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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지친 많은 현대인들은 해외여행을 꿈꾼다. 인터넷, 신문, 책 등 여행지의 사진과 정보를 보면서, 가까운 미래에 세계 어느 국가의 풍경을 만끽하기를 희망한다. 해외의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되는 시간으로 휴가 일부 혹은 전체를 보내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다. "ㅇㅇ여행 완전정복 가이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XXX" 류의 책들이 서점의 '여행' 코너에서 판매량 수위를 다투고, 많은 예비 해외여행자들은 이러한 책들의 주요 구매자이다. 이렇게 해외여행은 수많은 현대인들의 로망이다. 그리고 수많은 해외여행자들은 큰 비용을 들이는 데 거리낌이 없다. 머나먼 해외로 떠나서 즐기는 데 드는 비행기삯, 호텔비, 식대 등이 어마어마하다. 그러나 일상에 지친 심신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느낀다면, 여행비용이 얼마가 될 지 별로 개의치 않는다. 게다가 그 여행비용이 누구에게 흘러들어 가는지, 여행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더더욱 관심이 없다. 단지 추상적인 수준에서, 그 여행장소에서 돈을 지불하기 때문에 그 지역과 주민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느낄 뿐이다. 신문, 책, 잡지 등의 매스미디어는 물론, 여행단체에서도 여행 및 관광산업이 지역발전의 특효약이라고 널리 '포교'한다. 그리고 많은 이들은 여행이 그 지역을 발전시키는 산업이라고 의심하지 않고, 어떤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서 지역의 자원을 관광상품화 하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믿기도 한다. 이 책은 이러한 해외여행에 대한 '제1세계' 사람들의 무지를 전면적으로 비판한다. 저자는 선진국의 많은 사람들이 개도국의 유명 관광지로 휴가를 떠나지만, 정작 그 여행의 이면에 담긴 구조에 대해 무지하고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는 이유는, 해외여행에 대한 비판적 관점 자체가 여행의 낭만적 분위기를 '깨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기존 해외여행에 내재한 구조적 폭력 및 불공정성을 주목하고, 해외여행 개념을 해체하여 '공정한' 여행으로 재구성하자고 주장한다. 칸쿤, 케냐, 잔지바르, 인도, 태국, 발리 등 제3세계 여러 여행지들의 실례를 들면서, 기존 해외여행이 불공정한 이유를 여러 가지로 제시한다. 먼저 여행 및 관광산업이 여행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의 부정적 영향이다. 여행기업들은 여행자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여행지를 찾고 장소이미지를 창출하기 위해 사활을 건다. 여행자들은 여행장소 역시 누군가의 삶의 장소라는 사실을 쉽게 간과하고, 여행장소를 소비한다. 지역사람들은 대중관광지로 자리매김한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외국 여행자들을 상대하기 위한 관광상품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여행지에서 지불하는 비용은 지역 주민들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관광객이 그 지역에서 사용한 돈은 선진국의 여행업자에게 '누출'되고, 정작 우리가 만나는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적다. 그리고 여행으로 창출되는 지역고용은 비숙련, 저임금의 임시직인 경우가 많다. 다국적기업 입장에서는 숙련되고 고임금의 일자리를 지역에서 찾거나 육성하기보다, 외부에서 충당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결국 지역민들은 고용에서도 밀려나게 된다. 이러한 관광객 모국과 현지국가의 관계는 마치 '신식민주의'의 형태를 띠는데, 관광산업으로 개도국 착취 및 빈부격차 심화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한 여행으로 인해 여행장소의 사회적 특성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될 수 있다. 여행자가 많이 유입되어 지역민들이 사용할 물자 부족 및 물가 상승의 문제가 될 수 있고, 지역 주민들이 근린 변화로 인해 퇴거될 수도 있다. 또한 환경파괴 역시 문제가 되는데, 지역의 과도한 자원낭비 및 지나친 개발이 원인이다. 한편 국제 항공 운항의 증가로 인한 탄소 배출도 넓은 범위의 환경파괴에 해당된다. 이외에도 책에서는 여러 여행산업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하면서, 여행산업이 다른 착취산업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을 한다. 여행 산업이 밝고 긍정적일 것만 같은데, 이렇게 이면에는 지역에 악영향을 끼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 여행자들이 이러한 구조를 잘 알지 못하는 이유는, 여행 산업의 지나친 긍정적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여행 기업들은 '웨이터의 웃음'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자신들의 사적 이윤 추구라는 목적을 뒤로 숨겨놓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이미지를 내세우면서 세계여행이 빈곤을 퇴치할 수 있다는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국제적 관광기구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관광의 세계화에 대한 문제점만 지적하는 것은 건전한 비판이 아니다. 긍정적인 대안인 '공정 여행'에 대해서 저자는 이렇게 언급한다. -모든 수준의 지역공동체들과 협의하라. -대상을 정해 빈곤 완화를 우선순위로 두어라. -관광 프로젝트에 반대할 수 있는 공동체의 권리를 소중히 여겨라. -노동권과 노동 법규를 적용하라. -관광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교육시키고 훈련시켜라. -문화적 사회적으로 관광에 크게 의존하는 공동체를 지원하라. -프로젝트에 딸려 오는 대규모 기반시설을 거부하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을 시행하고 법제화하라. -관광을 진정 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인 것으로 만들어라. -다국적기업들을 엄격하게 규제하라. (p.203) 결국 저자가 제시하는 공정여행의 핵심 요소는, 여행자들이 여행지 주민들의 삶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주민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생활공간을 유지 및 발전하는 방식을 따르도록 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여행장소와 여행지 주민들을 위한 여행을 하자는 것이다. 