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일생을 살면서 사기를 당한 적은 두번 있다. 그 중 하나는 생활이 어려워진 지인에게 빌려주고 받지 못하는 돈이니 언젠가는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사기는 아니지만, 어려운 상황이 지났을지도 모르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언제 갚겠다는 말도 없이 갚지 않고 있으니 즉, 본인이 돈을 빌린 사실을 스스로 부정하거나 계속해서 어려운 상태임을 가장하는 중이라면 사기라고 할 수 있다. 다른 한 번은 전형적인 사기꾼이 아주 작정을 하고 친 사기에 걸려들어 당시 나에게는 매우 큰 돈을 사기 당했다. 하프프라이스라고 하는 인터넷 구매 사이트에서 모든 물건을 반값으로 판매하여 횡재했다며 모여드는 , 당시 인터넷으로 빠른 정보를 획득하던 IT 계통 사람들이 대거 당했다. 반 값이라는 터무니없는 가격에도 불구하고이 의심 없이 사이트를 믿고 선뜻 선불을 지불한 이유는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전형적인 사기 수법임에도 불구하고, 그 때로서는 믿음의 자기 합리화에 빠져 군중 심리에 휩싸였던 것이다. 우선 주변에서 너도나도 앞다투어 물건을 주문하는 모습에 동요되었다. 게다가 그 사이트는 잘나가는 tv 드라마에 협찬 및 광고까지 하고 있었다. 매체에 대한 이미지가 그 사이트의 권위까지 조작하고 있었던 것을 몰랐던 것이다. 나는 막차를 탔다. 초창기에 값비싼 물건을 반값으로 판매하여 얻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프프라이스는 초기판매의 손실을 그 다음 소비자에게 받은 선금으로 메우고 그렇게 계속 다음 소비자에게 그 전 판매의 손실을 전가했다. 4사주가 되어도 물건이 배송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게시판을 가득 메우고, 진상조사카페까지 만들어질 즈음에도 사기꾼 사장은 계속해서 거짓말과 자신만만한 큰소리처를 뻥뻥 쳤고 주문이 이어 졌다.
동료 한 명은 단체 소송자들과 함께 하루종일 몰려다닌 덕분에 환불을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그러하지 않았다. 돈이 안아까워서가 아니라 빨리 잊고 새출발 하는 게 더 남는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새 물건을 반값에 산다는 것은 나머지 반값 만큼을 별 노력도 없이 이득을 보냈다는 심사이다. 공짜는 없다는 교훈을 두고두고 새겼다. 그래도 여전히 공짜는 좋지만 이유 없는 호의는 늘 부담스럽게 때문에 그게 빚이 되지 않도록 빠른 시일내에 되갚아 neutral 상태로 만드는 게 마음 편하고, 그도 저도 안되면 더 주고 잊는 편이 낫다. 그런데 호의를 받게 되면 받은 것보다 대개는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애초부터 아예 안 받는 게 좋다. 작은 립스틱 샘플 하나 받으면 원지도 않는 화장품 세트를 사야 되고 밥 한 끼를 얻어 먹으면 이상한 서류에 계약서를 써야 될지도 모른다. 사기꾼은 이러저러한 사람의 심리를 잘 이용한다.
|
|
매체를 통해 사기를 당한 사례를 접하면 항상 드는 생각이 '뭐 그런 걸 사기를 당하고 그러나' 였다. 내가 한번도 사기를 당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내게 하는 거짓말은 장난으로 내가 간파 할 수 있는 정도 였기 때문에 사기를 당하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 했다.
그러다가 몇 년 전, 보이스 피싱을 받은 적이 있었다. 입대한 동생이 외출을 나갔다가 사고를 당했다는 것이었다. 전화상이라 상대의 얼굴을 볼 수 없고 오로지 목소리로, 분위기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다행이 내가 꼬치꼬치 캐묻는 바람에 상대방이 나를 속이려고 하다가 그냥 끊어버렸다. 그 때, 나는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너무나 불안했다. 동생 상관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을 하고나서야 안심 할 수 있었다.
