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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생각의 전환을 가져다 준 책이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이미 이 책이 고전인 <백설 공주>를 패러디 한 책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읽고 나니 생각보다 더 색달랐다. 그동안 <백설 공주>를 여러 차례 읽으면서도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던 방식이었다. 워낙 유명한 고전인 만큼 <백설 공주>를 패러디 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 책은 가끔씩이나마 접했던 패러디 물과도 달라도 많이 달랐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히 <백설 공주>의 이야기만 패러디만 한 것이 아니라, 요즘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백설 공주>의 이야기 속에 절묘하게 접목시켰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각기 다른 시대와 환경에 있는 두 이야기 속의 주인공을 백반증이라는 병으로 공통점을 만들고, 또 그것으로 색다른 시각의 패러디 물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냈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동안 내가 접했던 패러디 물들은 대부분 원작 속 인물들의 성격을 확 바꿔서 원작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그렇기 때문에 패러디 물을 읽게 되면 원작과는 전혀 다른 인물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러다 보면 원작에서는 좋아했던 인물을 패러디 물에서는 싫어하게 되기도 하고 어쩔 땐 싫어했던 인물을 좋아하게 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이 책은 원작 속 주인공들의 성격을 바꾸지 않았다. 그저 원작 속 인물들에게 우리가 몰랐던 상황과 사정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백설 공주>에서는 나쁘고 못된 인물로 나오는 왕비가 사실은 남모를 병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숨기기 위해 백설 공주를 헤하려 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 병으로 인해 오히려 왕비가 백설 공주보다 백설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로 하얀 피부와 머릿결을 가졌을지도 모른다고. 또 왕비에게도 남모를 아픔과 상처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이 책을 통해 처음 백반증이라는 병을 알게 되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마이클 잭슨을 떠올리게 되었다. 흑인으로 태어났지만 백인처럼 하얀 피부로 죽은 그를 놓고 떠돌았던 무수히 많은 루머들도 함께. 그가 백인이 되고 싶어 피부를 이식했다는 둥, 피부를 표백했다는 둥 정말 이런저런 말들이 참 많았다. 나 역시 그런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 정말 일까 싶으면서도 아무리 현대의학이 발달했다 하더라도 어떻게 흑인이 백인처럼 전신이 하얗게 되는 것이 가능할까 싶었다. 근데 백반증이라는 병을 알게 되자, 어쩌면 마이클 잭슨도 이 병 때문에 하얗게 변해버렸던 것은 아닌가 싶었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어쩌면 우리 주변에도 남몰래 백반증이라는 병 때문에 가슴앓이 하며 힘들어하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약 백반증에 걸렸더라면 나 역시 힘들어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그 병 자체가 아니라, 나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 속의 루시아 왕비나 여름이처럼 말이다. 백반증이라는 병은 남들과 달라서 조금 불편할 수는 있지만 부끄러워할 것은 아니었다. 어쩌면 백반증은 특별한 사람만이 걸리는 특별한 병일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백설 공주가 되라고 말이다.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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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고학년도서] 진짜 백설 공주는 누구인가
누구나 불완전하다.
그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자기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는 인물들을 만나다.
유순희 지음. 푸른책들
아침추천도서라는 글을 우연히 읽고 읽게된 책이다. 초등 고학년 도서로 분류되어 있는만큼 두께는 적당한 편이였고 활자크기와 어휘도 무난한 수준이였다. 두 가지 이야기가 번갈아가면서 이야기는 전개되어간다. 두 인물이 가진 공통점을 서서히 만나게 되며 두 인물이 서서히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면서 자기 자신을 사랑해가는 과정들이 감정들과 혼돈속에서 정리되어가는 것을 만나게 된다.
우리는 누구나 불완전하다. 그 어느누구도 완전한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우리 아이들은 이 작품을 통해서 만나게 된다. 그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는 이야기를 만나게 될 것이다. 백설공주 이야기가 모티브가 되어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백설공주 이야기도 비틀어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던 작품이였다. 저자가 이렇게 이 작품으로 무엇을 말하고 싶어했는지 들여볼 수 있는 깊은 서견을 가지도록 또 연습되어가는 과정이 되는 작품이 된다. 백반증이 무언지 알고 어떠한 모습인지도 자료를 찾아보면서 독서가 주는 배움을 길로 더 다가서는 값진 작품이였으며, 작품속에서 만나는 좋은 글귀들은 눈길을 머물게 해준 작품이기도 하다.
