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10.0
리뷰 총점 종이책
속도의 사상가가 우리에게 알려 준 비밀은?
"속도의 사상가가 우리에게 알려 준 비밀은?" 내용보기
폴 비릴리오의 현상학적 관점은 우리의 사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신체, 도시, 테크놀로지(운송과 전송)를 강조한다. 사물은 단순히 거기에 있는 게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감각적 세계에 존재한다.  즉 사물은 우리의 체화된 지각의 시공간 안에서, 공유한 의미지평의 맥락 속에서 존재한다. 신체 지각은 언제나 이미 상황성에 기반한다. 그리고 상황성은 언제나 이미 윤리적이고 정치
"속도의 사상가가 우리에게 알려 준 비밀은?" 내용보기

폴 비릴리오의 현상학적 관점은 우리의 사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신체, 도시, 테크놀로지(운송과 전송)를 강조한다. 사물은 단순히 거기에 있는 게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감각적 세계에 존재한다.  즉 사물은 우리의 체화된 지각의 시공간 안에서, 공유한 의미지평의 맥락 속에서 존재한다. 신체 지각은 언제나 이미 상황성에 기반한다. 그리고 상황성은 언제나 이미 윤리적이고 정치적인 차원이지 결코 가치중립적이지 않다. 가령 다름보다 같음, 주변보다 중심을 선호하는 습관적인 시각행위(보는 법)는 전체주의 이데올로기와 연관된다. 신체 상황성(bodily situatedness)이란 신체가 물리적 환경 및 테크놀로지 환경 내에 정위하면서 지각이 구조화되는 방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비릴리오의 현상학적 접근법은 현재 안에 감춰진 미래의 가능성을 폭로하는 '지각의 정치'를 목적으로 한다.

  

비릴리오는 속도의 사상가로 알려져 있다. 그가 창립한 질주학(dromology)은 속도가 현상의 출현 방식을 제한하는 방식을 다루는 지식체계다. 질주학에 따르면, 운동과 속도는 세계 공간의 경험방식을 구성하는 원리다. 비릴리오는 사회적 공간, 정치적 공간, 군사적 공간이 운동 벡터와 이 운동 벡터를 달성하는 전송속도로 형성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서, 질주학은 가속화한 전송속도가 군사, 사회, 정치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주로 연구한다. 처음부터 비릴리오는 인간과 테크놀로지 사이에 존재하는 이 순환 관계에 의문을 제기하는 쪽으로 나아갔다. 특히 운송과 통신을 아우르는 전송 테크놀로지에 큰 관심을 가졌다.

 

그는 [속도와 정치]에서 산업혁명이란 없었고 다만 질주정체(dromocracy)의 혁명만이 있었다고 단언한다. 사회는 지금까지 운송 및 통신 속도가 갈수록 가속이 붙는다는 논리대로 발전했다. 가령 말에서 기차로, 기차에서 비행기로, 전화의 시대에서 라디오 전송 시대로, 그리고 다시 텔레비전과 디지털 또는 정보 테크놀로지 시대로 이동해 왔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속도를 허락할 수 없는 임계점에 다다랐다고 평가한다. 즉 우리 시대의 지구촌 사회가 가속도의 벽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비릴리오에게 속도는 단지 물리적 운동의 빠르기 자체가 아니라, 사물의 출현을 가능하게 하거나 제한하는 핵심 동력이다. 예컨대 인터넷의 발달로 가능해진 원격 실시간 통신과 비행기와 같은 탈것의 발달로 실현된 고속 운송은 서로 다른 차원의 능력인 것 같지만, 가속을 통해 우리와 사물의 시공간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꿔놓는다는 점에서 다 같은 ‘속도기계’다.

 

질주학의 핵심개념으로는 속도공간, 질주권, 빛시간 등이 있다.

 

"지식 체계로서의 질주학은 속도와 관련된 수많은 핵심개념이 밑받침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속도공간(speed-space), 질주권(dromosphere) 및 빛시간(light-time)이다. 속도공간은 상대운동 및 그 운동의 상대속도 내지 변화속도를 특질로 하는 원초적 공간 경험의 차원을 일컫는다. 질주권은 빛의 속도와 관련된 속도의 영역을 나타내고, 빛의 통과에 따라 밝게 빛나거나 제한받는다는 점에서 속도영역으로서 가시공간이나 출현 자체를 표상한다. 빛시간은 현상이 빛의 노출에 순간에 빛나는 방식에 따라 결정되는 시간성의 경험을 나타낸다. 빛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로 확장하는 지속기간이 아니라 현상이 빛에 노출되어 현상으로 보이게 되는 순간에 구성되느니만큼 '집중적'이다."(74쪽)

 

속도공간(speed-space)은 자연과학이 논하는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운동의 상대속도 내지 변화속도를 특질로 하는 원초적 경험의 공간이다. 비릴리오의 눈에 자동차나 비행기와 같은 교통수단이든, 텔레비전이나 모바일과 같은 통신수단이든, 모두 속도기계(speed machine)에 해당한다. 속도기계는 우리의 지각경험을 가상화하고 원격위상적 지각의 구조화를 일으킨다. 비릴리오는 현대 테크놀로지가 가져다준 전송 및 통신 속도의 가속화가 즉각적인 현존(presence)의 상실과 체화한 체험의 축소로 이어진다고 비판한다. 끊임없는 가속화가 불러온 종말론적 파국의 풍경을, 비릴리오는 세계의 사막화, 존재의 쇠퇴, 차원과 표상의 위기, 노년기로 접어드는 세계 등으로 다양하게 비유하고 있다.

 

이제 가상성은 우리들의 지배적인 경험양식이다. 비릴리오는 현대 미디어에서 일어나는 경험의 가상화에 주목한다. 속도 테크놀로지가 공간적 존재의 체험 약화와 우리의 집단적 세계표상의 위기를 재촉한다고 주장한다. 영화 및 텔레비전 영상과 게임산업에 친숙한 이들은 실재성을 압도하는 가상성의 힘과 경험의 가상화에 수긍할 것이다. 실재성과 체화된 경험은 실시간 영상과 원격이미지(tele-image)에 의한 원격현전으로 인해 축소되었다.

 

z***a 2013.04.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