이 이후로는 누군가 속임을 당했다라는 기사를 보면 달리 생각이 들었다. 전화상으로도 이런데, 직접 얼굴을 맞대고 그럴 듯한 표정과 행동을 하며 달콤한 말로 속삭인다. 신뢰를 이끌어내고 계속해서 거짓으로 꾸며내며 기만한다.
이 책은 이런 사기꾼의 여러 사례를 담아내고 있다. 사기꾼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제목처럼 이웃, 가까이에 있다. 한 분야에만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각양각색의 사기꾼이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거짓말은 살아있다 남을 속이기에 앞서 자기 자신부터 스스로의 거짓말에 속아야 된다는 사기꾼들의 생각과 '거짓말은 살아있다'는 그들의 모토는 어떤 면으로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을 속이고, 자신을 속이고 그렇게 계속해서 속이다가 어느 것이 진실인지 알 수 없게 되지 않을까..
거짓이 드러나도 남을 속인 자신에게 책임은 없다. 자신의 거짓에 속은 사람들 그 자신의 욕심이 문제인 것이다.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계속해서 거짓을 입 밖으로 토해낸다.
위의 행태를 보이는 것을 자기기만이라고 한다고 하는데 학문으로도 규명되어 있다고 한다. 기만이라는 단어때문에 악영향을 끼칠것 같지만, 자기기만은 하나의 능력이며 치유 효과를 가져다준다고 한다.
갑자기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일 대상을 정하고 속인 것은 바로 본인이다. 그런데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한다. 그런데 이것이 하나의 능력이라니 말이다.
공감능력 상대의 상황을 이해하고 느낀다는 것은 겉으로만 보면 좋은 사람이다라고 느끼게 해주지만, 사기꾼에게는 속이기 위한 첫단계, 토대라 할 수있다. 그러고 보면 홀로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사기꾼이 접근하여 속이는 것은 이런 공감능력을 100% 발휘 할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이를 청소부 물고기의 예시를 들어 설명하고있는데 이런 작은 생명체도 인간과 같은 행태를 보이는 것을 보니 놀라웠다. 이타적 행동으로 보이나 자신의 이익을 위한 이기적인 행동을 이런 생명체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니 말이다.
동정심 남을 속이는 것은 같으나 나에게는 새롭게 다가온 유형이었다. 이 유형은 동정심을 얻기 위해 거짓을 말했던 사람들이 포함 되어 있다. 의학분야에서는 ~증후군으로도 분류되기도 하는 환자들도 있으며, 사람들의 관심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어한 사람들도 피해자의 지위를 얻어 부를 얻기 위해 거짓말을 했던 사람들도 있었다.
별별 사기꾼들이 다 있구나 싶었던 책이었다. 책 제목 그대로 그들은 내 주변에 있고, 언젠가는 내 앞에 가면을 쓰고 나타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창한 사기꾼이 아니더라도 다들 한 번쯤은 품어봤을 마음들..
이런 마음 자체가 사기꾼의 마음이라니.. 나도, 내 주변사람들도 잠재적 사기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
|
갈수록 사회는 정의와 멀어지고 정직하게 사는 것이 융통성없고 멍청하게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요즘 뉴스에는 청문회 문제로 시끄러운데 추천된 인물들이 정의롭게 살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사람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갑갑한 상황은 우리 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반적인 사회 현상인 듯 하다. 이 책의 저자들은 독일 사람인 것 같은데, 독일 사회와 인물들을 주로 예로 들고 있다. 크게 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직장에서 유능한 척하는 사기꾼들, 사랑을 빙자하여 상대방에게 한몫 뜯을려는 사기꾼들,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았지만 실재로는 사기꾼인 사람들, 과학과 정치분야의 사기꾼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사기꾼들이 많이 존재하고, 그런 사기꾼들이 유능하고 존경받기도 한다는 사실에 열이 받았다.