한편 이 책은 여행산업 전반을 다루기보다는, 제1세계 사람들이 제3세계로 떠나는 국가 간 관광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의 관점을 우리나라 내부의 여행에 적용하면 어떨까? 국내 여행의 주요 담론은 '서울 외 모든 지방의 관광상품화'이다. 관광은 즉 일상의 이미지를 지닌 서울의 탈출이고, 모든 지방은 낭만적인 관광지의 이미지를 지닌다. 서울은 주체이고, 모든 지방은 타자화되는 것이다. 여행 장소 주민들의 생활이나 지역적 맥락은 중요하지 않고, 오직 서울 사람들에게 '볼 만한 곳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마치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은 오직 '서울 사람들'이 와서 돈을 써주기만을 바라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의 고향이 최고의 여행지라는 것을 사력을 다해 광고하고, 이를 통해 지역이 발전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여행비용은 지역주민들의 삶과 지역경제를 살려줄까? 전망좋은 장소애 펜션을 건축한 땅 주인이거나 운이 좋아 'ㅇㅇ맛집'으로 선정된 가게 주인이라면 모를까, 그 외 주민들은 여행객이 붐빈다고 해서 큰 편익이 돌아갈 것 같지는 않다. 이유는 앞서 본 것들과 유사하다. 게다가 해외가 아니라 국내 관광이라면, 이동거리가 짧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 것이다. 오히려 일시적인 관광객들의 유입으로 인해 지역이 소란스러워지고 환경이 파괴되는 악영향을 불러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관광에서도 지나친 장소의 상업화를 지양하고, 공정여행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들었다. 지역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체험 프로그램, 지역성을 반영한 장소이미지 창출, 지역주민들에게 수익이 돌아가고 공동체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여행방식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여행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장소와 여행지 주민들을 위한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리 전공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이 책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대중들에게 지리학 혹은 지리 교과는 관광 및 여행과의 관련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지리 전공자들에게도 명칭만 답사일 뿐, 세계 각지를 여행하면서 사진을 남기는 것이 올바른 지리학도의 책무(?)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단순히 해외여행 사진을 많이 남긴 것만이 지리학도의 충분조건일까? 이 책을 통해서 지리 전공에 부합하는 올바른 여행이 무엇일지에 대해서 고민해 볼 수 있었다. 여행장소 역시 어떤 사람들의 생활공간이라는 점을 새삼 느낄 수 있었고, 그리고 세계화된 여행산업이 어떤 지리적 패턴으로 전개되는지 이로 인해 지역과 주민생활이 어떻게 변해가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고민을 해 보고, 올바른 대안을 실천하는 여행이 바로 지리학의 본질에 가까운 '지리 여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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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이 책을 꼼꼼히 읽느라 다른 책을 쌓아두고도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뒷골이 당기기도 했고,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배려하지 못했던 수많은 것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떠다닌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광고 카피가 기억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부자되세요~"라는 광고가 유행했던 것만큼 돈 많이 벌고 휴가를 즐기고 싶어한다. 여행 산업 속에서 온갖 광고에 노출되어 혹하는 마음에 충동적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가격이 저렴한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여행을 하면 현지인들의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막연히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그렇지만은 않은 현실을 보게 된다.
물론 여행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역경제가 대기업의 자본 속에서 휘청거리는 것처럼, 여행 산업도 대자본의 논리에 의해 현지인에게 혜택은 커녕 그들의 삶을 고통스럽게 하고, 환경까지 파괴하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 이야기해준다. 고갈된 에너지를 충전하고자, 기분 전환하고자 떠난 여행지가 누군가에게는 생활 터전이고, 그들의 삶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며 좀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불공정한 무역이나 아동노동 혹은 노동착취로 인한 물건을 알면서도 일단 가격이 저렴하고 구하기 편리하기에 쉽게 바꾸지 못하는 것처럼, 어쩌면 나 또한 이 책을 읽은 기억이 점점 희미해지며 웹서핑을 하다가 충동적으로 여행 상품을 발견하고 여행 가방을 챙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 책을 기억하며 여행을 하더라도 공정 여행을 꿈 꿀 것이다.
나에게 좋은 책이란 어떤 것인가? 이 책을 보며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 나의 생각을 바꾸고 변화를 일깨워준 책을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은 이번 달에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되었다. 조금은 불편하지만 우리가 알아야할 현실이라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