 기자였다가 억울하게 좌천당한 아버지의 진실을 캐내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이들은 적극적이다. 그들은 부조리한 현재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미호는 못 견뎌하는 남자의 신체를 진짜 여자의 신체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에스더 역시 자기 보다 미모도 수완도 '갑'인 CBS 여성 기자 양미라에게 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이 양미라 기자가 너무도 얄밉게 나와서 끝까지 제대로 본 때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참 아쉬웠다.) 더우기 이 에스더란 이름. 이 이름은 성경에서 집단 학살의 운명에서 유대인들을 구원한 여인의 이름으로 예로 부터 구원자의 상징과도 같은 이름이 아니던가! 그렇게 바꾸려한다. 모자라지만 어떻게든 자신의 힘으로 말이다. 이렇게 네 명을 둘로 나눈 관계는 차이가 난다.
이러면 그냥 'B 컷'의 구도를 써도 될 것 같은데 왜 굳이 네 명으로 늘린 것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 명이 나왔다면 그 중 둘은 다른 역할을 맡았다고 보아야 한다. 즉 참여자가 아닌 관찰자의 역할을 말이다. 아마도 그래서 직업 역시도 기자가 되었을 것이다. 왜 관찰자가 새삼 여기에 나와야 했던 것일까? 그건 'B 컷'과 대비해 보면 이유가 드러난다. 'B 컷'은 참여자들만 있었다. 그래서 생존하기에 급급한 아귀다툼의 현장만 나왔다.(이건 앞에서도 말했다.) 다시 말해 'B 컷'은 현상 뿐이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그 진짜 원인을 그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다.(흔히 전작의 약점으로 지적된 과도한 세태 비판의 개입은 작품의 근본이 참여자들만이 존재하는 게임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성찰을 부여하려다 생긴 부작용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작가가 그 약점의 원인을 제대로 인지했고 그래서 성찰적 지점들을 무리없이 통합시키기 위해 따로 이 관찰자 역할들을 설정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가이다. 세상은 왜 7년이라는 시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똑같은 아픔이 반복되는가이다. 'B 컷'과 'B 파일'이 애초의 신념 그대로 피해자들의 진정한 변론과 호소가 되기 위해서는 이렇게 반복되는 아픔을 끊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질문해야 하고 그 대답을 찾아야 한다. 바로 그 과정이 관찰이다. 돌아가는 판세를 보고 그것을 야기하는 회전의 중심축에 무엇이 있는지 파악하여 반복되는 비극의 연쇄를 끊는 것. 그것이 관찰인 것이다. 그러므로 'B 컷'과 대비하면 'B 파일'이 어디에 자리잡는지 곧 드러난다. 말했던 대로 그것은 성찰의 지점이요, 'B 컷'에서 이어지는 아픔의 연원들을 여기에 이르러 선명히 드러내려 한다는 것을. 최혁곤의 'B 파일'은 그러한 작품이다.
이미 3부로 구성된 순서에서 이 작품이 추구하는 것이 드러난다. 3부는 이런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홍콩모텔 -> 2부 민주 일보 -> 3부 원더 랜드
읽어보면 이 순서가 그냥 놓여진 게 아니라 보다 분명한 목적을 두고 배열된 것임을 알게 된다. 또한 여기에서도 이 소설이 무엇보다 중시하고 있는 것이 성찰을 향한 '관찰'임이 드러나는데 그것은 이 순서가 정확히 우리가 관찰하는 과정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관찰의 과정에 있어 언제나 첫 시작은 대상이다. 먼저 대상이 놓여져 있어야 관찰은 시작될 수 있다. 그렇게 살해된 한 여성의 시체로 시작을 여는 홍콩모텔은 죽음과 누명의 장소로 'B 컷'의 게임판이며 연이어 등장하는 'B급'으로 밀려난 네 명, 그 어느 누구도 살이의 피로와 아픔에서 벗어나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오늘날 한국 사회의 현상이다. 그러므로 진정 관찰을 위해 놓여진 대상인 것이다. 현상이 개화되면 관찰이 시작된다.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고 그것을 일으킨 원인이 무엇인지 가늠해간다. 그게 바로 2부 민주일보의 과정이다. 아예 윤과 에스더가 일하는 신문사 이름을 제목으로 명기하여 이렇게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으니 다른 설명이 필요할 것 같지가 않다. 관찰의 끝엔 결론이 있다. 파악한 원인을 통한 해명이 있다. 3부 원더랜드가 그렇다. 거기서 궁극적으로 이 모든 아픔들의 원인이 하나에서 비롯되었음이 밝혀진다. 그렇게 이 소설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과정으로 되어 있다. 궁극적으로 이 밑바닥의 삶들이 이토록 힘든 이유는 당하고 있는 그들에게 있지 않고 위로 부터 부과되어 온 것임을 밝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피해자다. 그것도 자신들에게 아무런 원인이 없기에 아주 억울하기 이를데 없는 피해자. 제목 'B 파일'은 그것의 상징과도 같다. 누군가가 분류한 파일엔 'A 파일'과 'B 파일'이 있다. 'A 파일'은 지금은 미약하나 나중에 키워서 써 먹을 수 있는 존재들의 것이고 'B 파일'은 죽음조차 써먹을데가 없는 잉여인간들의 것이다. 하지만 최혁곤 작가가 내놓고자 하는 원인은 이 분류된 파일에 있지 않다. 그가 원인으로 제시하고 싶은 보다 궁극적인 원인은 바로 이 파일 자체에 담겨진 사람들을 보는 시각이다.
'A 파일'이든 'B 파일'이든, 이 리스트에 오른 사람들을 보는 시각은 똑같다. 그것은 사람을 사람이 아닌 이용 가능한 수단으로만 본다는 것이다. 이 목록에 오른 사람들의 존재 가치는 분류한 자에게 있어 도구 이상의 의미는 없다. 그래서 쓸모가 없으면 쉽게 버린다. 그 누군가 중의 하나는 이렇게 말한다.
