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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된 글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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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에는 두 소녀가 있고 내가 있다. 『방파제』의 소녀, 『연인』의 소녀, 그리고 가족사진 틀 속 소녀가 있다.” - P 99 中에서  “어느 책이든 존재 이유가 있다는 말이 맞다면, 이 책은 책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존재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의미일까? 「책」이라는 제목을 지닌 비교적 긴 글에서 또 이렇게 말한다. “지금 나는 책 속에서 말하고 싶지 않았던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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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에는 두 소녀가 있고 내가 있다. 방파제의 소녀, 연인의 소녀,

그리고 가족사진 틀 속 소녀가 있다. - P 99 에서

 

어느 책이든 존재 이유가 있다는 말이 맞다면, 이 책은 책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존재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의미일까? 이라는 제목을 지닌 비교적 긴 글에서 또 이렇게 말한다. 지금 나는 책 속에서 말하고 싶지 않았던 것을 말하고 있다.” 라고. 그래서 독자인 나는 할 수 없이 책 바깥의, 더구나 존재 이유를 지니지 않은 그 무엇을 읽게 되고, 그것이 분리 불가능한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몸과 글임을, 어딘가로 빠져나갈 곳 없이 꼭꼭 뭉쳐진 폐쇄된 비극의 한 덩어리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자신이 쓴 책 중에서 있는 그대로 손 댈 수 없는 책들이 있다고, 그것들을 열거한다. 80년 여름』 『대서양의 남자』 『부영사』 『M.D.』 『연인』 『고통』 『롤베스타인』 『방파제까지, 여기에 모데라토 칸타빌레는 없다. 이 책 아닌 책을 읽으면서 내 무의식 어딘가에 불편한 감정을 지핀 인간의 출현과 연결 짓게 된다. ‘제라르 자를로(Gerard jarlot)', 실명 언급 없이 이 인물로 인한, 이 인물에 대한 구술, 밤늦게 온 마지막 손님, 거짓의 남자등 여러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1956, 올렝의 테르트르 성()에서 사망한 어머니의 장례식장을 다녀오는 여정의 이야기에서, 그 남자로 인해...서로에게 다가 갈 때마다 우리는 두려웠고 떨었다. ...광기였다. ...이상한 욕망을 마주하고 있음을 알았다.” 미친 듯 섹스에 탐닉케 하던, 결코 글쓰기의 층위로 내려오려 하지 않을 검은 덩어리의 실체를 말한다. 아니 말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곤 조금 가라앉아서 그냥 사랑 이야기가 되었다. 그러고 나서 나는 모데라토 칸타빌레를 썼다.”라고 쓴다. 아마 이 시기였을 것인데, 연회와 정치집회를 드나들면서 술을 마시기 시작한 것이. 죽음과 너무 근접했던 것일까? 죽음이 스며든 억제된 격렬함, 그 모순된 사랑의 이야기에 몸서리쳤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타협없는 순수한 욕구, 죽음의 그림자가 너울거리는 어떤 두려움의 쾌락에 대해서.

 

거짓의 남자라는 제목으로 책을 쓰려 했지만 결코 완성에 이르지 못한 미완성 원고가 뒤라스의 플레야드 전집에 실려있는 모양이다. 그 남자에 대해 쓰려고 몇 번 시도했었다. 그런데 시작만하면 이내 그의 거짓말이 그를 가려버렸다.” 절제되었으면서 동시에 거칠고, 무서우면서도 예의바른 난폭한 사랑을 할 줄 알았던 완벽한 남자로, 또한 여자들 때문에 걷잡을 수 없는 비극적 흥분으로 치닫는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욕망에 관해서는 거짓말이 없다고 뒤라스는 말한다. 그러나 고통은 남았다.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떨림도 그대로다.”라고 또 쓴다.

 

이 지면의 많은 부분이 그녀가 알코올 중독에 이른, 그와 관련한 기억들로 그득 차 있다. 환각과 고통, 가까이 있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이며, 그것은 그대로 두려웠고 떨리는 이상한 욕망과 연결되는 것만 같다. 심연에 똬리를 틀고 앉아 결코 그녀를 풀어줄 리 없는 무서운 욕망(?), 죄의식(?)...죽음의 유혹(?)...

