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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근교의 산야를 걷거나 달리다 보면 천 년의 시간 저편이 다가온다. 사다함과 생명의 교감을 이루며 애국의 충정으로 짧은 시간을 살다간 무관랑의 부르짖음이 들리고, 숱한 화랑들의 기개가 들려져 온다. 물론 원화들의 아리따운 함성이 간혹 들린다. 허나 삼국을 통일한 바탕이 되었던 힘, 화랑들의 소리가 더욱 거세져 길에서, 강변에서 울리고 있음을 부인하지 못한다. 나는 그런 환청에 많이 시달렸다. 그곳을 갈 기회도 많았거니와 그곳에 거닐게 되면 유독 다른 곳들과 달리 그러한 소리들이 들려오는 것이다. 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 내 영혼은 살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실크로드 여행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삶을 살았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 고백이 허언이 아님을 나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그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요소들이 과거를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 속에서 그들의 삶을 보고, 그들의 생각을 읽고, 그들의 걸음을 보고, 그들의 정서를 느꼈을 것이다. 나는 그것이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여긴다. 아무런 흔적이 없는 공간에서도 그 땅만 가지고 그런 생각 속에 빠진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으니까 말이다. 작가는 크게 둘로 나누어 여행을 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서술해 나가고 있다. 실크로드를 따라가는 두 곳은 파키스탄과 중국이다. 먼저 파키스탄으로 작가는 날아간다.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무굴제국의 흔적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라호르로 향하고 있다. 그는 그곳에서 무굴제국의 여러 흔적들을 돌아보고 왕들의 사랑 이야기와 건축물들을 엮어서 감상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아름다움이 가득 배어나는 이야기는 애처로움을 담아 우리들에게 알뜰하게도 전해진다. 아픔이 가득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슴 시리게 만든다. 단식하는 붓다를 통해 인간의 자기 극복이 어디에까지 이를 수 있는 지 웅변으로 전해주고 있고 살리마르 정원을 통해 유목민들의 고상한 삶의 정취를 생각해 보게도 한다. 파키스탄의 수도인 이슬라마바드는 무슬림의 땅이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영국의 지배에서 벗어나면서 종교적인 이유 때문에 인도와 갈린, 그리고 국경 근처에서 많은 충돌을 일어났던 인도와 파키스탄 그 아픔이 그대로 녹아있고 이슬람 문화의 중심적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도시다. 작가는 이 도시에서 건축물을 찾고 있다. 샤파이잘모스크, 지붕은 삼각형으로 형상화 되어 텐트를 치고 생활하던 모습을 담았다고 한다. 그곳을 찾아 그는 기도하는 사람들을 통해 그들이 갈구하는 세계에 대한 상상의 날개를 펴본다. 또 그들의 영혼의 충일을 위한 금식 기도의 기간, 라마단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그 기간을 지켜보고 느낀 작가의 정리, 라마단에 참여하는 그들이 자기를 발견하는 시간이라고 제언을 하기도 한다. 헬레니즘의 도시 탁실라, 지구의 지붕을 달리는 도로 카라코람 하이웨이, 고선지 장군을 생각나게 하는 길기트, 하늘의 별이 내려와 거리는 곳 훈차마을,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긴 국경으로 이어진 길을 작가는 가고 있다. 알렉산더 대왕의 흔적을 쫓아 간다라 미술의 전형을 찾아보고, 총길이 1,300km인 길을 아득함을 느끼면서 작가는 달리고 있다. 사진으로 보여주는 하이웨이는 말 그대로 높은 지역에 있는 길이다. 실크로드의 가장 힘겨운 코스인 하이웨이, 그 길을 많은 회억과 더불어 작가는 말하고 있다. 달리는 내내 차량의 불안을 느끼며 운전자에 대한 불만을 가진 일도 토로하고 있다. 아마 그 길을 가면서 내내 마음 조렸던 모양이다. 작가의 행로가 까다로운 파키스탄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접어든다. 중국으로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다가오는 것이 가운데 하얀 중앙선이 그려진 포도다. 작가는 그것을 보면서 섬뜩함을 느꼈다고 내비치고 있다. 그만큼 중국의 야심이 도로에 가득히 들어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또 중국에 들어서면서 처음 가장 무서웠던 곳이 뒷간이라고 말한다. 나무를 걸쳐놓은 뒷간은 곧 무너질 듯해서 힘들었다고 한다. 문화의 차이가 빚어내는 풍광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곤륜산맥, 천산산맥들의 설산을 바라보면서 중국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탁스쿠르칸을 지나 카슈가르에 접어들면서 위구르 세력들의 흥망성쇠를 되짚어 보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 속에서 왕성했을 때는 중국의 부마국으로 당당하게 자신들의 입지를 드러내었고, 지금은 자치구로 존재하는 신강, 카슈가르에서 작가는 만나고 있다. 우르무치를 지나가면서 마르코폴로와 쿠빌라이의 만남을 그리고 있고, 아름다운 여인 ‘누란의 미인’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야기들이 마음에 따뜻한 정서로 다가든다. 