인상 깊은 부분들을 몇가지 정리하면, CEO가 소시오패스 성향을 가질 확률이 일반인들보다 높다는 부분이었다. 소시오패스는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신경쓰지 않고 거짓말에 능숙하므로, 자신의 능력을 부풀리고 경쟁자들의 고통을 신경쓰지 않고 짓밟아서 승진을 할 수 있기에 그런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 봤을 때, CEO의 자질이 국가 지도자에는 적합하지 않는 데 왜 우리나라는 CEO 출신 대통령을 선호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리고 타이거 우즈와 같이 스포츠스타들이 불륜 문제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나는 운동선수들이 신체 능력이 좋아서 성적 능력이 탁월해서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에서는 스포츠스타의 돈만을 보고 접근하는 애정사기꾼들을 운동선수가 구별해 낼 지적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흥미로웠다.
여러 분야의 사기꾼들의 행태를 잘 정리해 놓은 책이었는데, 그러한 사기꾼들을 구별해 낼 수 있는 방법들을 같이 소개하면 독자들에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읽는 내내 속이 답답하고 그 특성이 생각나는 인물을 경우에는 속에서 열이 나기도 했었다.
|
|
모든 영역에는 사기꾼과 사이비가 있다. 철이 들면서 깨달은 사실이다. 진짜는 가짜가 될 수 없고, 가짜는 결코 진짜가 될 수 없다고 믿는 사람은 둘 중 하나다. 매우 순진하거나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사기를 당해보지 않은 행운아거나. 한때 선생님은 화장실도 안 가는 존재로 알았던 나는 교육계나 학계에는 사기꾼이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선생 가운데도 폭력을 일삼는 인격파탄자가 있고, 교수 가운데도 실력없이 오직 정치적 수완과 이해 공동체로만 버티는 장사치들이 있다. 학력 위조의 사이비들과 성문란자들도 신성한 캠퍼스를 배회하거나 승승장구하곤 한다. 그래도 학계는 타 영역에 비해 나름의 사기꾼을 걸러내는 다양한 검증법과 시스템이 그나마 작동하는 편이라고 본다면, 타 영역의 사기꾼들은 지금 얼마나 활개를 치고 있을지 상상이 가는가.
사기꾼은 사실 이웃집보다는 언론보도에서 더 자주 접하게 된다. 신문과 방송에 오르락거리는 사기꾼과 거짓말쟁이들은 정치인, 경제인, 언론인, 연예인 등 각양각색이다. 《이웃집 사기꾼》(애플북스, 2012)은 우리가 언론보도나 길거리에서, 혹은 직장이나 여행지에서 마주칠 수 있는 사기꾼들의 다양한 사례를 흥미롭게 들려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기꾼들은 언제나 존재해 왔고, 세월이 흐름에 따라 '높은 지능과 낮은 도덕성을 가진' 사기꾼들의 수법도 덩달아 진화했다. 가령 일부 유명인사들의 단순 학력 위조가 아니라 박사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교수가 학위 장사꾼들이나 논문 대필업을 통해 학위를 취득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이른바 전문적인 사기 시스템이 각계각층에서 작동되고 있는 것이다.