재미있게 읽은 책이며, 단숨에 아이가 앉은 자리에서 한 권을 읽어낸 책이다.
너무 재미있었다면서 엄마에게도 추천한 도서이며, 엄마도 저녁시간에 한 권 읽고나서 소중한 한 권을 만나는 값진 시간이 된 작품입니다. 추천하는 도서로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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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신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없습니다. 때문에 자신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는 거울이라는 매체가 필요합니다. 거울은 세 종류가 있습니다. 유리로 제작되어 빛을 반사하여 상을 비춰주는 물리적 거울과 내 모습을 보고 알려주는 사람이라는 거울입니다. 하지만 둘 다 객관적인 거울은 아닙니다. 물리적 거울은 겉 모양만 비춰줄뿐(좌우가 뒤바뀐 상을) 이면을 보여주지 못하며 사람거울 역시 자기들 마음대로 이러쿵 저러쿵 평가를 내린 나를 보여줍니다. 설사 이 두 종류의 거울이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하더라도 그것은 객관적인 정보가 되지 못합니다. 최종적으로 내 마음의 거울로 재 해석하여 정보를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여름이와 루시아 공주가 지니고 다니면서 끊임없이 비췄던 거울은 실제로 자기 마음의 거울을 상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들이 가지고 다니는 거울을 바닷속 깊은 곳에 빠뜨려도 여전히 작동할 것입니다. 여름이와 루시아가 지닌 거울은 다름 아닌 "자아상"(self image)이라는 거울입니다.
자아상이라는 마음의 거울은 중요한 타자와의 관계에서 형성됩니다. 특히 부모와 같은 양육자의 반응이 결정적인 단서가 됩니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주고 신실하게 자신을 돌봐주는 양육자를 경험한다면 밝고 긍정적인 자아상이 형성될 것입니다. 반대로 어린시절 불안전한 애착이 형성되고 학대를 당한다면 부정적인 자아상이 형성될 것입니다. 이 마음의 거울은 살아가면서 자신에 관련된 정보를 해석하는 기준이됩니다. 이 책은 거울이라는 상징을 통해서 이러한 심리적 주제를 흥미진진하게 펼쳐보입니다. 특히 루시아 공주가 백설공주를 학대하는 마녀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는 장면은 소름이 돋을만큼 인상적이었습니다.
루시아와 여름이 모두 거울을 버리는 장면이 감동을 줍니다. 그것은 새로운 자아상을 지녔다는 상징적인 행동입니다. 다시말해서 끊임없이 비교하고, 아름다운 것만이 가치있다고 속삭이는 과거의 자아상입니다. 새로운 자아상은 비교를 멈추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강한 거울입니다. 거울을 완벽하게 없앨수는 없습니다. 다만 어떤 거울인지가 중요할 것입니다. 투명하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비춰서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도록 돕는 그런 거울이라면 참 좋겠습니다. 백반증으로 인한 열등감을 살짝 끼워넣어서 루시아 공주와 여름이의 이야기가 같은 맥락으로 전개되게 하는 방법도 재미 있었습니다. 자아상과 자존감, 정체성에 관한 무거운 주제를 백설공주라는 고전적인 이야기를 패러디하여 기술하지만 원작을 훨씬 뛰어넘는 훌륭한 서사였습니다.
사람을 세우는 사람 이영식
http://www.bibliotherapy.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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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병'을 앓고 있는 딸아이는 오늘도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쉰다. 가수 누구누구, 배우 누구누구처럼 예쁜 얼굴을 갖고 싶은 아이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이 더욱 싫기만 한가보다.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요즘 우리 사회 속에서 아이들에게 외모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 되었고, 외모로 상처를 받는 아이들이 많이 생겨났다. 내 안의 다른 모습을 보지 못한 채 겉으로 드러난 외모가 자신의 전부라고 생각한 결과다. 세상에는 나와 다른 장점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나 역시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장점을 지닌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다. 그러나 우리는 내가 가진 장점을 하찮은 것으로 여기며 타인에 대한 열등감을 가지며 스스로를 비하하게 되고 결국 스스로를 무기력하게 만들고야 만다. 이에 이 책은 그렇게 타인과 다른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려준다.
