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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리뷰 2021-049) 함께 사는 생명을 위하여 - 농부의 인문학
"(선한리뷰 2021-049) 함께 사는 생명을 위하여 - 농부의 인문학" 내용보기
#독서후기   (선한리뷰 2021-049) 함께 사는 생명을 위하여 - 농부의 인문학   한줄평 : 세상에 홀로 살아가는 생명은 없습니다.   도서명 : 농부의 인문학 글쓴이 : 서정홍(봄날샘) 출판사 : 우리교육 쪽수 : 175 완독일 : 2021.06.29.     모든 사람은 밥 한 숟가락에 기대어 삽니다. (첫문장)   체험이 아니라, 암기형 지식으로만 공부했던 어린 시절, 논이란 곳
"(선한리뷰 2021-049) 함께 사는 생명을 위하여 - 농부의 인문학" 내용보기

#독서후기

 

(선한리뷰 2021-049) 함께 사는 생명을 위하여 - 농부의 인문학

 

한줄평 : 세상에 홀로 살아가는 생명은 없습니다.

 

도서명 : 농부의 인문학

글쓴이 : 서정홍(봄날샘)

출판사 : 우리교육

쪽수 : 175

완독일 : 2021.06.29.

 

 

모든 사람은 밥 한 숟가락에 기대어 삽니다. (첫문장)

 

체험이 아니라, 암기형 지식으로만 공부했던 어린 시절, 논이란 곳을, 밭이란 곳을 한번도 제대로 가보지 못했던 나는, 정말이지, 쌀은 쌀나무에서, 때가 되면 저절로 나는 줄 알았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귀농하면 참 좋겠다,는 속 편한 전원생활을 꿈꾸었습니다. 그러다, 허리도 아픈 내가 하루 종일 뙤약볕에서 일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접었습니다. 그러다 숲, , 자연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는, 굳이 경작을 하지 않아도 자연농법으로, 저절로 자라나는 농사를 지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혼자 살지 않는 이상, 그런 생활을 추진해나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가 오해하는 것은, 전원생활과 농사 지으며 살아가는 농부의 삶에 대한 차이입니다. 농부의 삶은 전원생활이 아닙니다. 산 속에 펜션 같은 걸 지어놓고, 커피 끓이고, 텃밭 가꾸며 살아가는 삶이 아닙니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서정홍 시인의 별난 농부의 삶. 그도 도시 생활, 직장 생활을 하다 농부로 전향했기에, 그의 글은 지치고 힘든 도시 생활을 살아내는 제게 또 다른 힘과 위로와 용기가 되었습니다.

짧게 툭툭 던져진 글의 모음입니다. 200쪽도 채 되지 않습니다. 판형도 작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운이 깁니다. 쉬이 문을 닫을 수 없습니다.

농부가 되겠다는 동기부여는 생기지 않지만,

땅을 사랑하는 마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작은 것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들은 가득 생겼습니다.

 

이 책은 그런 책입니다.

 

 

(생명 앞에선 머리를 숙이고)

농부는 이랑을 갈거나 씨앗을 뿌리거나 풀을 맬 때 머리를 숙입니다.

머리를 숙이는 것은 자신을 낮추어 다른 생명을 존중하고, 마음을 여는 소중한 몸짓입니다.

연둣빛 새싹 앞에서도, 지렁이 한 마리 앞에서도, 똥거름 앞에서도, 머리를 숙입니다. 머리를 숙이지 않으면 곡식 한 톨 거둘 수 없으니까요. 사람을 살리는 생명 앞에 머리를 숙이는 일이 바로 농사입니다. (19)

 

농사를 짓는 것은 참으로 고단한 노동이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농부 시인처럼 자신을 낮추는 겸양의 태도임을 생각지 못했습니다. 작은 새싹, 지렁이, 똥거름 앞에서 머리를 숙이고 낮추어 곡식 한 톨 만들어내는 농부의 그 숭고한 마음.

밥이 곧 사람이고 생명이기에, 늘 고개를 숙이고 사는 농부. 그의 고개숙임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더 작은 것 앞에서 더 겸손해지겠습니다. 더 머리 숙이며 살겠습니다.

