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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건강서인가 육아서인가. 첨엔 자주 아픈 아이 때문에 건강 관련 정보를 위해 산 건데... 결국 어찌 키우나가 관건인 책. 육아 철학에서 건강부분에 대한 원칙을 의사로서 자식을 전달하고 과학적 접근법과 흔히 속기 쉬운 민간요법이나 미신들을 꼬집어 준다. 아이가 6개월 때 신우신염, 4살 초에 가와사키병으로 입원하고 또 최근 다시 감기로 들쑥날쑥 고생하는 와중에 눈에 들어온 신간이다. 돌이켜보니 육아서는 읽었으나 아이 건강에 대한 지식은 인터넷에만 의지했다. 정작 제일 중요한 부분인데도 정확한 지식을 알려 하지 않았다니 스스로가 어리석게 느껴졌다. 어쩌면 아프면 '전문가인 의사에게 가지 뭐'라고 생각하며 아이 건강에 대한 기본 지식을 외주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러하니 잘못됐거나 근거 없는 주장에 혹했던 것이리라. 예를 들면 열이 나는 건 몸속에서 싸우는 거니 해열제 안 쓰는 게 나을 수도 있다거나, 열나면 땀 쭉 빼주면 좋다거나 등등 말이다.(실제로 그렇게 한 건 아니지만 아이의 열에 대해 대처할 때마다 우왕좌왕했었다.) 어쨌든 이제라도 제대로 된 지식과 지식 습득 방향을 터득했으니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훌륭하다.
책은 총 3part로 나뉘어 있다. 파트 1은 아이 키우면서 기본적으로 겪는 건강 관련 내용들이고, 두 번째는 아이의 성장과 알레르기 부분, 세 번째는 사회에 대한 부분이다. 저자는 제주도에서 10년을 인기 있는 소아과를 운영하다 사고를 당해 요양차 캐나다로 넘어가서 살고 있는 세 아이의 아빠다. 의사이자 번역가로 사회에 필요한 지식을 전하고자 출판사를 설립했다 한다. 책의 중간중간 '안아키'사태 이야기가 나온다. 당시 안아키때 역시 분노했던 한 사람으로서 의사의 입장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세상에 가장 속이기 쉬운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간절한 사람입니다. 뭔가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은 원하는 것을 주겠다는 약속만 하면 바로 속아 넘어갑니다. 그러니 미신과 상업주의를 이길 수 없습니다." <툭하면 아픈 아이 흔들리지 않고 키우기 中/강병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저자는 의사면허가 있는 의사이지만 의료부분에서 사회와 정부 그리고 일반 국민들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으며, 문제가 있는 의사의 행태도 꼬집고 있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아이 건강에 절박해질 때 이를 이용하는 사람을 구분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득을 취하려 하는 사람, 무언가 팔려는 사람, 무언가 하라고 하는 사람이 절박한 부모들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안아키때도 그랬다. 자연치유를 말하면서 절박한 부모들에게 숯을 팔았다. 그것도 공업용 숯을. 조그만 아이들 몸에 쌓여 배출도 안 되는 숯을 먹게 했다. 이 책에서 비판하는 <환자 혁명>이라는 책은 내가 읽지 않아서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의심의 눈초리는 갖추고 읽고 받아들여야 된다 생각한다. 특히 건강과 생명이 직결된 일인 만큼 절박할수록 더욱 입증된 결과, 즉 과학적인 해법을 우선 적용해야 한다. 이는 아픈 부모를 둔 자식으로서 더욱 절실히 깨닫는 점이다. "평생 과학이나 의학에 몸담은 사람도 불치병에 걸리면 검증되지 않은 치료에 매달리거나, 심지어 귀신을 쫓는다고 굿을 하기도 합니다. 진짜 귀신이 누군지 아세요? 돈 냄새를 잘 맡는 사람들입니다." <툭하면 아픈 아이 흔들리지 않고 키우기 中/강병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책에서도 계속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 그것이다. 과학은 입증되지 않은 것은 모른다고 말을 해서 무책임하다 생각할 수는 있으나 오히려 그것이 더 진실된 것이다. 의약품과 기술이 입증이 되려면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런 과학적 방법도 못 믿으면서 주위에서 이랬더라 저랬더라라는 근거 없는 얘기에는 혹하게 되는 엄마들의 심정. 