 

말하지 않은 게 있다. 내 책들 속에 나오는 여자들은 나이와 관계없이

모두 '롤베스타인(Lol V. Stein)'에서 비롯한다.” - P 39 에서

 

에스 탈라의 무도회, 다른 여자에게 가버리라는 사실을 알았고, 자기에게 불리한 그 결정에 온전히 동조했고, 그래서 광기에 빠진여인, 롤베스타인. 눈이 밝고 경솔하며 무모하다. 또한 자신의 삶을 망치며 모두 겁을 먹고 길거리와 광장을 두려워하며 행복을 기대치 않는 여자. 뒤라스는 사진 속 자신,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려, 비현실적인 좀처럼 보게 되지 않는 그 낯선 자신을 보려 소설을 썼던 것만 같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비극성으로 똘똘 뭉쳐진 자신에게 출구를 열어주기 위해서. 그러나 불가능했던 모양이다. , 환각의 요구는 그녀를 파괴하기 시작한다.

 

사실은 이 책 물질적 삶을 읽게 된 목적(?), 동기가 있다. ‘미셸 투르니에가 묘사한 마르그리트 뒤라스에 대한 인종적이고 가부장적 편견으로 덧씌워진 이미지 때문이다. 째진 눈과 중국 광동성 어딘가의 얼굴에 가까운 혼혈이라고, 그래서 그녀의 소설 연인(L'Amant)15살 소녀는 뒤라스가 아니라 그녀의 어머니일 것이라는 추측의 내용에 대한 어떤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하는 분한 마음에서였다고 할 수 있다. 뒤라스 어머니와 중국인의 불륜에 의한 출생이라는, 그래서 그녀의 모든 작품을 격하시키려는 은폐된 악의가 보이는 글의 반박을 위해서.

 

뒤라스는 얘기한다. 백인 남자들이 소설 연인을 소비하는 방법을. 연락선, 사이공 야경, 식민지의 잡다한 것만 본다. 백인 소녀와 중국인 연인은 보지 않는다. 인종적 거부감, 백인 우월적 인식의 손상으로 정작 소설 본연의 문장을 해독하지 못한다고. 이 작품에 깃든 기억들이, 글을 쓴다는 것, 어머니의 청결과 관련한 의미에 대해서, 소설을 이루는 그 내용의 사실성에 대한 이야기들로 반복적으로 구술되는데, 여기서 근친상간의 욕망과 함께 작은 오빠의 기억을 떠올리는 구절은 깊은 인상을 준다.

 

그는 나를 집어 삼킨다. 그의 힘과 부드러움이 나를 무너뜨린다.

살갗, 작은 오빠의 살갗, 똑같다.

. 똑같다.” - P 51 에서

 

그리고 고통스러운 분노의 눈을 하고 검은 외투를 입은 환각 속에서 마주하는 남자를 애기하는 책의 마지막 글인 밤에 나타나는 사람들에서 뒤라스의 글 또한 의미심장한 시사를 던진다. 출생이후 나의 존재이유였던 혈통을 환기시키려 했을까. 그는 유대인이거나 내 아버지였으리라. 혹은 다른 무엇일 수 있다.”

 

그녀의 존재이유가 되는 혈통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푸른 눈의 검은 머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니 중국인일 수는 없다. 그러나 인도차이나 시절, 병석에 내내 누워있던 아버지. 그럼 어머니는? 늙은남자(미셸 투르니에)의 망령된 소리에 현혹된 것 같다. 대신 마르그리트의 작품세계, 그리고 한 작가의 삶의 지난한 투쟁을 함께하는 계기가 되었으니 투르니에를 나무랄 일만은 아닌 듯싶기도 하다.