경험만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서정성 높은 언어들을 통해서 우리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내용도 적지 않다. 글이 잘 읽혀져 나간다. 글 속에 사진이 많다. 직접 발로 담은 사진이기에 글과 잘 맞아 들어가 언어를 그림이 잘 높고 있음을 본다. 특히 장엄한 풍광을 찍어 자료로 제공하는 것을 통해 독자들의 호흡은 더욱 예민해 진다. 이 서평에 사진을 담지 못하고 있는 지금은 안타까울 정도로 사진은 책의 부분이 되어 있다. 언어와 서로 보완되면서 작가의 느낌과 뜻을 우리들에게 잘 전달해 주고 있다. 우리 독자의 입장에서는 책이 고맙게 다가온다. 작가의 발걸음은 우루무치를 지나 타클라마칸 사막으로 들어선다. 막막한 사막 가운데 난 도로를 달리면서 모래의 나라를 떠올린다. 그곳에서 명멸해간 ‘누란왕국’을 기억하고 사막의 오아시스 투루판에서 고창왕국을 떠올린다. 아름다웠던 그들의 역사를 생각하면서 과거의 모습 속에 작가 자신을 가두어 본다. 과거가 살아 작가에게 말을 걸어온다. 작가는 그것을 가감 없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작가를 따라 사막을 지나며 고대왕국으로 여행하는 길은 즐거움 너머 그 무엇인가 있다. 우리의 선각자들이 있고, 동서양을 아우르는 문화가 있다. 작가의 시선에서 천 년을 살아 숨 쉰 흔적들을 찾는다. 사막을 지나면 우리 역사 속에서도 상당히 가까운 기억으로 남아 있는 돈황이 나온다. 돈황은 중국 변방으로 늘 서역과 교통을 이루는 부침이 심했던 동양의 관문이다. 그러기에 많은 신기한 문화들이 생성되고 사멸해 갔던 도시다. 작가는 그곳에서 야간 사진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주로 밤에 활동한 모양이다. 그는 그곳에서 가장 요긴한 것으로 막고굴을 들고 있다. 막고굴은 왕족과 호족들의 지원에 의해 만들어진 석굴들이다. 그곳에는 승려들의 수도, 많은 것들의 보관 등의 목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천불동 등으로 유명한 그 굴들은 시대를 통해 다양한 문화를 보여주면서 만들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이 막고굴에 대해 작가는 많은 시간을 할애해 소개를 하고 있다. 그리고 작가는 사막 한가운데 덩그렇게 서 있는 옥문관을 지나 란주를 거쳐 시간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싣는다. 풍경을 완상하면서 황하의 길을 가는 것은 작가에겐 경이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숱한 언어로 과거와 현재를 뇌이면서 감동에 젖어 있는 모습이 쉬이 발견된다. 시안은 실크로드의 출발점이다. 우리에겐 당나라의 수도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장안이 이곳이다. 작가는 그곳에서 숱한 역사를 떠올리며 장안의 흥망성쇠를 이야기하고 있다. 최치원을 필두로 우리들에게도 친숙한 공간이 중국 역사에서 이 시안이 아닌가 한다. 중국의 무수한 고대 역사가 이곳에서 진행되었고 당이 멸망하고 송이 개봉으로 수도를 옮겨가면서 차츰 그 위용이 상실되어간 시안, 그때부터 실크로드도 빛을 잃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과거 동서 무역의 교통로, 실크로드를 기억하면서 달려본 오늘의 작가의 생각과 경험이 가득 들어있는 글을 통해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비교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 풍광들과 내재된 기억들의 보고는 언어들을 통해 우리들에게 잘 전달된다. 사진을 통해 더욱 선명하게 기억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정말 여행이라는 것이 보람 있겠구나? 하고 생각해 보았다. 여행을 하되 선지식을 가지고 확인해 가는 여행이 꼭 필요하겠구나? 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책읽기가 된 듯하다. 실크로드에 대해 여행하는 사람들이 안내서로 꼭 읽어봤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책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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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물리적인 시간은 현재진행형으로 흐르고 있을지 모르지만, 심리적으로는 과거의 먼 시간을 내달린다" 는 여행에 대해 이보다 더 절묘한 정의가 없을것 같은 서두로 시작한 이 글을 읽는 동안 순례자의 길을 생각 했다.
여행을 상당히 좋아하는 나로써는 이 책 한권의 본질이 이 한마디에 들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 마저 해본다. 비단 관광 목적의 여행을 일컷는 것이 아니라 인생 여정을 비유한 여행임을 곳곳에 암시해 두었기 때문이다.
상당히 다큐스러운 제목으로, 여러 장의 사진이 첨부되어 도착한 이 책의 첫 인상은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역사적, 지리적 사실을 기술한 정보전달 목적의 책일거라는 나의 기대는 이렇게 첫 장 부터 '편견 없이 받아 들이거라' 하는 교훈으로 꼬리를 내리고..
이 책을 읽으며 줄곧 생각이 난 산티아고 가는길은 기독교 신자들의 순례길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불교 버전으로 순례자의 길을 만든다면, '깨달음의 길'을 만든다면 그 길은 바로 실크로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동서양 문물과 문화의 교류가 이루어 졌고, 종교가 전파된 그 길..
이방인에게 쉬이 허락되지 않는 길이기에 낯설기 때문인지 나로써는 불교적인 색채감을 갖고 있는 작가님께서 쓰신 이 책을 통해 그 속살을 처음 알게 된 때문인지 그 길이 상인의 길 이라기 보다 불교적인, 인생의 깨달음의 길이라 칭하고 싶어졌다.