감정 없는 기계처럼 움직이는 충견을 원했는데... (P. 394)
그러므로 근본적으로 위에 있는 자들이 아래에 있는 자들을 오로지 이와 같은 시각으로만 보고 있기에 우리의 현실은 이리도 '홍콩모텔'과 같은 느닷없는 추락,고통 그리고 죽음을 겪게 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왜 네 명 중 두 명인 리영민과 윤을 하필이면 보다 상층의 존재로 설정했는지 드러난다. 편집국장이나 양미라의 삼촌이 되는, 현재 잘나가는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그들이 가진 지위나 직업이 자신을 보호해 줄 튼튼한 장벽이라 여겼지만 보다 더 권력과 힘을 가진 자들이 한 번 움직이자 여지없이 허물어져 버리는 것을 경험한다. 그야말로 자신의 모든 것이 한 번의 파도에 속절없이 허물어지는 모래성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이로써 최혁곤 작가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탄탄한 안정은 부질없는 꿈이라고 말한다. 경찰 서장이 무심코 술김에 한 말 때문에 결국 옷을 벗게 되는 소설 속 장면처럼 말이다. 마치 천라지망처런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이 항구적 불안. 바로 그것이 도래된 연유에는 근본적으로 이와 같은 시각이 있다고 그는 보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그렇지 않을까? 과연 우리는 자신할 수 있을까? 사업가들이 비정규직을 바라보는 시각이, 공장주들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국 노동자와 조선족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니면 성적 소수자와 같이 나와 성향이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또는 나보다 낮은 계층의 사람들을 바라볼 때의 시각이 절대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이다.
이러고 보면 다른 두 명, 즉 미호와 에스더는 리영민이나 윤과는 전혀 다른 시각을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 일단 미호는 존재 자체가 경계 위에 있다. 그는 남자지만 여자가 되고 싶어한다. 즉 태어난 것과 전혀 다른 타자적 신체를 받아들이려 하는 존재인 것이다.(이 때문에 궁극적으로 이 작품에 와서 전면에 등장한 것도 3부에서 제시한 저 시각에 어떤 대안 같은 것을 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비단 미호의 신체만이 아니다. 그/그녀가 걸어온 길 또한 그렇다. 그/그녀를 결국 킬러에 이르게 했던 살인들은 모두 타인의 아픔에 공감한 결과였다. 그렇게 그/그녀는 타인을 나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고유한 존재 가치를 가지고 있는 자로 보는 자였다. 이는 에스더 역시 마찬가지다. 그녀는 경찰서 앞에서 매일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할머니를 무심코 지나치지 못하며 결국 할머니와 시위하고 있는 일에 대해 인터뷰를 하게 된다. 이렇게 미호와 에스더는 모두 타자를 있는 그대로 보려는 자들이었다. 이것이 바로 모든 아픔을 유발시키고 있는 현재의 근원적 시각으로 부터 모두를 치유하기 위해 그가 제시하는 대안적인 시각이다. 그러므로 그녀들이 소설에서 유일한 구원자적 존재가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만큼이나 이야기했으니 이 소설이 내게 나무랄 데 없었다는 것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다. 문제는 3부다. 미호와 에스더를 이리도 정성껏 구원자적 존재로 설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폭발력이 없다는 게 참 아쉽다. 몰입도도 좋고 이야기를 차츰 절정으로 이끌어가는 것도 좋아서 풍선처럼 한 번 거세게 폭발할 순간만을 기다리며 잔뜩 부풀리고 있는데 톡 터뜨려 주기는 커녕 그냥 입구를 더욱 묶어 버리니 뒷 맛이 영 개운하지 않다. 개인적으로 미호의, 그 이름의 진짜 주인이 되는 '신 시티'의 미호만큼이나 무자비한 복수신을 기대했는데 나오지 않아서 더욱 아쉬웠다. 이렇게 끝내기엔 그동안 죽은 사람들이 너무 억울할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최혁곤 작가의 잠자리가 과연 편할까 궁금하기도 하다. 혹시 꿈마다 소설에서 죽은 원혼들이 '내 생명 돌리도~'하고 나오는 것은 아닐지. 뭐, 그만큼 아쉽다는 얘기다. 어쩌면 이것은 현실적 결말을 추구한 결과일 수도 있다. 아무래도 현직 기자이다 보니(그는 현재 경향신문 기자다. 소설 속의 기자 묘사 장면들이 더없이 현실감 넘칠 수 있었던 것은 그 때문이다. 통화중 녹음 기능이 안되어 기자들은 아이폰을 이용하지 않는다든지, 수습 기자 때 경찰서를 돌아다니는 것을 마와리(일본말이다.)라고 부른다든지, 경찰서 기자실이나 편집실의 모습 같은 이런 저런 기자 생활의 디테일한 면면들은 이 책을 읽으며 얻게 되는 또 하나의 자잘한 재미들이다.) 장르적 쾌감을 추구하기 보다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에서 마무리지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만일 그랬다면 3부 부분을 더욱 늘려야했지 않았나 싶다. 인물들이 너무 갑작스럽게 정리되는 느낌이 있다. 더구나 소설이 진행되는 동안 많은 죽음이 있었는데 거기에 대해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것도 의아하다. 다들 너무도 쉽게 납득해 버리는데 그런 행동들이 거기까지 공들여 설정해 놓은 것에 비추어 볼 때 너무 모순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라리 화끈하게 폭발시켜 버렸으면 하고 자꾸 아쉬움이 든다. 그랬다면 같은 B 파일의 존재로서 동병상련을 느꼈던 우리의 답답한 마음도 그와함께 휘발되어 버렸을 테니까...
이런 저런 약점은 있지만 그래도 결론지어 말하자면 앞에서 죽 이야기 한 대로 그 속만은 꽉 차 있는 좋은 작품이다. 깊이도 재미도(뒷 부분이 많이 아쉽긴 하지만) 한국 장르 소설이 어느새 이만큼이나 나아갔구나 하고 새삼 감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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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한국 추리소설을 읽었습니다. 신촌의 어느 샛길에서 주한 중국대사관 번호판을 단 외교차량을 세우고 음주측정을 요구하는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작가가 소개하는 프롤로그에서는 이야기가 어떻게 시작해서 어디로 흘러갈지 감조차도 세워지지 않는 막연한 느낌을 받습니다. 홍콩모텔이라는 제목의 1부, 민주일보라는 2부, 원더랜드라는 3부의 제목 역시 상황이 전개되는 장소일 것 같다는 막연한 느낌, 더욱이 1부를 시작하는 작은 제목의 이름은 ‘B파일 397021 은행원’입니다. ‘도대체 뭐야?’하는 느낌이 드는 순간 1부 제목이기도 한 홍콩모텔의 한 방에서 은행원 조선족출신 리영민이 지독한 숙취 속에서 눈을 뜨고 이미 죽어있는 여성과 함께 밤을 보냈다는 사실을 깨닫는 끔찍한 상황으로부터 이야기가 전개되어 갑니다. 한 사람의 죽음으로 미스테리의 그물을 엮어 사건을 얽어내기에는 아무래도 긴장의 강도를 유지하기 쉽지 않은 듯, 민주일보 편집국장, CBC방송국 사장 그리고 주인공과 관련이 있는 혹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인물들이 의문의 죽음을 맞아 상황을 더 복잡하게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제목은 ‘B파일 044316 고참기자’ 주인공은 민주일보 문화부 고참기자 윤순철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B파일 900734 전업킬러’에서는 여자킬러 미호가 등장해서 대통령 측근을 살해하는 장면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어서 ‘B파일 310218 신참기자’에서는 마포경찰서를 출입하는 민주일보 사회부 신참기자 에스더가 고민 끝에 기사작성을 포기한 건으로 낙종하고서 데스크로부터 야단을 맞는 장면이 이어집니다. 네 사람의 등장순서를 흐트러짐없이 반복하면서 사람을 주인공으로 하여 전개되는 상황은 모두 따로 벌어지고 있지만, 조금씩 조금씩 연결되기 시작하다가 드디어 고참기자와 전업킬러가 동시에 등장하게 되고, 이어서 은행원은 신참기자가 동시에 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3부가 시작되면서 네 사람은 무대가 되는 원더랜드에 모여들게 됩니다.