사기꾼들은 '사회적 뻥'의 효과를 빌어 세상사람들을 기만한다. 사회적 뻥은 우리 시대가 중시하는 사교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유연성, 학습능력 등을 기반으로 조장된다. 사회적 관계의 마술사 수준에 이른 애정 사기범들이 대표적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애정 사기범들은 고도의 사회지능을 무기로 먹잇감을 찾아 사냥한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과학사기꾼과 정치사기꾼을 한데 다루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지적인 영역일수록 사기꾼들도 그만큼 더 고단수일 터! 과학과 연구의 역사에서도 이기적인 과학자나 정치 허풍쟁이들의 말도 안 되는 사기행위와 정신나간 비전이 드물지 않다. 또한 출세욕에 불타는 과학자와 야심만만한 정치가의 공모관계를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줄기세포 연구 전문가 황우석의 뻥과 논문 조작, 그리고 황의 뒤를 이은 강수경 교수의 논문 조작도 결국 이런 부패한 환경과 공모관계에서 자라난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더 심각한 문제는 여전히 황씨의 뻥과 구라를 믿고서 그를 전폭 지지하는 맹신도들이 있다는 점이다.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명확하게 가짜로 밝혀졌는데도 진짜로 믿어 의심치 않는 세태가 사기꾼의 환경을 비옥하게 만들고 있다. |
|
사실 요즘 뉴스를 볼 때 마다 멀쩡한 아니 오히려 선량해 보이고 주변 이웃들에게 호의적이었던 사람이 누군가를 살해하거나 해를 끼치는 경우가 심심찮게 나온다. 그럴 때마다 그 주변 사람들의 답변은 한결같이 그런 사람일 줄 몰랐다는 대답들... 그래서 우리 주변에 살고 있는 선량한 얼굴을 한 사기꾼들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보니 내 주변의 선량한 얼굴을 한 사기꾼들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이러한 가면을 쓰고 살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오히려 이런 범죄를 짓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나 역시도 어떤 가면으로 나를 위장하고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히려 정말로 자신을 그대로 내비치고 사는 사람들이 과연 있을까 그리고 있다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책을 읽기 전에 내 눈에 들어왔던 높은 지능과 낮은 도덕성을 가진 얄미운 그들의 속마음이라는 제목이 다시금 책을 읽고 난 후에 눈에 들어왔다. 이 책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많은 사기꾼들의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단지 책 속에서만 존재하는 인물들이 아니라 실제 인물이라고 생각하니 놀랍고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우리는 어느 덧 진실과 거짓을 구분해내는 힘을 잃어버렸다고 해야할까? 나 역시도 내가 나를 과연 남들에게 100% 진실로 보여주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니 다른 사람 역시도 마찬가지일 거란 생각이 들어 이제는 오히려 제대로 다른 사람들의 진실을 파악하는 능력도 필요하리란 걱정도 든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많은 사기꾼들이 있겠지란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게 만들어 주는 책... 심지어는 범죄를 저지르는 이웃이 아니더라도 회사에서 만나는 직장 동료들은 어떤 사기꾼의 모습으로 나를 대할까 하는 생각이 들고, 우연히 길을 가다 마주치는 사람은 나에게 어떤 사기꾼의 모습으로 다가올까 하는 걱정이 든다. 이 책을 읽고 은근히 걱정이 많아지고 답답해졌다. 왜냐하면 상대방도 나를 보고 어떤 사기꾼의 모습을 하고 있나 살피진 않나 하는 생각마저도 들기 때문에 오히려 이렇게 불신 사회에서는 이러한 현실이 안타깝게만 느껴진다. 속고 속이는 세상이 되어버린 느낌이라 씁쓸해진다.
|
|
날마다 TV뉴스에 여러 사건이 등장하는데 그 중 사기꾼들의 사기행태도 많이 등장한다. 보이스 피싱, 인터넷뱅킹, 스마트폰 뱅킹, ATM 기기를 이용한 인출 사기 사건, 대부업체의 달콤한 대출유혹, 다른 나라의 자원을 활용한 펀드 및 다이아몬드 광산 사건, 꽃뱀에 당한 사건, 결혼 사기 사건, 위장결혼, 회사의 경리나 재무담당자의 횡령, 가짜 학위 등. 이렇듯 흉흉한 사건들을 보면 마음이 답답하고 씁쓸해 진다. 그들의 유혹은 나에게 뭔가 달콤한 사탕이 주어진다. 그 사탕을 먹고 나면 그들의 요구에 응하게 되고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는 사이에 나락에 빠지게 된다. 곧 후회하지만 이미 인생은 엉망진창 진흙탕에 빠지게 된다.