여행은 많은 부분에서 인생과 닮아 있어서인지, 수백 세대의 삶이 반복해서 이어졌을 천년의 세월이 묻혀 있을 지역을 순례 했기 때문인지 인생 본질에 대한 사색이 묻어나서 마음이 잔잔해 지고 내 마음이 덩달아 여행중이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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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Silk Road) !! 지금도 이렇게 힘든 여정인데, 이 길이 처음 열리던 전한(前漢)시대에는 얼마나 힘든 길이었을까? 중국 장안에서 타클라마칸 사막을 지나 파미르고원, 중앙아시아 초원, 이란고원, 터키의 이스탄불을 지나서 로마에 이르던 길을 실크로드라 말하는데, 이 길은 교역로였다. 중국의 비단이 이 길을 통해서 서역으로 들어갔기에 이렇게 불리지만, 비단 이외에도 각종 무역품들이 왕래를 하던 길이다.
중국에서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고급스러운 옷감인 비단의 생산과정을 함구했기에 로마인들은 비단에 더 매료되었을 지도 모른다. 칠기, 도자기, 화약기술, 제지술 등이 중국에서 서방으로, 기린, 사지와 같은 동물에서부터 호두, 후추, 유리만드는 기술이 서방에서 중국으로 들어 갔던 길이다. 이 길을 걷다 보면 많은 문화를 만나게 된다.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교, 헬레니즘 문화, 간다라 문화, 이슬람문화, 불교문화를 만날 수 있고, 알렉산드로스, 칭기즈칸, 쿠빌라이 칸, 마르코 폴로, 혜초, 현장, 고선지, 향비,진시황제, 양귀비 등도 만날 수 있다. 이 책을 쓴 '문윤정'은 이 길을 따라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한다. 장안에서 출발하는 것은 아니고, 파키스탄의 라호르에서 여행을 시작한다. 그러니, 실크로드의 일부 구간은 건너 뛰었다고 볼 수 있다.
파키스탄의 라호르, 이슬라마바드, 탁실라, 카라코람 하이웨이, 길기트, 훈자마을, 소스트.
여기에서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가서 탁스쿠르칸, 카슈가르, 우루무치, 타클라마칸 사막, 투르칸, 둔황, 란주, 천수, 시안까지 긴 여행을 한다. 지명만 들어도 여행길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으리라 생각되는데, 여행자는 가는 곳마다 그곳의 역사, 문화, 인물, 전설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타지마할을 건축한 샤자한의 아버지인 살림왕자(자한기르 황제)와 아나르칼리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는 몇 번을 들어도 애닳기만 하다. 첫 여행지인 라호르에서 박물관에 전시된 <단식하는 붓다>를 보면서 간다라 불상의 특징을 설명해 준다. ![]() 간다라 미술은 박트리아인들이 불교 신앙과 인도 문화와 접촉하면서 자신들의 그리스 문화를 가미하여 만들어낸 것인데, <단식하는 붓다>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불상과는 사뭇 다르다.
아폴론의 얼굴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토가의 주름을 그대로 드러낸 의상과 어깨까지 물결치며 내려오는 머리카락, 캬름한 두 눈은 낯설기만 하다. 실크로드가 지나가는 길에 있는 파키스탄의 몇 몇 도시는 탈레반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길이기에 발길을 들여 놓을 수도 없이 다음을 기약해야만 한다.
훈자마을은 소설 속에서, 또는 여행기에서 자주 등장하는 곳이기에 살구꽃이 아름답게 피는 마을이라는 것 정도는 잘 알려져 있지만, 얼마나 아름다운 마을인지 '배낭여행자의 블랙홀'이라고 한단다.
" 훈자는 배낭여행자의 블랙홀이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든 곳이다. 굳이 아름다운 풍광도, 푸근한 사람들의 인심을 손꼽지 않더라도 빠르지도 급하지도 않게 느리게 흐르는 이곳의 시간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다. " (p. 129)
" 시간은 우리의 기억을 점점 더 두껍게 덮어 버리는 눈과 같다고 했던가. 추억과 기억 위로 한겹씩 차곡차곡 내려 쌓이는 눈, 혹은 추억과 기억을 한꺼풀씩 지워 나가는 눈은 어딘지 시간과 닿아 있다." (p. 177) 카슈가르에서는 푸른 대문과 푸른 늑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위구르인들은 푸른 대문을 통해 그들의 수호신인 푸른 늑대가 그들을 지켜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우루무치는 위루르어로 '아름다운 목장'이란 뜻인데, 바로 유목민족의 터전이자 칭기즈칸 제국의 중심무대였던 곳이다. 남으로는 인더스강 유역에서 서쪽 카스피해를 넘어 남 러시아에 이르는 중앙아시아 전역을 차지했던 몽골인들. 작년 이맘때 읽었던 '김형수'의 <조드>의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쳐간다. 저자는 여기쯤에서 유르트에서 하룻밤을 지내본다. ![]() 돈황은 석굴로 잘 알려진 곳인데, 수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석굴이 292개, 108개의 비천상이 그려져 있으니, '비천의 고향'이라 말할 만하다.
실크로드의 종착지라 할 수 있는 시안에서는 중국 대륙을 최초로 통일했던 진시황제를 만날 수 있다. 무슨 욕망이 그리도 컸을까?
![]() 여행은 언제나 그렇듯 아는 것이 많으면 보이는 것도 많을 수 밖에 없고, 보이는 것이 많으면 느끼는 것도 많은 것이다.