작가가 조금씩 던져주던 힌트는 클라이막스에 해당하는 원더랜드에서 네 명의 등장인물이 모여들어 상황의 핵심을 파헤치게 됩니다.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뿌려둔 작은 팁들을 서로 연결하여 대단원으로 이끌어 들이는 과정이 탄탄하게 짜여있어 허술해 보인다 싶은 구석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 것을 보면 작가의 스토리구성이 정말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특히 상황을 구구절절하게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읽는 사람의 추리가 이야기 전개를 타고 흐르게 만드는 작가의 힘이 절로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변사사건이 이어지기 때문에 사회부 기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까닭에 사회부 기자를 둘러싼 언론계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저 같은 이도 해당이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기억해둘 필요가 있겠다 싶은 구절.... “기자들 앞에서 말실수는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라는 걸. 굳이 쓰고 싶지 않아도, 쓰지 않으면 낙종하기 때문에 쓴다. 피를 말리는 미디어 경쟁 시장에서 윤리적 딜레마는 차후의 문제다.(46쪽)”
이야기를 끌고 가는 네 명의 주인공에 달려 있는 파일번호의 의미는 3부 원더랜드편에서 밝혀집니다만, 그 비밀을 알게 되면서 씁쓰름한 느낌을 넘어서 등으로 스산한 느낌이 흘러내리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리하면 전개된 상황을 조성한 머리는 별다른 변화가 없으나 다만 몸통은 머리의 처벌을 받게 된다는 것인데, 이렇게 마무리되는 상황은 어쩌면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가 당면할 수도 있는 일이 아닐까 싶어 갑자기 우울모드에 빠집니다.
아참 프롤로그에서 음주단속 경찰과 대치하던 주한 중국대사관 외교차량에 타고 있던 사람은 에필로그에 다시 등장하게 됩니다. 그는 누구일까요? 궁금하세요. 궁금하면 5백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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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추리스릴러 작가들의 작품을 예전보다 쉽게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B파일'....저자 최혁곤 작가님의 책은 처음이다. 내심 좋아하는 장르의 책이다보니 기대를 하게 되는데 저자의 책을 읽지 못한 관계로 혹시 실망스러우면 어쩌나 내심 걱정스런 마음도 살짝 있었는데 이런 생각은 갖지 않고 읽어도 좋을만큼 상당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이야기는 네 사람의 각기 다른 눈으로 진행이 된다. 민주일보에서 일하는 기자 윤순철과 에스더 기자, 조선족으로 한국에서 공부하고 번듯한 은행원으로 3개월만 있으면 고향으로 돌아가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는 남자 리영민, 유독 마음이 아팠던 인물이며 돈을 위해 다른 사람의 목숨쯤은 특별한 죄의식 없이 죽일 수 있는 킬러 미호... 네 명의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인물들이 어느 한 사람이 두드러지는 면이 없이 자연스럽게 연결고리가 되어 스토리를 이끌고 있다.
리영민은 오래간만에 친구들을 만나 술자리를 했다. 다음날 정신을 차려보니 친구의 여자친구가 잔인하게 살해되어 자신의 옆에 누워 있는 것이다. 전날밤의 기억을 아무리 떠올려 보려고 노력해도 기억이 도통 떠오르지 않고 이 모든것이 음모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우선 급한 마음에 도망부터 치게 된다. 허나 자신이 범인이라는 증거가 혹시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모텔로 돌아가 여자를 백에 담아 도망나와 자신의 결백을 믿어줄 인물을 갖게 된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상대로 인해서 커다란 상처를 가지게 된 윤순철 기자는 편집국장이며 철가면으로 불리우는 냉혹한 조성철로부터 CD 한 장을 받게 된다. CD가 진짜인지 알아봐 줄 것을 부탁아닌 부탁을 하는 조성철 국장이 겁을 먹고 있다는게 느껴진다. 이런 모습을 보인 조성철국장이 죽자 윤순철은 자신이 받은 물건이 아주 중요한 물건이란걸 느끼게 된다. 한편 막내기자인 에스더는 한국 사회 소수자에 관한 기획물 중 하나인 성 전환자를 취재하려던 중 모텔에서 죽은 조선족 살해 사건을 취재하라는 명령을 받고 현장으로 급히 달려간다. 범인은 조선족으로 성실한 은행원이였던 리영민으로 지목이 된다. 이게 계기가 되어 리영민은 에스더에게 연락을 취해 자신의 무죄를 털어놓지만.....
미호는 전문킬러다. 아픈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이후 웃음을 잃어버린 아이였던 미호는 한 가정에 입양되면서 가족이 무엇인지, 행복이 어떤 느낌인지 알아가던 중 예상치 못하게 죽은 아버지로 인해 다시 깊은 절망속으로 빠져 든 인물로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남달리 깔끔한 일처리를 자랑한다. 이번에도 쉬울거란 예상과 달리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죽음조차 써먹을 데가 없는 잉여같은 존재'... B파일.... 도대체 그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거대 기업 '우주그룹' 사건의 실마리와 진실을 찾아 네 명의 사람들은 우주그룹 신축건물이 있는 상암동으로 다려가는데...
얼마전에 케이블 TV에서 본 드라마 '유령'이 생각이 났다.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사람들의 비밀을 알아내어 그것을 이용해서 꼼짝 못하게 만들어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이게 만드는 사람을..... 급속한 과학의 발전이 좋은점도 많지만 무섭다는 생각이 더 든다. 뉴스를 통해서 개인정보 노출이 얼마나 쉽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으며 여기에 어디를 가든 CCTV는 흔하게 접하고 처음에 우려했던 개개인의 사생활 보호는 안전이란 이름하에 일거수일투족이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있다.
