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의 황혼기를 맞아 도심에서의 생활을 접고 아내와 함깨 하는 소박하고 담담한 일상의 이야기가 오래 여운이 남는다. 일본에서 발간된 이 책의 원제가 <어머니의 가르침>이라고 했는데, 어머니에 대한 잔잔한 회고와 어머니의 삶이 저자에게 준 영향을 곱씹어 생각해 보는 것들이 특히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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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의 집 강강붕 저/ 노수경 역 ? 사계절 을 읽고쓰는 리뷰입니다. 스포일러를 주의해 주세요. 따뜻한 느낌의 에세이라 편안하게 읽기 좋았습니다. 차가운 냉기가 코 깊숙이 들어오면 순간 '찡'하고 아플 정도로고원의 한겨울 추위는 예시롭지 않다. 집 안에서 유리창을 통해 햇볕을 쬐노라면 문득 봄이 왔나 하고 착각할 정도지만, 바깥으로 한 발짝만 나가면 찌르는 듯한 추위에 온몸이 오그라든다 . 아내의 손가락이 가르키는 쪽에서 잎갈나무 숲이 아침 햇살을 받아 연분홍 벚꽃처럼 반짝반짝 빛난다. 생선 뼈처럼 앙상한 나뭇가지에 눈이 달라붙어 햇빛을 반사하는 모습이 마치 산벚나무를 보는 것 같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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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는 일본에 사는 사람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큰 영향을 미쳤을 만큼 비극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강상중 선생은 그 즈음에 '일본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가루이자와로 이사를 했는데, 속세와 떨어져 고원에 살게 된 심경과 노년을 바라보는 심경 등이 조용하지만 강단 있게 담겨 있다. 이전의 글들에 비해 덜 객관적인 대신, 더 관조적이고 감상적인 글이라 그런지 처음엔 조금 낯설고 생경하기도 했지만, 내 나이가 그 당시의 선생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어서인지 금방 감정적으로 이입이 되었다. 선생의 평생을 지배했을, 일본 땅에 태어났으나 재일동포로서 조국인 대한민국의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이라든지, 속세를 벗어난 삶을 선택했지만 여전히 세속적인 욕심들 사이에서 고민한다든지, 종교 앞에서 흔들리는 마음 등등, 선생이 글에서 다루는 것들이 대체로 다 수긍이 갔다. 특히나 어머니에 대한 기억과 어머니가 들려주셨던 말씀, 그리고 '어머니가 물려주신 몸'. 나이가 들고 건강이 약해질수록 몸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데, 선생이 인정하신 대로, 중년을 넘기고 그럭저럭 사회적 지위를 얻은 후로 잊고 살았던 어머니의 가르침,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어느새부터 새록새록 해진다. 먹는 것, 사는 것이 비루한 것이 아니라는 것. 그 일의 소중함과 거기에 담겨 있는 연민의 마음 같은 것을 배우게 된다. 그 마음이 가장 잘 공감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