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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좋아하다 역사교육을 전공으로 하면서 역사의 유용성에 대해 늘 질문한다. “광개토대왕을 안다고 밥을 먹여주나?” “만약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다면” 등... 여러 가지 역사적 가설.. 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다양하게 역사를 소비한다. 역사가 간식처럼 소비된다면 굳이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배워야 할까?
먼저 나는 샘 와인버그 교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사람이 아님을 밝힌다. 역사적 공감(historical empathy)에 대한 견해나 역사와 민주주의에 대한 견해 등 역사교육에 대한 여러 견해에 대해 일치하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음을 미리 말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역사의 유용성은 동의한다. 특히 요즘 같은 시대에는 더욱 더...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며 리뷰한다.
책은 먼저 디지털 시대에 왜 역사를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 묻는다. 그리고 1부에서 역사교육이 처한 상황들(미국의 사례)을 제시하며 역사교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함을 아쉬워 한다. 한국 역시 미국과 크게 다를 바 없어서 세부적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큰 틀에서는 공감이 갈 것이다. ‘학생을 바보로 만드는 시험’이라든지, ‘지루한 역사수업’, ‘정치적인 교육과정’ 등은 매년 우리 사회도 마주하고 있는 공통된 문제이기도 한다.
'교과서를 읽고 질문에 답하는 교육방식은 편하고 익숙하지만, 이로 인한 엄청난 대사를 치러야 한다. 모호한 내용이라고는 전혀 없는 교과서를 읽으면서 학생들에게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도록 가르치는 것은, 한 번도 수영장을 벗어난 적 없는 아이를 거친 바다에 던지는 것과 같다.' p16
이 부분이 매우 와 닿는다. 사실 교과서에는 사기꾼이 없다. 교과서에서 배운대로 돌아가는 세상이 아닌지라 아이들은 늘 사회와 마주치면 혼란스러워한다. 학교에서 무엇을 가르쳐야하는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와인버그 교수는 역사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는 현실은 국가가 역사를 주도하고 역사를 도구화하는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한국도 놀랍도록 똑같다) 그리고 이에 대한 반발로 민중사와 아래로 부터의 역사를 추구하는 흐름이 생기게 된다.(이부분도 똑같다) 그러나 이런 것도 결국은 위치만 다르지 결국 같은 것이다. 위에서 보나, 아래에서 보나, 결국 한 방향인 것이다. 이는 정해진 답을 찾은 것이다. 다른 관점을 허용하지 않고 양쪽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이게 어떻게 다른 해석이라고 볼 수 있을까?
'반사실적 추론 또는 일어나지 않은 과거를 추측할 때에는 겸손해야 한다. 실제 일어난 역사가 아니라 일어나지 않은 역사에 대해 확신하는 것은 위험하다.' p87
민중사나 아래에서의 역사는 사료의 부족으로 역사적 가설이나 추측이 많다. 이럴 때, 지나친 추론이나 상상이 때론 위험한 확신으로 이르기도 한 점을 지적한다. 매우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역사는 다층적이고 다중적인 관점이 필요한데 기존의 역사교육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2부에서는 역사적 사고라는 것을 암기력과 동일시하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기존의 역사교육이 학생들의 암기력 테스트와 유사하고 국가에서 제시한 흐름을 벗어난 대답을 허용하지 않는다. “콜럼버스의 날”이 제정된 의미를 찾는 사례를 통해 “콜럼버스의 날”이 아닌 “왜” 그 때, 그 곳에서 그런 날을 만들었는지, 배경을 확인하고 추론하게 하는 힘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이 부분은 미국의 역사와 관련된 배경지식을 추가적으로 공부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 지속적으로 말하는 배경지식의 중요성, 즉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미국의 역사와 인물에 대한 배경지식이 제법 많아야 하며 추가적으로 찾아보아야 한다.)
3부 디지털 시대에 역사적으로 사고하기에서는 역사수업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사례를 보여준다. 가. 의심하기: 역사적 사고의 출발점으로 서로 상반된 기록을 제시하고, 기존의 알고 있는 지식과 상반된 사료를 통해 의심하도록 한다. 나. 토론하기: 시끌벅적한 수업을 만든다. 명백한 기록이 있으나 다르게 서술된 이야기를 통해 가짜뉴스와 가짜 이야기들을 제공하여 혼란스럽게 한다. (한국의 경우, 청백리 황희정승이 좋은 예가 될 것 같다.) 다. 역사가처럼 읽기: 사료를 바탕으로 자료의 증거능력을 확인하고, 라. 역사적 사고력 평가하기를 통해 평가한다.
이런 수업 방식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혼란스럽게 하기다. 디지털 시대 넘쳐나는 가짜 뉴스에서 어떻게 학생들이 이런 혼란에서 진짜를 찾게 하는지 실제적인 경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확대하여 와인버그 교수는 구글이 왜 우리를 구원할 수 없는지를 제시한다. 정보의 옳고 그름을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역사학자보다 팩트체커들이 훨씬 더 인터넷에서 진짜 정보를 잘 찾는 사례를 보여준다. 이는 변화되는 사회에서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어떻게 역사를 가르쳐야 하는지 말한다.
책의 마지막 부분이 나에게 큰 시사점을 주었다. 우리는 보통 토론 수업이 민주시민의 자질 함양에 도움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증거와 자신의 주장을 객관화할 수 없는 주장은 억지에 불가하다. 토론에서 상대의 주장의 허점을 찾는 것보다 자신의 주장의 근거를 명확하게 하고 체계적으로 다듬으며,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하는데 더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토론은 꼭 양자택일이어야할까? 다중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너와 나의 의견이 아닌 다른 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 자신의 근거가 되는 정보의 신뢰성과 가치 있는 정보를 선별하고 다양한 관점과 해석에 따라 자료를 비판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능력은 역사적 사료와 역사교육을 통해 기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게 역사의 유용성이 아닐까?
모든 학생들이 역사가가 될 필요도 될 수도 없지만, 적어도 논리적으로 추론하고 다양한 관점과 해석을 이해하고 찾을 수만 있다면 훨씬 더 세상의 갈등이 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역사적사고, #샘와인버그, #왜역사를배워야하는가, #역사교육 |
| 무언가 궁금한 점이 있거나 정보를 구할 일이 있으면 대한민국에서는 네이버를 찾게 된다. 간편하게 키워드만 입력해도 쉽게 정보를 찾을수가 있다.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그야말로 기술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많은 정보중에 어떤 정보를 취하느냐의 문제이다. 많은 경우 잘못된 정보를 마치 올바른 정보로 잘못 선택하여 낭패를 본적도 있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왜 역사책을 읽어야 하는지를 나름 설득력있게 제공하여 주고 있다. 저자 와인버그는 "역사적 사고"능력이라는 비판적인 사고를 할 것을 제안해주고있다. 주입식교육이 대부분이었던 대한민구에서 제일 부족한 부분이 바로 이러한 사고 능력일텐데, 특별히 모든 영역에서 가짜뉴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 때에 비판적 사고능력을 제시하고 있는 저자의 혜안에 박수를 보낸다. |
| 미국의 교실 사례를 토대로 샘 와인버그가 연구한 결과를 소개하고 있는데 우리의 상황과 비슷한 점이 많이 있습니다. 정보의 과잉으로 오히려 문해력 상실로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하는 가짜 뉴스가 넘쳐나는 것은 이곳이나 저곳이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역사를 왜 배워야하는지, 어떻게 배워야 제대로 된 비판적인 역사적 사고력을 함양할 수 있는지 실증적으로 제시합니다. |