 

모든 사소한 것을 말하고 싶었다는, 그래서 어둠 속에 이미 있는 것에 대한 해독으로서의 글쓰기로서 써진, 일흔 두 살에 구술된 이 글들은 한 인간의 잊을 수 없는 흥분과 쾌락의 신호, 성애와 고통과 죽음, 모성과 사랑의 생생한 육성을 들을 수 있게 해준다 그녀의 글은 모두 몸인 것을 부인할 수 없게 된다. 더불어 그녀의 작품 세계에 대한 호감의 일정부분을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을 받게 된다. 말 도 안 되는 일임을 알고 있음에도 뱉어지는 말, 그 몸의 말에 대한 고통스러운 믿음, 그 떨림의 이야기에 취하는 시간이 된다. 그녀의 삶을 출구 없는 비극성이라는 이 압축된 문장에 다 담아낼 수 있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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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이전에 완독했더라면 좋았을 책, 누보로망 작가의 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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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끝났다. 내가 덮은 책이 내 안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살아가는, 다시 나를 벗어나 버린 독이다.”(87쪽)   어떤 광기에 사로잡혀야 글이 써진다거나 그럴 때 뭐라도 쓰지 않으면 불안 증세를 보인다던 모 시인이 떠오른다.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이런 유형의 작가가 아닐까. 언뜻 보면 이 책은 환각 중에 쓰인 글 같다. 단편적 생각이 쉼 없이 쏟아진다. 한참 그런 생각을 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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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끝났다. 내가 덮은 책이 내 안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살아가는, 다시 나를 벗어나 버린 독이다.”(87)

 

어떤 광기에 사로잡혀야 글이 써진다거나 그럴 때 뭐라도 쓰지 않으면 불안 증세를 보인다던 모 시인이 떠오른다.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이런 유형의 작가가 아닐까. 언뜻 보면 이 책은 환각 중에 쓰인 글 같다. 단편적 생각이 쉼 없이 쏟아진다. 한참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 비슷한 문장이 속속 나온다. 그러나 혹자에게는 환각 상태야말로 최적의 글쓰기 환경일 수도 있겠다 싶다. 그야말로 신들린 듯 휘갈겨지는 걸 어찌하겠는가. 뒤라스 자신은 룰에 갇힌 글쓰기를 극구 거부하지만, 누보로망 작가답긴 하다. 굳이 비유하자면, 프로이트의 최면에 빠진 환자의 기억을 읽는 것 같다고나 할까. 영화감독이자 첫 남편과 함께 레지스탕스였던 작가, 페미니스트, 예순다섯에 찾아온 동성애 등 프랑스 문학사에서 가장 문제적인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꼽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작가들의 몸은 글의 일부다. 작가들은 어디 있든 성욕을 촉발한다 - 나는 아주 젊었을 때 나이 많은 남자들에게 끌리기도 했다. 그들이 작가였기 때문이다.”(85)

 

알코올중독을 고통이 고통을 주지 않는 상태라고 말한 뒤라스도 그 병으로 치료를 받았다. 평탄하지 않았던 유아기 적 경험 때문이었을까. 그녀는 네 살이란 어린 나이에 열두 세 살 남짓한 사내아이로부터 성 경험(?남자아이의 가르침대로 성기를 주무른 정도)을 하게 되는데, 성기의 감촉과 순교자의 표정으로 미성숙한 쾌감을 느끼는 사내아이의 표정을 섬세하게 기억한다. 이것은 성인이 된 뒤라스의 성생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다소 무분별해 보이는 섹스는 얼핏 성 도착증이 아닌가라는 의심도 받을 법하다. 그렇게 기억력이 남다르고 조숙했던 그녀는 어른의 세계를 너무 일찍 알아버렸다. 사회(어른)가 아이들에게 숨기고 회피하려는 모든 상황을 뒤라스는 일찌감치 이해했고, 그러한 경험들은 내내 그녀를 따라다닌 듯 보인다.

 

뒤라스의 작품들과 글쓰기, 그녀와 교류했던 문학·예술인들 그리고 여성 대 남자의 사회적 섹슈얼리티 등에 대한 거침없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20세기는 1, 2차 세계 대전의 여파로 제국주의가 팽배했고, 남성 우월주의(성차별)와 인종차별 등 여러모로 어수선한 시절이었다. 그러한 상황은 당대인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공쿠르상 수상과 함께 영화화된 연인은 그를 재현한다. (이 작품이 70살에 발표된 거라니 놀랍다.) 뒤라스는 베트남에서 태어나 아버지를 여읜 뒤로 어머니와 베트남 곳곳을 전전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영화 그린 파파야 향기를 떠올렸던 그 시절(고향에서의 추억)을 그녀는 우정을 주고받는 축제라고 표현한다. 이후 고향은 빠르게 소멸해간다. 뒤라스는 베트남에서도 프랑스에서도 이방인이었기 때문이다. 실향민인 채 타국을 자국 삼아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닐까.