실크로드 길 위에서 만나는 저자는 역사를 비롯하여, 가는 곳마다의 문화에 대해서도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내용이 꽉 찬 알짜배기 실크로드 기행문이다. 실크로드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길인 듯하지만, 결국에는 미래를 향하여 나아가고 있는 길이기에, 이 길을 걷는 여행자는 " 봉인된 과거와 열린 미래로의 황홀한 시간여행 !" ( 책 속의 글 중에서)를 하는 것이다.
언젠가 실크로드를 걸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기에도 벅찬 곳이기에, 마음 속에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은 곳'에 담아 두지는 못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그 길 위에 서 있었던 저자의 글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독서여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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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걷는 자의 꿈, 실크로드(문윤정: 바움, 2013) 봉인된 과거와 열린 미래로의 길
"사람들은 과거를 잊어도 길은 과거를 기억하고 있다." - 미상
모래와 바람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그곳, 동서를 연결하는 지리학적인 구조물로서의 가치 뿐만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시간축이자 삶과 죽음을 연결하는 철학의 길. 기억의 저편에서 잊혀져가는 길, '*실크로드'. 사람들의 기억에서 점차 사라져가지만 길은 여전히 인간의 역사와 삶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신들의 땅에서 찾은 행복 한 줌>의 저자 문윤정이 전하는 상생과 소통 그리고 가교의 역할을 감당해왔던 '실크로드' 기행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의 방향을 말하는 길의 모습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
<길의 기억을 더듬어 가면서 미래로의 메시지를 만난다.>
일상에 안주하지 않고 늘 길을 떠나는 사람을 가리켜 나그네라고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열심히 경주를 돌아다니던 아이는 성장하여 인생에 대해 진중하게 생각하고 그 생각한 바를 사람들에게 전하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삶의 의문을 가슴에 간직하고 삶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 작가 문윤정 작가가 들려주는 '실크로드' 기행기는 인간의 운명과도 같은 길의 이야기에서 사랑을 말합니다.
비록 나그네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안주한 이들보다 많은 것들을 경험한다고 말하지만 삶에 대한 통찰력과 전달 능력이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경험을 과장하거나 치장하는 것 또한 좋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행문에 있어 독자는 저자의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글을 만나는 것은 어려운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문윤정 작가의 글은 철학적인 사고와 진리를 깨닫고자 하는 구도자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책<걷는자의 꿈, 실크로드>는 이러한 작가의 성격이 십분 발휘되어 있는 기행문입니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작가의 글은 독자에게 길의 의미와 기억 그리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걷는자의 꿈, 실크로드>가 기존의 실크로드 여행기와 다른 점은 실크로드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탐구하는 점입니다. 기존의 책들이 여행정보의 성격이 강조되어 있다면 이 책은 나그네가 접한 실크로드에 안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간직한 삶과 그 삶을 만나는 여정의 기록입니다.
파키스탄과 중국 지역에 놓여져 있는 '실크로드'에 실려 있는 글과 사진들은 이러한 작가의 철학과 성향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순한 여행지를 보여주기 보다는 인간의 삶과 문명의 흔적들에서 우리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삶을 만납니다.
*실크로드(Silk Road): 독일의 지리학자 Richt hifen이 처음 사용한 말로, 흔히 고대 중국과 서역 각국 간에 비단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무역을 하면서 정치, 경제, 문화, 종교를 이어준 교통로를 일컫는다. 지리적으로 타클라마칸사막, 파미르고원, 중앙아시아 초원, 이란 고원, 터키 이스탄불을 지나 로마에까지 이르는 길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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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여행을 꿈꾸지만 실크로드를 가보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학창시절, 어느 한 사회(세계사일지도 모르겠다..)시간 아주 오래전에 교역을 위해 탄생했다는 것만 잠시 배우기만 한 터라 이미 오래전 사라져 버렸을 것이고, 있다해도 별 매력없는 곳이라 지레짐작만 해왔기 때문에 별 매력을 못느꼈다. 그렇다. 전혀 아는것이 없으니 그곳의 매력을 못 알아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화려함으로 치장한 유럽같은 곳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그곳 관광지만 가보고 싶어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그런 내게 이 책은 실크로드가 어떤 곳인지 천천히, 그리고 잔잔히 인도해 주었다. 거칠것 같은 실크로드를 여자인 저자가 여행한다니 하니 왠지 안어울릴것만 같았고 어떤 여행이 펼쳐질지 많이 궁금했다. 저자가 머리말에 살짝 밝히고 있듯이 22박 23일로 다녀온 실크로드 여행기는 다른 여행기와 느낌이 많이 달랐다. 실크로드라는 장소 때문인 것인지, 아니면 저자만의 특별한 스타일인 것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뭐랄까? 순례기 같았다. 불교의 순례 여행 느낌이 강했다. 또한 제목의 '걷는 자의 꿈'을 보고 산티아고 순례길 처럼 쭉 걸어가는 여행기인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책을 읽어보니 워낙 방대하여 걸어서 여행하기엔 무리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저자가 여행한 나라는 파키스탄(7개 지역)과 중국(9개 지역) 2군데 뿐이다. 하지만 각 16개의 지역은 한나라 안에 있는 곳들이 아닌 양 서로 다른 모습과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신기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여타 다른 여행책처럼 감성에 치우친 여행기도 아니고, 여행정보를 상세히 일러주진 않는다. 그 대신 여행한 지역이 어떤 역사적 배경이 있는지, 그 곳에 살고 있는 이들의 모습, 만났던 이들과의 인연, 직접 다녀온 문화재와 유적지, 박물관들의 모습들과 함께 저자가 머물고 보면서 느낀 여러가지 느낌과 생각에 불교적인 사유까지 잘 버무려져 나온다. 더욱이 그런 느낌과 생각 사이에 그것들과 어울리는 시가 간간히 나와 더욱 느낌이 좋았다. 직접 찍은 사진까지 시원하게 많이 나와 그곳의 궁금한 모습과 느낌을 볼 수 있기도 했다.