난 보이스 피싱에 당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다 경찰에 신고하여 처벌을 강화해 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다. 이번주 세계의 인터넷 뉴스 중 큰 사기사건은 미국의 마약, 살인 사건을 저지른 조직의 두목이 여교도관을 자신의 유혹해 교소도를 자기의 활동영역을 만들어 여교도관들에게 돈과 좋은 차를 선물로 주고 사랑이라는 기만으로 아기도 낳게 했다고 한다. 돈과 사랑이라는 도구로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하는 사기꾼의 교활한 사기행각에 넘어가면 한 번 뿐인 인생에 큰 치명타를 입게 된다. 사기꾼의 성공은 사람들이 위험을 보지 못한 탓이다.(44쪽)
이 책은 한 번쯤 갖게 되는 사기꾼의 마음을 말하고 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성형으로 인생역전, 가상세계에서 멋진 모습 연출, 취직을 위해, 남의 눈을 의식해서 하는 화려한 결혼식이다. 내 마음 속에 사기꾼의 마음이 없는가 살펴보자. 적어도 인터넷에서는 지금의 나보다 더 멋진 모습만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행복한 모습만을 크게 확대 노출하고 싶어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가상세계에 뻥을 치고 있는 것이다. 주변과 나 자신을 잘 살피지 않으면 어느 순간 사기을 치고 있거나 당하고 살게 된다. |
|
할아버지, 할머니께 사기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이야기가 돌 때쯤이었다. 들을 땐 '또 그런일이.' 하던 남의 이야기가, 모처럼 서울 나들이 가신 할아버지께서 당하셨다는 말에는 '세상에 이런 일이..'가 되어 온 가족이 열을 내게 된 적이 있었다. 당신 아들이 지금 마중 나오려다 교통사고 당했으니 입원 수속하게 얼마라도 당장 달라는 낯선 이의 말에 정신없이 수중에 있는 돈을 다 주셨단다. 비슷한 뉴스 보시고 세상 조심하라고 누누이 말씀 하시던 할아버지셨는데, 정작 자신이 당하시게 되자 한동안 상심하신 적이 있었다. 어디 사기칠때가 없어서 할아버지를, 그리고 할아버지께서도 무조건 돈을 건네시다니 싶지만 막상 그 상황이 닥치면 나라서 달랐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당하지 않았을 땐 '눈 뜨면 코 베가는 세상인데 조심하지 않고서...' 하던 일이 내가 당할 때 보니 눈깜짝할 사이고, 어떻게 된 일인지 정신차리기도 전에 벌써 일어났다는 많은 이들의 이야기처럼 순간, 그리고 휙 사라지는 게 사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높은 지능과 낮은 도덕성을 가진 얄미운 그들, "이웃집 사기꾼"들의 이야기는 수십년 세월이 있기도 하기에 더 놀라운 이야기들이다.
