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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가득 제목이 압도하고 있다. 제목 사이에 옅은 색으로 적힌 ‘산을 황폐하게 하지 않고 강을 더럽히지 않고 마을을 부수지 않고’는 사실 전혀 새로울 게 없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집어 든 까닭은 잠시 잊고 있던 ‘다나카 쇼조’라는 이름을 발견한 때문이다. 이 책은 쇼조가 아시오 구리 광산에서 시작된 투쟁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삶 전체를 불의한 세상과 문명의 야만에 저항하며 살았던 절절한 기록이다. 아시오 구리 광산 이야기를 처음 접했던 건 일제강점기에 끌려가 강제노역을 하며 비참한 삶을 살았던 우리 선조들의 자취를 찾아가면서였다. 그리고 그곳에 다나카 쇼조가 있었다. 쇼조는 돈도 명예도 던져버린 삶,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가서 혹독하게 자신을 벼리며 살았다. 우물도 담도 남기지 않은 삶을 살았던 쇼조. 마지막까지 메고 다니던 바랑에는 몇 권의 책과 함께 아시오 광산으로 오염된 와타라세 강을 조사했던 보고서가 들어있었다 한다. 메이지유신으로 시작된 근대화는 문명의 이기를 만들면서 산을 헤집었고 거기서 흘러나온 광독 성분은 강을, 논밭을 병들게 하면서 끝내 사람마저 병들게 했다. 이렇게 마을이 사라지는 모습을 목격한 쇼조는 사람을 죽이는 문명에 깊은 회의를 느낀다. 그리고 그는 풀뿌리 민중의 삶을 지키고 자치의 뿌리인 마을을 지키는 일이야 말로 참된 문명임을 발견한다. 불의를 끝까지 바로 잡으려했던 쇼조의 뜻이 이루어졌더라면 후쿠시마 사고는 결코 없었을 거라고 쇼조 연구에 평생을 바친 고마쓰 히로시는 덧붙인다. 오늘 우리가 쇼조를 다시 읽어야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