우리 사회에 깔려 있는 이주노동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그들의 생각, 사람을 장악한다는 것은 결국 모든것을 장악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암울한 모습은 너무나 현실적으로 느껴지고 지금 우리 사회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회문제를 잘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각기 다른 캐릭터들이 바라보는 시각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것이 좋았으며 다소 예견된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는게 아쉬움이 조금 있었지만 마지막에 기다리고 있는 반전으로 인해 만회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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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최혁곤 작가가 6년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전작 <B컷>에 이어 이니셜 B로 시작되는 제목을 달고 있는 것이 나름 의미심장한 면모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전작을 읽어보지 않은 관계로 어떠한 선입견없이 읽고자 했지만 신작소개에서 전작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평가들때문에 신작에 대한 기대치가 다소 떨어지면서도 근래 한국 장르소설들의 부흥을 염원하듯 부쩍 접할 기회가 많이 제공되고 있는 것도 주목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물론 밀리언셀러 클럽이 있구요. 일말의 불안감을 의식하며 읽었던 이 책은 기대를 넘어선 선방과 더불어 한계점도 동시에 발견할 수 있는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한국형 웰메이드 스릴러 소설으로 탄생할 가능성은 어디까지 근접했는지 현 주소를 확인할 계기였기 때문입니다.
모텔에서 여자를 살해한 누명을 쓴 채 도주한 조선족 출신 은행원 리영민, 그의 뒤를 좇아 특종을 낚고자 하는 신참 여기자 여에스더, 청부살인을 의뢰받지만 오히려 자신이 생명의 위협을 받게된 킬러 미호, 그리고 킬러가 연관된 연쇄살인의 전모를 추적하는 고참기자 윤, 그 와중에서 정재계의 실세들이 차례대로 살해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네 사람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교차되어 추격전과 액션, 서스펜스가 시종 스피디하게 전개됩니다. 특이하게도 이 네 사람은 사회에서 엘리트 계층이 아닌 소수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사회비판적 메세지를 대중적 재미와 함께 버무립니다. 결코 가볍지만않은 진중함도 기하고 있어 중심축의 균형을 비교적 잘 지탱하고 있기도 합니다.
조선족 출신 은행원 리영민은 출신성분을 극복하고 은행에서도 인정받으며 전도유망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인재였지만 한순간의 누명으로 인해 정상에서 벼랑으로 내몰립니다. 그러면서 같은 민족이 사는 한국사회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멸시와 차별이라는 폐쇄적 정체성이 얼마나 심각한지 철저하게 대변하는 인물로 남습니다.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 마냥 호흠질환을 유발하는 주범이 되어 마스크없이 대화조차 싫은 민족공동체의 수성의 단면을 보여주는데 앵글로색슨족에 끔뻑 죽다가도 인종적, 국적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는 한국인들에 대한 불만이 폭발합니다. 중국에서 박해받고 우리에게는 눈치를 받아야하는 비루한 현실 앞에서 한국인들의 위선적민 민족성을 비판하기에 불편함에 외면하다가 끝내 수긍을 할 수 밖에 없어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리고 민주일보의 두 기자 여에스더와 윤은 작가가 실제 기자로서 경험했던 언론의 보도관행을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있어 스릴러적 요소와는 별개로 현장의 생생함을 견학하듯 만끽할 수 있도록 노련한 배치와 구성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이자 장점이 아닐까 합니다. 낙종과 특종을 구분짓는 순간적 캐치, 정보제공을 두고 밀당을 하는 경찰과 기자라는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 공정보도는 개나 줘버리라며 황색보도에 우선하고 파벌싸움에 밥그릇 챙기는 일에 사활 건 언론인의 삐뚤어진 관행 등 시종일관 진실은 외면한 채 사리사욕에 발을 담근 언론의 음지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은 체험에서 우러난 진정한 직업관을 다루고 있어 리얼리티가 빛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인물인 킬러 미호는 남자로 태어났지먼 성 정체성에 혼란을 껵으면서 여자가 되고 싶은 상적 소수자에 해당됩니다. 어릴 적 보육원에서 입양되지만 짧은 행복도 잠시, 손에 피를 묻혀야했던 불행한 과거를 가지고 있어 청부업을 접고 행복한 삶을 누리리라 다짐하지요. 아픔이 묻어있는 과거는 통속적이고 신파적이긴 하지만 찰나의 안위도 제대로 누리지 못했던 그녀의 삶에 한 줄기 훈풍이 불어와 얼었던 맘을 녹여주고픈 바람이 생길 정도로 잔정이 많이 가는 캐릭터였습니다. 이렇게 세상에서 주류로 살아 남지 못한 네 사람을 B파일이라는 잉여인간 취급을 하는 것에 때문에 인간의 존엄성은 고기처럼 등급으로 매겨지는 거대자본의 횡포 앞에서 슬프고 우울합니다.
그렇게 네 사람은 각자의 루트에서 평행선을 달리다가 원더랜드라는 초고층 빌딩의 개관식에 모여 음모의 실체를 발히고자 합니다. 근원에 접근하면서 벌어지는 빌딩에서의 액션신은 손에 땀을 쥐게 할만큼의 박진감이 넘쳐 흐르지만 정작 머리는 불확실한 미스터리적 해결방식에 급격히 냉각되는 처지에 빠져버립니다. 리영민의 누명에 얽힌 원한의 실체는 비록 풀어내지마 연쇄살인의 희생자에 대한 동기와 배후에 대한 명백한 해답을 피한 채, 안개 속 처럼 모호한 처리로 마감해버립니다. 지금까지 한계마저 뛰어넘을 듯 무시무시한 주행을 하던 스토리가 타이어에 펑크난 것 처럼 허무한 마무리에 공든 탑에 배어있는 정성과 노력이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작가가 의도했던 결말인지, 엉킨 실타래를 풀 창의성의 부족 탓인지는 알 수 없으나 독자의 입장에선 감점을 줘야만 했습니다.
