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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중국의 창조신화 속에서 인간은 ‘반고’라는 이름을 가진 거인의 몸속에 빌붙어 살던 벼룩이었다. 산과 들은 우주적 거인의 몸이고 강과 바다는 거인의 피였다. 이 거인은 혼돈이라는 이름의 알에서 태어났다. 그는 하늘과 땅이 뒤섞이지 않게 하려 1만 5000년 동안 버티고 섰다가 그 자리에 쓰려졌다. 쓰러진 그의 몸에서 두 둔은 해와 달이 되고, 땀방울은 별. 털은 초목, 그리고 몸에 숨어 살던 벼룩은 인간이 되었다. 이처럼 보잘 것 없는 존재이던 인간이 다른 생명을 업신여기기 시작하면서 인간 세상에 재앙이 찾아왔다. 그리스인들이 전하는 비극적 신화들도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인간의 영웅적 면모를 찬양하면서 생겨나기 시작했다. 마치 ‘인간들이여, 오만을 경계하라’고 경고하듯이. 결국 반고 이야기나 그리스신화 속 신들의 이야기는 인간의 오만을 경계하고 자연의 보이지 않는 운명적 질서에 대한 이야기다. 또 오래전 모든 자연 속에 깃들어 있던 신성한 생명의 소리다. 우리가 길을 잃고 헤맬 때 어느 때보다 이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이야기에 가만히 귀를 기울일 때 우리는 신화 속 신들처럼 오만에서 벗어나 변신할 수 있고, 다른 생명들과 어울릴 수 있다.
서울예술대학 교수 출신의 인문학자 김융희의 『삶의 길목에서 만난 신화』. 주로 어른들을 위한 인문학 강의를 하면서 감성과 상상력 등의 미학적 주제를 일상의 삶과 연결시키는 작업에 몰두 중인 저자가, 안갯속 같은 삶에서 악천후를 만나 길을 잃고 헤매는 우리를 위해 저술한 것이다. 바로 허풍으로 가득 찬 판타지로만 인식해온 '신화'를 통해서다. 시공간을 초월한 신화 속 신들의 이야기로 무거운 삶에 지친 우리에게 위로와 공감을 건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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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변화가 오게되면 인간은 종교, 신에게 의지하게 된다는 이야길 들은 적이 있었지만, 나는 그렇게 신이나 종교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적이 없는것 같다. 진심으로 신을 믿고 종교를 가지게 되는 것 또한 그 사람이 가질수 있는 복이 아닌가 싶다.
"하필이면 내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거지?" 그때 나란 존재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불행한 일들과는 아무 관련이 없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존재다. 하지만 세상 전체의 입장에서 보면 그런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누군가에게는 일어나야 하는 일일 때도 많다. 이 이해할 수 없는 삶의 수수께끼와 마주하는 순간이 바로 스핑크스와 조우하는 순간이다. p21.
삶과 죽음이 하나의 고리로 연결되어 있어 피할 수 없는 동시적인 현상이라는 사실은 삶을 끔찍하게 느껴지게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것이 삶의 진면목이라는 사실도 알려 준다. '네가 먹고 있는 모든 것은 누군가를 죽인 것이다. 그러나 너 역시 누군가의 삶을 위해 죽어야 한다.' 위안치고는 너무 잔혹한 위안일까? p89.
이 모든 여정을 거쳐 그녀가 배우는 것은 연민이다. 연민은 타인의 고통을 추론을 통해서 짐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나의 고통으로 느끼는 것이다. 추론은 나와 타인이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전제한 상태에서 미루어 짐작하는 것이지만 진정한 공감으로서 연민은 미루어 짐작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당신이 아프니 내가 아픈 것이다. 내가 아프니 당신의 아픈 곳을 낫게 하고자 할 뿐이다. p286.
오구대왕의 병은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을 '너'가 아닌 '그것'을 보게 된 데서 비롯된다. 그 병을 고칠 수 있는 것은 세계를 '그것'이 아닌 '당신'으로 볼 수 있는 힘에 의해서다. 그리고 그 힘은 그토록 우리가 자주 입에 담는 '공감'의 힘이다. p287.
현대사회를 반영한 신화의 해석이 좋았었다. 이 책을 통해 신화를 통해 얻게되는 지혜 혹은 경험을 알게 되었다. 나도 언제가는 신을 만나는 행운을 얻게 되엇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