여러 문화가 섞여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고, 오래된 시간을 견디고 아직도 서 있는 그 곳의 유적지와 문화재들을 보고 거기에 담긴 역사 이야기를 듣고,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고 황량한 모래바람이 부는 사막, 쉽게 범접하기 힘든 높은 산, 옛날부터 지금까지 유유히 흐르는 강과 호수의 모습까지 담고 있어서 저자가 영혼의 길이라 칭한 실크로드의 모습이 어떤 곳인지 제대로 만날 수 있었던 책이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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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라는 시간 위에 선 여행자 무수히 많은 여행에세이가 있다. 다양한 이유로 매어 사는 현대인들에게 여행이 화두로 등장하면서부터 낫선 여행길에 선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매어 사는 삶이 그만큼 풀어낼 이야기가 많아서가 주된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여행이 현실에 매이고 묻혀 있던 스스로를 발견하게 하고 깊은 성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여행의 바로 이 점이 다양한 이유로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이젠 없어서는 안 될 요소가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여행을 굳이 국경을 넘어 해외로 나가는 것만이 아니라면 현대인 누구나 삶이 여행이듯 그 여행의 길 위에서 걷고 있는 중이라고 본다.
그런 여행길에서 보고 느낀 다양한 체험을 글로 담아 내 세상의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 여행에세이라면 그 많은 여행자들이 내놓는 글들이 몇 가지로 나뉠 수 있을 것이다. 여행지를 소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것과 여행길에서 자신과의 만남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말이다. 물론 이 둘 사이는 상시 넘나들며 상호작용하기에 여행길에 선 당사자에겐 그리 다른 것을 느끼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오로지 여행자가 내 놓은 글을 통해 만나는 낫선 여행지는 다를 수 있다는 말이다. 여행자가 여행길 위해서 보고 느낀 것을 통해 독자는 자신만의 여행길을 가는 것이기에 독자의 몫은 저자의 이야기를 떠난 자신이 감당하는 몫만큼 받아들이고 체험하는 것이다.
봉인된 과거와 열린 미래로의 황홀한 시간 여행이라는 부제를 단 ‘걷는 자의 꿈, 실크로드’는 옛날의 영화를 간직하고도 숨죽이고 있는 실크로드를 서쪽에서 출발하여 동쪽으로 길을 나선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실크로드는 동양과 서양, 고대와 현대, 삶과 죽음 사이의 ‘시간 여행’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시간 여행을 저자는 봉인된 과거와 열린 미래로 보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의 발길이 닺는 실크로드의 모든 곳은 봉인된 과거에 집중하며 열린 미래의 가능성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목숨을 담보로 할 수밖에 없었던 옛 실크로드 여행자들의 고단함이 잠시 쉬던 곳들에 남겨진 흔적들을 찾아보고 셀 수도 없는 시간이 흐른 뒤에도 시간을 봉인한 체 갇혀 있는 듯 존재감을 지켜가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을 감싸 안은 자연이 공유하는 역사는 미래를 향해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윤정의 ‘걷는 자의 꿈, 실크로드’는 파키스탄의 라호르, 이슬라마바드, 탁실라, 카라코람하이웨이, 길기트, 훈자마을, 소스트에 잠시 머물다 중국의 탁스쿠르칸, 카슈가르, 우루무치, 타클라마칸사막, 투루판, 돈황, 란주, 천수, 시안으로 이어지는 실크로드의 대장정을 시작한 저자의 발길이 머무는 곳으로 안내한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흔적을 남기지만 시간 앞에선 속수무책이다. 뜨거운 사막,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선 산, 천 길 낭떠러지의 길의 실크로드의 그것도 마찬가지리라. 이미 사라졌고 지금도 사라지고 있는 흔적들이 가픈 숨을 몰아쉬고 있는 현장에서도 시간을 멈춘 듯 여전히 사람들의 삶이 이어지지만 이미 예전의 그 삶은 아니다. 발길이 머무는 곳 마다 찾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현장에서 만나는 친절한 미소가 낫선 여행길에 선 여행자의 가슴을 따스하게 만들어주는 것, 이것이 어쩌면 시간 앞에 속절없는 모든 것을 대신하여 여전히 사람들을 살아가게 만드는 요소가 아닌지. 저자도 그 따스한 미소 앞에 여행자의 조심성마저 한없이 풀어지고 있다.
실크로드라는 여행지를 소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여행에세이는 풍경을 바라보는 객관자의 입장이 더 강해 보인다. 풍경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와 하나 되는 것보다는 그 풍경들을 바라보는 입장에 서서 관찰자로써의 자자의 시각이 강하다. 머뭄의 여행과 다른 점이 이것이 아닌가 싶다. 저자의 발길을 따라 가다보면 글로는 부족한 상상의 현장을 보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사진은 그곳을 담아내지 못했다. 저자와 공감하는 부분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문명과 문명이 만나는 통로 ‘실크로드는 교류와 융합을 통해 동 서양이 상생해온 길이며, 동서남북을 소통시키고 인류역사의 어제를 오늘로 이어준 길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그 길에서 과거와 미래의 공존을 본다. 현실에 묶여 움직이지도 못하는 것 같은 우리의 삶도 그 시간 속에서 공존하는 것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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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인된 과거와 열린 미래로의 황홀한 시간 여행!"