그렇지만 네 사람의 그 후 행보는 인생극장에서의 선택적 기로처럼 무지개와 잿빛이 공존하였기에 이것이 쓰디쓴 인생이 아닐까라고도 곰곰히 생각들기에 평가는 그때그때 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게 본다면 급정지때문에 도로에 스키드마크를 진하게 남겼지만 한국적 스릴러의 현실에 후반부 헐리우드적 전개에 이르기까지 보여준 장대한 스케일 속에는 폭발적인 추진력이 있는 소설이기에 한국 스릴러가 또 한 번 일취월장한 반등의 계기를 만든 최혁곤 작가의 역량에 박수를 보내야한다는 의무감이 들기도 합니다. 비판보다 격려가 더 필요한 시점에서 마지막으로 끝맺고 싶은 말은
"그래도 이만하면 훌륭하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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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최혁곤이라는 작가나 그의 작품에 대해선 이번 <B파일> 을 접하기전까지만 해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접했을때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대충 어림짐작으로 요즘 출판계의 대세인 엔터테이먼트류의 그렇고 그런 작품으로 생각했더랬습니다. 왜 그런거 있잖아요 잘나가는 제약회사의 특효약을 카피하여 무임승차 하려는 시도처럼 대세에 편승하여 살짝 플롯과 내러티브를 변형하여 흥미 본위 위주로 서술해 나가면서 희석해 버리는 경우들 말입니다. 사실 이러한 작품들 많이들 있는 것도 현실이고요. 워낙 요즘 독서 흐름 자체가 오랜 생각보다는 읽는 당시의 흥미를 우선시 하다 보니 우후죽순격으로 이 장르의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 같다는 생각에 큰 기대감 없이 출발했습니다.
대체로 흥미본위에 집중하다 보면 속빈 강정처럼 남는게 없고 사유에 올인하다 보면 시쳇말로 재미없는 소설로 독자들에게 외면당 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 아닌 딜레마에 빠져 있는게 요즘 풍토이기도 합니다. 이러면에서 이번 작품은 크게 숨막히는 추격전과 도망전이라는 흥미와 조선족 문제 개인신상의 보호문제등 다소 무거운 주제를 절묘하게 섞어 놓아다는 점에서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라는 작품과 오버랩되는 부분들도 있지만 또 다른 재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외국작가 특히 일본작가들의 작품에 비해 파워게임에서 밀렸던 국내 작품에 대한 하나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길라잡이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가져보게 되고요. 우리도 이렇게 흥미로운 소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자체가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판 블록버스터로서 손색 없을 만큼 시각적인 면이나 내러티브의 짜임새, 등장인물들의 유니크한 특징등이 먹음직스럽게 잘 버무러져 있는 작품이라 할까요. 한마디로 진흙속에서 진주를 건진 그런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약간 러프한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이만하면 다음 작품의 기대감을 증폭시키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번 작품은 흥미 이면에 조선족(새터민등) 문제를 자기 정체성으로 볼 것이냐 대한민국 사회의 비뚤어진 폐쇄성 문제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 해외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시각과 대접은 그대로 옛날 당했던 방식을 재현하다 못해 더해지고 있는 우리사회의 문제이지 않나라는 개념들과 조지 오웰의 <1984> 에 등장하는 빅 브라더를 연상케 하는 우주그룹의 빅 데이터라는 또 하나의 독재를 보여구고 있다는 점입니다. 개인들의 신상명세가 천하에 공개되고 일부 특정권력에 독점됨으로써 사람을 인격체가 아닌 자본주의 시스템속의 하나의 유기체에 불가한 파일(데이타)로만 인지되는 세상에 대한 경고와 이를 파헤치는 힘 없는 개인들의 노력만으로는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다는 느낌을 강하게 전해주는 디스토피아적인 뉘양스도 강하게 비쳐지고 있습니다.
또한 특이한 점은 마지막 에필로그를 접하면서 다소 황당한 느낌을 받게 되죠. 그동안 숨막히는 내러티브를 따라 온 독자들은 더욱 더 갑자기 등장하는 시츄에이션에 당황하지만 요게 이번 작품의 별미인 것 같습니다.(개인적으론 뒷맛이 무거웠는데 북측 VIP의 등장으로 인해 산뜻하게 한번 웃을수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왜 프롤로그를 별 생각없이 뛰어넘어(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전체적인 내러티브와 아무런 연관 고리 없는 별개의 내용으로 비쳐지지 때문이겠죠) 처음과 끝을 이번 같은 구도로 편성했다는 것이 제 개인적으로는 다카노 가즈아키의 <제노사이드> 와 비견해도 크게 손색 없을 정도로 숨막히는 내러티브의 향연이 눈에 띄는 작품입니다. 이번에 이인화 작가는 <지옥 설계도> 라는 작품으로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고 그 반응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이번 계기로 국내 작품들도 충분히 경쟁력있고 재미있다는 사실 그리고 독자들이 갈망하는 작품들이 다수 선을 보였으면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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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 셀러 클럽의 책 중 한국작품으로는 처음 만난책이다. 최혁곤 작가님이라고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칭찬을 하길래 .. 음. 그래? 함 읽어 보지 뭐 하면서 펴 보게 되었다. 난 책을 한권만 쭈욱 읽지 못한다. 손목을 다친 이후로는 굵은 책은 지하철에서 잘 안 읽는다. 서류를 많이 들고 다니기 때문에 무겁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해서 가방에는 늘 작고 가볍고 짤막 짤막한 단편들로 이루어진 소설이나 수필을 넣고 다닐때가 많다. 하지만, B파일을 펴고 어쩔 수 없이 가방이 무겁게 넣어 다녔다. 비가 오니 따로 길에서 들고 다닐 수는 없고 가방에 넣고 팔에 가방을 걸고 팔아파 하며 우산을 바쳐드니 참 나도 어지간 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두께가 장난이 아니었지만 그대로 주~욱 읽어 내려 가지 않을 수 없는 흡입력이다. 글의 줄거리나 내용도 놀랍지만 내용속에 디테일도 장난아니다. 나도 많은 조선동포들을 알고 지낸다. 그리고 책속의 옌지시 장춘, 옌지의 뀜섬, 불고기, 훠꿔등이 유명한 음식점과 개나리가 만개하는 광장등을 가보고 책속의 백산호텔을 마주보는 호텔에 묵었던 적도 있어서 인지 많은 부분이 더욱 공감이 가고 리영민의 마음 또한 많은 부분이 안스럽고 한국에서 타인취급에 중국에서 한족에게는 소수민족에 대한 약간의 차별등 주류에 바로 합류될 수 없는 그들의 고뇌도 이해가 가고, 그 특성을 악용한 기업의 횡포또한 울화통이 치밀지만 현실에서 박살내 주지 못하는 부분을 책에서 나마 만화처럼 쾅 하고 터트려 주지 않을까 기대하면 읽었다. 하지만, 약간의 기대에 엇나간 결말이랄까? 왠지 후편을 준비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씁쓸한 느낌이다.
