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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행 붐이 불기 전까지만 해도, 베트남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전쟁'이 아니었을까. <루>의 작가 킴 투이는 베트남 전쟁 생존자다. 1968년 베트남 사이공(현재는 호치민)에서 태어난 작가는 10살 때 가족과 함께 배를 타고 베트남을 떠나 난민으로 지내다 1979년 말 캐나다에 정착했다. 이후 몬트리올 대학교에서 번역학, 법학 학위를 받고 변호사로 일하다 현재는 '루 드 남'이라는 베트남 식당을 운영하며 작가로 활동 중이다.
킴 투이의 첫 책 <루>는 작가의 실제 경험이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작품이다. 주인공의 이름은 킴 투이가 아니라 '응우옌 안 띤'이지만, 작가와 안 띤 모두 베트남의 상류층 출신이고, 전쟁을 피해 보트피플로서 캐나다에 왔고, 정착에 성공해 변호사가 되었고 음식점을 차렸다. 심지어 작가의 둘째 아들도 안 띤의 둘째 아들 앙리처럼 자폐아라고 하니 이 소설의 어디까지가 작가의 실제 경험이고 허구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다.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안 띤이 변호사가 되어 베트남을 다시 찾은 후에 겪은 일들이다. 베트남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안 띤을 베트남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안 띤이 피해서 달아난 전쟁을, 그들은 그 자리에서 온몸으로 겪었고 지금도 그 고통을 감내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비록 부모의 뜻이었지만, 안 띤이 배를 타고 베트남을 떠났을 때, 안 띤은 더 이상 베트남 사람들과 '한 배'를 탈 수 없는 몸이 되었다. 떠난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한때는 같았으므로 언젠가 다시 만나면 비슷해질 수도 있지만 영원히 예전처럼 같을 수는 없게 되는 것.
열 살 때부터 난민 신분으로 망망대해를 떠돌아야 했던 안 띤의 처지를 생각하면 가엾지만, 안 띤을 그렇게 만든 안 띤의 부모가 가진 재산이 프랑스 식민지 시절 프랑스 정부에 부역해 축적한 것임을 생각하면 떨떠름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한국의 경우로 바꿔 말하면, 일제 강점기 시절 일제에 부역해 만든 재산을 들고 외국으로 간 친일파의 자손이 외국에서 잘 먹고 잘 사는 걸 보는 느낌이랄까. 그렇다고 안 띤이 겪은 고생과 고통을 폄하할 건 아니지만, 편한 마음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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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회원분이 추천해준 책이다. 베트남 출신의 작가가 열 살 때 보트피플이 되어 베트남을 떠나 캐나다에 정착한 이야기를 자전적으로 쓴 소설이다. 아름다운 문장과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은 글이 인상적이다. 다만 프랑스 식민 당시 부를 축척한 부모 덕에 베트남을 떠났고 고생했으나 외국에서 다시 성공한 느낌이 몰입을 방해했다. 주옥같은 문장이 많다. ''어머니는 사이공에서 8학년일 때 교실 칠판에 적혀 있었다는 속담을 나에게 자주 말해주었다. “도이 라 찌엔 쩐, 네우 부온 라 투어Ð?i la chi?n tr?n, n?u bu?n la thua.”(인생이라는 싸움에서는 슬퍼하면 진다.)'' ''남편들과 아들들이 등에 무기를 지고 다니는 동안 여인들이 베트남을 짊어지고 있었다. 우리가 자꾸 그 여인들을 잊는 것은, 그녀들이 원뿔형 모자를 쓴 머리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묵묵히 해가 질 때까지 버텼고, 그런 뒤에는 정신을 잃다시피 잠에 빠졌다.'' ''햇볕에 익은 아이들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시큼한 냄새, 밤에 악몽에서 깨어난 아이들의 등에서 나는 땀 냄새,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의 손에서 나는 먼지 냄새, 이 냄새들 때문에 나는 살아야 했고, 지금도 그렇다.'' ''그 백일몽 속에서 내가 맡은 모란꽃 향기는 그저 향기가 아니라 세상이 환하게 피어나는 순간이다. 가을 단풍잎의 짙게 물든 붉은색은 그저 색이 아니라 은총이다. 그리고 그 꿈속에서 내가 있는 나라는 그저 장소가 아니라 자장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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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로 망명을 간 베트남 보트 피플이었던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입니다. 충격적인 이야기를 자극적이지 않게, 서정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작가와 가족이 베트남에서 몰락한 이야기, 베트남을 빠져나오기 위해 했던 고생들, 그리고 캐나다 퀘벡 주로 이사한 이후의 일들이 서술됩니다. 읽은 지 좀 되어서 제 기억이 틀릴 수도 있는데, 허구의 이야기도 섞여 있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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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루淚, 한자어이다. 베트남어로 'ru[루]'는 '자장가, 자장가를 불러 재워주다'의 뜻이며 프랑스어로 'ru[뤼]'는 '실개천',비유적인 의미로 '(눈물, 피, 돈의) 흐름'을 말한다고 한다. 제목만 보았을 때 얕은 지식으로 말미암아 언어학 구조적 의미와 근원이 연결되어 있나 잠시 샛길로 생각이 빠졌다. 책의 저자는 베트남 태생이지만 소위 보트피플로 캐나다에 정착한 난민이었다. 저자의 국적은 캐나다지만 베트남의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음이 분명한 사람이기에, 글도 궁금해졌다. 내가 늘 읽는 책의 저자들은 국적이 몇 군데로 편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다양성이 필요하기도 했다. 작고 예쁜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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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네시이십분 라디오에서 루를 소개하는 이야기를 듣다가 아 사야겠다 했다. 갑판에 앉은 사람들 말로는 바다의 푸른색과 하늘의 푸른색 사이 경계가 사라졌다고 했다. 우리가 하늘을 향해 가고 있는지 바닷물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지조차 알길이 없었다. P15 이 부분 낭독을 듣다가, 저 힘든 상황을 저런 이미지적인 언어들로 표현한 것에 감탄하며 사겠다고 결심. 그리고 샀다. 이책에는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지적으로 표현된 문장들이 많다. 우리가 자꾸 이 여인들을 잊는 것은 그녀들이 원뿔형의 모자를 쓴 머리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P63 이런 문장들. ㅠㅠ 원뿔형 모자를 쓰고 땅만 바라보며 일하는 여인들의 인생이... 삶이 보인다. 책이 두배로 두꺼웠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지만, 오히려 함축적이라 더 강렬한가 싶기도 하고... 너무 좋은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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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피플- 예전 학교다닐때 들어봤지만 금새 잊은 단어. 이념 다툼에 밀려 살기위해 모든걸 버리고 목숨걸고 탈출한 사람들 중 살아남은 사람의 이야기. 이 책을 추천한 분에게 참 고맙네요. 그냥 흘러가듯 얘기하는데 자기연민이 없어서 내가 눈물흘릴수 있었어요. 세상엔 많은 지독한 역사를 겪은 사람들이 있지만 내가 겪은게 제일 최악이라고 소리치는 류가 아니라서 그래요. 베트남 역사에 대해 처음으로 인식할수 있게해준 책이었어요. 그흐름속의 개인의 역사를 볼수있어서 좋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