실크로드는 고대 중국과 서역 각국 간의 비단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무역을 하면서 정치, 경제, 문화를 이어준 교통로의 총칭이다. 중국 중원(中原) 지방에서 시작하여 허시후이랑(河西回廊)을 가로질러 타클라마칸 사막의 남북 가장자리를 따라 파미르 고원, 중앙아시아 초원, 이란 고원을 지나 지중해 동안과 북안에 이르는 길이다. 요즘은 베낭여행이나 관광코스로 종종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그 옛날 아시아와 유럽을 이어주는 통로였던 실크로드를 따라 걸어보고 싶은 꿈은 여행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번쯤 품어 봄직하다. [걷는자의 꿈, 실크로드]라는 이 책을 통해서 이루지 못한 그 꿈에 대한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었다.
이 책은 파키스탄의 라호르에서 부터 실크로드를 따라 중국의 시안까지 긴 여정을 고스란이 담아내고 있다. 원래는 인도와 하나의 나라였지만 종교적인 이유로 독립한 파키스탄과 중국 서부의 모습을 감성적이고 섬세하게 그려준다. 여행의 시작지인 라호르는 한때 인도를 통일한 최초의 이슬람 국가인 무굴제국의 수도였다고 한다. 화려한 역사를 지녔지만 화려함 속에 숨겨진 라호르성의 슬픈 전설를 전해주면서 기나긴 여행이야기가 시작된다.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이슬라마비드, 탁실라, 길기트, 훈자마을, 손소트를 거쳐 중국과의 국경에 이르기까지 파키스탄의 종교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들에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은 생생함을 더해준다. 실크로드를 이어주는 파키스탄의 작은 마을과 도시의 사람이야기와 그곳에서 느낀 감정들의 이야기는 마치 소설을 읽는 듯 했다. 여자 혼자서 여행하기에는 조금 위험해 보이는 파키스탄의 실크로드를 여행하면서도 두려움보다는 사람들 삶의 모습과 끝없이 펼쳐지는 자연에 대한 감상과 깊은 상념들을 풀어낸다.
이 책의 절반은 파키스탄과 중국 국경을 넘어 탁스크르칸, 카슈가르, 우루무치, 타클라마칸사막, 투루판, 돈황, 란주, 천수를 거쳐 시안으로 이르는 여정이 차지하고 있다. 국경을 넘으며 깐깐하고 불쾌한 검문 덕분에 외국인에게 불친절하고 무례한 중국인이라며 화를내지만, 실크로드를 따라 중국 속으로 들어선 그녀는 이내 또다시 사람과 자연에 빠져든다. 특히 중국의 아편전쟁과 실크로드 때문에 벌어진 조금 불편하고 어두운 역사들을 이야기 하며 현재를 있게한 과거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다른 여행기와 다른 이 책의 특별한 점은 실크로드에 얽힌 숨은 과거사를 많이 이야기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파키스탄에서 중국의 시안까지 이어지는 실크로드 각 지역의 문화, 종교와 역사에 관련된 일화를 상당히 많이 소개해 준다. 또한 여행을 하며 얻은 저자의 깨닳음 들이 책 여기저기서 묻어난다. 실크로드가 베낭여행자 코스로 이용되면서 실크로드의 여행정보를 전하는 책들을 찾기 쉽지만, 이 책과 같이 실크로드의 삶속으로 깊이 들어가서 소통하고 있는 책은 찾기 힘든 것 같다.
이 책이 주는 또다른 재미는 종교이야기다. 이슬람교의 나라인 파키스탄과 국경을 넘어 중국에서 볼 수 있는 이슬람 문화 그리고 점점 중국 깊숙히 들어갈 수록 느껴지는 불교의 정서까지 실크로드를 따라 조금씩 변화해 가는 종교의 모습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실크로드라는 길을 통해 물건의 교역만 이루어 진 것이 아니라 문화와 종교까지 변화시켰음을 할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그 옛날 혜초스님이 걸었던 고행의 길을 그대로 걸을 수는 없지만 실크로드라는 멋진 길을 여행한다는 상상을 마음껏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본 시간이었다.