 

읽은 책이라곤 연인과 이 작품뿐이라 뭐라 뭉뚱그려 쓸 만한 게 없다. 하지만 이 책을 완독하고 나면 알게 될 것이다. 그녀의 다른 소설을 읽기 전에 만난 게 오히려 잘 된 일이라는걸. (조금씩 변형됐을 가능성은 있지만) 본서에 의하면, 그녀의 적지 않은 글들이 자전적 삶을 담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내 책들에 나오는 여자들은 나이와 관계없이 모두 롤 베 스타인에서 비롯한다. 다시 말하면 스스로에 대한 망각에서 나온다. 모두 눈이 맑다. 모두 경솔하고 무모하다. 모두 자신의 삶을 망친다. 모두 겁을 먹고, 길거리와 광장을 두려워하고, 행복을 기대하지 않는다.(40)

 

그러니까 롤 베 스타인의 환희만 읽으면 된다는 얘기(?). 시작은 독자야 아무래도 좋다, 나는 내 이야기만 할 뿐이라며 자못 무신경해 보이지만, 사실 그 이면엔 이런 힌트와 배려가 숨어 있다. 이제 얼마든지 분석과 예측과 취합이 가능해졌다. 그녀의 문학관, 세계관 그리고 삶 마침내 그녀 자신에 대하여.

 

느낌 상, 뒤라스는 이 책에서 어떤 공통점이나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하며 읽지 말 것을 당부하는 듯하다. 일관성도 목적성도 규칙도 그 어떤 것도 없지만 없는 그대로 무언가 있는 것처럼, 자기만이 납득할 수 있는 글. 납득이라는 표현도 어딘가 부족하다. 그러니 독자의 이해나 공감과는 상관없이 그저 자신의 머리에서 나오는 대로 쓴 글이라고 해야겠다. 실제로 읽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두서없고 횡설수설 같다. 신기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대로 잘 읽힐뿐더러 희미하게나마 어떤 강력한 느낌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책의 중·후반부터는 사회 부조리에 따른 약자들, 죽음, 퇴폐화된 프랑스 파리 등 여러 가지 사회 현상에 대한 묵언적 탄식과 진단이 이어진다. 하지만 그것은 내내 차분함을 유지하며 표현된다. 바로 이 점이 그녀의 메가톤급 필력이 아닐까. 툭툭 내뱉으면서도 감정은 최대한 절제하며 메시지와 인상은 최대치로 끌어내는 힘. 하지만 자신의 프라이버시에 대해서는 숨김이 없다. 오히려 적당히 드러내는 편이다. 그 수위를 독자로 하여금 불쾌하지 않는 선에서 조절한다는 것도 놀라웠다.

 

분명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책이긴 하다. 참고하시길. 내 경우, 앞표지 디자인이 너무 맘에 들어 샀지만, 내용적인 면에서도 가히 압도적이었다. 그래서 쏜살 문고 2권인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글구매도 이미 결정했다. 기대된다.

a*********9 2021.08.01.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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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 삶] 당당하고 솔직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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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라스의 작품은 <연인>밖에 읽어보지 못했기에 잘 아는 것은 아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뒤라스가 살아오고 세상을 보는 방식을 엿보았고 또 그녀의 글쓰기에 대해 배웠다.삶은 휘발되어 사라지는 연기처럼 어느 하나 확실한 것은 없지만, 뒤라스는 사랑을 하고 모순을 마주하고 그런 굴곡진 삶을 꺼내서 써낸다. 잘 다듬어지고 읽기 좋게 포장된 글이 아니라 솔직하게 극단적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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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라스의 작품은 <연인>밖에 읽어보지 못했기에 잘 아는 것은 아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뒤라스가 살아오고 세상을 보는 방식을 엿보았고 또 그녀의 글쓰기에 대해 배웠다.