영화에서 나올 법한 돈 없이 돈을 굴리는 사람들, 면허없이 비행기를 조종하거나 의사가 되어 약을 주거나 심지어는 수술까지 하는 이들, 우리나라를 시끄럽게 하던 것처럼 거짓 자격 가진 이들의 너무 많은 이야기가 이미 역사속에 있었음을, 그리고 지금도 그러한 일들이 있었음을 알려주는 이야기에, 우리가 오늘 가야하는 병원에서 만나게 될 인물이, 친근하게 다가오는 옆집 사람을, 국가의 정의를 위해 울부짖는 피끓는 그 사람을,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래를 바꿀 신기술의 계획을 열정적으로 말하는 그를... 말하는 대로 믿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우리들에게 '어쩌면..' 이란 생각을 해보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사기의 천재라 불리는 버나드 매도프부터 시작된 자신의 돈을 맡기면서도 어디에 투자할지 물어보지 못했던 사람들, 국제문제 특임 자문위원이라는 남자를 사랑했다가 곤경에 처한 여인, 보덴펠데의 사악한 과부, 자신이 아프게 해놓고 진짜 아프다고 믿는 뮌히하우젠 환자들, 수소폭탄의 새삼스러울 것 없는 이야기를 비밀이라고 널리 알린 리히터 등 앞 뒤가 너무 잘 들어맞아 본인이 말해놓고도 믿을 수 밖에 없다는 '사기꾼 증후군', '자아도취성 인성장애' 등의 병명으로 이해되는, 진단하는 것이 직업인 의사들도 '저 사람도 그건 잘 모르는구나.' 하며 넘어가게 만든 자신만만한 이들은 그에 합당하거나 아주 못 미치는 벌이지만 결국은 그들이 꿈꾸던 화려한 위치에서 뚝 떨어진 비참한 최후 모습으로 끝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커다란 일을 벌여야만 사기꾼일까. 자기 소개란에 조금 더 분명한 사람으로 자신을 소개하거나 누군가에게 소개받을때도 뭔가 신비로움을 간직한 사람으로 느껴지고 싶기에 평상시와 다른 행동을 하는 우리 역시 사기와 먼 곳에 있지 않다는 걸 알려주고 있다. 자신도 모를 그 '뭔가'를 가진 사람이고 싶어하는 욕망을 누구나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누군가를 의식하면서 보이는 바쁜 척한다거나 금방까지 일한 것처럼, 혹은 금방이라도 다시 들어올 것처럼 해 놓은 책상 모습으로 만든 연출, 그 정도 쯤이야 싶었던 일들이 "직장에서 잘 나가는 것과 뻥" 편에 '능력자로 보일 수 있는 몇 가지 방법' 에 들어있는 걸 보면 '거짓말 없이는 호모 사피엔스도 없다?' 라는 질문의 답은 당연히 예가 아닐까 싶다.
"어린아이가 처음으로 거짓말을 하는 순간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부모가 자기 생각을 읽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또 그 사실은 자신이 독자적 인격체임을 증명해준다." - p. 97
이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시작된 순간의 거짓말과 행동은 누군가를 잠깐 안도하게도, 행복하게 할 때는 문제가 없지만 누군가가 불행해진다면 그것은 자신에게 언제고 돌아 올 날카로운 부메랑이 될 꺼라는 이야기로 가끔 부자 삼촌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당신이라면, 당신 마음속에 꿈틀거리는 욕망과 살아 있는 거짓말이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우선 당신 마음을 들여다 보세요.'라 말해주고 있다.
"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없었습니다."라는 그들의 말, 어쩌면 그들도 모르는 진심이었을 테니까. |
|
매일 매일 읽는 신문지상에서나, 그리고 각종 뉴스를 보다 보면 우리는 너무나 많은 사기꾼들에 의해서 세상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가끔 느끼게 된다. 조금 멀리는 엔론사태가 그랬으며, 폰지 사기를 지나서, 2008년 금융위기를 몰고 온 모기지상품을 파생상품화해서 판 월가 뿐만 아니라, 각국의 정부들이 하는 통계 마사지까지 생각하게 되면, 정말 온 세상은 거짓으로 가득 차 있는 듯 하다. 그럼 왜 이런 거짓으로 가득 찬 세상이 있으며, 우리들 주변에는 사기꾼들이 많이 생기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는데, 이 책은 그런 생각에 좋은 대답을 해 준다. 정말 재미있는 부분은 우리들이 채용을 목적으로 사람의 이력서를 받을 때부터 보통의 사람들이 이력서를 조작하는 일을 한다는 예기를 읽으면서, 약간을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매일 매일 우리들이 일상을 살아가면서, 하얀 거짓말이라는 것은 해야 하지만 말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연애를 하면서 하게 되는 거짓말이 아닌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하게 되는 거짓말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이 이 책을 읽게 된 이유인데, 다소 이 책에서 예기하는 것들이 유럽의 여러 나라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서 책의 초반에 혼란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진정 우리 주변의 사기꾼 기질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언행을 하며, 이를 여러 사례들을 통해서 읽으면서, 우리들이 현대에서 배운 사회적인 유대를 위해서 우리들이 행하는 다소 사기적인 거짓말들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이르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나 자신이 행하는 것들에 대해서 참된 나는 어떤 모습이고, 이러한 사기꾼적인 것들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많은 시간을 들여서 읽은 책을 통해 어떤 가면을 쓰게 되는지, 또 어떤 가면을 해야 할 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들 주변 사람들의 언행을 유심히 보게 되는 계기를 이 책을 통해서 가지게 되었다.