"누군가에게 등 떠밀려 바쁘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 인줄 알고 바쁜 척하면서 살았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피에르 쌍소가 말해주었다. 그제야 사람들은 발을 동동 그리면서 분초(分秒)를 다투면서 산다는 것이 결국에는 삶을 남루하게 만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마음의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느리게 가다 보면 세상의 많은 것을 내 곁에 둘 수 있다. 나뭇잎에 내려앉은 햇살, 꽃잎이 열리는 소리, 나비들이 사랑을 나누는 소리, 빛의 너울로 생명을 만드는 달빛, 바람결 따라 달라지는 대지의 냄새, 이러한 것들을 내 안에 들여놓을 수 있다. 이러한 것들에 눈길을 주고 마음을 주다 보면 거센 파도처럼, 회오리 바람처럼 거친 삶이 한가운데 있다 할지라도 물방울처럼 말갛고 투명한 영혼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 훈자마을(훈자는 배낭여행자의 블랙홀). 중에서...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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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녀보면, 일행을 잘 만나는 것도 큰 복이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꼭 패키지 해외 여행이 아니더라도 국내 여행에서 이동시 다음 목적지까지 버스, 기차 안에서 몇 시간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전체 여행의 인상을 좌우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일본 신사 방문시 우상 숭배 운운하는 종교인들과 우연히 동선이 겹치거나, 동남아 여행시 그들이 얼마나 과거부터 서구 제국들에 의해 왜곡된 경제구조를 갖게 되었는지를 알지 못하고(혹은 알 생각도 없고? ) 대낮부터 노는 남정네들이나 서양 남성 손 잡고 다니는 여성들의 정조 관념 논하는 사람들과 같이 움직이게 되면, 그 여행은 이미 망한 것이다. 그렇다고 잠깐 보고 헤어질 사람들과 눈 부라리며 싸울 수도 없는 일.
이런 일들이 기행 서적을 읽을 때에도 비슷하게 일어난다. 도통 이 책의 저자가 왜 이런 편견을 잔뜩 짊어지고 이 지역을 여행했는지 이해가 안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왜 내가 이런 무지와 편견으로 가득찬 책을 읽어야하는지 짜증이 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 저자의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불교 신자인듯 보이는 이 저자는 타인의 문화와 종교에 열린 마음을 갖고 여행하고 보고 느낀 것들을 기록한다. 현장의 <대당서역기>와 혜초의 <왕오천축국전>뿐만 아니라 이슬람교 시인 루미의 시까지 인용한다. 이슬람 모스크 안에 들어가서도 스스럼 없이 기도한다. 이런 열린 마음의 기행서, 참 읽기 좋았다.
저자는 파키스탄의 라호르부터 이슬라마드, 탁실라를 거쳐 고속도로라는 의미가 아닌 높은 지대에 있는 도로란 의미의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지나 길기트, 훈자마을, 국경 소스트로 향한다. 중국으로 들어가 카슈가르와 우루무치, 타클라마칸 사막을 지나 <서유기>의 화과산이 있는 투루판을 거쳐 그 유명한 막고굴이 있는 돈황을 여행한다. 란주, 천수를 거쳐 드디어 실크로드의 출발점인 장안, 즉 오늘날의 시안에서 여정을 마친다. 그 여정에는 각 지역의 과거 역사와 현재 사람들의 이야기가 함께 한다. 그리고 저자만의 독특한 - 뭐랄까, 모든 사건을 다 영적으로 파악하는? - 시각과 문체로 자신이 보고 들은 그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준다.
솔직히 실크로드 관련 역사서를 몇 권 읽기는 했지만 내 지식이 모자라 저자분이 쓰신 각 지역의 역사 이야기가 어느 정도 정확하고 가치있는지는 내가 판단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 책은 매우 독특한 여행기라는 것. 이 책은 정보서적도 아니고, 역사기행서만도 아니다. 이 책에는 저자만의 해석과 의미 부여 부분이 많다. 저자는 실크로드를 여행하며 현실의 문제보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영적 각성을 하는 데에 치중한 것 같다. 아래 인용부분을 보자. 우루무치에서 임칙서 동상을 보고 아편 전쟁을 이야기하는 대목이다.
아편이 중국을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어버렸던, 슬픈 중국사의 한 단면을 들여다 보았다. 아편구입을 위하여 재산을 탕진해버린 아편 중독자들은 마지막엔 자신의 피를 팔았다고 한다. 아편흡연을 위하여 매혈로 자신의 생명을 잘라먹는 중독의 그 심각성. 그런데 우리 모두는 그 어느 한 가지에 중독되어 있지 않나 싶다. - 본문 244쪽에서 인용
그러기에, 현재의 문제적 상황을 가져온 역사 배경 밝히는 글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저자의 이런 시선이 좀 아쉬웠다. 서구인의 셰르파가 되는 것 외에 별다른 취직자리가 없는 낭가파르바트 산 아래 청년들의 실업 문제(96쪽)에 대해 어떤 구조적인 부분을 논하지 않고 노동과 삶의 근본적 문제만을 서술한다거나, 무슬림 사회의 히잡(그외 차도르, 부르카 등) 착용 문제를 여성 억압으로만 서술한 부분, 중앙 아시아 실크로드 지역을 여행하면서 과거 영국과 러시아 사이의 그레이트 게임 부분 서술이 미흡한 부분 등등은 내 시각으로는 아쉬웠다.또 저자가 여행시 본 사람들의 생활모습에 대해 역사적 근거없이 자신의 느낌만으로 추측하여 서술한 부분도 나는 좀 신경쓰였다. (예를 들어, 212쪽에서 일가족이 감자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가난의 상징 같아 마음이 찡하다는 부분. 그거야 이밥에 고깃국 먹어야 잘 산다는 말 듣는 우리 경우이고, 카슈가르의 일반적 주식이 감자인지 아닌지 모르지 않는가) 하지만 이 부부은 전적으로 독자인 나의 독서 취향에 비추어 볼 때 읽으면서 아쉬웠다는 점이지, 저자의 역량 부족의 문제는 아니다. 이런 점을 미리 알고 자신의 독서 취향에 맞춰 이 책을 선택, 읽는 독자에게는 아무 문제 없다.