삶은 휘발되어 사라지는 연기처럼 어느 하나 확실한 것은 없지만, 뒤라스는 사랑을 하고 모순을 마주하고 그런 굴곡진 삶을 꺼내서 써낸다. 잘 다듬어지고 읽기 좋게 포장된 글이 아니라 솔직하게 극단적인 생각도 들어있는 글이다. 작가의 알콜 중독과 개인적인 이야기가 책 곳곳에 스며 있다. 글에서 두려움이 별로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무엇 하나 알 수 없는 복잡한 기분이 든다. 롤랑 바르트의 글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던 뒤라스가 어떤 스타일의 글을 추구하고 써내려가는지 알 수 있었다. 매력적인 글은 무엇인가? ‘모든 남자들은 동성애자다’라고 말하는 뒤라스가 남자와 여자를 보는 방식, 여자가 떠안은 집안일의 노동이 곤경에 처했을 때만 마지못해 하는 남자들의 노동과는 다른 의미라고 말하는 것도 꽤 마음에 들었다. 당당하고 솔직하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c*******0 2020.04.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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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 삶 : 마르그리트 뒤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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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쏜살문고 시리즈 중에마르그리트 뒤라스 책 디자인이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글, 과 나란히 꽂아두었다 *수많은 체크체크체크들 *보다시피 나는 어떤 목적을 위해 쓰는 게 아니다. 써야 해서 쓸 뿐이다. 나는 그냥 쓴다. 여자들을 위해서 쓰지 않는다. 나에 대해 쓰기 위해서, 오직 수 세기를 거쳐 온 나에 대해 쓰기 위해서, 여자들에 대해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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쏜살문고 시리즈 중에

마르그리트 뒤라스 책 디자인이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글, 과 나란히 꽂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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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체크체크체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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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시피 나는 어떤 목적을 위해 쓰는 게 아니다. 써야 해서 쓸 뿐이다. 나는 그냥 쓴다. 여자들을 위해서 쓰지 않는다. 나에 대해 쓰기 위해서, 오직 수 세기를 거쳐 온 나에 대해 쓰기 위해서, 여자들에 대해서 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c*******l 2020.04.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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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과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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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 읽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어떤 글보다도 마르그리트 도나디외가 가장 잘 드러나는 글들의 묶음이었다. 절망에도 불구하고, 아니 절망과 함께 글을 쓴다고 했던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절망이 글을 읽을 때마다 파고든다.글을 쓰지 못할 거라는 불안. 그로 인해 찾아온 알코올 중독과 세 번의 치료. 이따금 보게 되는 환상과 갑작스레 찾아오는 미친 생각. 그 모든 것을 가감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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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 읽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어떤 글보다도 마르그리트 도나디외가 가장 잘 드러나는 글들의 묶음이었다. 절망에도 불구하고, 아니 절망과 함께 글을 쓴다고 했던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절망이 글을 읽을 때마다 파고든다.
글을 쓰지 못할 거라는 불안. 그로 인해 찾아온 알코올 중독과 세 번의 치료. 이따금 보게 되는 환상과 갑작스레 찾아오는 미친 생각. 그 모든 것을 가감 없이 털어놓는 솔직함.
d*********5 2020.08.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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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 삶 - 쏜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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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해 리뷰를 쓰려고 생각만 해도 책 내용이 상기되니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로 제가 독자로서 요즘 읽은 책 중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책이었습니다. 한 30% 정도의 내용은 잘 곱씹을 수 있는 인사이트가 훌륭한 글이지만 어떤 20% 정도가 아…??????…이마짚이랄까 일부분은 이 글을 읽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네 생각할 정도로 노골적이었어요.소위 자신의 심연 같은 경험을 서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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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해 리뷰를 쓰려고 생각만 해도 책 내용이 상기되니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로 제가 독자로서 요즘 읽은 책 중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책이었습니다. 한 30% 정도의 내용은 잘 곱씹을 수 있는 인사이트가 훌륭한 글이지만 어떤 20% 정도가 아…??????…이마짚이랄까 일부분은 이 글을 읽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네 생각할 정도로 노골적이었어요.