|
|
지구상에서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하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사소한 거짓말도 있겠지만,줄기세포 논문 조작이나 대국민 사기극 같은 헤드라인으로 자주 볼 수 있는 엄청난 거짓말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거짓말들이 바로 이런 부류다. 이 책에 나오는 거짓말들은 우리가 뉴스나 해외 토픽을 통해서야 볼 수 있는 종류의 스케일이 큰,거짓말이라기보다는 사기극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부류의 사기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정말이지 담력도 크고 능력도 좋은 것처럼 보인다. 이들 대부분은 수차례의 거짓말을 통해 익숙해져있고,한 번 감옥에 갔다오고 난 뒤에도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이런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진짜같은 가짜라는 말이 맞을 정도로 이 책에 나온 거짓말들은 어느 누가 와서 믿어도 충분히 속아넘어갈 수 있을 정도다. 여기에 전문직을 사칭하거나 우리의 급박한 상황이나 사정을 이용하여 사기를 치는 경우라면 더더욱 속을 수 밖에 없다. 이 책에서 매도프의 금융사기 때문에 사기를 당한 아버지와 아들의 부자관계에 금이 가고 결국 두 사람 모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경우를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사기를 치는 사람들은 가벼운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당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모른다면 아마도 그들은 계속해서 사기를 치고 다닐 것이다.
이 책에는 전문 사기꾼들의 내용만 나온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하고 있는 거짓말들도 포함되어 있는데,그렇기 때문에 이 책 제목을 '이웃집 사기꾼'으로 정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정말이지 사기꾼은 겉으로만 봐서는 알아낼 수가 없다. 시쳇말로 누가 누군지도 모르는 이 세상에 사기꾼을 어떻게 구별해낼 수 있겠는가? 사랑을 빙자한 사기에서부터 과학이나 정치에서 권력이나 돈을 이용한 사기에다 최근 들어 자주 일어나고 있는 자서전 대필이나 논문 표절 같은 부분에서는 이것이 자칫 한 사람의 문제만이 아니라 그 사람이 소속된 단체나 더 나아가 국가에까지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어느 정도나마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책에 나오는 여러 종류의 사기과 사기꾼들은 바로 우리가 이 세상을 제대로 보고 있는지에 대한 반성의 부류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사기꾼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능력과 우리의 사소한 욕심 등이 이런 사기와 사기꾼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언제부터 이 사회가 거짓말이 아니면 살아갈 수 없는 사회가 되었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나 같이 말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은 조심해야 될 세상이 되어버린 게 무서울 지경이다.
2013/2/6 |
|
21세기 최대의 사기꾼 버나드 메도프, 폰지(찰스 폰지의 이름에서 딴 피라미드 방식의 투자 사기)수법으로 미국의 월가를 뒤흔들었던 그의 위대한 사기를 비롯해 여러 분야의 전문 사기꾼들이 벌인 화려한 사기 사건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가히 사기꾼열전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사람들에 비해 생각이나 윤리관이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는 이들 사기꾼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흥미를 끌긴 하지만 정말 사기꾼은 우리와 다른 존재들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