 

(순환이 시작되는 곳, )

흙이 건강해야 꽃이 잘 피고, 꽃이 잘 피어야만 튼실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흙은 기온과 습도를 조절하고, 세상 모든 물질을 품어 썩게 하여 그 힘으로 새로운 생명과 에너지가 생겨나게 합니다. 흙은 모든 생명을 정성껏 품어 살리는 어머니입니다. (26)

 

어린 시절 제가 살던 도시 골목길은 흙길이었습니다. 하지만 포장이 되지 않은 길이었지 생명이 숨 쉬던 길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런 흙마저 어디에서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나무들 사이의 산책길도 바이오매트라고 땅을 다 덮어버려, 신발을 신고도 흙을 밟을 기회를 사라지게 합니다. 흙을 밟고 싶습니다.

 

(자연과 사람을 살리는 소농)

무거운 농기계로 땅을 갈면 겉으로 보기에는 흙이 부드러운 것 같이 보이지만, 곧바로 딱딱해집니다. 누구나 한 번 농기계로 땅을 가는 버릇이 들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편리함에 익숙해져 자꾸 농기계를 쓰기 마련입니다. (30)

 

효율만 생각했습니다. 농사를 지으면서 농기계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보지 않았습니다. 저자는 소농을 주장합니다. 그래야 오래 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기계로 넓은 땅을 하게 되면, 손해를 보면 빚을 지고 포기하게 된다고. 그래서 그저 자기들 먹고 살 정도의 소농 생활을 하면, 오래오래 농사를 지으며 살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언젠가는 그렇게 실천해보고 싶습니다.

 

(똥이 문제입니다)

똥은 먹은 대로 나옵니다. 감자를 먹으면 감자 똥이 나오고, 고구마를 먹으면 고구마 똥이 나옵니다. 불량 음식을 먹으면 당연히 불량 똥이 나옵니다. 이 세상에 똥만큼 정직한 게 없습니다. (34)

 

똥 얘기를 해서 좀 거시기합니다만, 얼마 전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고 나서 제 똥이 너무 새까맣게 나와서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이틀 정도 그렇게 까만 똥이 나왔는데, 먹는 것이 달랐거나 장에 무슨 문제가 생겼으리라 짐작만 했습니다. 의료진도 변 색깔을 가지고 건강을 진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똥은 건강의 첫신호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똥은 먹은 대로 나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어느 나라에서, 누가, 어떻게 생산했는지 모르는 농산물과 온갖 화학 첨가물로 가득한 가공식품을 먹고 똥을 눕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화학비료도 쓰지만 천연비료로는 소와 닭과 돼지의 똥을 쓴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들도 공장식 축산으로, 비위생적인 사육 환경, 항생제와 온갖 나쁜 물질 들어간 가공 사료를 먹고 똥을 눕니다. 똥의 악순환입니다. 똥이 문제입니다.

 

(땀 흘려 돈을 번다는 것)

돈은 쌓이면 짐이 되고 독이 될 때가 훨씬 더 많습니다. 돈이라는 것은 어떤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인데, 정작 써야 할 때를 놓치고, 그저 모으기만 한다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52)

 

나는 소비주의자입니다. 나름 건강한 소비주의자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사야만 그걸 만들기 위해 고생한 사람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반을 사는 것도, 책을 사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책 한 권 내어봤자 200만원 남짓 손에 쥐는 인세인데, 그마저 책을 사지 않으면 작가들은 어떻게 먹고 살까, 힘들게 작사, 작곡, 녹음 해서 음반을 내놓았는데, 아무도 사 주지 않고, 들어주지 않는다면, 음악인들인 다 어떻게 먹고 살까. 뭐 그런 안타까운 생각을 하며 나름 늘 형편껏 사려고 했습니다. 다행히 가족은 그런 저를 순수하다고 생각해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사상가인 톨스토이는 돈이 없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남아도는 것은 두 배나 슬픈 일이라고 했습니다. 어찌 두 배만 슬픈 일이겠습니까? 백 배 천 배 더 슬프고도 슬픈 일입니다. (53)

 

하지만 나는 늘 돈이 모자랐고, 가난했죠. 저자가 걱정할 정도로, 짐이 될 만큼, 독이 될 만큼 가지고 있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또 늘 감사합니다. 톨스토이처럼, 돈이 남아돌게 될 때, 참으로 슬퍼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 아직은 돈이 부족해서 슬플 때가 더 많은 편입니다.