이책의 주인공들이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 사회 현실이 너무 책과 닮아 어쩌면 현대 사회 자체가 이 책의 주인공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나 자신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다 읽고 나서 나 자신이 조금 챙피하기도 했다. 이런 수준 낮은 독자를 보았나? 왜 이리도 뻔한 결말을 기대하다니 미호는 유럽의 어느 별장같은 집에서 그림속의 집같은 풍경을 그리며 살고 여기자는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고 리영민도 대기업 신축사옥도 주린이 원하던 영화처럼 폭팔하고 모든 스타트는 두 기자 여기자, 윤기자가 특종들로 대박나고 뭐 기타 잡다한 해피앤딩을 그리면서 읽었다. 그러나 약간의 어긋남이 멋진 소설이 된듯하다. 약간이 아니지만......
B파일의 내용들이 진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현재 상황이 너무 닮아 있다. 좀더 희망을 주는 이야기로 마무리 되길 바래 보지만 나 또한 B파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니 참 씁쓸하고 약간은 참담하다. 우린 그저 살아가지만 누군가는 만들고 바꾸어 간다. 멋진면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책에서처럼 너무 많은 어둠은 싫다. 왠지 세상의 10%를 위해 나머지는 부속같은 느낌이다. 너무 많이 죽었다. 그 죽음조차 무의미 하다는 해설 너무 비참하다. 작가님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며 전작인 B컷을 만나 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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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스릴러장르에서는 늘 알 듯 모를 듯한 수수께끼와 함께 반전의 범인을 찾고 배후에 거대한 세력이 존재한다. 그걸 보면서 나도 주인공시점이 되어 함께 추리를 해보는 것이 참 재미있어 이 장르를 참 좋아한다. 셜록홈즈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읽으면서 느꼈던 그 짜릿함을 이 B파일을 읽으면서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되었고 역시 그런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책에 나오는 397021은행원, 044316고참기자, 900734전업킬러, 310218신참기자. 이런 숫자와 직업은 등장인물을 말해주었고, 그들의 시점에서 벌어지는 사건, 상황등을 보여주었다. 연결고리가 없을 것 같았던 이들은 자신의 사건에 점차 다가갈수록 하나의 교집합에 다가서게 된다. 그러면서 한 곳에 모인 그들은 놀라운 진실을 알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하나하나의 단서들이 나올 때마다 추리하는 것 또한 좋았지만 일단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실제 존재하는 기업이나, 인물들, 실제 역사, 그리고 최근의 일까지 등장하여 더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던 것이 참 좋았다. 보면서 피식 웃게 되기도 하고 나도 예전에 이 세상엔 우리가 모르는 거대한 음모가 있어! 하며 상상했던 적이 있어 마치 게임하듯 등장인물에 빙의될 수 있었다. 책장을 덮은 뒤에는 단순히 소설을 읽은 것이 아니라 뭔가 현실에서도 충분히 벌어지는 일들인 것 같아 씁쓸했다. 예전에는 물건으로 거래를 하고 무력으로 사람을 지배했다면 오늘날은 문화, 정신을 이용해 사람을 지배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가 다양해지고 발전하는 것은 좋지만 이를 악용하면 그럴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컴퓨터, 스마트폰 등 기계에 개인의 모든 정보가 있어 예전보다 오히려 사람을 통제하거나 감시하는 일이 더 편해진 것 같기도 하다. 소설로서도 재미있었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사회의 변화를 보고 그 어두운 면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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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이야기 B파일
오랜만에 재미있게 읽은 책, 엄청난 책!! 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작품이다 :) 추리 스릴러 쪽 작품엔 워낙 관심이 많은지라, 책이 나오고 엄청 기대를 많이 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던 장르였던 책들이 요즘엔 많이들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만큼 너무 내용에 무게감이 없는 것들도 많고, 이런 류 소설에서 느껴야 할 흡입력 역시 낮은 작품들이 많은데 B 파일은 달랐다, 책을 읽기 시작해서 마지막장을 덮을 때까지 내용이 궁금해서 계속 책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게 했다. 탄탄한 스토리와 내구성 있는 스토리 그리고 박진감 있는 내용까지 이 책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고, TV나 영화엔 많이 나오지만 책에 나오지 않았던 조선족.. 조선족 은행원인 리영민과 그의 친구들 신문기자인 윤순철과 에스더, 또 아픈과거를 가진 킬러미호 그들의 이야기가 섞여져 진행이 된다. 살인 사건이 처음 일어나며 일이 진행되어 나가는데 여러가지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 나가면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읽는데 부담감이 없고 좋은 듯 하다.
그리고 이 책은 언론매체로 큰 힘을 발휘했던 활자신문과 인터넷 신문이라는 이야기 들도 다루면서 지금 현실 세계를 적절히 반영 한 듯 하기도 하며, 너무 올드하지도 너무 앞서나가지도 않는 주제와 시점이 이 책에 가장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너무 흔하고 뻔한 스토리는 아닌가 초반부터 너무 끝이 어떻게 날지 보이는 소설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살짝 할 수 있겠지만, 최혁곤이라는 작가의 역량은 그 정도는 아닌 듯 하다. 책 구석구석 숨겨진 이야기들이 펼쳐져 나가는 방식이 정말이지 좋았고, 뻔한 결말이 아닌 듯 해서 더 좋았던 것 같은 책 B파일이였다.