<<진짜 백설 공주는 누구인가>>는 정말 독특한 작품이다. 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백설 공주>를 패러디한 작품으로 '백설 공주'가 아닌 '왕비'의 입장을 그려냈다. <아기 돼지 삼형제>에서 늑대는 돼지를 잡아먹는 나쁜 동물로 등장한다. 그런데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에서는 늑대가 주인공이 되어 당시의 정황을 말하고 있다. 그동안 돼지의 입장에서만 봤던 이야기를 늑대의 입장에서 바라보면서 늑대가 가진 사연을 알게 됨으로써 늑대를 이해하게 되었다. <<진짜 백설 공주는 누구인가>>에서는 이렇듯 왕비가 거울을 보게 되고, 거울 속 자신의 외모에 집착할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연을 통해서 타인과 다른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이 작품이 가진 독특함은 패러디 동화라는 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여름이의 이야기를 담은 또 하나의 이야기가 등장하면서 두 개의 이야기가 교차 서술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공간이 다른 두 개의 이야기는 거울이라는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데 서로 다른 이야기가 정교하게 엮어지게 된다.
거울을 안 보면 단 10분도 견딜 수 없는 여름이는 거울을 꺼내어 자신의 얼굴을 살폈다. 이 거울은 작년에 바닷가에 놀러 갔다가 주운 것으로 거울 테두리에는 청록색 이파리가 새겨져 있다. 청록색 이파리는 닳아서 희끗희끗해진 오래된 거울이지만 어딘지 고급스럽게 느껴졌다. 거울은 여름이에게 티 없이 맑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듯 했고, 여름이는 거울이 속삭이는대로 예쁜 것들을 비추주었다. 그렇게 거울과 놀던 여름이는 복사뼈에 꽃잎이 붙어 있는 듯한 하얀 점을 발견했고, 이 하얀 점은 백반증이라는 병으로 온 몸에 퍼질 수 있으며 머리카락, 속눈썹까지 하얘질 수 있으며 뜨거운 햇볕에 오래 있으면 좋지 않다고 했다. 결국 여름이는 무더운 날인데도 긴팔에도 목까지 올라오는 티를 입고 다녀야했고, 그런 여름이를 멀리하는 아이들 사이에 여름이가 낄 틈이 없었다. 여름이는 거울에 은아를 비추었다. "거울아, 거울아, 저 아이는 정말 예뻐. 백설 공주처럼." (본문 12p)
루시아는 거울 테두리에 청록색 이파리가 새겨진 거울을 손에 쥐고 얼굴을 비추었다. 거울 놀이를 좋아하는 루시아를 돌보던 유모는 루시아의 복사뼈에 하얀 점이 생긴 것을 발견했고, 하얀 점이 무릎 위로 뻗어 올라가기 시작하자 거울을 보면서 얼굴을 꾸미는 색다른 거울놀이를 제안한다. 화장품으로 얼굴을 예쁘게 꾸민 후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니?" 하고 물으면, 유모는 '루시아 공주님이 가장 예쁘지요."라고 대답해주는 놀이었다.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는 백설 공주처럼 너무나 예쁜 은아가 부러운 여름이는 은아와 짝이 되고 두 사람은 가까워진다. 옷을 갈아입다가 몸에 퍼진 하얀 얼굴을 발견한 루시아 공주는 유모를 통해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듣게 된다. 루시아 공주처럼 온 몸이 하얗게 변해가자, 왕의 자리를 탐내했던 카젠 백작은 교묘한 술수를 부려 사람들이 왕비가 마녀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게 하여 왕비를 화형을 당해 죽도록 한 것이다.