소위 자신의 심연 같은 경험을 서술한 글들이 좀 있는데 제가 가장 놀란 부분은, 여성이 쓴 아동 성추행 피해 경험 글 중에 이런 톤의 글은 읽은 적이 없다 싶은 글은, 4살 때 10살쯤 된 소년에게 성추행을 당한 내용이었는데요, 아마 그런 일이 여자아이들에게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뉘앙스로, 그러니까 윤리적으로 부정적으로 선을 짚고 넘어가는 게 아니라 관능적으로 묘사했는데 솔직히 관능도 이 정도면 병이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니까 글은 추행을 경험한 피해자 입장의 글이 아니라 그냥 성인이 처음 만난 성인과 경험하는 성 이야기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톤이어서 이질감이 있었던 거죠. 16살 때에 가족과 함께하는 야간열차 여행에서 30살 정도 된 처음 보는 남자를 만나 몸을 맡기는(?) 이야기도 가족이 자는 척은 했겠지만 같은 칸에서 그걸 모르겠나 싶기도 하고요. 미성년 여자와 성인 남자의 성애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모를까, 만일 부모 입장에서 아니 가족과 여행중인데 중고생 딸이 처음 보는 30대 남자와 성행위를 했다는 인터넷 커뮤글이 올라온다면 아마 동시대에도 좀 화제가 되겠죠… 특히 전자의 아동 시절 성경험 이야기는 영미권의 작가였다면 편집자 선에서 이런 묘사는 그렇지 않느냐고 수정 제안되지 않았을까, 그대로 출판되기에는 어렵다고도 생각했고요. 이 책이 저자가 젊어서 아직 상식이 잡히지 않았을 연령도 아니고 20세기 후반에 나온 책인데도 말이죠.

근년 나온 책 중에 올리비아 랭의 ‘이상한 날씨’에서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알코올중독에 대해 인용한 글이 이 책에 나오기도 합니다. 전에 sns에서 본 ‘남자들은 모두 동성애자다’ 같은 인용도 왜 그렇게 말하는지가 나옵니다만, 제가 거북했던 것은 이런 중독이나 애인 관계에 대한 글은 아니었습니다.

또 저자가 다룬 주제 중 프랑스에서 놀랍게도 현재까지도 범죄자가 밝혀지지 않고 미결인 아동 살인 사건이 하나 있는데요. (넷플릭스의 ‘누가 어린 그레고리를 죽였나?’ 라는 다큐에도 나오는 사건입니다) 수상한 용의자로 아이의 어머니를 지목하는 글을, (일반인으로 권위가 없는 입장도 아니고) 작가로서 언론에 발표했다니 글이 갖는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그다지 고찰하지 않는 작가였다고 생각됐고요. 리베라시옹에 실렸다는 그 글 외에 이 책에는,  다른 죽은 가족 이야기를 하다가 해당 사건에 대해 다시 의심스럽다는 톤으로 쓴 부분이 있습니다. 아이 어머니를 재차 지목하는 이유는 아무리 봐도 ‘그녀가 두 문장을 제대로 잇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도였는데요. 하나뿐인 아이가 살해된 사건에 너무나 충격을 받아 그럴 수 있다는 가정이 전혀 없어서, 아이를 둔 여성 입장의 글이 많이 실려있음에도 이렇게 이해의 방향이 다를 수가 있구나 좀 놀라웠습니다. 미혼이나 아이없는 사람들이 그런 이유로 단정적인 글을 쓴다면 굉장히 비판받을 것 같은데 말이죠. 물론 작가에게 어떤 증거가 있는 글도 아니라 다만 심증, 보면 안다 같은 어투라 모든 주제에 작가의 자기 확신은 강해 보였습니다. 그런 점이 여러 글에서 매력이 될 수도 있겠지만 한 가족이 타인에게 협박, 괴롭힘을 당하다 아이가 희생된 사건에 이렇다니 제가 작가에 대해 피상적인 인상을 갖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소설들은 상당히 좋아합니다만,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그대로 가감 없이 쓴 에세이는 앞으로 읽을 일은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s*******e 2024.08.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