 

(쉬어야 할 때)

휴식은 결코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일하면서 충분히 누리지 못한 것을 찾아 누리는 것입니다. 땅도 경작하지 않고 쉬게 해야 할 때가 있듯이 말입니다. (63)

 

맞습니다. 적당한 쉼이 필요합니다. 요즘에는 회사를 옮겨서 그래도 저녁시간, 토요일에는 휴식의 시간을 좀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날마다 밤 늦은 시간까지 야근하고, 토요일에도 일하고, 그렇게 아등바등 살았습니다. 그 험한 세월을 어떻게 살아냈는지 다시 생각하면 참으로 아득합니다. 목 디스크 수술, 왼쪽 어깨 수술, 오른쪽 어깨 수술, 그렇게 버텨냈습니다. 쉬면서 일해야 합니다. 암요.

 

(자신을 들여다보는 거울)

자신이 작물을 키우면서 들인 정성만큼 옷도 양말도 신발도 모자도 방문도 대문도 모두 만든 사람들의 정성이 들어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남몰래 흘린 땀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농부는 옷을 입거나 신발을 신거나 어떤 물건을 쓰더라도, 만든 사람들에게 예의를 지키려고 애씁니다. (71)

 

얼마나 숭고한 모습인지요. 마치 인디언들의 고상한 세계관을 보는 듯 합니다. 그가 직접 땅을 일구고, 씨를 뿌리고, 키워내는 일을 하다보니, 그 작은 것에 대한 소중함을 몸으로 깨닫게 된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아무나 그런 깨달음을 얻겠습니까. 깨달은 뒤에 아무나 겸손해지겠습니까. 멋지고 대단한 분입니다. 저는 그 분의 책을 읽었으니, 조금이라도 닮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농부는 전문가)

독일에서 농부가 되려면 열한 살, 중학교 과정부터 농업학교에 들어가 농업전문대학을 졸업하고, 농업 마이스터 과정을 마치고 농부자격고시에 합격해야 합니다. 국민의 건강을 돌보는 농부를 아무에게나 맡기지 않는 것이지요.

농부가 되면 국가와 정부의 보살핌을 받으며, 국민들은 농부의 생활을 걱정하고 지켜줍니다. 이렇게 한마음으로 농부의 나라를 만든 독일은 자식들에게도 농사를 물려줍니다. 묘비에도 자랑스러운 농부였다고 새긴다니, 독일 농부들의 자부심은 대단합니다. (124)

 

, 참으로 멋진 국가입니다. 농부자격고시라니, 정말 대단합니다. 아무나 농사일에 달려들지 않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배우고 자격증을 따야 농부일을 할 수 있는 나라, 자식들에게도 당당하게 농사일을 물려주는 부모, 우리나라도 그리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묘비에 쓰인 자랑스런 농부라는 자부심. 그 당당함이 여기까지 밀려옵니다.

 

(농부는)

고르게 가난하게 사는 법을 실천하는 희망입니다. (174, 마지막 문장)

 

(선한리뷰)

만약 우리나라에서, 전 세계에서 농부가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생각하면 뭐하겠습니까? 다같이 굶어 죽는 거죠.

먹고 사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위대한 일인데,

우리는 농부를, 농사일을 너무 하찮게 여깁니다.

 

쌀 한 톨, 밥 한 알.

나의 생명입니다.

농부의 평생을 국가가 책임져주는 독일이 부럽긴 하지만,

우리라도, 농부의 소중함을, 농사의 소중함을 깨닫길 바랍니다.

나부터 먼저.

밥 먹을 때마다, 정말 농부의 수고에 감사하며 먹어야겠습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i*******n 2021.06.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