은아와 친구가 되었다고 생각한 여름이는 은아의 부탁으로 함께 교회를 다니게 되고 성준이를 알게 된다. 성준이와 친해진 여름이는 성준이만큼은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여름이는 은아가 자신에게 털어놓은 비밀에 진짜 친구가 된 듯 하여 기뻤고, 은아에게 백색증에 대한 자신의 비밀을 털어 놓는다. 유모의 죽음으로 혼자가 된 루시아 공주는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고 하얀 얼룩을 숨기기 위해 더욱 오랫동안 치밀하게 화장을 했으며 혼자 거울 놀이를 했다. 거울 속에 유모의 얼굴이 보이는 듯 했고, 거울은 마치 유모처럼 대답해주는 듯 했다. 어머니처럼 마녀로 몰려서 죽게 될 것이 두려운 루시아 공주는 아주 무시무시한 힘을 갖기 위해 늙은 왕인 바투국 왕과 결혼하게 되고, 국왕의 딸 백설 공주를 만나게 된다.
친구라고 믿었던 은아로부터 배신을 당하고 상처를 받은 여름이와 거울의 부추김으로 인해 백설 공주에 대한 오해를 갖게 되고 자기애에 빠진 거울로부터 상처를 받게 된 루시아 공주는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알아가게 된다. 예쁜 것에만 관심있었던 거울은 예쁜 은아의 얼굴만 비추었을 뿐 은아의 거짓된 친절함과 거짓된 미소를 보여주지 못했고, 루시아 공주를 진심으로 좋아했던 백설 공주의 마음도 비추어주지 못했다. 마음은 비출 수 없었던 거울의 말에 자신의 마음을 다 기울였던 두 사람은 내면을 보는 법을 알지 못했고, 자신의 단점을 감추기 위해 점점 더 자신을 감추어야만 했던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예쁘지는 않아. 그런데........지금까지 본 그 누구와도 다른 것 같아......" (본문 139p)
서로 다른 이야기가 교묘하게 엮어진 이 작품은 자기애에 빠진 거울과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며 열등감에 빠진 여름이, 루시아 공주를 통해서 '다른 사람과 다른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일깨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타인보다 못한 자신의 단점, 결점으로 인해 상처를 입는다면 그보다 더 큰 고통을 느끼게 된다. 나의 단점을 끌어안고, 타인과 다른 나만의 장점을 찾으려한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사랑하며 자존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에서는 이렇게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일깨우고 있지만, 거울처럼 지나친 자기애는 또다른 독을 가져온다는 점 또한 놓치지 않았다. 패러디 동화를 통한 새로운 이야기 구성이 독특한 이 작품은 기발하고 흥미로움을 주었고, 그 속에 담아낸 여름이의 성장 이야기는 어린이들의 내면의 성장을 돕기에 충분했다.
덧붙히자면, <<진짜 백설 공주는 누구인가>>의 흥미롭고 기발한 독특한 구성이 가진 흡입력은 실로 굉장히 놀라웠다. 두 가지 이야기를 담아냈음에도 전혀 산만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거울을 중심으로 담아낸 두 이야기가 정교하게 엮어진 구성은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했다. 나는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때까지 결코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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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생각의 전환을 가져다 준 책이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이미 이 책이 고전인 <백설 공주>를 패러디 한 책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읽고 나니 생각보다 더 색달랐다. 그동안 <백설 공주>를 여러 차례 읽으면서도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던 방식이었다. 워낙 유명한 고전인 만큼 <백설 공주>를 패러디 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 책은 가끔씩이나마 접했던 패러디 물과도 달라도 많이 달랐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히 <백설 공주>의 이야기만 패러디만 한 것이 아니라, 요즘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백설 공주>의 이야기 속에 절묘하게 접목시켰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각기 다른 시대와 환경에 있는 두 이야기 속의 주인공을 백반증이라는 병으로 공통점을 만들고, 또 그것으로 색다른 시각의 패러디 물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냈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동안 내가 접했던 패러디 물들은 대부분 원작 속 인물들의 성격을 확 바꿔서 원작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그렇기 때문에 패러디 물을 읽게 되면 원작과는 전혀 다른 인물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러다 보면 원작에서는 좋아했던 인물을 패러디 물에서는 싫어하게 되기도 하고 어쩔 땐 싫어했던 인물을 좋아하게 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이 책은 원작 속 주인공들의 성격을 바꾸지 않았다. 