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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너무 좋아서 이 책을 샀다. 그런데 글도 너무 좋다. 그림을 그린 후 혼잣말인지 대화인지 모를 말풍선을 붙여 놓았는데 그 글을 자꾸 곱씹어 읽게 된다. 굉장히 시니컬 한 듯 보이지만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매사 시큰둥해 보이는 사람들의 대화인데 뼈가 있는 말이며 핵심을 찌르는 말이다. 달관한 듯한 사람이 무심히 내뱉는 말 같다. 그림에 꾹꾹 온 힘을 다해 눌러 쓴 글씨들이 마음을 흔든다.
내 마음과 똑같은 문장이다. 그림을 그려본 사람은 안다. 어디에서 시작하고 어디에서 끝내야 할지 나 혼자 모든 것을 책임지고 결정해야 한다. 그래서 망친다 한들...그건 내 선택이니 인정해야 한다. 다음을 기약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그림의 가장 사랑스러운 팬은 바로 나 자신이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의 갈등과 고민이 왜 없겠냐만은 ....그래도 익숙해 지려고 노력한다.
매일매일 그저 주어진 것들을 하며 살아간다. 내가 왜 이리 꾸역꾸역 견디며 살아가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쌓여있는 그림들을 보는 것, 내 시간이 쌓인다는 느낌을 받는 것. 그런 느낌들 때문에 나는 또 내일도 꾸역꾸역 해야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하루를 보낸다. 작가도 그런가보다. 그냥 그렇게 부지런히 살아가다보면 내가 생각했던 삶에 한발짝 다가서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희망. 이건 희망 고문은 아닐거야. 왜냐하면 나의 부지런함이 무어라도 되는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참 젊은 나이의 작가인 것 같은데....같은 고민을 하며 살아간다는 사실만으로도 든든해 진다. 우리 그렇게 흔들리며 용기내어 살아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