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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산 책인데, 크리스마스 시즌에 못 읽어서 1년간 아껴뒀다가 오늘 드디어 읽었다. <크리스마스, 당신 눈에만 보이는 기적>은 19세기 세계문학을 대표하는 거장 14인이 쓴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한 앤솔러지다. 헤르만 헤세, 오스카 와일드, 기 드 모파상 등 거장들의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단편들이 모여있다. 사실 종교적 색채가 너무 짙은 작품들은 읽다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빠르게 넘겼다. 가장 좋았던 단편은 세 개였는데, 안데르센의 <전나무 이야기>, 도스토옙스키의 <불쌍한 아이들의 크리스마스 트리> 그리고 체호프의 <방카>였다. 모두가 화려하고, 다정하고, 아름답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과시하는 크리스마스. 그 중심에서 살짝 비켜나 있고, 씁쓸하고 가슴 저리는 사연을 가진 이야기들이 마음을 울렸다. 누군가의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위한 도구(트리)로 쓰임을 다한 뒤 불타는 전나무, 부모를 잃고 폭력적인 제화공의 도제로 크리스마스를 보내며 제발 자신을 데려가달라고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쓰는 어린아이. 화려한 트리, 신나는 캐롤, 따뜻한 차와 케이크 그리고 마음을 담은 선물이 모두에게 허락된 오늘 하루는 아닐 것이다. 이 작품들이 쓰인 19세기에도, 오늘도. 크리스마스가 거의 다 지나간, 밤늦게나마 정신을 차리고 비로소 이러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