그저 원작 속 인물들에게 우리가 몰랐던 상황과 사정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백설 공주>에서는 나쁘고 못된 인물로 나오는 왕비가 사실은 남모를 병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숨기기 위해 백설 공주를 헤하려 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 병으로 인해 오히려 왕비가 백설 공주보다 백설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로 하얀 피부와 머릿결을 가졌을지도 모른다고. 또 왕비에게도 남모를 아픔과 상처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이 책을 통해 처음 백반증이라는 병을 알게 되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마이클 잭슨을 떠올리게 되었다. 흑인으로 태어났지만 백인처럼 하얀 피부로 죽은 그를 놓고 떠돌았던 무수히 많은 루머들도 함께. 그가 백인이 되고 싶어 피부를 이식했다는 둥, 피부를 표백했다는 둥 정말 이런저런 말들이 참 많았다. 나 역시 그런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 정말 일까 싶으면서도 아무리 현대의학이 발달했다 하더라도 어떻게 흑인이 백인처럼 전신이 하얗게 되는 것이 가능할까 싶었다. 근데 백반증이라는 병을 알게 되자, 어쩌면 마이클 잭슨도 이 병 때문에 하얗게 변해버렸던 것은 아닌가 싶었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어쩌면 우리 주변에도 남몰래 백반증이라는 병 때문에 가슴앓이 하며 힘들어하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약 백반증에 걸렸더라면 나 역시 힘들어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그 병 자체가 아니라, 나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 속의 루시아 왕비나 여름이처럼 말이다. 백반증이라는 병은 남들과 달라서 조금 불편할 수는 있지만 부끄러워할 것은 아니었다. 어쩌면 백반증은 특별한 사람만이 걸리는 특별한 병일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백설 공주가 되라고 말이다.
- 연필과 지우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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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우리를 비추는 거짓된 거울은 아닐까?
우리는 미의 기준을 너무 세상의 잣대에만 맞추려 든다. 세상이 말하는 기준의 미에 맞춰 에스라인을 만들고 브이라인을 만들려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고 턱을 깎는등 자신의 본모습이 가진 매력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다. 외모적으로 보이는 그런 것들이 미의 기준이 되어 버렸다는 그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한데 어릴적부터 우리는 이쁘고 아름다운 공주와 멋진 왕자가 등장하는 동화책들을 통해 그 잣대가 맞추어진건 아닌지 생각해 본다. 그래서 가끔 명작동화를 페러디 한 이런 책들이 나오면 왠지 가슴 설레며 들여다 보게 되는데 백설공주보다 그 백설공주를 시기질투한 왕비의 뒷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어 전혀 새로운 결말을 끄집어 낸 이 작가의 글솜씨가 놀랍기만 하다.
이야기는 백반증을 앓고 있는 지금 시대의 여름이와 동화책속에 등장하는 왕비 루시아의 두 이야기가 교차하고 있다. 멜라닌 색소가 보통의 피부색을 만들어 내지 못해 피부와 털들이 모두 하얗게 변해가는 자신들의 모습을 감추고 거울을 들여다 보며 그 속에 자신들의 아름다운 모습만을 비추려 화장을 하기에까지 이르는 두사람은 정말 닮아 있다. 여름이는 자신의 이상형인 은아를 보며 그 아름다움과 가까워지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멀어져만 가고 루시아는 백설공주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인정하려 하지만 그럴수록 거울은 그것은 진짜 아름다움이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어느순간 거울이 보여주는 거짓된 아름다움을 깨닫게 되는데 그것은 어느 누구에 의한 것이 아닌 자신 스스로의 깨달음이다.
거울이 말하는 하얀 얼굴에 흑단처럼 검은 머리와 빨간 입술을 가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백설공주는 그 누구라도 될 수 있다. 하지만 백설공주가 아니라고 해서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 이야기는 백설공주가 가지고 있지 않은 자신만의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면 누구든 거울속 가장 아름다운 백설공주가 될수 있음을 알려주는 이야기다.
아침이면 제일 먼저 보게 되는 거울속에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내가 서 있다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어디선가 못생긴 내 얼굴을 가리려 두꺼운 화장을 하기 보다는 내 얼굴에 남들과 다른 매력을 가진 이쁜 부분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면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가꿀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세상의 거울에 내모습을 맞추려 하기 보다 나만의 거울에 나자신만이 가진 진정한 아름다움을 가꾸는 우리 아이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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