그런 엄마들의 불안을 파고드는 상업주의가 이미 스스로 잘 자라는 방법을 아는 아이들에게 자꾸 무언가를 덧씌우게 된다. 성장하면서 차차 나아질 것들도 이 상업주의가 조장한 불안으로 인해 자꾸 인공적인 걸 쓰게 되니 말이다 "진실을 파악하는 요령은 간단합니다. 뭔가를 파는 쪽, 이익을 보는 쪽의 말을 훨씬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는 겁니다." <툭하면 아픈 아이 흔들리지 않고 키우기 中/강병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물론 책에서 말한 대로 유산균도 굳이 먹이지 말고, 항생제도 웬만함 쓰지 말고 골고루 먹이고 잘 자고 잘 뛰어놀게 하라고 하지만 그게 생각처럼 되는 일이 아니긴 하다. 작년 항생제 안 쓰려다가 아이가 된통 아프고 가와사키병(보통 아이 엄마들도 잘 모르는 병이고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병이다.)까지 걸려 입원하고, 또 그때가 공교롭게도 유산균도 안 먹던 그 몇 달이었던 상황이라 저자의 충고는 그냥 참고만 하는 수준으로 넘기려 한다. 다만 아이가 그렇게 크게 아픈 적이 없다면 아이에게 보약이나 영양제를 먹이려 검색하는 데 시간을 쓰지 말고 균형 있는 식단을 만들어주고 잘 쉬고 잘 노는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이는 아이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소아과 질병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더 있었으면 했지만 그 부분이 좀 아쉬웠다. 폐렴 이야기도 없고 아이가 아플 때 환경을 어찌해주는 게 좋은지 이런 것도 없어서 아쉬웠다. 하지만 툭하면 감기에 걸리고 툭하면 전염병에 걸리는 아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어떻게 흔들리지 않고 건강에 대한 원칙을 잡을지 알려주어 마음이 편해지게 하는 책이다. 지난달에도 일주일 넘게 어린이집을 못 갔고, 이번 달도 거의 반을 못 가는 상황이 된 4살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작년처럼 아이가 더 크게 아플까 걱정도 되고 죄책감도 들고 뭘 더 어찌해줘야 하나 싶었다. 그런 차에 읽었던 이 책은 건강에 대한 지식만이 아니라 콜록거리고 훌쩍 거리고 간지러워 긁는 아이를 보며 느끼는 엄마들의 불안감과 죄책감을 덜어주는 위안이 되는 책이기도 하다. "인터넷에는 너무나 정보가 많아 자기의 구미에 맞는 정보를 항상 찾을 수 있습니다. 정보를 찾아 올바른 방향을 정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편향을 강화시키는 겁니다." <툭하면 아픈 아이 흔들리지 않고 키우기 中/강병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유모차나 분유, 기저귀는 어느 회사 제품을 쓸지 꼼꼼하게 검색하고 발품까지 팔면서, 잘 쓰인 육아책 한 권을 제대로 읽지 않는 모습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전문적인 소양을 갖출 필요는 없습니다. 어느 정도 기본만 알아도 거짓 정보에 속아 넘어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툭하면 아픈 아이 흔들리지 않고 키우기 中/강병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이들의 목표는 두말할 것도 없이 돈입니다. 돈을 벌 수만 있다면 선량한 부모와 어린이들이 손해를 보든, 불행해지든, 심지어 건강을 잃는다 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습니다. 이들의 속임수를 알아차리고, 거기에 말려들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과학적인 사고가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에는, 특히 건강과 관련하여, 때로는 의료인들조차 과학성을 갖추지 못한 채 불합리하고 위험한 주장을 내세우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과학적인 배경지식을 되도록 많이 알려드리려고 했습니다." <툭하면 아픈 아이 흔들리지 않고 키우기 中/강병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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