다음에 이 작가의 책이 나온다면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괜찮았던 책 추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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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솔직히 말씀드리면 전 사실 우리나라에서 산다는 것이 참 싫습니다.. 전 애국자도 아닐뿐더러 딱히 국가에 대한 애정이 철철 넘치는 그런 부류는 더욱더 아닙니다만, 제가 이 나라에서 살기 싫은 가장 큰 이유는 모든 사회적 문제와 일탈과 기득권의 행위 자체를 정치적 문제로 해결하려는 말그대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저쪽 위의 인간들 때문에 그렇습니다.. 전 현재의 대통령을 좋아합니다.. 그의 됨됨이와 그의 철학과 그의 삶의 방식과 그의 인간적인 모습때문이라고 해도 상관없습니다만 그가 이루고자하는 사명과도 같은 이나라의 아래로부터의 희망을 조금이나마 그에게서 보았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제가 뭔 정치를 압니까, 사회의 흐름을 압니까.. 전 모릅니다.. 그냥 그가 그동안 나라를 망쳐먹은 지도자보다는 그나마 우리를 위해, 이 나라의 대부분인 어려운 서민을 위해 조금이나마 공감을 할 줄아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느끼기에 그에 대한 애정을 가진 것이지요, 그가 내세우는 전문적인 사회적 해결방법은 무식한 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그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거짓뉴스와 그를 끄집어 내리려는 무리들의 얼토당토않은 행위와 그 노력은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봐도 너무 과한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2. 이렇게 말씀드리면 저역시 좌빨에다가 친문성향의 덕후정도로 인식하고 쯧쯧하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여겨집니다만, 전 사실 그냥 일반 시민이죠, 하지만 근래들어서 더욱 더 과하게 언론이라는 족속들과 사회적 지도층 및 기득권자들이 끄집어내고 현혹시키는 말들을 보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저도 그럴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이니 이 시대를 살아가시는 수많은 과거지향적인 꼰대분들과 또한 힘겹게 경제의 중심에서 자영업을 하시면서 그나마 현정부의 변화적 발전을 믿으셨던 분들에게는 기대감이 무너지실 수도 있고 나라 망치는 인간으로 보여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은 잘 망각하는 존재죠, 어느듯 세월은 흘렀습니다.. 과거의 영욕에 물든 인간들이 법의 판단을 받고 있는 지금 많은 분들이 그정도 했으면 되지, 너무 과한거 아니냐는 말들을 합디다.. 자, 돌이켜봅시다.. 촛불이 나라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정부와 새로운 정치에 대한 희망이 생겼습니다만, 그래서 시작과 동시에 적폐 운운하면서 그간 나라를 좀먹고 세상을 불안케하던 온갖 드르븐 족속들을 사회속에서 가려내려했지요, 하지만 이 적폐라는 말속에서 담긴 수많은 기득권들의 더러운 욕심들이 우리속에서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 것이죠, 나쁘게 말하면 고작 대통령 하나 바뀐것 빼고는 달라진게 없는 나라입니다.. 그리고 그간 일년 이상 숨죽이고 있던 그들이 조금씩 회귀하려는 의도를 가진 사회적 항상성을 이유로 조금씩 자신의 기득권을 되찾고 포기하기 어려운 권력적 욕망을 다시 끄집어내고 있는 것이죠, 쉽게 바뀌지도 않을 뿐더러 절대 변하지 않을 지도 모를 우리 사회의 리얼한 모습이 지금이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와 그들의 거짓이 팩트처럼 다시금 세상을 불안케하고 되돌리려하는 것이죠, 사회는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세상은 한사람의 힘과 몇몇의 마음가짐과 철학으로 변화되지 않습니다.. 수많은 시간과 수많은 노력과 수많은 대중의 시선이 모여야 조금씩 돌아가는 것이죠, 어려운 일이고 어려운 삶이고 어려운 희망입니다.. 뭐 그렇다구요, 3. 보통은 이 단락은 줄거리를 적습니다만 연말이고 이런 개같은 한해의 마지막날이고 하니 좀스런 같잖은 말 몇마디 더 했습니다.. 여전히 수맣은 기득권층(꼰대 정치세력, 재벌, 거대언론등)으로 대표되는 우리 사회의 현주소는 저같은 민초에게 희망을 주기에는 부족함이 큽니다.. 나라가 선진국이니, OECD가 어떠니, 세계경제대국 순위가 어떠니, 이런게 뭔 상관입니까, 우리가 사는 현실의 이런 비열하고 조잡하고 거짓되고 자신의 기득권에 연연하는 정치권과 대기업의 돈지랄 횡포, 갑질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고 법적 감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이런 아주 희안한 나라에서 제가 없는 살림에 아이를 넷이나 낳아 키운다는게 정말 힘들고 허무하다는 생각이 꾸준히 드는거죠, 역시 뭐 그렇다구요, 괜한 생각은 아닐겝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읽은 작품이 주는 반향으로 볼때 독후감 자체만으로는 이 작품이 별 다섯개는 너끈히 받아야되긴 합니다.. 전작인 "B컷"을 읽고 "B파일"을 읽었습니다.. 전작보다는 전반적으로 뛰어난 매력이 가득한 작품이고 스릴러소설이라고 보면 될 듯 싶습니다.. 일단은 진행과정상의 이야기가 아주 흥미진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출시된 시점이 무려 6년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 작품속에 담긴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로 그려낸 B파일이 얼마나 변하지 않는 지도 아시리라 여겨집니다.. 4. 조선족인 리영민은 주변의 조선족과는 달리 국내에서 제대로된 유학으로 금융인으로 은행에서 나름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 인물입죠, 그런 그가 조선족 친구들과 만나 일잔을 합니다.. 그리고 깨어난 모텔에서 그의 옆에는 죽은 여인이 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조선족 친구들과 노래주점에서 놀다가 기억을 잃고 깨어나니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죠, 그는 조심스럽게 자리를 뜨고 전날 어울린 친구를 찾아 진실을 알아내려 합니다.. 그리고 또다른 인물이 등장합니다.. 미호라고 불리우는 전업킬러가 누군가의 의뢰로 자살로 꾸민 살인을 저지르고 또 다른 의뢰를 받습니다... 다음으로 등장하는 민주일보의 고참기자인 윤은 자신의 선배인 편집국장 조성철로부터 의문의 CD를 전달받고 그 내막을 파헤치라는 지시를 받습니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편집국장이 준 CD에는 동영상이 담겨 있었죠, 과거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는 동료들의 지저분한 영상이 담긴 동영상이 어떤 문제를 일으키려는 것인 지 아직 윤기자는 모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에스터라는 민주일보의 새내기기자가 등장합니다.. 그녀 역시 경찰서 마와리를 도는 아직은 새내기기자이지만 나름 정의감이 있습니다..하지만 특종에 몰라든 신문사의 기준에 적합하진 않죠, 낙종기사로 농락당하고 허접한 자신의 현모습에 자신감이 떨어지는 순간 그녀에게 조선족 살인사건에 대한 진실에 대한 단서가 나타나죠, 이렇게 네명의 인물이 각각의 상황속에서 하나의 진실로 달려나갑니다.. 여기에서 키워드는 조선족과 중국과 동영상이 되시겠습니다.. 5. 네명의 등장인물의 시선으로 상황이 따로국밥처럼 이어져나가니까 내용이 좀 어지려운 편이라고 해도 될겝니다.. 그렇다고 산만하거나 막 정신없이 읽기가 버거울 정도는 아니구요,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더 호기심이 많아지고 집중도와 속도감이 느껴지는 구조였습니다.. 각각의 인물들의 이야기속에서 각각의 세상의 불편한 진실과 부조리와 음모와 악행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합니다.. 