그래도,,,, 지도 한 장 없는 점은 진짜 아쉽다. 그리고 40쪽처럼 같은 내용이 연달아 다른 문단에 나오거나, 지나친 문장 성분 생략으로 문장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는 점도 조금 눈에 거슬렸다. 외국에 오래 거주하거나 여행하시는 분들이 내신 책의 경우, 한국어 사용을 오래 안 하셔서 그런지, 문장이 어색한 경우가 잦은 듯.
* 이 리뷰는 예스 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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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의 정확한 길을 알지는 못하지만, 책을 통해 또는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그 길의 흔적과 흐름을 대략적으로 보게 되는 경우가 있기에, 이에 대해서 가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과거의 여러 문화가 흐르고 교류가 가능하게 만들어 주었던 그 길이, 지금은 그 과거의 흔적만큼 번성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그 곳에서 그 시간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고 그래서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곳이 실크로드가 아닐까 한다. 상당히 이색적인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공간이자, 여러 문화가 어우러져서 나름의 방식으로 그 흐름을 이어온 공간이기에, 직접 실크로드를 따라 여행하게 된다면 어떤 풍경과 문화를 마주하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간접적으로만 들어 왔던 그 길을 직접 걷는 그 기분 또한 상당히 묘하지 않을까 해서 기대되는 곳이기도 하다. 현재를 걸어가고 있지만, 과거의 시간과 밀도를 그 땅 혹은 그 공간 어딘가에서 마주하게 되거나 겹겹이 쌓여있던 그 흔적 등을 통해 시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달리 느껴지는 장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무언가를 기대하게 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도, 자신의 선택을 또 자신의 바램을 따라 실크로드를 따라 가고 있다. 그들만의 생활과 문화를 느껴보고, 마주하는 그 시간들 속에서 현재가 아닌 과거를 바라보기도 하고, 바람을 따라 길의 흔적을 따라 전해지는 실크로드의 그 느낌을 때로는 단단하게 또 때로는 그 매혹적으로 적고 있기에, 가보고 싶었던 그 마음이 조금 더 간절해지는 기분이 든다. 사실, 글을 통해 만나는 것도 좋았지만, 사진을 통해 여러 풍경을 만나고, 그곳에서 생활하는 있는 사람들의 일상의 모습들을 만나는 것도 상당한 재미가 아닐까 한다. 여행이라는 것이 그 공간이 주는 느낌만이 아니라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짧은 시간이더라도 보다 깊이 있게 그 공간에 빠져드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이 여행의 모습 모습이 재미있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막연하게만 떠남을 기다리는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 시간이기도 했다. 여행이라는 것이 생각하고 기대하는 것만큼의 만족만으로 가득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떠나보지 않은 자의 시선에서는 언제나 부러움과 설렘만이 가득하다. 이번 책 또한 그런 부러움과 설렘을 더해준 부분이 없지 않다. 물론 당장 떠날 수는 없지만, 그 길을 걸어보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이 공간을 또 이 시간을 벗어난 느낌이 들었기에 한편으로는 아쉽지만 그렇기에 또 설레고 기대되는 시간이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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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관련된 에세이를 많이 읽어본 건 아니지만, 다른 책보다도 여행 관련한 에세이는 여행자의 목소리가 생생히 들리는 것 같다. 그만큼 여행자의 성격, 특성, 말투 같은 것이 고스란히 묻어나오는 것 같아 마치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은 다정함이 좋다. 이번에 읽었던 걷는 자의 꿈, 실크로드는 여행이라는 단어에 딸려오는 여러가지 감정을 담담하고 조용조용 이야기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다른 때보다 조용한 곳에서 읽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것 같은 문장들이 마음에 들었다.
저자 문윤정씨가 쓴 이 책은 파키스탄과 중국을 돌아보며 겪은 것, 느낀 것, 생각한 것을 엮어놓은 책이다. 뒷편의 중국은 워낙 떠오르는 나라이다 보니 익숙하지만 여전히 파키스탄은 멀게만 느껴지는 나라인지라 나는 앞 부분의 파키스탄에 관한 내용들이 더욱 좋았다. 아름다운 풍경이 나올때는 꼭 한번 가서 보고 싶다가도 험한 길을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 여행하며 조마조마했다는 대목에서는 과연 내가 견딜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앞서게 된다. 역시 이래서 여행을 훌쩍 잘 떠나는 사람들은 담력이 커야하는 것 같다.
"큰 목표는 없더라도 사랑하고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우리 삶의 목표가 된다면 되지 않을까. 그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삶 그 자체를 위해 사는 것이다. 생은 흐르는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이지 결코 채워질 수 없는 것이다. 생이 무언가로 채워져야 한다는 관념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자유를 누릴 수 있을텐데." - p.96
뻔한 것 같은 내용이지만 한 번쯤 리마인드 시켜주는 내용인지라 인상깊었다. 노력이든 열정이든 무언가에 쏟아붓고 무언가를 남겨놓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현대사회에서 그저 한순간 한순간을 즐기며 흐르듯이 살아간다는 건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기에. 특히나 이것저것 내가 살아온 삶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라는 기업의 자기소개서가 보편화 된 요즘 내가 내 삶을 사는지, 이 자기소개서 칸을 메꾸기 위해 사는 것인지 한숨일 나올때가 많다. 물로 그렇다고 당장 해탈한 듯 흐르는 강물처럼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런 문구를 한번 읽어본다면 치열하게만 살아가는 그 삶에 조금 브레이크를 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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