전반적인 중심은 언론의 사회적 문제 찾기라고 보는 면이 가장 좋겠죠, 우리 사회는 앞서 조잘조잘 씨덥잖게 떠들어낸 기득권들의 언론의 거북한 정치적 행위가 단순한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말그대로 대기업과 재벌과 갑질에 현혹되고 자신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언론의 생존방식에 다름없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지요, 또한 사회속에서 기들의 울타리에 갇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살아가는 수많은 서민들의 삶과 그 중에서도 소수의 차별적 대우를 아무렇지 않게 당하는 우리 사회의 혐오적이고 폐쇄적인 가치관으로 물든 대중적 단죄의 민낯을 우린 이 작품속에서 불편하게 공감하게 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타인에 대한 대중적 거부감을 작가는 대단히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미스터리스릴러가 가진 궁금증을 중심으로 하는 작품의 스토리는 초중반을 걸쳐 상당히 뛰어나게 독자들을 사로잡습니다.. 흥미롭더라구요, 전작에서 조금은 아마추어적이고 어설픈 인물과 상황적 연결고리들이 이번 작품속에서는 하나씩 연결해나가면서 끌어모으는 역량이 전작보다는 상당히 나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십수년전의 작품과 6년전의 작품을 연쇄적으로 읽다보니 본의아니게 전문적인 비평처럼 보이게 되어버렸지만 여하튼 뭐 그렇다구요, 6. 전 그렇게 재미지게 읽었습니다만 후반부에 후달리는 부분과 어설픈 결말의 마무리는 아휴, 아쉬움이 너무나 많이 남습니다.. 전형적이고 일반적인 결말이라고 해도 무방하겠습니다만 초중반을 걸쳐 끝없이 이어지는 인물들의 진실찾기의 매력이 마지막 오롯이 모여든 한순간에 퍽하고 꺼져버리는 것과 이로 인해 이루어지는 전형적이다못해 어설픈 상황적 결말의 에필로그는 90%의 재미를 10%가 망쳐버린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개인적으로 대중소설의 중요성에서 가장 큰 감흥이 마지막 결말부에 있다보니 앞서 얼마나 재미가 있었던 결말이 주는 감성적 동요가 작품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각 문장이나 내용이나 비평적 시선으로 보는 뛰어난 리뷰어가 아닌 단순한 독자의 감성이니 그럴 수 밖에 없을겝니다.. 작가는 전자과 함께 이번에도 사회적 약자나 소수의 목소리를 'B'라는 개념으로 아울러 드러내려는 의도를 엿보였지만 제대로 그 소리가 귀에 전달되지는 않습니다.. 단순한 스릴러와 추리적 미스터리의 매력이 초중반에 걸쳐 상당히 즐겁게 이어졌지만 후반부의 전형적 마무리로 또 흐지부지 되어버렸죠, 그래서 아쉬움이 개인적으로는 아주 많이 남습니다.. 사회속에서의 인류는 동등하지 않죠, 갑과 을은 항상 존재하고 절대불변의 사회적 이치라꼬 전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아니 우리는 그런 관계적 열등의식이 조금은 속 시원하게 뚫기는 이야기를 원하죠, 굳이 현실에 대한 사회적 불편한 진실의 의도는 누구나 아는 것이니 따로 또 만들어낼 필요는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으로 들더라구요, 그래서 현실적 이야기가 이 작품을 읽고나서 더 짜증스럽게 와닿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이 남겨준 독후감은 좋다고 봐야겠지만 단순한 작품의 재미는 아쉽습니다.. 2018년말에 씨덥잖은 말이 많았습니다.. 혹시라도 지금이나 앞으로나 제가 사라진 이후라도 이 작품의 독후감이 남아있는 그날까지 새해를 맞이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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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흥미진진했다. 요즘에 우리나라에서도 스릴러, 추리소설이 많이 나오는 터라 개인적으로 이런 장르의 책을 엄청 좋아하는 나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최혁곤 작가님의 전작 <B컷>을 읽지는 못했고, 작가님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책 제목에 B라는 영어를 두번 모두 넣 으셨는데, 왜 그런것인지 궁금하다. 이번에 읽은 <B파일>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조만간 작가님의 전작인 <B컷>도 꼭 읽어볼 것이다. <B파일>은 의문의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그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릴 위기에 처한 조선족 출신 은행원인 리영민이 도망을 치며 자신을 도와달라고 요청하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담은 책이다. 주인공이 조선족이라는 것이 신기했다. 평범한 주인공은 아닌 것 같다. 우리가 늘상 아는 주인공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리영민 뿐만 아니라 신참기자, 고참기자, 트랜스젠더 킬러 등등 다양한 캐릭터가 나온다. 살인사건 뒤에 큰 기업의 음모가 드러나게 되는데, 이 책을 보면서 요즘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영화 <모비딕>도 이와 비슷하고 일본영화인 <골든슬럼버>, 드라마 <유령>이나 <싸인>도 살인사건 뒤에 숨겨진 부자들의 음모를 그린 것이라 생각이 많이 났다. 솔직히 요즘 이런 스토리는 너무 많이 이슈화 된다. 일반시민인 나, 그리고 대부분의 시민들은 대기업이 어떤 비리를 저지르고, 혹시나 살인사건들이 그들과 정말 관련된 것인지... 솔직히 모른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이제는 책의 소재로도 쓰이 는 이런 스토리들이 단순히 상상속에만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게 된다. 어쩌면 정말 일어나는 일들이기에 그런 소재들을 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이런 소재를 좋아한다. 내가 알 수 없는 곳의 일이기도 하고, 하나하나 추리해가며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들이 흥미진진하고 스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B파일>은 요근래 내가 읽었던 추리소설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고, 좋았다. 영화 <골든슬럼버>를 정말 감명깊게 읽어서 주인공 리영민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내가 겪었다면 정말 고통스럽고 힘들었을 텐데.... 사회적으로 약자인 그들이 받는 고통을 보여준 것 같아서 씁쓸했다. 중국어 학원을 다닐때 조선족 선생님께서 수업을 하셔서 엄청 친해졌었다. 그때 우리와 같은 핏줄임에 도 불구하고, 중국에서는 조선족이라고 무시를 당하고, 한국에서는 중국에서 자라고 살았다고 멸시받는 다며 그 고통을 말하시는데... 들으면서 많은 반성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에서도 조선족인 리영민씨가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안되지만 참 안타까웠다.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캐릭터는 트랜스젠더 킬러이다. 킬러도 독특한 직업?인데, 트랜스젠더 킬러라니 처음에는 웃기고, 재미있었다. 캐릭터 자체가 워낙 독특해서 흥미도 갔다. 그런데 살인 청탁을 받고 임무를 완수하고자 하는 도중에 오히려 자신이 위험에 처하는데 그 과정도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최근에 본 영화 <자칼이온다.>가 생각이 났다. 엄청 유능한 킬러인데 중반까지 엉뚱하고 허당끼 많은 킬 러를 연기했던 송지효씨가 계속 떠올랐다. 이 책은 매력적인 인물들이 있다. 많은 인물들은 아니지만 캐릭터마다 흥미롭고 저마다 독특한 매력이 있어서 책을 읽는 내내 참 즐거웠다. 꼭 작가님의 전작도 읽어봐야 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